청년 의사, 죽음의 땅에 희망을 심다
로스 도널드슨 지음, 신혜연 옮김 / 에이지21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올해도 어김없이 수많은 작가들의 수도 없이 많은 문학작품들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모든 분야에 걸쳐 불황을 이야기하지만 문학분야 만큼은 그래도 꾸준히 사랑받고 관심받는 작품들이 눈에 띄는것 같다. 올 한해 개인적으로 발견한 한 권의 책, 아니 한 사람의 인물을 꼽으라면 바로 '바람의 딸 한비야'를 꼽고 싶다. '죽을 때까지 뭔가를 배우고 끊임없이 하고 싶은 일의 목록을 업데이트하며 살고 싶다. 마지막 순간까지 성장을 멈추지 않는 바람의 할머니가 되고 싶다.' 는 그녀의 열정어린 목소리가 아직도 가슴속에 메아리처럼 자리한다. 시에라리온!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시에라리온이라는 이름과 함께 떠오른 이름이 바로 한비야였다. 그의 전작 [지도밖으로 행군하라]속에서 찾을 수 있었던 이 나라의 현실을 또 다른 한 작품, 청년의사의 펜 끝으로 다시 한번 마주하게 된다.

 

<청년의사, 죽음의 땅에 희망을 심다>는 바로 이 나라, 시에라리온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죽음의 땅에 희망을 심고 키운 한 청년의사의 시간은 기록하고 있다. 시에라리온의 별을 아는가? 세계에서 세번째로 커다란 다이아몬드, 성인 주먹 크기 만한, 986.6캐럿의 다이아몬드의 이름이 바로 시에라리온의 별이다. 우리나라보다 조금 작고, 6백만 정도의 국민이 있는 나라 시에라리온! 하지만 다이아몬드 다툼으로 발생한 내전은 이 나라를 가장 불행한 나라로 만들고 말았다. 평균수명이 30세가 채 안되는, 인구대비 난민과 신체 장애자 수가 가장 많은 나라, 아이들은 소년병으로 전쟁에 나가고, 내전으로 여인들은 성폭력에 시달리는, 이제 다이아몬드는 없고 무기와 마약만이 넘쳐나는, 그런 '별'이 아닌 별볼일 없는 나라가 되어버린 이 나라에 또 하나의 불행이 있다.




 

이 곳 사람들은 말합니다. 심자에는 뼈가 없다고. 제 심장은 다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 P. 10 , 회고에 앞서 -

 

그것은 바로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바이러스인 라사열과의 전쟁이다. 감기 증상에서 시작해 호흡기 장애나 뇌출혈을 일으켜 죽음에 이르게하는 이 라사 바이러스는 높은 전염성과 치사율때문에 국제사회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다. 내전으로 피폐되고 죽음에 이르게하는 괴 바이러스에 이르기까지... 시에라리온은 흡사 지옥의 모습과 닮아있는듯 보인다. 그런 죽음의 땅에 발을 들여놓은 의지의 청년의사가 있다. 로스 도널드슨, 치명적인 죽음의 바이러스에 매료되어 가족들의 반대를 무릎쓰고 죽음의 땅에 발을 들여놓은 그의 시간들을 일기처럼 써내려간 작품이 <청년의사, 죽음의 땅에 희망을 심다>이다.

 



 

케네마라는 지역에 위치한 라사 병동! 전세계에서 라사열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유일한 곳인 라사 병동에서 라사 바이러스와 연결된 모든 이야기들이 일기 속에 쓰여진다. 새로운 사람들, 낯선 이국땅에서의 생경한 모습들, 리사 바이러스의 치료에 몰두한 콘테박사와의 만남과 그에게서 배운 수많은 가르침, 열악한 의료환경과 그 속에서 삶과 죽음의 다리를 건너는 수많은 환자와 그들을 위해 땀흘리는 의료진들, 바이러스 연구와 진료사이에서 의사로서 느껴지는 자신의 모습, 그리고 죽음의 땅을 외면하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에 대한 생각에 이르기까지... 로스 도널드슨의 라사병동에서의 시간들이 일기속에 빽빽히 그려진다.

 

영원한 사랑으로 불리어지는 다이아몬드! 그 영원한 사랑때문에 슬프기만한 나라 시에라리온의 모습은 처참하기만 하다. 한 청년의사에 눈에 비쳐진 죽음의 땅을 바라보면서 여러가지를 느끼게 된다.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가져야할 마음자세가 어떠해야 할지,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과 죽음의 땅에서 슬플수밖에 없는 두세살의 어린 아이들과 산모들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이익이 없는 땅은 죽어도, 썩어도 좋다는 가진 나라들의 이기심도 낯설지가 않다. 이해가 없이 이익에만 눈먼 오늘날의 가치관이 안타깝기만하다.

 

순간을 멈출 수 있다면 현실도 바꿀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느순간, 예고도 없이 그 하나밖에 없는 보석이 똑 떨어져버렸다. 마지막 영겁의 순간, 그 물방울은 태양의 심장에 다시 한 번 반짝한 후 자신을 기다리는 바닷속으로 녹아들었다. - P. 379 -

 

시에라리온에 대한 정보를 찾다가 '지금 시에라리온 아이들의 눈물을 닦아 주세요!'라는 어느 어린이 재단의 후원 포스터를 찾게되었다. 2000원이면 전쟁때문에 총을 들었던 아이들에게 펜을 되찾아 줄 수 있고, 세끼 식사를 먹일수 있으며, 마음 편히 잠잘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한다. 아프리카! 검은 대륙 아프리카가 다시 다이아몬드처럼 빛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돈 2000원과 그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일 것이다.

 

청년의사가 죽음의 땅에 심은 희망이라는 작은 씨앗은 우리에게 그들에 대한 관심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했다고 생각된다. 이제 그 희망을 싹틔우기 위해서 지속적인 관심이 뒤따라야 할것이다. 청년의사의 쉽지 않았던 작은 도전속에서 우리를 새롭게 할 교훈과 지혜, 믿음과 사랑을 우리는 찾을 수 있었다. 다이아몬드 처럼 빛나는 희망을 시에라리온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되었다. 그리고 오래도록 그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지속시켜 나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명탐정 홈즈걸 1 -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 명탐정 홈즈걸 1
오사키 고즈에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이 단서이고 책이 사건이고 책이 모든 것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작은 꿈이 있다. 오로지 책과 함께 하는 일상, 책에 푸욱 묻혀 책향기에 취해 살아 가고픈 맘, 자신만의 멋진 서재를 갖는 일, 그리고 궁극이라면 자신의 이름 석자가 새겨진 책 한권을 품속에 안아보는 일... 이런 일들은 우선 책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갖아보는 것에서 시작할 것이다. 가까운 도서관을 자주 찾던가, 책과 관련된 일을 갖게 되던가... 서점을 기웃거려 보기도 하고, 도서관 사서가 되어보면 어떨까? 혹은 출판사에서 일한다면... 하는 다양한 상상속을 거닐기도 한다.

 

책에 대한 갈증을 풀기 위해 우리는 또 다른 책들을 찾기도 한다. 명사들의 책이야기나 책과 관련한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즐겨 찾기도 한다. [그들은 한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를 통해 매혹적인 책읽기를 들여다보기도 하고, [모든 기다림의 순간 나는 책을 읽는다]라는 작품 속에서 '그림이 되어 마음 속 풍경으로 남는' 책들과의 만남을 갖기도 한다. 밀리언하우스에서 출간 된 [끝까지 읽지 못한 비지니스 명저 8]는 쉽지 않은 비지니스 서적들과의 만남을 도와주기도 한다. 데이비드 덴비의 [위대한 책들과의 만남]은 조금은 무겁지만 깊이있는 탐구를 가능케하는 고전과의 만남을 이끌어준다. 책을 더욱 사랑하고 조금 더 알아가는 즐거움이 이처럼 책속에 담겨있는 것이다.

 

브라이디 클라크의 [그랜트북스 퇴사후원회]라는 소설속에서 출판사 에디터의 일상과 출판사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잠시 엿보기도 했고, 얼마전에 읽은 알폰소 슈바이거르트의 [책이 되어버린 남자]를 통해 책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어떤것일까 한번쯤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에 손에 든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그 첫번째 이야기속에서 조금은 익숙해보이는 서점이라는 공간속에서 펼쳐지는 책 이야기와 마주하는 기회와 만나게 된다. 서점에서 벌어지는 일상과 그들의 일, 그리고 그 속에서는 어떤 빛과 그림자가 공존할까? 홈즈걸의 책장을 통해 책과 책속에서 벌어지는 추리의 세계속에 빠져든다.

 

역빌딩 6층, 세후도 서점! 스물네살의 교코는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를 포함해서 책에 둘러싸여 6년 이라는 시간을 서점에서 보낸 어느 정도의 베테랑이다. 그리고 그녀 곁의 아르바이트 점원 다에! 세후도 서점의 교코와 다에가 풀어가는 책에 관한 미스터리를 푸는 추리소설이 바로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이다. 표면상 교코의 시선을 통해 사건들이 시작된다. 하지만 책의 제목이 말하는 홈즈걸은 아마도 교코가 아닌 아르바이트 점원 다에인것 같다. 사건은 교코의 시선속에서 시작되고 이어지지만 사건의 해결은 다에의 머릿속에서 해결되기 때문이다. 책이 사건이면서 책이 단서이면서 책이 해결책이 된다.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은 책에 관련된 다섯 미스터리를 그린다. 교코가 찾아내거나 그녀로부터 시작되어서 결국은 다에의 추리를 거쳐 미스터리가 해결되는 방식이다. '아노쥬사니-치 이이욘산완 아아사부로니'라는 잠꼬대 같은 말로 쓰여진 책에 관해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고 노인의 목숨을 구하는 [판다는 속삭인다]를 시작으로해서 [사냥터에서, 그대가 손을 흔드네]는 세후도에서 책을 산후 행방불명된 부인을 찾기도 한다. 서점에서 배달한 책때문에 이상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하고 책을 통해서 특별한 인연을 찾아내기도 한다. 그리고 서점 판촉용 디스플레이에 뿌려진 검은 스프레이의 범인을 밝히는 [디스플레이 리플레이]에 까지 교코와 다에의 재치와 기막힌 추리가 이어진다.

 

이 작품의 저자인 오사키 고즈에는 13년간 서점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의 경험이 이 작품을 출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것 같다. 교코와 다에를 비롯한 서점 직원들의 일상이나 서점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대한 추리속에서 서점이라는 특별한 공간에 담긴 리얼리티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세후도 서점 사건메모' 시리즈는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을 시작으로 '홈즈걸의 사라진 메모(가제)'와 '홈즈걸의 사인회는 어떠세요(가제)'까지 총3편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서점에서 벌어지는 책과 관련한 수수께끼들이 책과 책으로 이어지면서 다시 책속에서 그 비밀들을 풀어놓는다. 베테랑 쿄코가 아닌 아르바이트생이며 다소 엉뚱하기도 한 다에의 추리가 사건을 해결하는데 주를 이룬다는 것이 조금 독특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앞으로 이어질 홈즈걸 시리즈에서는 교코의 더욱 멋진 활약도 기대해본다.

 

이 작품에서 다소 아쉬운 점은 '친절함'이 조금은 부족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서점이 배경이고 사건과 수수께끼 모두 책에 관련이 되어있기 때문에 작품속에는 다양한 책들이 소개된다. [아아 들보리고개], [우에스기 요잔], [안쪽의 좁은길], [헤이케 이야기], [도연초], [청춘의 문], [투명한 감옥], [누군가 안에 있다], [살인귀], [탈출], 월간지 [채원], [내장 모둠], [미치광이], [하늘여행]... 수없이 많이 소개된 다양한 작품들이 있지만 낯설음 뿐이다. [겐지이야기],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정도가 그나마 좀 익숙할까? 책에 관한 것들 뿐만 아니라 '와카란, 바버..'등 다양한 용어들 역시 낯설다. 조금만 더 친절하게 일본 문학과 그들의 문화를 쉽게 알게하는 노력(주석 등)이 있다면 조금 더 쉽게 책에 몰입할 수 있을듯 싶다. 번역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단순히 일본 작품의 옮김이 아니라 좀더 쉽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게하는 그런 특별함이 ... ^^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책에 관한 미스터리는 서점 직원에게, 책에 관한 문제라면 홈즈걸에게 맡겨주세요'

 

책들의, 책에 의한, 책을 위한 이야기들이 좋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공간인 서점이라는 배경도 좋고, 책속에 담겨진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즐거움도 맘에 든다. 서점이란 공간의 리얼리티가 살아있고 추리소설이 만드는 사건과 문제해결이라는 구성 또한 독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전해주기에 충분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교코와 다에 콤비의 계속되는 활약과 우리가 잘 몰랐던 서점과 책에 관한 뒷이야기가 다음 시리즈에서는 조금더 친절하게 우리에게 다가오기를 기대해본다. 왓슨과 홈즈걸의 가슴 따스한 추리여행을 기다려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네몽's 그림일기 2 + 사랑 중
김네몽 지음 / IWELL(아이웰)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두꺼운 무게에 짖눌려질듯, 빽빽한 활자가 주는 무게감에서 잠시 벗어나 짧고 예쁘고 엉뚱한 카툰을 만나는 일은 일상의 무게에서 벗어나는 좋은 방법중 하나이다. 더더구나 거기에 담긴 이야기가 사랑의 애틋함이건 티격태격 엇갈리는 사랑이건... 더 쉽게 더 즐겁게 이야기속에 빠져들게 만든다. 박광수의 광수생각 시리즈도 그렇고, 마음의 소리 시리즈, 골방환상곡과 같은 웹툰들은 곁에 두면 언제나 일상을 뒤흔드는 웃음을 선물해준다. 그리고 이번엔 '김네몽's 그림일기'와 만난다.

 

책을 열자마자 게다리로 코를 막고 있는 네몽님의 코믹한 모습이 눈에 띈다. 이거 심상치 않겠구나.... 그리고는 정곡을 콕 찌르는 한마디. 1권은 가지고 계신가요? ... 아닌데... 어쩌지?... 그래도 다행히 2권을 빌려보는 중은 아니다. 에휴~~ 사실 싸이월드 인기만화가라는 김네몽님의 작품은 처음이다. 싸이질을 즐겨하던 시절 만났던듯 아닌듯 그림들이 익숙하기는 하지만...

 

처음이기에 김네몽이라는 그녀의 닉넴이 생겨난 이유를 들려주는 친절함이 고맙게 느껴진다. 그리고 '네개의 꿈을 가진 소녀'가 아닌 그냥 네몽이어서 더 정겹고 귀엽다. <김네몽's 그림일기 2 + 사랑중>은 1권에서 이어진 그림일기 시즌 1의 이야기들이 계속된다. 김네몽과 산상님과의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 그녀의 엄마, 아빠와 함께 그려지는 코믹한 가족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그리고 시즌1을 마무리하면서 결혼에 골인하는 그녀와 산상님의 알콩달콩 사랑이 결실을 맺는다.



더불어 <김네몽's 그림일기 2 + 사랑중>은 뒤집어 보는 재미가 있다. 책의 앞면과 뒷면에서 두가지 이야기가 시작된다. 앞에서는 그림일기 시즌1이 계속되고, 책의 뒷면에서는 6편의 단편들로 구성된 [사랑中]이 시작된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그림일기]속에는 가족과 산상님, 친구들과의 일상이 다양한 웃음으로 그려지고, [사랑中]은 산상님과의 연애생활 속에서 전해지는 따스하고 감동이 있는 사랑이 그려진다. [사랑中]에서 그려진 에피소드들의 99.8%의 논픽션으로 꾸며진다고 작가는 말한다.

 

처음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었지만, 하나님 보시기엔 최고의 짝이었나 봅니다.

서로가 부족한 점이 많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도 많았지만, 하나님이 쉼없이 부어주시는 서로에 대한 사랑이 있었기에 이 사람을 내 반려자로 평생 사랑하겠다고 하나님 앞에 결단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지금도 이 사랑을 완성해가고 계십니다.  - '결혼식 뒷이야기' 中에서 -

 

엄마가 사준 아이크림, 눈꺼풀 위에 발라 쌍커플이 플리더라는... 웃지못할 이야기, 바디샴푸를 벗겨진 머리에 바르시겠다는 아빠, 변비가 해결된다는 티벳버섯을 건네는 아빠, 귀걸이를 산상님에게 선물로 주며 맘에 안들면 네몽을 주라는 엄마의 개그센스... 가족만이 줄 수 있는 따스함과 즐거움, 그리고 그것을 잡아내는 작가만의 섬세함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웃음과 감동이 작품들속에 가득하다. 깊이 있는 이야기는 꼭 긴문장, 두꺼움속에서만 피어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일상에서 공감하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사랑과 감동이 더 친숙하고 가슴속에 오랜시간 간직되는 것이다. <김네몽's 그림일기 2 + 사랑중>에는 그런 사랑과 감동이 있다.



주차비 내기가 아까워 마트에서 장을 봐았다는, 네몽님이 만든 맛없는 연어초밥을 묵묵히 다 먹어주고, 네몽의 코끼리 다리를 좋아해주는 산상님... 무뚝뚝하지만 매력있는 산상님과 엉뚱하면서도 쾌활한 네몽님의 유쾌한 이야기는 그들의 결혼을 끝으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된다. 그리고 보너스로 못말리는 돼지몽?과 산상님의 결혼식 뒷이야기가 마지막까지 쉽게 멈출 수 없는 웃음을 전해주고 있다.

 

[사랑中]은 여섯개의 에피소드를 담고있다. 사랑을 시작하고 이어가고 만들어가면서 느껴지는 애틋함에서 불안함, 질투, 불편함속에 벌어지는 다툼과 그 해결을 예쁘고 섬세한 그림과 표현들로 담아내고 있다. 사랑은 어떤 것일까? 김네몽은 그녀가 경험한 에피소드를 통해서 나름의 사랑을 말하고 있다. 사랑은?! 상대방의 좋은 점을 더 크게 봐주는 것이고, 상대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바뀌기보다는 서로 보완되어 가는 것이고, 상대의 언어를 배워가는 것이며, 사랑은 본질이 아닌것들로부터 마음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에게 있어 '빨강'이 사랑의 표현이라면 타인에게는 '파랑'이 사랑의 표현일 수 있는것. 빨강으로만 표현하지 않았다해서 투정부리기 보다 한번쯤 상대 입장에서의 빨강이 뭘까...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 P. 130 , 사랑中 에피소드 4 -

 

하나같은 두개의 작품속에 웃음이 있고, 웃음보다 큰 감동이 있어 행복하다. 사랑의 시작이 연애이고 사랑의 완성이 결혼은 아닐 것이다. 사랑은 언제나 진행중이기에... 김네몽 그녀가 이어갈 사랑의 이야기들, 결혼 후 변화된 생각과 삶의 모습들이 우리에게 또 다른 즐거움과 감동을 선물해줄지 그림일기 시즌2가 기다려진다. 손안에 들만큼 작고 예쁜 책속에 사랑의 향기가 가득하다. 일상에서 힘들어 하는 이들이나 지금의 사랑에 변화가 필요한 이들, 혹은 그저 생활에서 웃음이 필요한 이들... 모두에게 그녀의 그림일기는 '선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사랑은 I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든 기다림의 순간, 나는 책을 읽는다 - 그리고 책과 함께 만난 그림들……
곽아람 지음 / 아트북스 / 200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떤 책들은, 그림이 되어 마음 속 풍경으로 남는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고 했다. 사람을 만드는 책, 책을 읽고 있는 당신, 당신은 책속에서 무엇을 찾고 있는가? 책을 통해 얻고자하는 것이 있는가? 아니면 책을 통해 무엇을 꿈꾸려 하는가? 마음속에 여운이 되고, 오래 된 울림이 되는 한권을 책을 만나본 적이 있는가? 당신을 만들어 낸 한권의 책, 서른 즈음의 나이를 맞이한 한 작가의 책에 대한,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만들어준, 꿈꾸게하고 마음속 오랜 울림이 되어준 한권의 책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마음속 풍경으로 그려진 한권의 책, 그 책들과의 만남이 시작된다.

 

어린시절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를 읽은 기억이 있다. 어린 시절이다보니 굳이 기억나는 내용을 하나 꼽자면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보고 어른들은 쉽게 그것을 모자라고 생각한다는 내용이었던듯 하다. 그리고 20대에 만난 어린왕자속에서 내가 찾아낸 내용은 여우와의 대화에서 나온 '길들인다'라는 표현이었다. (사랑과 만남에 민감한 나이이다 보니...) 그리고 지금 30대에 만나는 어린왕자는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샘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라는 돈과 지위같은 외적인 가치보다는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소중한 가치를 일깨우게 된다. 고전은 이처럼 자신의 시간과 함께 흐르고, 짧지만 단 하나의 기억 또는 그림으로 자리한다. 불현듯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의 그림, 어디선가 마주쳤던 듯한 짧은 글들속에서 그 글과 그림은 또 다른 추억으로 자리한다.

 

문학의 힘은 단순한 언어적 힘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독자의 정서에 울림을 주는 파도와도 같은 것이다. 단순한 언어의 힘이 순간적이라면 문학의 힘은 오래 오래 지속되는 정서적인 힘인 것이다.

 

<모든 기다림의 순간, 나는 책을 읽는다>는 서른즈음의 시간에 머물러 있는 작가를 감명시켰던 문학작품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책속의 인상적인 장면들과 그 장면들을 볼 때마다 떠올리는 그림에 관한 이야기가 책, 그림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어우러진다. 모두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맨 처음 우리의 정서를 다룬 우리의 문학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제목, 혹은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익숙한 작가들의 작품들이 가득하다. 故 박경리선생의 [토지]에서부터 박완서의 [나목], 김승옥의 [무진기행], 황순원의 [소나기]등 낯익은 작가들의 작품에서 받은 인상적인 내용, 인물들을 화폭속에 담긴 그림과 연관지어 재미있게 풀어놓고 있다. 박완서 작가의 [나목]은 박수근 작가의 그림 '나무와 두 여인'을 그대로 닮아있기도 하고, 황순원의 [소나기]속 소녀는 사전트의 '바이올렛'의 소녀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이처럼 <모든 기다림의 순간, 나는 책을 읽는다>는 오래도록 기억되는 문학작품과 그 작품속의 한장면, 혹은 인상깊었던 인물들을 떠올리게하는 한장의 그림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문학과 그림이라는 두 장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 제2장에서는 아름답고 처연한 사랑에 관해서, 제3장에서는 인간적인 괴뇌를,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는 어린시절 책을 추억하게 만드는 동화적 상상력이 가미된 문학과 그림이야기를 그려낸다.



한 여자에게 모든것을 바친 한 남자의 최후를 그린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와 절묘하게 어울리는 귀스타브 카유보트의 '창가의 남자'는 개츠비의 뒷모습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해보인다. 마거릿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제임스 타소의 '과부'를 통해 스칼렛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주홍글씨], [오만과 편견]을 통해 아름답지만 힘겨운 사랑의 여정과 모습들을 그림과 함께 담아내고 있다. 제3장의 인간적 고뇌를 다룬 작품들은 개인적으로 읽어보지 못한 작품들이 많은 관계로 문득 떠오르는 한 장면이 없었다는 아쉬움이 있다.

 

"세상에서 제일 먼저 편지를 쓴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내가 말했다. "아이, 편지. 정말 편지를 받는 것처럼 기쁜 일은 없어요. 정말 누구였을까요? 아마 선생님처럼 외로운 사람이었겠죠?" 여자의 손이 내 손안에서 꼼지락거렸다.  - 김승옥의 [무진기행] 中에서 -

 

마지막 장에서는 추억의 고전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빨간머리 앤], [어린왕자], [교황의 노새]에서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익숙한 작품들인 만큼 그 작품들을 단번에 떠올리게 하는 그림들이 있어 즐겁다. 노먼 녹웰이 그린 '눈에 멍이 든 소녀' 는 영락없이 빨간머리 앤의 익살스런 모습이다. 윤동주 작가의 작품은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어린왕자속 한 장면은 테르보르흐의 '편지를 든 채 술을 마시는 여인'으로 표현되는데 크게 공감되지는 않아 조금 아쉽다. 기다림의 순간을 채웠던 책, 책속 인상깊은 장면이 되어버린 그림에 관한 곽아람 작가의 이 책과 그림 이야기는 공감과 약간의 낯섬이 모두 교차하지만 책의 향기와 그림 냄새가 있어 너무 즐거운 작품이다.

 

나는 지독한 독서광도, 열정적인 미술 애호가도 아니다. 다만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그림을 책갈피 삼아 조금 더 아름다운 독서를, 문학을 액자 삼아 조금 더 풍요로운 그림 감상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P.5 글머리에... ]

 

개인적으로도 문학과 그림을 연결시키는 몇가지가 떠오른다. 댄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는 '모나리자'를 떠오르게 하고, 요시다 슈이치의 [악인]은 몽크의 '절규'를 연상시킨다. 이정명의 바람의 화원은 '미인도'를...

작가는 글 머리에서 <모든 기다림의 순간, 나는 책을 읽는다> 조금은 더 즐거운 독서와 풍요로운 그림 감상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작품을 쓴다고 말한다. 책속을 가득 채운 수많은 문학작품과 명화의 향연은 책을 들고 있는 내내 즐거운 미소가 번지도록 한다. 잘 몰랐지만 새롭게 알게 된 문학작품들, 그 문학작품들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한장의 명화들, 작가의 문학적 깊이와 그림에 대한 탁월한 이해, 독특한 해석에 마음을 모두 빼앗겨 버린다.

 

매력적인 작품들과 인상깊은 그림들이 펼치는 즐거운 만남, 그 즐거움속에서 쉽게 헤어나올 수가 없다. 독서의 방식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문학과 그림이 어울어지는 이런 독서와 그림의 이해도 무척이나 좋은 방법일것 같다. 모든 기다림의 순간을 함께 한 문학작품, 그리고 책과 함께 만난 그림들... 이 시간이 너무나 행복하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 행복은 영원히 진행형이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그림이 되어 마음속 풍경으로 오래도록 남는 책들과의 만남이 더 많아지기를...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형, 탐정이 되다 인형 탐정 시리즈 1
아비코 타케마루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인형이라는 건 애초에 혼을 가두어 놓은 도구야. ... 요시오가 열심히 마리코지 마리오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이 인형을 정말 생명이 깃든 존재로 만들려 했던 순간, 인간의 형태로 태어날 예정이었던 한 영혼이 이 인형에 깃들었다. 그렇게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 '아니.' - P. 59 -

 

<인형, 탐정이 되다>는 말 그대로 탐정이 되어버린 인형이 그들의 주변, 일상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해가는 추리소설의 형식을 지닌 작품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어쩌면 이런 제목을 가지게 되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인형이 되어버린 탐정!' 이라는 제목으로... [인형은 코타츠에서 추리한다]라는 첫번째 이야기속에서 인형 마리오는 자신이 어떻게 태어? 아니 생겨났는지를 설명하는 여주인공 무츠키와의 대화속에서 '영혼이 인형에 깃들었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물론 무츠키는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런 마리오의 표현으로 볼때 특별한 추리 능력을 지닌 인형 마리오의 존재는 오히려 탐정이 인형속으로 들어가 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인형이 되어버린 탐정! 크리스마스 파티가 한창인 메구미 유치원. 젊은 복화술사 한명이 인형과 대화를 나눈다. 아이들은 그 인형의 순수한 목소리와 복화술사의 능숙한 연기에 흠뻑 빠진다. 그리고 또 한명 메구미 유치원 선생인 세노오 무츠키도 토모나가 요시오라는 복화술사에게 알듯 모를듯한 매력에 조금씩 물들어간다. 그러던 어느날 원장 선생님의 부탁으로 요시오의 집에 찾아간 무츠키는 인형, 마리오의 실체와 마주하게 된다. 사실 마리오가 그의 말처럼 인형에 깃든 영혼인지, 아니면 요시오의 이중인격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어쨌든 독립적인 존재가 아니라해도 요시오와 동일한 인격이 아님은 확실해보인다. 그렇게 마리오의 존재에 대해 거부감이나 두려움 없이, 스스로도 이해가 안될 정도로 쉽게 받아들이게 된 무츠키. 그리고 그들의 곁에 하나 둘 미스터리한 사건이 벌어진다.

 

연쇄 살인범의 이상 심리, 사회 병폐의 고발 그리고 최강의 반전이라는 까다로운 세 요소를 모두 성취한 수작이라 평가받는 [살육에 이르는 병]의 아비코 다메카루, 그가 이번엔 조금은 코믹하면서도 유쾌한 추리소설로 우리 곁을 찾아왔다. 이전 작품이 수수께끼와 트릭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수수께끼에 유머를 곁들인 다소 그와는 어울릴것 같지 않은 유쾌함을 무기로 하고 있다. 말하고 생각하고 추리하는 능력을 가진 인형 마리오! 이 독특한 소재를 우리 일상에서 쉽게 있을 법한 일들과 함께 버무려 명쾌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고 있다.

 

인형은 코타츠에서, 텐트에서, 극장에서 추리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고 마지막 4화에서는 마리오를 잃어버린 요시오의 이야기가 담겨진다. 우리 일상에서 특별하지 않은 사건들이 발생하고 인형은 그 사건들을 논리정연한 추리를 통해 해결해나간다는 것이 이야기의 줄거리지만 발생한 사건과 인형 마리오의 추리는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유치원에서 파헤쳐친 토끼 무덤과 뒤바뀐 두마리의 토끼, 요시오가 공연하던 월드 쇼 텐트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오다기리 경부가 맡은 광고 대리점 사장 살인사건과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의 3부 '지크프리트'와의 관계, 그리고 이어지는 마리오의 행방불명과 마약 사건...



<인형, 탐정이 되다>는 인형 탐정 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라고 한다. 인형 마리오가 어떤 존재인지를 시작으로 복화술사 요시오와의 관계, 그리고 불분명한 존재와 관계속에서 서로를 사랑하고 인정하게 되는 마지막 이야기까지, 인형 탐정 시리즈의 이 첫번째 이야기는 마리오가 풀어가는 재미있는 추리의 시간과 함께 주인공인 요시오와 인형 마리오의 존재감에 중점을 둔 작품이란 생각이든다. 더불어 마리오와 무츠키의 닿을듯 이어질듯 다가서는 사랑의 감정을 담은 러브 라인도 더욱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를 줄타기하듯 걷는 하루카의 삼각관계도 재밌는 설정으로 기대된다.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표방하지만 이 작품은 어둡거나 두려움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이야기속에 살인사건이 있고, 동물을 죽이고 마약이 등장 하지만 그 결말은 우연 혹은 정당방위 정도로 충분히 치유될 수 있다. 우연한 사고나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일상의 일들에 대해서 인형 마리오가 발생한 사건을 논리적으로 추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낯설기도 하지만 무겁지 않고 경쾌하게 풀어나가는 이야기 구성이 즐겁기도 하다. 요시오나 무츠키의 시선에서 바라보던 사건을 조금은 폭넓고 깊이 있는 마리오의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독자들은 도무지 종잡을 수 없었던 여러가지 퍼즐을 쉽게 이해하고 맞추어 갈 수 있게 된다.

 

'누가 되는 대로 말한다고 그래! 흥, 어른들이란 이렇다니까. 때로는 어릴적 순진했던 마음을 떠올리고 솔직한 눈으로 사물을 바라보도록 해. 때때로 진실이 보일테니까.' - P. 65 -

 

마리오의 이말이 어쩌면 우리가 여기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그렇게 쉽게 풀어갈 수 있는 하나의 열쇠일지도 모른다. 마리오는 영락없는 개구쟁이의 모습이다. 요시오의 거짓말에... '...삐뚤어져 버릴 거야!' 라고 말하는 마리오의 말에 웃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었다. 옮긴이의 재치이겠지만 마리오의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던 대화라고 생각된다. 개구쟁이 마리오의 유쾌한 입담과 추리의 세계속에서 <인형, 탐정이 되다>는 짧지 않은 시간을 우리에게 기꺼이 내어주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인형 탐정 시리즈는 앞으로도 계속 우리와의 만남을 준비할 것이기에 무척이나 기대된다. 조금은 무겁고 조금은 더 치밀한 트릭과 반전이 살아있는 추리소설도 재미있겠지만 독특한 캐릭터들이 살아있고 편하고 즐겁게 다가갈 수 있는 이런 류의 추리소설도 상당한 매력을 가진다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 마리오, 요시오, 무츠키... 그들이 만들어갈 재미있는 추리의 세계, 사랑 이야기,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비밀의 문이 어서 빨리 열리기를 기다려본다. 그리고 아직 만나지 못한 아비코 다메카루의 다른 작품들과도 만나기를 조심스레 희망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