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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홈즈걸 2 : 출장 편 - 명탐정 홈즈걸의 사라진 원고지 ㅣ 명탐정 홈즈걸 2
오사키 고즈에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교코와 다에, 서점 미스터리는 서점이 푼다!
법학부 3학년생 서점 아르바이트생 다에, 그리고 세후도에서 일하며 서점이 주는 특별함을 만끽하고 있는 교코. 지난 2009년 11월 이 두명의 탐정?이 우리 곁을 찾아왔다. '서점 미스터리는 서점이 푼다'는 명언을 흩날리며, 서점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독특하고 다양한 사건들을 기발하고 섬세한 추리를 통해 해결해내던 그녀들의 활약에 우리는 그렇게 매료되었었다. 그리고 일개월 후 그녀들을 다시 만난다. 그녀들의 명성은 이미 먼 지방에까지 알려지게 되고, 서점 '마루우도'의 특별한 사건을 해결해달라는 요청을 받게 된다. 흔쾌히 새로운 서점 미스터리를 찾아 나선 그녀들을 따라 우리도 경쾌하고 즐거운 추리여행에 몸을 싣게 된다.
마루우도 서점에 언제부터인가 유령이 출몰한다는 예전 동료 아리타 미호의 편지에는 점장과 부점장 그리고 자신 마저도 그 유령을 보았다고 말하고 있다. 그 유령의 정체는 아마도 27년전 구스미시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그 지역을 대표하던 작가 기타야마 세이지의 살해, 그 범인으로 지목된 그의 문하생이었던 고마츠 아키오, 그리고 고마츠 아키오의 죽음... 사람들사이에는 마루우도 서점에 나타났다는 유령이 바로 고마츠 아키오 일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한다. 27년전의 살인사건은 이번 유령 사건과 어떤 관계가 있으며, 마루우도 서점과는 또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일까?
명탐정 홈즈걸의 첫번째 이야기속에서 우리는 익히 만날 수 없었던 매력적이고 쾌활한 캐릭터들과 만남을 갖을 수 있었다. 책을 너무나 사랑하고 서점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는 서점 직원 교코, 법학부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명탐정 다에. 서점에서 벌어진 사건을 추리하고 풀어나가는 쪽이 다에 라면 교코는 본의든 아니든 다에에게 조그마한 실마리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도무지 해결하기 쉽지 않아 보이는 사건들도 그녀들의 손아귀안에 들어오면 결국 해답을 내어보이게 된다.
'책꽂이가 말을 걸어 오는군요' 하며 무척이나 책을, 서점을 사랑하고 꼼꼼해보이는 교코의 시선이 전반적으로 사건을 살피는 시선이라면,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서점일도 잘하지만, 손재주가 없어 가끔 사고를 치고마는 엉성, 다에가 사건의 해결사 역할을 맡고 있다. 다소 주인공이 뒤바뀐듯한 이런 캐릭터 설정이 어쩌면 이 작품이 주는 색다른 매력일 것같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녀들이 주고받는 대화는 언제나 그렇게 우리에게 경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그녀들이 풀어내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속에서 우리는 퍼즐을 맞추고 미로를 헤쳐가는 상쾌한 즐거움과 마주한다.

다시 마루우도 서점 유령사건으로 되돌아가 보자. 두 탐정들은 27년전 살인사건과 이번 유령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과거를 되짚기 시작한다. 기타야마 선생의 죽음, 범인 고마츠 아키오를 비롯해 기타야마와 혼담이 오갔고 고마츠 아키오와 연인사이였다는 이차하시 아야코, 기타야마의 가정부 요시에, 유산을 상속받은 기타야마의 조카 히사츠구, 기타야마선생의 또 다른 문하생 노자와 유이치, 당시 사건 담당형사 가토 히로부미 등 과거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을 직접 만나고 당시 사건의 전말과 고마츠 아키오에 대한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관련 인물들을 만나면서 이번 사건이 현재의 서점 유령사건을 넘어 방화, 빈집털이 등 다양한 사건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과연 27년전 사건의 범인은 고마츠 아키오일까? 만약 그가 아니라면 진짜 범인은 누구인가? 유산을 노린 선생의 조카, 치정살인을 저지른 아키오, 혹은 아야코? 아니면 또 다른 제3의 인물이 있을까... 마루우도 서점과 고마츠 아키오의 유령과는 또 어떤 관련이 있을까? 서점 주인인 우츠키 마사야씨와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인지... 이야기는 점점더 미궁속으로, 추리는 더욱더 재미를 향해 달려간다.
이번 작품은 명탐정 홈즈걸 시리즈 중 유일한 장편소설이라고 한다. <명탐정 홈즈걸2>가 장편소설이기에 이전 작품에서는 다루지 못했고 느낄 수 없었던 특별함이 담겨져있다. 그것은 아마도 책과 관련된, 서점이 건네주는 의미에 대해 한번쯤 생각하게 만드는 즐거움이 아닌가 생각된다. 작가와 그 문하생들의 이야기, 고서점 마루우도에서 느끼게되는 서점에 대한 옛 정취, 마루우도 서점과 같은 중소서점이 갖고있는 애로사항 등 책과 관련된 인물과 장소, 책의 향기속에서 우리는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재미 이상의 특별한 느낌을 선물받을 수 있게 된다.
세후도 서점을 떠나 마루우도 서점 유령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이 책의 전반적인 흐름이라면 다에가 세후도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특별한 계기, 즉 교코의 했던 한마디의 말이 무엇인지... 다에가 교코에게 찾아달라던 책이 무엇인지 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책속에 담겨진 이런 또 다른 궁금증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갖게되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된다. 그 중 하나의 답만이 <명탐정 홈즈걸2> 속에 담겨져 있기에 다음이야기를 빨리 만나고픈 성급함이 앞선다.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을 만나지만 명탐정 다에는 스케치북에 '아야코 냄새, 히사츠구 그림, 요시에 머리, 노자와 깍쟁이, 점주 사랑, 도모히코 본처...' 등 도무지 알 수 없는 말들만을 적어놓고 있다.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고 큰소리치는 다에, 그녀는 정말 수많은 물음표에 대답을 내어놓을 수 있을까? 무겁지 않으면서 경쾌하게 풀어가는 재미있는 퍼즐게임이 생각이상의 즐거움을 선물해준다. 교코와 다에라는 매력적인 캐릭터, 치밀하고 섬세한 추리가 즐겁다. 1권에서 느껴지던 약간의 불친절도 그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이제 명탐정 그녀들의 마지막 이야기를 기다리는 마음은 성급하게도 엇갈린다. 아쉬움과 그리움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