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명탐정 홈즈걸 3 : 사인회 편 - 완결 ㅣ 명탐정 홈즈걸 3
오사키 고즈에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책방완소녀, 교코와 다에, 그녀들의 추리는 계속된다!
서점을 좋아하다가 결국 서점에서 일하게 된 교코, 서점에 들렀다가 교코와의 만남이 인연이 되어 세도후 서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법학과 3학년 다에. 서점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을 풀어가는 그녀들의 종횡무진 활약은 서점이라는 공간, 책과 책에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소재면에서 무척이나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자주 찾게 되는 서점에 관한 이야기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그곳과 관련한 다양한 일들, 서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고민, 혹은 서점내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사건과 문제의 해결속에서 느끼게 되는 재미와 즐거움으로 <명탐정 홈즈걸> 시리즈와 함께 할 수 있었다.
세후도 서점에서의 명성으로 마루우도 서점에서 벌어진 유령사건까지 해결하고 돌아온 교코와 다에. 서점은 오늘도 또 다른 수수께끼를 싣고 그녀들 앞에 수많은 물음표를 내려놓고 있다. <명탐정 홈즈걸 3>은 1권과 마찬가지로 단편들을 묶어놓은 작품이다. 중편 [사인회는 어떠세요]와 [이상한 주문]을 비롯해 모두 다섯가지 에피소드가 들어있다. 4명의 남자앞으로 주문된 책들, 하지만 그들은 그 책들을 주문한 적이 없다고 한다. 몇번에 걸쳐 이런 불가사의한 주문은 이어지고... 어느날 한 여인이 찾아와 그녀 할아버지의 죽음과 이 이상한 주문이 관련이 있는것 같다고 한다. 명탐정 다에가 그 비밀을 풀어내는 [이상한 주문]을 시작으로 그녀들의 활약이 새롭게 시작된다.
안녕하신가, 명탐정님!
[너와 이야기하는 영원]은 초등학생 히로키와 '고지엔'이라는 사전, 그리고 유괴사건에 관련된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내용이고 [가나모리 군의 고백]은 세후도의 아르바이트 직원 가나모리 군의 첫사랑의 이야기가 월간지 '리리카'와 연관되어 펼쳐진다. 세도후 단골인 구라모토씨와 그의 죽은 부인을 닮았다는 서점 직원 나토리, 그녀에게 구라모토씨가 보여주려 했던 사진이 든 하얀봉투의 행방을 찾아가는 [염소 씨가 잃어버린 물건]은 잔잔한 여운을 전해주기도 한다.
트러블의 싹은 책의 수만큼 숨어 있다. 하지만 고맙다며 웃는 얼굴도 그 숫자만큼 기다리고 있다. - P. 56 , 이상한 주문 中에서 -
그리고 마지막으로 <명탐정 홈즈걸 3>의 표제작이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인 [사인회는 어떠세요]는 미스터리 작가의 사인회를 개최하기 위한 세후도 서점의 고군분투와 이 미스터리 작가를 둘러싼 협박꾼과 명탐정 다에의 두뇌싸움이 압권이다. '레드 리프'라는 닉넴을 가진 이 수수께끼의 인물은 이번 사인회를 통해서... '작가가 자신의 정체를 밝혀낸다면 더이상 그를 괴롭히지 않겠다고 말하며' 협박장을 보내오게 되는데... '레드 리프'라는 미스터리한 인물의 정체는 무엇이고, 그가 왜 미스터리 작가를 괴롭히게 되었는지 또 다시 다에의 날카로운 더듬이는 사건을 탐지하기 시작한다.

홈즈걸 사인회편은 이전 시리즈와는 차별화된 색다른 테마가 돋보인다. '사랑과 인연'이 바로 그것이다. 초등학생 히로키의 가슴 찡한 이야기부터 서점직원 가나모리 군의 서툰 첫사랑, 노년의 풋풋한 사랑과 인연... 모든 단편에 담긴것은 아니지만 곳곳에 함께하는 공통된 테마가 추리 미스터리라는 장르가 가질 수 있는 딱딱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조금은 가볍게 만들어주고, 오래도록 여운을 남기는 감동과 마주할 수 있게 만든다. 두 소녀의 활약속에서 표지색 만큼이나 가슴 따뜻해짐을 느끼게 된다.
'인연은 형태를 바꾸면서 이어진다. 사람은 가고 물건은 부서져서 더 이상 마주할 수 없게 되더라도, 그걸 끊겼다고 말할 필요는 없다. 분명 어딘가에서 이어지고 있을 것이므로. 본인이 모르는 사이에도 인연은 느리게 퍼져간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 P. 281 , 염소씨가 잃어버린 물건 中에서 -
<명탐정 홈즈걸 3>는 책방완소녀 교코와 다에의 서점 미스터리 완결편이다. 만난지 얼마 지나지 않았으면서 벌써 이별이라니 아쉬운 마음이 앞선다. 서점 미스터리라는 독특한 장르는 익히 우리가 만나보았던 미스터리 소설들과는 다른 독특한 느낌과 분위기를 전해주었다. 책과 서점,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떼어놓을 수 없는 이 두가지 소재와 결부된 미스터리는 그리 무겁지 않으면서도 긴장감속에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즐거움을 선물해 주기에 충분했다. 서점이라는 공간에서, 책을 좋아하는 직원과 사람들, 책과 관련된 다양한 일들을 마주하는 재미는 이 작품만이 선물해주는 특별함이다.
평범한 서점, 매력적인 캐릭터!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또 한가지는 바로 책속에 등장하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이다. 세후도서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명탐정 다에와 책에 대한, 서점에 대한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교코가 전해주는 책과 서점 미스터리. 평범해 보이는 가녀린 두 소녀는 그 어떤 형사보다도, 서점과 책에 대해서 많은 지식을 가진 이들보다도, 더 치밀하고 세련되고 논리적으로 사건들을 해결해 나간다. 셜록홈즈와 왓슨 콤비를 넘어서는 엉뚱 발랄 책방완소녀들의 매력이 책을 읽는 동안 웃음으로, 감탄으로, 긴장감으로 고스란히 전해진다.
서점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13년간 서점에서 근무했다는 작가의 독특한 이력은 이 시리즈속 서점과 직원, 다양한 사건들속을 파고들어 사실감을 더해준다. 책속에 등장하는 작가와 책들은 고스란히 현실에서 만나보고 싶게 만드는 마력을 발휘한다. 엉성하지만 치밀한 명탐정 다에와 책을 사랑하는 교코가 앞으로도 너무나 보고 싶을 것 같다. 시리즈 중 어느 것을 집어들고 읽어도 전혀 어색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움이 없다는 사실은 이 시리즈가 가진 또 다른 매력이다.
책과 서점, 사람과 사건들이 전해주는 재미있고 즐거운 미스터리는 무게보다 짙은 향기가 되어 오래도록 마음을 사로 잡을 것 같다. 그렇게 서점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었다. 세후도와 다에, 교코가 더더욱 그리울것 같다. 그녀들이 선물해준 책과 서점의 특별한 이야기들이 마지막이란 이름 대신 오래도록 우리 곁에 있었으면 하는 자신없는 바램을 가져본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쯤은 홈즈걸의 책장을 열어 그녀들의 아름다운 추리를, 가슴 따스한 미스터리를 만나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젠 안녕, 명탐정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