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 꿈결 비단결 우리 그림책
이철환 글, 장호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무엇일까? 어린 시절 아버지의 손을 끌며 찾아간 중국집 자장면의 맛일까? 아니면 구르고 맞으며 힘겨움속에 생활하던 군대에서 끌여먹던 꿀맛 같던 라면의 맛일까? 아니면 초코파이, 눈물젖은 빵 한조각...? 가장 맛있는 음식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것들은 대부분 '추억'이라는 것들과 함께 하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있고, 아픔이 있고, 따스함과 감동이 있어야 비로소 오래 기억되고 뇌리속에서 절대 잊혀지지 않는 특별함으로 간직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것은 바로 지나버린 그 시간이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겨울의 문턱에 서서, 우리 이웃들의 따스한 이야기를 통해 수백만 독자들을 울리고 웃겼던 '연탄길'의 저자 이철환 작가의 또 다른 책 한 권과 만난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이란 이름의 이번 작품은 '연탄길'의 감동과 웃음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눈송이에 실려 은은하게 퍼지는 마음 따뜻한 이야기'라는 부제처럼 책 속에선 온통 눈송이가 흩날린다. 그리고 그속에 귀여운 세 명의 아이들이 서있다.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는 사내 아이의 모습에 왠지 기분마저 즐거워진다. ^^

 

어디선가 들어본듯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가 다시금 가슴 한켠을 사정없이 두드린다. 눈송이가 흩날리는 어느 저녁, 동생 둘을 데리고 자장면 집으로 들어선 한 소녀가 있다. '인혜'는 자신은 배가 아프다며 동생들의 자장면 두 그릇만 시킨다. 엄마 아빠랑 함께 자장면을 먹는 아이들을 부러운듯 바라보는 인혜와 동생들. 그때 가게 주인 아주머니가 아이들에게 다가온다. 자신이 예전 같은 동네에 살던 엄마 친구라며... 그리고 맛있는 자장면과 탕수육을 아이들 앞에 내려놓는다. 언제든 자장면이 먹고 싶으면 찾아오라는 아주머니...





 

'상처를 주지않고 사랑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소리없이 아픔을 감싸 준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 [곰보빵] 중에서 -

 

'사실은 나도 모르는 아이들이에요. 부모가 없다고 돈도 받지 않고 음식을 주면 아이들이 더 슬플거 같아서요.'라고 이야기하는 아주머니의 말에 뭔가 뭉클한것이 밀려오르고 가슴이 싸해진다. 상처를 주지 않고 사랑하기, 소리없이 아픔을 감싸주기... 어느것하나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아주머니의 지혜와 사랑은 그것을 뛰어넘고 진정한 감동을 전해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작가는 도대체 어디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찾아내는 것일까?

 

이철환 작가가 지금까지 전해준 감동과 사랑의 메세지는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란 이름을 전해주었다. 작지만 특별한 이야기, 그리고 이 작품속에서 더욱 특별한 한가지는 바로 장 호님의 일러스트이기도 하다. 2009년 볼로냐 아동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를 수상한 그의 일러스트는 이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에 더욱 진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사람을 꿈꾸게 하는 건 기쁨이 아니었다. 사람을 꿈꾸게 하는 건 아픔이었다.' - <눈물은 힘이 세다> 중에서 -

 

철부지 동생들은 몰라도 인혜라는 소녀는 아주머니의 마음을 알고 있었을지 모른다. 아니 그때는 몰랐을 지라도 조금더 크고난 뒤 그 따스함을 깨달았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소녀가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 되어주고 희망이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부모를 잃고 동생들을 키우는 인혜, 아마도 인혜는 살아가면서 수없는 좌절과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아픔속에서 인혜는 꿈을 꾸게 될 것이고 아주머니의 따스한 손길을 통해 희망을 보게 되었을 것이다. 그것은 단지 인혜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감동과 희망의 이름이다.

 



 

이철환 작가의 '연탄길 1'에서는 이런 글귀가 있다. 이 말에 아직까지 가슴속에 기억되는 이유는 뭘까?

 

'아빠는 네가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보다 행복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 그리고 너무 똑똑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지도 않아. 조금은 어리석어야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거든.' - [연탄길 1] 中 '세상을 건너갈 징검다리' 에서 -

 

돈이, 권력이 좌우하는 우리 시대에 훌륭한 사람보다, 너무 똑똑한 사람이 아닌 조금은 어리석은 사람이 되라고 말하는 아빠의 목소리가 너무나 인상적이다. 돈이 없다고 비웃거나 쫓아내지 않고 아이들에게 작은 상처 하나 없게끔 사랑으로 위로하고 감싸주는 아주머니, 어쩌면 조금은 어리석어야 한다는 말은 이런 것들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싶다. 지나온 이철환 작가의 작품속에는 이렇듯 따스한 감동과 희망이라는 이름들이 묻어있다.

 

오래전 유행가가 그리워지고 사랑받는 이유는 추억이란 이름과 함께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철환 작가의 작품이 많은 이들에게 오랜시간 사랑받는 이유는 추억속에 담겨진 따스함과 우리가 잊고 있던 소중한 것들을 깨닫게 하는 시간을 쥐어주기 때문이다. 섬세하고 포근한 일러스트와 함께 하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 은 차가운 겨울에 내리는 눈송이도 빗물로 내리게 해줄 만큼의 따스함을 머금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이 겨울 추억과 사랑, 감동과 희망을 만나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KBS 동의보감 1 -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념
표만석 지음 / 경향미디어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한방과 양방의 다툼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들의 밥그릇 다툼처럼 비춰지는 이들의 진흙탕 싸움으로 인해 진정 피해를 입는 이들은 바로 올바른 진료와 처방을 받아야 할 환자와 그 가족들이 아닐까 싶다. 양의사들의 침술에 대해서, 한의사들의 CT 촬영에 대해서, 서로의 잇권만을 따지며 딴지를 거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길이 없다. 더불어 한방에 대해 비과학적이라는 이유를 대며 무턱대고 무시하는 부류들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비과학적이라는 문제 제기에 대해 조금더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기록하지 못한 한의학과 관련한 사람들도 문제가 있지만 무턱대고 비판 아닌 비판을 서슴는 이들에게도 문제는 있어 보인다.

 

다행히 최근에는 양, 한방 협진 치료로 의료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병원들도 적지 않다는 소식들이 들리기도 한다. 이들 병원에서는 중풍 같은 뇌질환이나 척추질환인 디스크 같은 만성질환자들에 대한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한방에서는 병의 원인을 찾기 위해 CT나 MRI 검사를 병행하고, 양방에서는 장기적인 치료를 요하는 만성질환자들에 대해 한방의 침과 한약을 통해 병을 치료하는 등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보다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한다. 최근에는 이처럼 비과학적이라고 무시하기만 하던 한방에 대한 새로운 시선들이 엿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적으로도 전통 의학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전통 의학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볼때 약 5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하는데, 그만큼 양의학이 풀지 못하는 다양한 숙제들을 전통 의학을 통해 풀어나가려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세계적 추세속에서, 우리의 경우 조금씩은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한, 양방간 의료 영역 다툼은 진행형이라는 사실이 조금은 안타깝기도 한다. 비과학적이라는 한방, 하지만 우리 문화 깊숙히, 우리 생활 가까이 자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잘못된 민간 상식들도 많지만, 그것들을 제외하고라도 우리에게 친숙하고 잘 어울리는 한방 치료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2009년 7월 뜻깊은 사건 하나가 발생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의 유네스코 세계문화(기록)유산 등재가 바로 그것이다. 1613년 간행된 조선시대 의학서인 동의보감은 한 사나이의 집념과 열정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동양 최대의 의학 서적이다. 허준 선생은 동의보감의 저술에 14년이란 시간을 쏟아 부었다고 한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거치고 귀향길에서 까지 동의보감의 저술에 온 힘을 기울였다니 그의 땀의 결실, 삶의 역사가 이 의서 안에 모두 담겨있는 것이며, 이제 그 땀의 의미를 전세계인 모두가 인정하게 되었다는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리라. 역사의 진정성, 세계사적인 중요성, 독창성과 기록 정보의 중요성 등 동의보감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과 인정에 마음 한켠이 뿌듯해진다.

 



 

그리고 2010년 12월 또 다른 '동의보감'을 만난다. 은 동의보감(東醫寶鑑)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때맞춰 동의보감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제작된 프로그램을 책으로 출간한 작품이다. 몇년전 TV 드라마를 통해서도 만났던 허준 선생, 하지만 익숙한 이름인 '동의보감'이 어떤 내용들을 담고 있는지, 왜 그토록 위대한 의학 저서라는 칭송을 받는지,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며 세계인들의 인정을 받는지 우리는 잘 모르고 있었다. 동의보감은 어떤 책이고 그 속에 담긴 내용들은 무엇인지, 동양 의학의 정수를 뽑아내어 정리하였다는 이 의학서의 정수는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조금더 <동의보감>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으면 한다.

 

모두 2권으로 구성된 의 첫번째 이야기속에는 모두 네가지 의학 이야기들이 담겨져있다. 1장에서는 인간 제3의 신경이라는 경락의 존재를 알아보고 이를 통해 루게릭병, 안면 홍조증 등 여러가지 난치병과 관련한 내용들을 이야기한다. 2장과 3장에서는 비과학적이라는 한방이 도전하는 불치병 치료와 한의학의 세계화, 과학화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마지막 3장에서는 동의보감의 양생법을 비롯해 건강한 삶과 한방의 관계를 말하고 있다. 부록에 담긴 '동의보감 약식동원'을 통해서는 동의보감에 소개된 재료들을 이용한 몸에 약이 되는 음식을 재연해 조금더 가깝고 도움되는 음식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동의보감을 단순히 중국의서를 인용 정리한 책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다른 의서들을 보고 정리에 그친 책이 동의보감이라면 세계인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었을까? 동의보감 속에는 모두 1000권이 넘는 의학서들이 인용되었다고 한다. 단순히 그 책들의 정리가 허준 선생의 목표가 아니라, 그 속에 담긴 내용들을 이해하고 우리의 현실에 맞게 새롭게 재창조했다는 사실이 아마도 동의보감이 17세기 동양 의학의 집대성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책속에 담긴 내용은 조금은 어려울 수도 있지만 중간 중간 담긴 '경락의 역사', '음식 동의보감', '이제마의 사상 체질론' 등으로 조금더 친숙하고 관심을 갖게끔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표만석 PD는 동의보감을 이렇게 평가한다. '허준 선생은 방대한 의서를 제대로 읽어 내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을뿐 아니라 당시 난무하던 온갖 처방들을 골라 집대성한 것이다. 무엇보다 처방을 그대로 옮긴것이 아니라 자신이 일생동안 터득한 임상적 경험과 지식을 총동원하여 옥석을 가렸다'고 말이다. 동양의학의 정수, 어쩌면 그 거대한 책의 작은 부분이 이 책 속에 담겨져있다. 작을지 모르지만 부족하지는 않을 만큼의 의미와 이야기들을 담고...

 

추천사를 쓴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 센터장인 최원철 박사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한방이 만능은 아닐 것이라고, 한방도 단점이 있다고 말한다. 빠른 치료 효과를 위해서는 양방이 더 효과적일테지만 내성이 발생해 더이상의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질환에 대해서 한의학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질병의 통증 완화와 재발, 전이방지에 큰 효과를 보이고 있는 한방의 장점에 대해 이제라도 밥그릇 다툼이 아닌 환자를 위한, 환자의 입장에선 최선의 방법을 찾아 나아갈 시기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 시작의 중심에 '동의보감'이 자리할 수 있었으면 한다. 과학의 자리에 한발 다가섰고, 세계인의 인정을 받은 우리의 위한한 의학서적을 통해서 말이다. 보다 건강한 대한민국, 행복한 가정을 위해 을 만나보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1)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연금, 보험, 저축을 능가하는 노후대비'책'
    from 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2012-10-24 18:01 
    '두통에는 진통제', '우울증엔 항우울제', '불면증엔 수면제'라는 것이 공식처럼 각인되고 있다. 그러나 시댁과 갈등을 겪는 전업주부의 두통과 학습우울증에 걸린 청소년의 두통이 과연 같은 질병일까. 또 시댁과 갈등을 겪는 주부에게 어깨 결림, 두통, 불면증, 소화불량, 생리통이 동시에 나타났다면, 이는 각각 정형외과, 신경과, 정신과, 내과, 산부인과에서 따로 해결해야 할 병일까. ─강용혁, 『닥터K의 마음문제 상담소』, 12쪽 예전에 손발이 너무..
 
 
 
옥상 미사일
야마시타 타카미츠 지음, 김수현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옥상(屋上)'이 주는 느낌은 사람들마다 모두 다를 것이다. 주부들에게 옥상은 빨래를 널 수 있는 공간이자 작은 텃밭이 될 것이고, 아이들에게 옥상은 자신들만의 특별한 아지트가 될 것이다. 꿈 많은 청춘들에게 그곳은 별을 헤는 멋들어진 작은 공간으로 존재할 것이며, 힘없는 가장에게 그 곳은 담배 한모금의 여유를 주는 장소일 것이다. 영화 '올드보이'의 첫 장면, 떨어지려는 한 남자의 넥타이를 붙들고 있는 주인공 오대수, 그들이 서있던 자리가 바로 옥상이었다. 오대수가 감금되기전 납치되었던 자리에 위치한, 그리고 자살하려던 한 남자가 서있던 옥상. 죽음과 삶의 경계를 감독은 옥상이란 공간속에 투영한 것이 아닐지... 학교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속에서 옥상은 종종 아이들의 도피처가 되기도 하고, 죽음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옥상은 서로 다른 공간으로 인식되는 색다른 공간으로 존재한다.

  



시작부터 이렇게 '옥상'이라는 장소에 대한 느낌을 먼저 전한 이유는, 지금 만나는 이 작품이 바로 옥상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한 독특한 일상 미스터리이기 때문이다.  <옥상 미사일>, 이 책의 첫인상은 역시 경쾌함과 유쾌함 그 자체였다. 제목 자체도 좀 독특하지만 제7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상작이라는 수식에 너무 궁금하기도 한 작품이었다. 청춘 미스터리라는 장르속에 담고 있을 즐겁고 유쾌한 장면들이 눈 앞에 아른 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에게 찾아온 불행스런 사건?으로 인해 제목에 담긴 미사일이란 단어가 주는 약간은 섬뜩한 느낌이 들기도 했던것도 사실이다. 
 

 



'좋아! 우리들의 옥상을 향한 애정은 충분히 이해했어. 오늘부터 우리는 옥상부다.'


츠지오 아카네, 종합고 미술디자인과에 다니는 이 소녀가 점심 시간에 찾은 옥상! 그곳에서 '옥상부'가 탄생한다. 불량소년으로 낙인 찍혔지만 알고 보면 솔직하고 의리파인 쿠시시게 요시토, 살인자라는 소문이 있는 남몰래 숨겨진 사건을 가슴속에 간직한 히라하라 케이타, 그리고 한 여학생을 짝사랑하는 순정파 사와키 준노스케. 츠지오 아카네와 더불어 옥상에 모인 이들은 그들만의 특별한 공간 '옥상'을 지키지 위해 '옥상부'를 만들게 된다. 사실 그들이 옥상을 지키고자 하는 이유는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어 있는 하나의 사건? 때문이기도 했다.

 

미국의 대통령이 테러 조직에 납치된 것이다. 테러리스트들은 미군의 군사기지를 점령하고 미국과 우호관계가 있는 나라들에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위협한다. 거기에 포함된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미사일의 끝이 가리키는 일본이란 공간, 하지만 아카네를 비롯한 옥상부 4총사가 지키려고 하는 것은 그 거대한 '일본'이 아니라 바로 그들만의 특별하고 작은 공간인 '옥상'이었다. 학창시절 누구에게나 색다른 공간이 되기도 했던, 아니면 드라마나 영화와 같은 장르 속에서 보여지던 아이들만의 공간 '옥상'이 이 작품속에서 색다르고 특별한 공간이 되어 되살아난다. 아카네의 옥상부, 그들이 지키고자하는 세상속 또 다른 미사일, 그 비밀들을 찾아 즐겁고도 유쾌한 미스터리속으로 거닐어본다.

 

이 미스터리가 궁금하다!~

일상 미스터리답게 옥상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그리 무시무시하지도, 거대하지도 않다. 어쩌면 평범하면서도 소소한 사건들속에서 옥상을 지켜내기 위한 그들의 고군분투는 그래서 더 유쾌하고 즐거운지도 모르겠다. 스토커, 짝사랑, 숨겨진 전설의 진실, 폭력사건 등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일어날만한, 혹은 청춘이란 시간을 걷는 이들이 겪었음직한 이야기들이 신선하면서도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가미해 색다른 재미를 전해준다. 아이들은 그들만의 공간인 옥상을 무사히 지켜낼 수 있을까?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당한 미국의 대통령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더 늦기전에 옥상으로 날아오는 미사일의 방향을 자신의 손 안으로 돌려보기 바란다.

 

<옥상 미사일>에는 우리의 옥상부, 4명의 주인공들에 대한 어떤 그림이나 일러스트가 들어 있지 않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겨갈 수록 그들에 대한 이미지가 선명하게 떠오른다. 흡사 만화속에서 튀어 나왔을 것 같은 개성있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속도감 있게 전해주는 흥미있고 유쾌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수많은 고민과 문제를 갖고 있는 아이들, 자신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 그들은 세상과 당당히 맞서고 싸우고 이겨낸다. 닫혀 있는 작은 공간이 아닌, 더 큰 세상을 바라 볼 수 있을 만큼의 높이와 넓이를 가진 옥상, 옥상부 아이들은 분명 그 만큼 더 성장하게 되었을 것이다.

 

개성 있는 캐릭터들, 곳곳을 찌르는 사회성 짙은 이야기들, 일상 미스터리만이 주는 묘한 매력, 청춘소설과 미스터리가 어우러진 특별함! '야마시타 타카미츠'의 데뷔작이기도 한 <옥상 미사일>은 신인 작가가 주는 서툼과 어색함 보다는, 짙푸른 하나의 빛에 다양한 색깔을 가미한 실험적이면서도 성공적인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 어쩌면 조금은 평범해 보이는듯한 이야기가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을 수상했다면 뭔가 그속에 특별한 매력이 숨겨있지 않을까? 그 매력이 궁금하다면 늦지 않게 꼭 이 작품과 함께 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옥상 미사일>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야마시타 타카미츠가 궁금하다, 그리고 그의 다음 작품이 더 궁금하다!



'좋아! 우리들의 옥상을 향한 애정은 충분히 이해했어. 오늘부터 우리는 옥상부다.'


츠지오 아카네, 종합고 미술디자인과에 다니는 이 소녀가 점심 시간에 찾은 옥상! 그곳에서 '옥상부'가 탄생한다. 불량소년으로 낙인 찍혔지만 알고 보면 솔직하고 의리파인 쿠시시게 요시토, 살인자라는 소문이 있는 남몰래 숨겨진 사건을 가슴속에 간직한 히라하라 케이타, 그리고 한 여학생을 짝사랑하는 순정파 사와키 준노스케. 츠지오 아카네와 더불어 옥상에 모인 이들은 그들만의 특별한 공간 '옥상'을 지키지 위해 '옥상부'를 만들게 된다. 사실 그들이 옥상을 지키고자 하는 이유는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어 있는 하나의 사건? 때문이기도 했다.

 

미국의 대통령이 테러 조직에 납치된 것이다. 테러리스트들은 미군의 군사기지를 점령하고 미국과 우호관계가 있는 나라들에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위협한다. 거기에 포함된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미사일의 끝이 가리키는 일본이란 공간, 하지만 아카네를 비롯한 옥상부 4총사가 지키려고 하는 것은 그 거대한 '일본'이 아니라 바로 그들만의 특별하고 작은 공간인 '옥상'이었다. 학창시절 누구에게나 색다른 공간이 되기도 했던, 아니면 드라마나 영화와 같은 장르 속에서 보여지던 아이들만의 공간 '옥상'이 이 작품속에서 색다르고 특별한 공간이 되어 되살아난다. 아카네의 옥상부, 그들이 지키고자하는 세상속 또 다른 미사일, 그 비밀들을 찾아 즐겁고도 유쾌한 미스터리속으로 거닐어본다.

 

이 미스터리가 궁금하다!~

일상 미스터리답게 옥상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그리 무시무시하지도, 거대하지도 않다. 어쩌면 평범하면서도 소소한 사건들속에서 옥상을 지켜내기 위한 그들의 고군분투는 그래서 더 유쾌하고 즐거운지도 모르겠다. 스토커, 짝사랑, 숨겨진 전설의 진실, 폭력사건 등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일어날만한, 혹은 청춘이란 시간을 걷는 이들이 겪었음직한 이야기들이 신선하면서도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가미해 색다른 재미를 전해준다. 아이들은 그들만의 공간인 옥상을 무사히 지켜낼 수 있을까?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당한 미국의 대통령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더 늦기전에 옥상으로 날아오는 미사일의 방향을 자신의 손 안으로 돌려보기 바란다.

 

<옥상 미사일>에는 우리의 옥상부, 4명의 주인공들에 대한 어떤 그림이나 일러스트가 들어 있지 않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겨갈 수록 그들에 대한 이미지가 선명하게 떠오른다. 흡사 만화속에서 튀어 나왔을 것 같은 개성있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속도감 있게 전해주는 흥미있고 유쾌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수많은 고민과 문제를 갖고 있는 아이들, 자신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 그들은 세상과 당당히 맞서고 싸우고 이겨낸다. 닫혀 있는 작은 공간이 아닌, 더 큰 세상을 바라 볼 수 있을 만큼의 높이와 넓이를 가진 옥상, 옥상부 아이들은 분명 그 만큼 더 성장하게 되었을 것이다.

 

개성 있는 캐릭터들, 곳곳을 찌르는 사회성 짙은 이야기들, 일상 미스터리만이 주는 묘한 매력, 청춘소설과 미스터리가 어우러진 특별함! '야마시타 타카미츠'의 데뷔작이기도 한 <옥상 미사일>은 신인 작가가 주는 서툼과 어색함 보다는, 짙푸른 하나의 빛에 다양한 색깔을 가미한 실험적이면서도 성공적인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 어쩌면 조금은 평범해 보이는듯한 이야기가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을 수상했다면 뭔가 그속에 특별한 매력이 숨겨있지 않을까? 그 매력이 궁금하다면 늦지 않게 꼭 이 작품과 함께 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옥상 미사일>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야마시타 타카미츠가 궁금하다, 그리고 그의 다음 작품이 더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모가와 호루모
마키메 마나부 지음, 윤성원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요즘 세간에 이슈들이 참 많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열기가 사그러들기도 전에 터져버린 북한의 연평도 폭격, 그 혼란을 틈탄 국회의원들의 연봉 인상, 이런 것들이 아니어도 땅밟기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일부 기독교인들의 아집에 가까운 만행이 바로 그것이다. 일요일인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아내의 성화에 못이겨 교회에 다녀왔지만, 말씀 중 수긍 할 수 없는 판타지?들이 일요일의 즐거운 마음에 심기를 거슬리기도 한다. 진정으로 살아 숨셔야할 곳에서는 판타지가 자리할 수 없고, 판타지가 자리하지 말아야 할 곳에 어김없이 자리한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다. 판타지가 사라져버린 한국 문학계, 판타지의 새로운 세계를 개척해 나가는 정치, 종교계. 무작정 웃을 수 만도 없는 이 현실에 오늘도 마음이 무겁다.

 

그 무거운 마음 속에서 마음 편안하고 시원 상쾌한 판타지 로맨틱 연애소설 한편과 만난다. 마키메 마나부라는 일본 작가의 작품인 <가오가와 호루모>라는 이름이 바로 그것이다. 이 작가는 개인적으로 조금 낯선 이름이지만,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의 작가인 모리미 도미히코와 함께 양대 도쿄 작가로 불리운다는 그에 대한 소개에 시선을 뿌리 칠 수가 없다. 모리미 도미히코의 작품과 비슷한 향기를 뿜는 판타지 로맨스 소설! 책의 표지에서 느껴지는 만화풍의 즐거운 이야기들이 현실의 무거운 마음을 어떻게 달래주고 기분좋은 유쾌함을 선물할지 너무나 기대가된다.

 

먼저 책 표지에 담긴 인물들을 살펴볼까? 삼수를 해서 어렵사리 들어간 교토대 신입생 아베, 그가 바로 이 작품의 주인공이다. 무슨 주문을 외우는듯, 굉장한 포스가 전해지는 그 모습이 매력적이다. 그리고 아베를 단숨에 빠져들게 만든 여인, 동아리의 여신 사와라 교코가 보인다. 구스노키 후미와 쌍둥이인 미요시 형제의 모습도 보인다. 빼놓을 수 없는 또 한명, 아베의 라이벌이자 악역을 맡은 아시야의 모습도... 아베의 절친이면서 엉뚱하고 사고뭉치인 다카무라의 모습도 거기에 있다. 도대체 이들을 하나로 묶은 힘은 무엇일까? 그것은 낯설게 느껴지는 이 작품의 제목에서 찾을 수 있다.

 

<가모가와 호루모>! 호루모는 전설의 게임이다. 교토에 있는 4개 대학의 동아리, 청룡, 백호, 주작, 현무팀이 특별한 의식과 훈련을 통해 귀신을 부리게 되고 그 귀신들과 요괴들의 싸움을 통해 승패를 겨루는 경기가 바로 호루모라고 한다. 우리의 사고와 현실속에서는 도무지 상상하기도 상상해내기도 쉽지 않은 이야기들이 가까운 이웃 일본에서는 이처럼 일상 처럼 다가온다는 사실이 새롭지는 않지만 역시 부러움을 갖게 만든다. 작가의 상상에 의해, 치밀한 구성을 통해 살아 숨쉬듯, 일본 전통 마쯔리의 일환인양 거부감 없이 다가오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하여튼 교토대 신입생 아베는 우연처럼 찾아간 청룡회라는 동아리에서 교코에게 첫눈에 반해버리고, 청룡회의 정체를 모른체 동아리 활동보다는 오로지 교코에 대한 짝사랑만 불태우게 된다. 청룡회의 실체를 알게 되고 드디어 호루모에 참가하게 되는 아베. 아베는 호루모 대항전과 교코와의 사랑, 이 두마리 토끼를 모두 붙잡을 수 있을까? 현실 속에서 판타지를 넘나들면서도 어색함 없이 특별함을 전해주는 호루모의 팽팽한 긴장감과 흥미진진함, 교코와의 로맨스 속에서 유쾌하고 즐거운 에피소드들이 읽는 내내 색다른 재미를 전해준다.

 

[로맨틱 교토, 판타스틱 호루모] 를 통해서 작가는 이미 호루모라는 경기를 독자들에게 소개 했다고 한다. 호루모라는 경기가 이야기 전반을 차지하지만 그 근간을 이루는 이야기는 청춘들의 우정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동아리 여신 교코와의 로맨스, 호루모 경기를 두고 펼쳐지는 청춘들의 좌충우돌속에서 젊음이 가진 특권을 독자들에게 유쾌하고 즐겁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대학시절 누구나 한번쯤 열정적으로 몸담았던 동아리 활동의 추억들이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는 민중가요 동아리에서 활동하기도 했는데... 아베와 다카무라의 모습속에서 그때 그 시절 나의 모습도 잠시 오버랩됨을 느낀다.

 

매력적이고 색깔있는 캐릭터들, 귀여운 요괴들과 좌충우돌 청춘들, 호루모라는 상상속의 경기를, 역사와 규칙 등 세부적인 사항까지 치밀하게 준비한 작가의 열정, 젊음의 시간을 떠올리게 만드는 동아리 활동과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들, 청춘의 그 신비롭고 열정적인 시간들이 책을 읽는 내내 유쾌한 상상속에 빠져들게 만든다. 로맨스를 축으로 판타지를 버무려놓은 맛깔스런 이야기들이 독자들을 군침돌게 만든다. <가모가와 호루모>! 기발하고 즐거운 상상이 만들어낸 이 특별한 로맨틱 판타지에 이 가을을 기꺼이 맡길 수 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인자의 연금술
캐럴 맥클리어리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2008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인물이 있다. 그것은 바로 18세기 최고의 화가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이다. 드라마속에서는 신윤복이 여성이었으며 단원이 바로 그의 스승이라는 설정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고, 서점가에서는 일본의 대표화가 도슈사이 샤라쿠라는 인물과 김홍도 신윤복이라는 인물의 연관성을 소재로 소설화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전해주기도 했다. 미쳐 알지 못했던 단원과 혜원이 동시대 인물이었고, 같은 시기 일본에서 홀연이 나타났다 수많은 작품들을 남기고 연기처럼 사라진 샤라쿠라는 인물의 비밀을 다룬 이 작품들은 색다른 즐거움과 호기심을 전해주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우리가 잘 아는 역사적 인물들의 숨겨진 비밀을 들추고, 그들간의 관계를 쫓는 작품들은 독자들에게 친숙함과 깊이 있는 재미를 선물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캐럴 맥클리어리의 장편소설 <살인자의 연금술> 은 더욱 특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가지게 된다. [해저 2만리], [80일간의 세계일주]로 유명한 프랑스의 대표 SF소설가 쥘 베른, 이름만으로도 익숙한 루이 파스퇴르, 소설가겸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 19세기 영국을 비롯해 유럽을 공포에 떨게 했던 연쇄 살인범 잭 더 리퍼, 그리고 조셉 퓰리처를 비롯한 이 익숙한 인물들이 한 작품속에서 한 여인의 손과 발이 되고, 쫓고 쫓기는 관계속에 묶여진다니 흥분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는 이 세상의 어떤 사람보다도 검은 옷을 걸친 사내를 두려워했다. 그 사내는 가스등이 켜진 길거리와 이름 모를 골목길의 어두컴컴한 곳에서 피를 찾아 헤매는 악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는 납을 황금으로 변환시키거나 불로장생의 영약을 찾으려고 애쓰는 중세의 화학자처럼 과학에 살인과 광기를 뒤섞어 지식의 어두운 면만을 열렬히 추구하는 연금술사였다.' - 넬리 블라이의 일지, 1889년 10월 27일 -

 

당시 미국에서 가장 인정받고 영향력을 가진 '뉴욕 월드지'에 입사한 '넬리 블라이'라는 여성이 바로 이 작품의 주인공이다. 여성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했던 당시 남자들의 시선에 정면 도전한 그녀,  '블랙웰스'라는 섬에서 환자들에 대한 인권유린에 대한 취재를 하려는 그녀는 정신병자로 위장해 섬에 잠입한다. 그곳에서 환자들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 넬리는 독일의사라 불리는 한 의사를 의심하게 되고 그를 뒤쫓지만 결국 놓쳐버리고 만다. 어렵사리 섬을 탈출한 그녀는 당시 미치광이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이 그 의사라고 확신하게 되고 또 다시 그를 쫓아 유럽으로 향한다. 하지만...

 

연쇄 살인자 잭 더 리퍼를 쫓으며 쥘 베른과 오스카 와일드라는 매력적인 두 인물을 품에 안은 그녀, 넬리 블라이의 활약속에 두툼한 책의 무게는 한없이 가벼워진다. 퓰리처의 회사에서 일하고, 파스퇴르와 사건을 나누며, 애드거 앨런 포로 이어지는 탐정소설이야기 등 작품속에는 정말이지 흥미진진한 이야기 '꺼리'들로 가득채워져 있다. 매력적인 인물들의 향연속에서 단연 돋보이는 인물은 역시 주인공인 넬리 블라이이다. 다른 등장인물과는 대조적으로 조금은 낯선 그녀이지만, 냉정하면서도 유머러스하고 터프하기까지한 그녀, 최초의 여성 탐사보도 기자였던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에 매혹되고 만다.

 

동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일은 정말 색다르고 즐거운 일이다. 19세기 낭만의 시대, 매혹의 도시 뉴욕과 런던, 파리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연쇄살인마와의 쫓고 쫓기는 치열하고 치밀한 대결! 작가 캐럴 맥클리어는 매혹으로 가득찬 그 시간속에 매력 넘치는 인물들을 가득 채워, 정말 특별하고 색다른 이야기를 창조해내고 있다. 역사적 시간의 틀안에 가만히 앉아 있던 인물이라는 평범한 돌을, 상상과 허구로 창조해낸 사건과 관계로 묶어, 캐럴 맥클리어리 특유의 연금술로, 멋지고 특별한 황금을 빚어낸 것이다.

 

'판도라가 상자를 열자 모든 악과 불행이 온 세상으로 퍼져나갔고, 깜짝 놀란 그녀는 희망의 여신이 탈출하기도 전에 뚜껑을 닫아 버렸소. 희망은 상자에서 풀려나면 자신의 마법을 사용할 준비태세를 갖추고 여진히 그곳에 남아 있다는 것이오.' - P. 523 -

 

역사적 사실과 인물, 과학과 심리, 미스터리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탄탄한 구성과 세련되고 세밀한 묘사로 <살인자의 연금술>은 작가 캐럴 맥클리어리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19세기 뉴욕과 유럽의 풍경을 읽고 있으면 어느새 그 시대를 걷는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19세기에 강한 동경을 느꼈다는 캐럴 맥클리어리, '넬리 블라이'라는 확신한 의지를 가진 여기자에 매료되었다는 작가는 자신의 뜨거운 열정을 담아 이 작품을 완성하게 된 것이다. 현재 작가는 넬리 블라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차기작을 준비중이라고 하니 그녀에 대한 작가의 애끊는 외사랑을 느낄 수 있을듯하다.

 

치밀하고 세련된 미스터리, 살인 연금술사와 매력적인 시대의 영웅들의 대결, 현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신비로운 구성, 과학과 미스터리의 절묘한 조화... 두툼한 소설 한권이 아쉬움속에 사라져가는 가을의 끝자락을 설레이게 만든다. 서울에서 태어나 아시아 곳곳을 돌며 유년기를 보냈다는 작가의 독특한 이력이 눈에 띈다. 넬리 블라이와 만나는 다음 작품속에서는 19세기 우리나라와 아시아의 모습도 함께 할 수 있기를 조심스레 희망해본다. 책의 앞부분에 놓여있는 '난 항상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는 당찬 그녀, 넬리 블라이의 또 다른 특별한 만남을 기대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