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인형 모중석 스릴러 클럽 23
제프리 디버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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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침대 위의 셜록 홈즈 링컨 라임과, 뼈를 숭배하는 연쇄살인마의 대결!' 덴젤 워싱턴과 안젤리나 졸리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영화 [본 콜렉터]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줄 안다. 이미 오래전 작품이지만 개인적으로도 인상적이었던 영화로 기억되는 이 작품의 원작자가 바로 '제프리 디버' 이다. 사실 지금 읽고 있는 책 <잠자는 인형> 속에 쓰여진 '제프리 디버' 라는 이름을 듣고는 조금 낯설었던것도 사실이다. 링컨 라임(Lincoln Rhyme) 시리즈로 국내에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로 접한 '본 콜렉터'를 제외하고 만나본 그의 작품이 없기 때문이다.

 

링컨 라임(Lincoln Rhyme) 시리즈, 제프리 디버는 요즘 한창 사랑받는 미드 CSI에서 보여지듯 생생한 현장 감식 기법과 법의학 지식들을 통해 독자들을 몰입시키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다는 극찬을 받고 있다. 플롯을 뒤틀어 버리고, 반전의 반전을 통해 언제나 독자들을 도전적으로 만드는 작가 제프리 디버, 오래전 영화속에서 보았던 캐릭터들이 창조했던, 작품의 분위기가 만들어내던 그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이 작품속에서도 느껴지는 듯하다. 비채를 통해서는 2008년 [소녀의 무덤]에 이어 두번째로 출간된 <잠자는 인형>에 대한 기대감은 그렇게 제프리 디버라는 이름속에 고스란히 녹아든다.

 

캐트린 댄스!

상대의 동작과 표정 분석을 통해 그들의 심리와 생각을 읽어낼 수 있는 동작학 전문가이자 캘리포니아 연방 수사국 CBI 요원인 그녀가 바로 이 작품의 주인공이다. 그녀는 이미 제프리 디버의 전작, 링컨 라임시리즈 중 [콜드문]이란 작품속에 그 이름을 알렸고 나름대로 강렬한 인상을 전했다고 한다. 그리고 드디어 이 작품 <잠자는 인형>을 시작으로 그녀 이름을 건 캐트린 댄스(Kathryn Dance) 시리즈의 주인공을 꿰 찬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다니엘 레이먼드 펠! 그리고.... 잠자는 인형 소녀...

캐트린 댄스와 대결을 벌일 다른 한편에 선 인물이 바로 '펠' 이다. 크로이튼 일가 살인 혐으로 감옥에 수감된 살인마 펠이 탈옥에 성공하고 이후 계속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일가 살인 사건에서 유일한 생존자인 크로이튼의 딸 테레사! 장난감에 묻힌채 자고 있던 아홉살 그녀는 극적으로 살아남았고 '잠자는 인형'이란 별명을 갖게된다. 바로 이 책 표지에 등장하는 소녀가 바로 잠자는 인형, 테레사의 모습이다.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는 희대의 살인마 펠, 자기 자신을 비롯해 다른 사람까지도 통제할 수 있는 펠과 거짓말 탐지기라는 별명을 가진 동작학 전문가 캐트린 댄스의 숨막힐듯한 일주일간의 추격전이 시작된다. 그리고 잠자는 인형과의 거부할 수 없는 만남이...



살인마가 남긴 난해한 실마리들, 펠의 심리를 꿰뚫으며 그를 쫓는 댄스! 반전과 트릭의 달인이라 불리는 제프리 디버는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매력적인 캐릭터와 심문을 통해 긴박하고 서스펜스 넘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복잡하지만 능숙하게 플롯을 비틀고 범죄자들의 독특한 정신세계를 세밀하게 묘사하는 제프리 디버만의 천재적인 능력을 화려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누구도 쉽게 단정지을 수 없는 반전이 던져주는 묘미까지... 첫만남부터 기대감을 충족시켜주는 즐거움을 그는 선물하고 있다.

 

[본 콜렉터]가 그랬던것 같이 이 작품도 영화로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영화 [킬 빌]로 유명한 여배우 우마서먼이 그 판권을 영화사와 공동 구매 했다고 하니 우마서먼이 연기하는 '캐트린 댄스'의 모습을 머지않아 만날 수 있게되는 것일까? 얼마전에는 비채 카페에서 '댄스'의 상대역 '다니엘 펠' 역할에 어울리는 배우를 선택하는 이벤트를 했었는데 발 킬머를 비롯해 주드로, 조니뎁, 디카프리오 등 내노라하는 배우들이 언급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광기와 푸른눈하면 떠오를듯한 조니뎁이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영상이 전해주는 매력적인 모습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으면 하는 기대를 갖아본다.

 

제프리 디버는 작품의 영감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 '그냥 불 꺼진 어두운 방에 앉아 세상에서 가장 어둡고, 스릴 넘치고, 잔혹하고, 충격적인 스토리를 떠올려본다' 고 한다. 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하고 잡지 기자로도 일했고, 새롭게 로스쿨에 입학해 변호사로도 활동했다고 하는 그는 독특한 이력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치밀하고 전문적인 영역을 통해 독자들을 몰입시키고 빠져들게 만드는 작가만의 매력을 전해주고 있다. 600페이지가 넘는 일주일간의 숨막힐 듯 치밀한 두뇌 싸움, 그 누가 이 매력적인 소설에 빠져들지 않을 수 있을까?

 

'작가는 독자가 지불하는 돈에 책임을 져야한다' 는 소신을 가진 작가 제프리 디버! 현재 그는 '링컨 라임' 시리즈와 '캐트린 댄스' 시리즈를 1년마다 번갈아 집필하고 있다고 한다. 얼마전 듣게 된 소식에 의하면 007시리즈로 유명한 작가 이언 플레밍의 유족회사인 이언 플레밍 출판사가 이언 플레밍의 생일인 5월 28일을 맞아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다음 작품을 제프리 디버에게 의뢰했다고 한다. 제프리 디버가 창조해낼 새로운 제임스 본드는 어떤 모습일지... 그가 만들어갈 새로운 캐릭터, 기존의 틀을 벗고 독특한 느낌을 전해줄 또 다른 작품도 무척이나 기대된다.
 
아직 만나지 못한 '링컨 라임' 시리즈를 만나고 2011년 만나게 될 '캐트린 댄스' 시리즈의 두번째 이야기 '노변의 십자가(Roadside Crosses)와 '007 시리즈'를 기대하는 시간... 한동안 '제프리 디버'라는 이름과 한 방을 써야할 것 같다. <잠자는 인형>! 매력적이고 독특했던 표지만큼이나 기대감을 충족시켰던 특별한 작품이었다. 매력적인 캐릭터 제조기 제프리 디버! 그가 창조해내는 멋진 캐릭터들이 만들어갈 또 다른 이야기들이 무척이나 기대되고 궁금하다. 그리고 영화로 만나는 <잠자는 인형>도 기다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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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문 이모탈 시리즈 2
앨리슨 노엘 지음, 김경순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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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슴이 시릴 정도로 푸르른 하늘과 하얀 구름 사이로 깃든 '블루문', 온통 푸른색이 책의 표지를 감싸 안는다. 찬란하게 붉은 튤립이 검은 표지 안에 가득했던 '에버모어'와는 또 다른 색다름이 '이모탈 시리즈' 그 두번째 이야기를 색칠한다. '영원한 삶과 죽음을 초월한 사랑'이라는 짧은 설명으로도 충분했던 '에버모어'의 그 소년, 소녀의 이야기가 또 다시 시작된다. 결코 죽지 않는 불사자! 그들의 운명적 사랑과 죽음을 넘나드는 모험이 독자들에게 짜릿한 전율로 다가온다.

 

'언젠가 네가 자랄 거고 그리고 그 뒤의 빈칸을 채우게 될 거야.' [에버모어]에서 에버의 엄마가 늘 얘기했다던 이 말. 데이먼과의 순조로운 사랑, 하지만 예기치 않게 찾아드는 그들의 엇갈린 운명적 사랑은 에버 엄마의 말처럼 이번 이야기에서도 나머지 빈칸들을 채우게 된다. 에버와 데이먼 사이에 끼어든 또 다른 한 소년 로만! 드디어 하나가 되기 위해 약속을 한 그들에게 갑작스럽게 이별이 찾아들게 되고 사라진 데이먼과 되돌아온 데이먼 사이에 변화를 감지한 에버, 아이들에게 또 다시 '괴물'로 자리하게 된 에버는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게 하는 '서머랜드'로 길을 떠난다.

 

"에버. 널 다시 잃을 수는 없었어. 결코 다시는....."

[에버모어]에서는 데이먼과 '괴물' 소녀 에버와의 만남, 그리고 에버를 결코 잃을 수 없다는 데이먼의 다짐처럼 에버에 대한 데이먼의 사랑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버린 표지 디자인과 함께 <블루문>에서는 데이먼을 구하려는 에버의 고군분투가 그려지고 있다. 데이먼을 위해 해독제를 찾아 헤매고 로만의 숨겨진 정체를 파악하게 되는 에버, 에버의 데이먼을 향한 사랑은 그녀의 말처럼 절대 포기 없이 이어지고 간직될 수 있을까?

 

화려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들과 독자들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언어들이 전편의 재미와 즐거움을 뛰어넘는 스릴과 로맨스를 선사한다. 작가가 곳곳에 준비해 놓은 복선들을 찾아가는 재미, '서머랜드'라는 환상적인 공간이 보여주는 특별하고 매력적인 이야기들... 어쩌면 아직까지도 '트와일라잇' 시리즈와 비교하게 되는 이 시리즈가 가진 출생의 한계를 뛰어넘기에 충분한 작품이 바로 <블루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데이먼, 난 널 절대 포기하지 않을거야, 절대로!"

자신의 연인을 위해 모든 것을 던져 버릴 수 있다는 에버의 과감한 선택! 독특한 세계, 색다른 로맨스, 매력적인 캐릭터! [에버모어]를 만난지 6개월, 또 반년마다 찾아오게 될 '이모탈 시리즈'가 선물할 이런 즐거움이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떠나버린 빈자리를 채우고도 남는다. 요즘 한창 문학을 넘어 영상이 전해주는 재미와 감동을 선물하는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뒤를 이어 앨리슨 노엘의 이 치명적인 로맨스도 미국 드라마 판권계약을 마쳤다고 하니 책의 향기와 더불어 눈과 귀로 만나는 즐거움도 이제 머지 않았을거라 기대된다.

 

가끔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된다. SF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이 작품의 작가 혹은 감독은 정말 외계에서 온 사람이 아닐까? 어떻게 이런 독창적인 상상들을 펼쳐낼 수 있는걸까? 하는.... 그렇다면 이 작품 <블루문>의 작가 앨리슨 노엘은 혹시 '불사자'?! 이들이 만들어내는 상상의 세계들은 결코 우리 현실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이지만 그의 이야기에 빠져있다보면 주변의 모습들이, 혹은 주변의 사람들이 작가가 만들어놓은 캐릭터나 세계를 투영하게 만들기도 한다. 빠져버릴 수 밖에 없는 치명적 매력! <블루문>

 

'모든 인간에겐 자신만의 운명이 있다. 유일한 의무라면 그걸 따르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운명이 우리를 어디로 이끈다 할지라도.' - 헨리 밀러 -

 

과거는 어떤 상황하에서라도 바뀔 수 없다는 사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배우는 작은 교훈은 바로 이것이다. 삶에서 무수하게 찾아오는 선택의 시간, 그리고 그 시간은 지나버린 이후 다시 되돌릴 수 없음을 다시한번 기억하게 된다. 에버의 선택! 진정한 사랑, 엇갈린 사랑의 실타래를 풀어줄 그녀의 위험한?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다음에도 계속 이어질 그와 그녀의 위태로운 로맨스에 다시금 가슴 조려하며 기다림의 시간을 갖아야 한다. 6개월후 다가올 '새도우랜드' 에서의 만남을... 

 

'영원한 삶을 사는 남자, 데이먼' , '환생을 거듭하며 못 다한 사랑을 이루려는 소녀, 에버' 가 만들어가는 매혹적이고 매력적인 로맨스는 거듭 될수록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도 그렇지만 '새도우랜드'가 담아낼 환상적인 표지는 또 어떤 모습이 될 지, 왠지모르게 궁금증과 기대감이 교차한다. 2010년의 마지막은 '새도우랜드'에서... 그들의 사랑이 채워나갈 또 다른 빈칸의 이야기들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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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의 아기고양이들 - 언제 어디서나 고양이 마을…나고 나고 시리즈 2
모리 아자미노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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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다. 에니메이션 슈렉의 장화 신은 고양이를 가장 먼저 꼽을 수 있겠는데, 장화 신은 고양이로만 아는 그의 이름은 '푸스'라고 한다. 애절한 눈빛의 푸스, 그 모습이 바로 우리가 생각하는 고양이의 귀여움 그 자체다. 고양이 하면 영화 캣우먼도 떠오른다. 악과 싸우는 날렵하고 민첩한 모습이 또한 고양이를 연상시킨다. 왕실에서 키웠다는 페르시안 고양이도 빼놓을 수가 없다. 이 녀석들은 보통 몇천만원을 호가한다니... 역시 귀하신 몸이다.

 

이처럼 고양이하면 앙증맞고 귀여운, 날렵하면서도 귀한 몸을 자랑하는 비슷 비슷한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세상 어떤 동물들을 놓고 보아도 새끼때 귀엽지 않는 동물들이 있겠는가만은 고양이만큼 귀엽고 예쁜 녀석들이 또 있을까 싶기도 하다. 인터넷의 고양이 이미지를 가만히 클릭하다보면 그 귀여움에 살며시 미소가 지어지지 않을 사람을 없을 것이다. 강아지와 함께 인간과 가장 가깝고 친숙한 동물 고양이. 고양이를 어지간히 사랑하는 사람이건 그간 별로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건 모든 이들에게 한장의 초대장이 날아왔다. 인간과 고양이가 어우러진 상상속의 '고양이 마을' 나고에 여러분 모두를 초대한다는...



'총면적 44평방 킬로미터인 작은 나라, 나고. 인구는 약 2만명이고, 그 숫자와 비슷한 고양이가 인간과 함께 살아요. 그래요, 나고는 인간과 고양이가 공존하는 '고양이 마을' 인 거죠!'

 

고양이 마을 '나고'에는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인간과 고양이가 함께 어울려 살고 미술관, 경찰서, 교회도 존재한다. 집고양이, 성고양이, 길고양이 ... 이 책 <나고의 아기고양이들>에는 모두 70마리가 넘는 많은 고양이들이 등장하는데 하나하나 다른 털색깔과 품종, 눈동자색 등 나름대로의 독특한 특성과 고양이에게서 작가가 배웠다는 다양한 정보들이 가득하다. 사실, 비밀이지만 이 책의 작가는 고양이 말을 할 줄 안다고 한다. 와우~~

 

고양이 마을 '나고'에는 나고 국기도 존재한다. 평화를 상징하는 녹색 바탕에 지팡이 짚은 고양이가 떡하니 자리잡은 모습의 국기가 인상적이다. 나고 고양이들의 평균 수명은 일반 고양이들보다 3년 정도 긴 18년 정도 된다고 한다. 인간과 고양이가 함께 생활하고 공유하며 편하게 나이를 먹을 수 있는곳 '나고'. 이제 그 즐겁고 행복한 여행을 시작해보자.

 

목욕을 정말 정말 싫어하는 샤를, 치즈케익 턱시도를 즐겨입는 삭스, 토마토 립스틱을 바르는 포포로, 텔레비젼 위를 좋아하는 토미, 싸움대장 제이, 궁금증 대장 루이지... 정말 많은 고양이들이 자신들의 특징과 멋을 뽐내며 나고의 다양한 모습과 함께 소개된다. 소르마리 거리에 있는 '나고&나고'에서는 버림받거나 병에 걸려 혼자 지내기 어려운 고양이들을 보살피고 양부모 찾아주는 일을 하기도 하는데... 고양이의 양부모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자세한 내용들이 나와 있기도 하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 고양이가 모이고, 고양이는 사람에게 행복을 준다.'

정말 재미있고 즐거운 나고 마을 여행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고양이 친구들에 대한 길었던 소개가 끝나고 <나고의 아기고양이들> 끝부분에는 고양이 코를 통해 자신의 성격을 진단해보는 재밌는 코너도 곁들여 있다. 나고로 입국하는 방법에서, 책의 앞부분에 있는 나고 마을 투어 가이드, 나고의 역사와 통화, 우편, 언어에 이르기까지 상상이라고 믿기 힘든 현실같은 느낌이 이 작고 예쁜 책의 매력을 더욱 잘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마지막 나고 고양이들에 대한 짧은 메모가 너무 많아 혼란스럽기도 한 아기 고양이들을 더욱 친근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앙증맞고 깜찍한 고양이들의 모습을 담은 책 맨 뒷부분의 고양이 스티커는 작가가 선물하는 숨겨진 보너스가 되어준다. 이 작품은 [언제 어디서나 고양이 마을...나고]에 이은 모리 아자미노의 두번째 나고 이야기이다. 작가가 얼마나 고양이들을 사랑하고 고양이와 함께하는 세상을 꿈꾸는지 그녀의 섬세하고 상상 가득한 고양이 마을 나고를 통해서 한번더 절실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요즘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애완견들도 그렇지만 길 잃은, 주인에게 버림받은 애완동물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처음엔 그토록 사랑스럽게 대하다가도 시간이 흐르면 아무 꺼리낌 없이 내다 버리는 모진 인간의 모습이 부끄러움으로 다가온다. 이 작품 <나고의 아기고양이들>은 우리 곁을 지키는 친구같은 존재들에 대한, 작은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새삼 일깨워주는 그런 작품이 아닌가 싶다. 언제고 한번쯤 시간이 된다면 고양이 마을 '나고'에 꼭 한번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 고양이를 어지간히 싫어하는 아내가 허락해 준다면 말이다. 아내도 이 작고 귀여운 녀석들을 본다면 금방 마음이 바뀌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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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 규칙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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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도 상당수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일본 추리소설. 굉장한 흡입력과 곳곳에 놓여진 트릭과 작가와의 지적 게임, 그리고 마지막 반전의 묘미에 이르기까지 일본 추리소설의 매력은 말로는 다할 수 없을 재미와 깊이를 보여준다. 가히 일본 추리소설계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책 <명탐정의 규칙>을 통해서 ’추리소설의 법칙’, 혹은 ’탐정소설의 규칙’ 과 같이 일정한 틀에 얽매인, 판에 박힌 추리소설계의 관행?을 실랄하게 풍자, 비판하고 있다.

 

 



 

책속에는 모두 12가지의 추리소설이 담고 있는 고정적 패턴을 보여준다. 사건은 언제나 덴카이치 탐정이 해결하고 오가와라 반조라는 지방 경찰본부 수사과 경감은 이 탐정 시리즈의 조연 역할을 맡게된다. 12가지 사건, 12가지 추리, 일정한 패턴을 가지는 12가지 추리소설의 법칙을 통해서 히가시노 게이고는 노골적으로 ’명탐정의 규칙’을 비판하고 있다. <명탐정의 규칙>에서 사건은 탐정이 해결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야기하는 인물은 책 속 영원한 조연 반조 경감이다.

 

’곰팡내 나는 수수께끼를 읽어야 하는 독자도 안됐지만, 그런 수수께끼를 풀어야만 하는 탐정 역시, 보통 괴로운 것이 아니다.’ - P. 41, [밀실선언] 중에서 -

 

콧수염을 기르고 근엄해 보이지만 ’명탐정의 규칙’을 발설?하는 반조 경감의 이야기와 행동들에 터저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그는 자신의 배역을 가장 힘든 역할이라고 말한다. 절대 범인을 잡아서도 안되고, 핵심이되는 사건의 열쇠는 번번히 놓쳐야하며, ’제대로 된’ 의심조차 용납하지 않는, ’명탐정의 규칙’을 위한 영원한 조연의 비애가 웃음을 자아낸다. ’아니, 그 아름다운 여인이 범인이었다니, 이거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라는 한심한 대사나 읊어야 하는 쓰디쓴 보조역 반조 경감!

 

하지만 명탐정이라고 아무런 제약이 없는것은 아니다. 소설의 중간쯤에 혹시 범인을 알아챘더라도 ’최후의 살인’이 발생할 때까지 딴청을 부려야 할 때도 있다. 알면서도 모른척 해야한다는 비애가 바로 명탐정이 갖는 규칙인 것이다. 명탐정의 비애 덴카이치 탐정! 이 비운의 주인공들은 ’명탐정의 규칙’에 따르기 위해 책의 마지막 자신들을 희생시키기까지 한다. 웃고 웃고 웃다가 결국 또 웃게 된다. <명탐정의 규칙>속 명탐정과 붙박이 조연의 비애, 그 슬픈 현실을 담은 ’밀실살인’ 에 대한 코믹한 대화를 잠시 만나보자.



"이 나이에 밀실, 밀실 하며 떠들어 대는 것도 민망해. 자네에게 맡기지. 어차피 마지막엔 자네가 해결할 것 아닌가?"..

"어떻게 그렇게 무책임한 말을.".. "별수 없지요. 결국은 제가 해결해야 할 일이니까요. 하지만 그때까지는 분위기를 띄워 주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경감님이 이렇게 나오면 저도 힘들어져요."..

"그 마음이야 알지. 하지만 요즘 세상에 밀실로 소설의 분위기를 띄우라는 건 한심한 요구야" .... - P. 30 -

 

[밀실선언]을 시작으로 해서 각종 트릭이 난무하고 의외의 범인, 살인 도구 이야기 등 ...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즐겨 읽는 독자들이라면 종종 만나봤을 추리소설의 상투적 패턴들을 담은 이야기들이 독특한 재미를 전해준다. 작가는 반조 경감과 덴카이치 탐정의 유쾌한 대화속에 그 상투적 패턴에 대한 실랄한 비판을 담아내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작가 자신에 대한 성찰이자 반성인 것이다. <명탐정의 규칙>은 ’좀 더 연구하고 더 고민해서 쓰면 안될까?’ 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고민이 담긴 작품이다. 싸구려 작가들의 일정 패턴에 안주하려는 자세를 비판하고 그 자신에게는 새로움을 추구하라는 채찍과도 같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12가지 ’명탐정의 규칙’ 이외에도 마지막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해설’ 도 이 책에서 빼놓을 수 없을 특별함을 선사한다. 히가시노 게이고란 작가가 어떤 인물인지, 그가 이 작품 <명탐정의 규칙> 에서 말하려는 바가 무엇인지가 그 속에 담겨있다. 그의 다양한 작품들속에서 보여지는 시간적 흐름에 따라 그가 추구하고자했던 추리의 유형, 기법들의 변화는 어떤지에 이르기까지, 히가시노 게이고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그의 작품을 새롭게 만나는 즐거움이 이 짧은 작품 해설에 담겨 있다. 이 작품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가 마지막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히가시노 게이고를 본격추리소설의 제왕이라 부른다. 무라카미 다카시는 이렇게 말한다. 그의 성공은 추리소설에서 고전적 요소가 아닌 ’추리’ 그 자체를 추구했기 때문이라고... 형식이 아닌 의외성과 추리에 본질을 둔 그만의 작품 세계, 독자들이 그의 작품에 열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명탐정의 규칙> 12계단을 다 오르면 ’별것 아니네’ 하는 탄식이 새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추리소설을 찾는 시선을 선물 받게 될것이다. ’언제나 좀 더 다른 유형의 의외성을 창조하고 싶었다’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열정처럼, 작가들에겐 그를 뛰어넘는 열정이, 독자에겐 작품을 찾는 뛰어난 눈과 진심 어린 애정이 이 작품을 통해 생겨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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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미 이타카
김지훈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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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읽고 있는 책은 일본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명탐정의 규칙] 이란 작품이다. 이 작품은 너무나 익숙하고 재미있는 일본 미스터리 추리소설이 담고 있는 형식과 내용들에 대한 작가의 재치있고 거침없는 비판이 담겨 있다. 읽는 동안 웃음을 멈출 수 없었던, 그동안 그런 사실 조차 인식하지 못했던 나 자신에 대해 쓴 웃음을 짓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우리 한국 현대 소설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번쯤 해보게 된다. 연애소설, 조선시대를 다룬 역사 팩션소설, 가족소설... 간혹 인터넷 소설과 어린이들을 위한 판타지 소설... 소재는 한정되어 있고, 결국 눈물을 자극하면 성공?한다는 '소설의 규칙'을 따르고 있지는 않은가?

 

이런 우리 '소설의 규칙'을 거부한 거침없고 색다른 한 편의 소설과 만난다. <더미 Dummy> 란 이름을 가진 이 작품은 색다른 그 제목만큼 기존의 우리 소설과는 다른 특별함을 그려낸다. 주인공인 내가 만들어낸 신물질 레인보 아미노산, 다이어트 열풍인 현실과는 다른 발상으로 더 맛있고 뚱뚱한 고기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낸 식품 첨가물이다. 레인보 아미노산은 가축들의 체중 증강제로 만들어졌지만 특유의 맛 때문에 사람들이 먹는 음식에도 사용되게 된다. 그리고 레인보 아미노산이 만들어낸 정체불명의 고기 '더미'가 만들어지고 인간의 탐욕은 레인보 아미노산과 더미, 그리고 주인공 '나' 를 걷잡을 수 없는 회오리속에 몰아넣게 된다.

 

'인간의 역사는 세 개로 나눠진다. 무엇을 먹을 것인가? 어떻게 먹을 것인가? 왜 먹을 것인가?'  - P. 232 -

 

일찌기 우리 소설속에서 만날 수 없었던 소재와 설정이 눈에 띄는 작품이다. 낯선 제목에서부터 궁금증을 갖게 만드는 이 책의 첫 페이지를 열면 화려한 일러스트가 우리를 맞이한다. 짧은 대화글과 함께 주인공의 그녀들, 주변인들의 모습을 담은 멋지고 인상적인 일러스트는 책을 내려놓으며 다시 펼칠때 그것이 어떤 내용들을 담고 있었는지, 별 관계 없을 듯한 그 일러스트들이 하나씩 제자리를 찾으면서 <더미 Dummy>의 맛을 더욱 매혹적으로 만들어낸다.



<더미 Dummy>는 작가 '김지훈' 이란 이름을 우리의 머릿속에 각인 시킨 작품이다. 기존의 상투성을, 앞서 언급했던 한국 소설의 규칙을 과감히 떨쳐버린 그의 특별한 이 소설은 역사나 현실의 아픔과 사랑이 아니고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 같은 소설의 현실에 던진 과감한 도전장이라 말할 수 있을것 같다. 독특한 소재와 시공간속에서 우리의 현실과 욕망을 교묘하게 꼬집어내는 작가의 섬세하고 유연한 손놀림에 경탄을 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사람들은 까다롭지 않다. 새로운 것에 쉽게 익숙해지고 그 만큼 쉽게 길들여진다. 일단 길들여지면 그것이 자신의 삶과 자유를 방해하는 것일지라도 그것을 위해서 노력한다. 역사는 말한다. 노예는 노예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주인을 위해 싸운다고...' - P. 359 -

 

이 작품의 제목 '더미 Dummy'는 다양한 의미를 가진다. 인체 모형, 모조품이란 의미 이외에도 통계학 기법이나 신화의 신 등 여러가지 의미를 품고 있는데... 이 작품 속에서 '더미 Dummy' 란 제목속에 작가가 담아내고 말하고 싶어하는 의미는 아마 모조품 혹은 인체모형속에 담겨진게 아닌가하 개인적으로 생각을 해본다. 인간이 가진 끊임없는 욕망, 인간이 인간이 아닌 모형과 같은 존재에 불과한 현실, 가짜의 삶에 열광하는 인류의 어리석음을 작가는 '더미 Dummy' 라는 이름속에 의미를 담아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탐욕이 탐욕을 먹어버리는 어리석은 사회, 인간의 어리석음속에 가짜의 삶을 살아가는 인류에 던지는 작가의 메세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독특한 소재와 매력적인 캐릭터들, 짜임새 있는 구성이 독자들에게 이 책을 집어들게 만들것만 같다. 우리 소설의 규칙을 탈피한, 아니 탈피하려고한 이 작품이 보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아내를 웃기기 위해 토막글을 쓰다 소설의 세계에 발을 딛었다는 김지훈 작가. 아주 오래도록 그의 아내가 웃지 않거나, 아내를 위한 그의 열정이 영원히 식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오래도록 소설에 대한 그의 식지 않는 열정을 확인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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