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 우후후, 우후후후~~~
유쾌한 미소를 날리며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하는 작가? 형사! '형사 기능지도원' 이라는 색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 현직 작가라는 작가 형사라는 기상천외한 캐릭터가 등장했다. 최근 가장 핫한 작가중 한 명인 나카야마 시치리가 창조해낸 이 캐릭터,
왠지 등장부터 관심과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우라와 의대 법의학 교실 시리즈'에 이어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를 통해 독특한
캐릭터들을 만들어낸 나카야마 시치리의 새로운 캐릭터, 작가 형사 부스지마! 묘한 웃음과 재치속에 날카로운 카리스마를 장착한 전직 형사 작가의
활약이 왠지 모르게 기대된다.
근사해 보이는
작가들의 악취나는 세계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다양하고 폭넓은 소재와 주제를 담아내는 작가, 나카야마 시치리가 이번에 담아내고자 하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일면은
바로 출판계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책과 관련된 일과 공간, 사람들은 어쩌면 꽤 근사하리라는 환상에 사로잡힌 것도 사실이다. 특히
작가, 그리고 편집자와 같은 일을 하는 이들의 생활과 작업공간 같은 곳은 어떨까? 하는 관심과 애정은 더욱 특별하기도 하다. 하지만 <작가
형사 부스지마>에서는 어쩌면 이런 순수한 관심과 애정에 찬물을 끼얻는, 차디찬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문학신인상에 응모한 작품들의 1차 심사를 담당했던 프리랜서 작가 도메키 지로가 공사현장 옆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이
사건에 의심이 되는 용의선상의 인물은 바로 신인상에 응모했다가 도메키에 의해 심사에 떨어지고 그의 심사평에 화가 나서 협박조의 항의 서한을 보낸
세 명의 응모자들이다. 이 사건을 맡게 된 것은 스기나미 경찰서 아소반 이누카이와 신참 아스카였다. 현장에서 발견된 거라고는 송곳같이 날카로운
흉기, 그 이외에는 어떤 단서도 족적도 남아있지 않고 CCTV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아소반 이누카이의 선임이기도 했던, 지금은 작가의 길을 가고 있는 '부스지마
신리'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고, 알리바이가 명확지 않아 유력한 용의자로 몰린, 항의 서한을 보냈던 이 세 명의 신인상 응모자들을 부스지마는
직접 만나게 된다. 인정사정 없이 응모자들을 '새끼손가락 끝에서부터 한마디 한마디 꺾듯이' 심문하는 부즈지마의 냉혹한 카리스마가 대단하다.
그리고 결국 범인이 누구인지 찾아내는 직관력 역시 혀를 차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위트있는 말솜씨와 음흉한 미소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탁월함을 갖춘 이 독특한 캐릭터의 매력에 빠져든다.
<작가 형사 부스지마>는 모두 다섯가지 미스터리한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다. 신인상 응모 심사를 맡았던
프리랜서 작가, 작가와 작품들을 오로지 상업적으로만 생각하는 편집자, 비뚤어진 시각속에서 사회를 비판하기만하는 작가 지망생들과 이를 이용하는
심사위원을 비롯한 출판 관계자, 작품에 공격만 가하거나 망상에 사로잡힌 불량 독자들, 그리고 오로지 돈벌이만을 위한 부도덕한 욕망을 가진 종이를
영상으로 만드는 프로듀서에 이르기까지... 출판계에 관련한 다양한 인물들과 직업군들의 악취나는 어둠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어쩌면 느즈막한 나이에 작가로 등단하고 출판과 관련한 세계에 몸 담아온 나카야마 시치리 자신이 보고 듣고 체감한
출판계의 현실을 이 작품을 통해서 쓴 웃음으로 그려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상품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작품의 표절도 서슴지 않고, 신인상이라는
허울 좋은 달콤함을 띠지에 적어놓으면 날개 돋힌 듯이 팔려나가는 출판계의 현실도 꼬집는다. 작가의 꿈을 꾸는 다양한 인종들의 비뚤어진 인식과
창작의 세계 이면에 드리워진 욕망의 그늘들을 나카야마 시치리는 하나씩 하나씩 가감없이 꺼내어 놓는다.
'작품을 공격하는 요령은 일찌감치 습득하였다. 그 작품에
없는 것을 지적하거나, 많은 독자들이 장점으로 드는 요인을 거꾸로 단점이라고 주장하면 비평처럼 보인다. 뭔가를 부정하는 논리 따위는 그때그때
생각나는 대로 얼마든지 짜낼 수 있다. 설령 그 말이 논리에서 빗나갔더라도 익명으로 투고하는 한, 자신에게는 아무런 리스크도 없다. 그야말로 노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 P. 195 , [애독자] 중에서 -
특히 인상적인 것중 하나는 네번째 이야기 [애독자] 부분이었다. 서평 올리기를 좋아하는 많은 이들에게 구와에 도모미와 같은 잘못된 행동과
양식이 존재하지는 않은까? 한번쯤 고민하게 만드는 지점이 있기도 했다. 사실 이 작품은 이전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들과 비교하기기 난해하다.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그 용의자들은 피해자와 관련이 있는 특정한 몇 명, 그리고 그 속에서 범인 있다는 지극히 단순한 사건과 해결과정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천재적인 두뇌싸움을 거쳐하 하는 것도 아니고, 숨막히는 스릴이나 반전이 담겨지지도 않는다. 어쩌면 그저 가볍게
새롭고 독특한 캐릭터의 등장과 활약을 지켜보는 재미, 출판계의 어두운 이면에 대한 인지 정도가 좋을 듯 해보인다.
하지만 앞선 세 단편의 패턴이 유사했던 반면, 네번째 단편 [애독자]에서는 어느정도 반전의 매력이 숨겨져 있기도 했고, 마지막 단편인
[원작과 드라마....]에서는 주인공 부스지마가 용의자로 몰리는 색다른 구성을 보여주기도 하는 등 나름 다양한 시도를 선보이기도 했다. 출판계에
만연한 문제점들에 대해 풍자와 재치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독특한 즐거움이 담겨진 작품이다. 조금은 가볍게 조금은 여유로운 눈빛으로 나카야마
시치리를 바라보게 되는 그런 작품이다. 창작활동을 하는 이들, 그와 관련된 출판업계 종사자들, 그리고 그들의 작품을 만나는 우리 독자들!
다시한번 책이 건강한 사회를 꿈꾸게 만드는 작품이라 말하고 싶다. 계속되는 나카야마 시치리와의 만남이 즐겁다. 다양한 장르, 익숙함을 던져버리는
새로운 캐릭터, 색다른 소재들... 아마도 이런 것들이 바로 나카야마 시치리를 계속 응원하는 이유일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