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 꿈이 끝나는 거리 모중석 스릴러 클럽 26
트리베니언 지음, 정태원 옮김 / 비채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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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국내 최고 최초를 자랑하는 스릴러 브랜드인 '모중석 스릴러 클럽'은 이미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화끈한 액션, 숨 막히는 서스펜스와 긴박감, 충격적인 반전!' 모중석 스릴러 클럽의 작품들에 대한 이런 수식은 이 시리즈들이 가진 하나의 공통점이자, 시리즈가 가진 매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해외 스릴러 소설을 추천, 번역, 출판하는 모중석 스릴러 클럽! 그렇다면 과연 '모중석'이란 인물은 어떤 사람일까? 아직까지 이름만 알려졌을뿐 얼굴도 구체적인 모습도 알려지지 않은 얼굴없는 기획자가 바로 그의 이름이다.

 

"스릴러는 어디까지나 즐기는 문학이다. 영화로 치면 할리우드 오락영화쯤 될까. 레이먼드 챈들러는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총잡이를 등장시켜라. 독자들로 하여금 두 번째 페이지로 넘어가도록 만들려면 우선 첫 페이지부터 화끈하게 시작하라'고 말한 적이 있다. 스릴러는 그런 문학이다. 시작은 액션으로, 설명은 나중에. 생사가 오가는 위기의 순간에도 주인공에게 쉬운 해결책이란 없다. 팽팽한 긴장감과 액션, 충격적 반전. 뭘 더 바라겠는가."

 

2006년 모중석과의 동아일보 e메일 인터뷰에서 소개된 내용중 스릴러 소설을 왜 보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이 여기에 있다. 스릴러 장르의 매력이 할리우드 오락 영화와 비슷하다는,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화끈한 시작과 긴장감 넘치는 구성과 액션, 충격적인 반전! 그가 말한 이런 것들이 바로 모중석 스릴러 클럽 시리즈들의 공통된 매력이 아닐까 싶다. 2010년 마지막을 장식한 스물 여섯번째 시리즈 트리베니언의 <메인, The Main>을 통해 그가 말한 시리즈의 매력속에 다시 한번 빠져본다.

 

캐나다, 몬트리올, 프랑스계와 영국계 지역의 경계선, 생 로랑 거리... 그곳이 바로 이 작품의 배경인 '메인'이다. 작은 가게들, 싸구려 아파트가 몰려있고, 가난하고 떠들썩한 이 거리는 캐나다로 몰려든 이민자들의 천국, 아니 지옥이다. 욕질하는 소리, 비명 소리, 혼잡과 추잡한 몸짓이 난무한 거리. 성공한 이주자나 이민 2세는 대부분 떠나 버린, 패배하고 신세를 망친자들이나 노인들만 남은 삭막한 패배자들의 거리,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도시, 그 거리 메인을 지키는 한 남자가 있다. 낡고 허름한 외투를 입고 옷깃을 세우며 38구경을 손에 쥔 메인의 수호자!

 

로드 라프왕트! 이주자들의 경찰이자, 32년이란 긴 시간동안 이 거리와 함께해 온 이주자들의 경찰이 바로 그였다. 목적지가 없는 사람들, 그들을 다스리고 그들의 잘못을 단죄하는 집행자. 하지만 그 역시도 이 낡아빠진 거리의 모습을 닮아있다. 경관들과 범죄자들 모두에게 존경받는 인물이지만 그 자신조차 삶에 상처받고 늙고 병든 한 인간에 다름 없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패배자들의 거리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이 바로 라프왕트, 그가 아닐까 생각된다.

 



 

마약과 매춘의 도시, 꿈을 잃어버린 이들의 도시 메인에서 하나의 사건이 일어난다. 칼에 찔려 죽은 이탈리아 남자의 사체가 발견되고 메인을 지키는 정의의 수호자 라프왕트는 이 사건을 파헤치게 된다.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했지만 현장에서는 결국 신참에 불과한 거트먼과 콤비를 이룬 라프왕트, 거리를 누비며 사건의 단서를 찾아 나서는 거트먼과 라프왕트! 꿈이 끝나는 거리에서 이들 콤비는 무사히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원칙과 소신을 가진 신참 형사와 자신이 법이고 이론보다는 가슴으로 승부하는 베테랑 형사! 뭔가 비딱한 듯 어울리지 않는 그들의 시선속에 꿈이 끝나는 거리의 모습이 그려진다.

 

'...위로라는 것은 간단하고 쉬워. 하지만 그게 가장 그를 생각하는 행위라고 할 수는 없어. ... 인간은 자신만 생각하고 자신이 잃은 것만 생각해서 한탄하고 슬퍼하는 것이지. 우리가 그를 위로하려는 이유도 그가 슬퍼하는 걸 보면 우리들이 민망한 느낌은 받기 때문이네.' - P. 41 -

 

<메인, The Main>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어둡다. 매춘부와 좀도둑, 포주와 마약상이 난무하는 이 거리는 이 작품의 제목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주류는 떠나버리고, 찌꺼기들만 남아버린 빈껍데기 도시, 아픔을 간직한 주인공과 비참한 현실의 상처를 간직한 거리의 사람들... 작가는 제목이 주는 이미지와 작품의 배경이 된 도시의 그림자를 대비시켜 좀 더 깊은 인상을 전해준다. 더불어 거칠고 화려한 액션과 쉴 새 없이 전개되는 사건 해결에 촛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삶의 끝자락에 서있는 주인공을 통해, 그의 시선속에 사람들과 삶의 깊은 내면을 담아내려고 한다.

 

이 글을 시작하면서 '모중석'을 거론했던 이유는 이 작품 <메인, The Main>의 작가 '트리베니언'과 많은 부분이 닮아 있다는 느낌에서 였다. 최근에서야 트리베니언의 존재가 바로 로드니 윌리엄 휘태커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하는데... 트리베니언의 실체가 밝혀지기 전에도 수많은 의문과 가설들이 난무했지만 2005년 그가 사망한 후에도 로드니 휘태커가 사실은 작가의 대리인일 뿐이며 아직도 살아있다고 믿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이처럼 베일에 싸여져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가면속 트리베니언, 그리고 얼굴없는 기획자 모중석! 이것이 모중석 스릴러 클럽이 왜 <메인, The Main>을 선택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기도하다.

 

이 작품은 1988년 일본에서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에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하드보일드 스릴러, 혹은 느와르 정도로 이 작품의 장르를 표현 한다면 미스터리와는 조금은 거리가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찌되었건 장르적 특성을 넘어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단단한 매력이 이 작품에 있음은 확실해 보인다. <메인, The Main>! 생의 끝자락에 선 우호적인 독재자, 그의 시선속에 담긴 비참한 현실을 빠르고 강한 액션이 아닌 조금은 여유있고 독특한 감성과 색다른 구성으로 담아낸 특별한 작품이다. 지금도 낡고 허름한 외투에 옷깃을 세운 한 남자의 그림자가 꿈이 끝나는 거리를 쓸쓸히 거닐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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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의 전설 5 - 여왕 나이라의 반격
캐스린 래스키 지음, 정윤희 옮김 / 문학수첩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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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협공작전의 성공으로 소렌의 형인 클러드와의 전투를 승리로 이끈 가디언의 전사들. 하지만 비행술을 가르치던, 위대한 가훌 나무의 리더인 스트릭트 스트루마의 죽음이라는 가슴 아픈 상처를 남기게 된다. 클러드와 나이라는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다. 소렌의 여동생 에글렌틴, 에글렌틴의 둥지 친구이자 가장 절친인 프림로즈, 그리고 순종군이었던 '진저'... 이 어린 올빼미들이 <가이언의 전설> 다섯번째 이야기 '여왕 나이라의 반격'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그리고 그들과 얽힌 또 다른 올빼미...

 

위대한 가훌 나무의 어린 올빼미들 대부분이 그렇듯 프림로즈 역시 가디언의 손에 구출되었고, 에글렌틴은 어린 올빼미들의 구조작전 수행중에 프림로즈에 의해 발견된다. 그때부터 그 둘은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된다. 하지만 진저가 새로운 둥지 친구로 들어오면서 작은 변화가 감지 된다. 언제부턴가 에글렌틴은 이상한 꿈을 꾸게 된다. 자신과 소렌이 태어난 전나무, 나무구멍속 엄마의 모습을 꿈을 통해 보게 된것이다. 자꾸 꿈에 집착하는 에글렌틴, 왠지 모르게 절친이었던 프림로즈와의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하고, 반대로 진저와 둘도 없는 친구처럼 가까워지는데...

 

한편 소렌을 비롯한 가훌의 사총사는 듈랍이 오툴리사에게서 몰수한 '부스러기와 모래 주머니의 이상 현상'의 찢겨진 책장을 발견하게 되고, 그것을 오툴리사에게 가져다준다. 오툴리사는 스트릭스 스트루마의 죽음 이후 배신자라 여기는 듈랍에게 복수를 호언한다. 더불어 클러드의 순종족에 대한 방어가 아닌 놈들을 공격할 계획을 하나씩 준비한다. 그리고 장사꾼 매그스에게서 부스러기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점 지팡이와 부스러기의 성분을 분석하는데 도움이 될 도표를 얻게 된다.

 

에글렌틴은 꿈을 통해 점점 엄마가 살아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고 위험한 땅 '비크스'로 엄마를 찾아 떠나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곳에서 엄마를 만나지만 조금은 이상한 엄마의 행동에 조금씩 의심을 품게 되고, 에글렌틴과 진저의 행동에 이상함을 느낀 프림로즈는 그들을 미행했다가 위험에 처하게 된다. 프림로즈의 실종, 사라진 에글렌틴, 올빼미 왕은 구조작전을 지시하고 그들을 찾아 가훌의 전사들은 비크스로 향한다. 에글렌틴과 프림로즈는 무사히 가훌나무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한편 클러드가 이끄는 순종군이 애골리우스 협곡을 함락시켰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그것은 순종군이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부스러기를 손아귀에 넣었다는 뜻이 된다. 소렌과 그의 친구들 훌의 왕 보론으로부터 막중한 임무를 부여 받는다. 듈랍을 북쪽 왕국 글럭시안 형제들의 칩거지로 무사히 데려다 주라는 것과 함께 또 하나의 비밀 임무를 맡게 된다. 또한 소렌은 에질리브에게 북쪽으로 가는 열쇠가 될 전투용 발톱을 선물 받게 되는데...

 

'그놈들이 조종하고 싶은 건 부스러기뿐만이 아니야. 바로 올빼미들의 생각이야. 생각을 조종하고 싶어 한다고.' - P. 127 -

 

<가디언의 전설> 다섯번째 이야기 '여왕 나이라의 반격'은 그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클러드의 단짝 나이라의 사악한 술수를 그리고 있다. 단순한 전투를 벌이는 것이 아니라 치밀한 계략으로 올빼미들의 생각을 조종하고 위대한 가훌 나무 섬의 올빼미들을 위험속에 빠뜨리려는 나이라. 하지만 에질리브와 가디언 일행들은 비크스에서 벌어진 또 하나의 전투에서 그에 맞서는 속임수로 그들을 물리친다. 이전의 이야기들이 물리력을 동원한 전투전이었다면 다섯번째 이야기속 전쟁은 아마도 치열한 정보전이라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

 

'여왕 나이라의 반격'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는 바로 뜨거운 '우정'을 다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단짝 친구였던 에글렌틴과 프림로즈 사이에서 벌어지는 우정의 간격이 그려진다. '삶이란 순식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어. 우정도 그렇고, 모든 것이 순식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지.'(P. 14) 라는 프림로즈의 말속에서 느낄 수 있듯 우정을 어떻게 지키고 만들어가야 하는지를 어린 올빼미들의 용감한 행동들을 보면서 깨달을 수 있을것이다.

 

다섯번째 이야기는 어쩌면 또 다른 모험을 위한 '준비의 시간'이란 느낌을 갖게된다. 책속에서 나오는 올빼미들의 '트윈 타임'처럼 말이다. 낮의 마지막 순간과 저녁의 첫 순간이 겹치는 몇 초 동안의 반짝이는 시간같이... 물론 나이라의 치밀한 계략이 돋보이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과정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던 클러드의 순종군이 애골리우스 협곡을 함락시킨 것이나, 북쪽 왕국으로 모험을 떠날 소렌 일행의 험난한 모험에 더욱 관심이 간다. 네번째 이야기에서 많은 기대를 했던 오툴리사의 활약이 아직은 웅크리린채 빛을 발하지 않고 에글렌틴이 왠지 모르게 특별한 활약을 펼칠 것같은 예감, 그리고 소렌이 가진 '별의 시력'... 가디언의 전사들이 펼칠 다음 이야기들이 더욱 궁금해진다.

 

더욱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된 클러드, 올빼미들의 생각을 조종하려는 나이라! 북쪽 왕국으로 또 다른 모험을 떠나는 소렌과 가디언의 전사들! 다음 이야기가 더욱더 기대된다. 책을 손에 들면 절대 놓을 수 없는 마력에 휩싸인다. 점점 매력을 더해가는 소렌과 친구들, 클러드와 나이라! 모험과 환상속에 자리한 평등 사상과 우정, 평화의 메세지도 이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드래곤과 마법학교에 열광하던 판타지 팬들이 아마도 올겨울 악(惡)에 맞서는 올빼미 용사들에 매혹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렇게 가디언의 전설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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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의 전설 4 - 이중 스파이 작전
캐스린 래스키 지음, 정윤희 옮김 / 문학수첩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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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깨고 나온지 3주, 만에 납치되어 성 애골리우스 학교에 갖히게 된 소렌! 어둠의 공간인 성 애골리우스에서 어렵사리 탈출하게 된 소렌과 길피 그리고 또 다른 두 친구 디거와 트와일라잇은 위대한 가훌의 나무를 찾아 나선다. 전설속에 전해지는 '가훌의 기사단'이 살고 있는 위대한 가훌 나무로의 기나긴 모험과 도전이 펼쳐진다. 그렇게 조금씩 강해지고 성장하면서 위대한 가훌 나무섬에 도착한 소렌과 친구들은 스승인 에질리브에 의해 위대한 가디언이 되기 위해 훈련을 받는다. 하지만 소렌의 형이며 악의 상징이 된 클러드의 계략에 의해 에질리브가 위기에 처하게 되고, 소렌과 가디언들에 의해 에질리브는 구출된다.

 

성 애골리우스와 순종군의 전투인 '대추락사건'으로 비밀조직이었던 순종군의 정체가 노출되고 가훌의 올빼미들은 새롭게 전력을 정비하게 된다. 소렌의 동생인 에글렌틴은 대추락사건으로 소렌의 품으로 되돌아 오게 되고... 한편 순종군이라 자부하며 병력을 키우던 클러드는 소렌과의 전투를 통해 에질리브도, 그들이 납치해왔던 새끼 올빼미들도 모두 잃고 만다. 또한 그들의 본거지마저 노출 되고, 격전으로 인해 클러드는 치명상까지 입게 된다. 얼굴의 깃털과 귀, 눈을 다친 클러드는 걷잡을 수 없는 증오심으로 가득찬다. 그렇게 <가디언의 전설> 그 네번째 이야기는 시작된다.

 

'오, 글라욱스, 내 증오심은 절대 약해지지 않아.' ... '클러드가 천하를 지배할 것이다.'

 

선량한 갈색 물수리 올빼미가 호수에 빠진 클러드를 구해주지만 사악한 클러드는 자신을 구해준 물수리 올빼미마저 죽음으로 몰고 간다. 부스러기에 집중하고 올빼미 세계 정복을 통해 순종 올빼미 왕국 건설을 목표로 삼았던 클러드는 위대한 가훌 나무를 점령해 가울나무를 차지하고 불의 비밀과 자력, 전사들과 학자들 모두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보다 구체적인 목표와 야심을 품게 된다. 우선 흩어진 순종군을 재결집하고 복수의 칼날을 가디언들에게 겨눈다.

 

한편 위대한 가훌 나무에서는, 부스러기와 고등 자기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지만, 고등 자기학에 관한 스프롱크(금지된 지식) 여부를 두고 논쟁이 한창이다. 그러는 와중에 소렌의 스승인 에질리브는 소렌과 길티, 트와일라잇과 디거, 오툴리사, 루비와 마틴까지 모두 일곱명에게 특별한 비밀 임무를 지시한다. 성 애골리우스 학교의 잠입해서 순종군의 일원이 성 애골리우스에 잠입해서 부스러기를 빼돌리는지, 성 애골리우스의 지도자들이 부스러기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지 확인하는 임무가 바로 그들에게 주워진다.

 



 

소렌과 친구들이 비밀 임무를 우여곡절 끝에 수행하고 성 애골리우스 학교를 탈출하지만 피니의 공격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되고, 예전 친구인 호르텐스(미스트)의 도움으로 살아나게 된다. 하지만 소렌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소렌의 형 클러드가 주도하는 사악한 조직 순종군이 훌 섬을 공격할 계획이라는 소식이었다. 위대한 가훌 나무를 둘러싼 소렌의 가디언들과 순종군과의 대전투! 치열하고 냉혹한 전쟁, 소렌은 클러드의 공격을 잘 막아낼 수 있을까?

 

영화로도 개봉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가디언의 전설'은 역시 주인공이 올빼미라는 사실에 시선을 모은다. 언듯 보면 비슷비슷 하지만 서로 다른 종의 특색과 각각의 독특한 매력을 지닌 올빼미들의 면면이 두드러진다. 꽤 많은 올빼미들이 등장으로 초반 책읽기가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올빼미들 나름의 개성과 외향적 특성이 확고해지며 그들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리고 만다. 특히 4편 '이중 스파이 작전'에서 매력을 끄는 인물은 이중 스파이이며 미스트라 불리는 '호르텐스'와 귀족혈통이며 뛰어난 재능을 가진 '오툴리사'가 아닐까 싶다. 이들의 활약은 특히 다음 이야기에서도 더욱 기대가 된다.

 

올빼미들의 습성을 섬세한 묘사와 상황 연출로 이끌어간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새로운 시공간을 창조하면서도 어느 한부분 소홀함 없이 탄탄한 구성과 치밀하게 짜여진 스토리는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선과 악의 단순한 구성을 띄면서도 소렌과 클러드라는 형제간의 대결, 엇갈린 운명을 그려 흥미를 배가 시킨다. 조금씩 성장해가는 올빼미 전사들의 모습을 통해 가족애와 성장의 의미를 되새기게 만들기도 한다.
 
'전쟁이라는 건 특별히 영광스러울 것도 영웅적인 것도 없구나, 라고 소렌은 생각했다.' 전쟁의 참상을 보고 소렌은 이런 생각을 한다. 영웅과 영광을 앞세운 참혹한 전쟁이 아닌 '평화'가 우리 곁에 필요한 것임을 작가는 이 짧은 말로 대신한다. '너떨', '돈다', 그리고 '새똥만도 못하다'라는 올빼미 세계의 심한 욕이 웃음을 자아낸다. 상상속 올빼미들의 세계를 치밀하고 색다르게 담아낸 저자 캐스린 래스키의 섬세함에 다시 한번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꿈을 꿔, 소렌. 계속 꿈을 꿔야 해. 미래를 볼 수 있는 예지몽을 꿔. 네 목숨을 위해, 우리 모두의 목숨을 위해서. 가훌의 가디언들을 위해 예지몽을 꿔야 해.' - P. 234 -

 

소렌을 향해 던지는 오툴리사의 마지막 말이 또 다른 모험으로 가득한 판타지 세계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위대한 가훌 나무의 가디언이 되기 위한 소렌의 성장과 모험은 그렇게 계속된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우정과 사랑, 희망과 평화의 메세지를 전하는 판타지 모험은 더 높은 날갯짓을 시작한다. 악(惡) 맞서는 올빼미 용사! 소렌과 친구들의 멋진 활약을 기대하며 다음 이야기 '여왕 나이라의 반격'에 벌써 손길이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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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도시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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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즈음해 프랑스 작가 발레리 통 쿠옹의 '운명'은 만났다. '행복은 사람을 아름답게 만든다. 나는 사랑을 했고, 사랑을 받았다. 소박하고 수수하고 아름다운 삶이었다.' 도미노처럼 이어진 운명의 굴레에 놓인 네 남녀의 이야기를 통해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에 어울릴 희망과 사랑의 메세지를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 바로 '운명' 이었다. 그리고 해를 바꿔 다섯명의 주인공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옴니버스식 구성의 '운명'적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꿈의 도시> '유메노' 시에서 벌어지는 평범한 이들의 운명을 거스르는 '인생 탈출'! 그 진지하고 색다른 이야기를 들어보자.

 

쿠다 히데오! 이 이름을 떠올리자마자 그의 수많은 작품들의 제목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갈 것이다. 그만큼 관심받고 사랑받는 작가중 한 명인 그가 오랫만에 오쿠다 월드로 우리를 초대한다. '닥터 이라부' 라는 이름만으로도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드는 오쿠다 히데오식 유머, 가장 최근 만난 '올림픽의 몸값'에서 보여준 사회 부조리에 대한 진지하고 섬세한 묘사, 오쿠다 히데오식 가벼움과 날카로움이 살아있는 이들 작품과 닮은듯 또 다른 색깔이 꿈의 도시를 물들인다. <꿈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꿈을 향한 일탈, 일상의 탈출을 꿈꾸는 이들의 모습속에서 독자들은 우리 자신의 모습을, 아니면 현실속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바라볼 수 있을까?

 

그들, 그리고 다섯가지 이야기!

'꿈의 도시, 유메노' 세 개의 읍이 합병 탄생한 유메노시에 놓여진 다섯 명의 주인공들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이혼한 30대 남성 '아이하라 도모노리'는 유메노시 시청 생활보호과에 근무한다. 그의 주된 임무는 생활보호 대상자들, 특히 마크리스트에게서 사퇴 신고서를 받아내는 것이다. 한명이라도 생활보호 수급자수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하는 '케이스 워커', 그것이 바로 도모노리이다. 도쿄 여행을 통해 상류사회의 향기를 맡고 그곳을 열망하는 소녀 '구보 후미에'. 죽어도 도쿄 4년제 대학을 목표로 하는 이 소녀의 목표는 바로 이 촌스러운 꿈의 도시 유메노를 탈출하는 것이다.

 

'가토 유야'는 스물네살의 무코다 전기 보안센터 세일즈맨이다. 말이 세일즈맨이지 사실 폭주족 출신이며, 노인들만 거주하는 집을 노려 사기로 물건을 팔아먹는 일을 하고 있다. 마흔 여덟살의 이혼녀인 '호리베 다에코'는 드림타운 지하 슈퍼에서 파견 근무중인 보안요원이다. 슈퍼에서 소위 '캥거루'들을 잡아내는 일을 맡는다. 그리고 마지막 '야마모토 준이치'는 군의원이던 아버지의 텃밭을 물려밭아 벌써 두번째 시의원을 지내고 있다. 본업인 토지개발 회사에 더 열정?적으로 일하는 시의원이 바로 준이치의 본모습이다.

 



 

평범하다면 평범하고 또 그렇지 않다면 그렇게 느껴지기도 한 주인공들의 모습들이지만 어쨌든 그들은 그들의 목표, 삶의 방식에 충실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그들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예기치 못한 일들이 꿈의 도시에서 그들의 꿈을 가로막는다. 생활보호 대상자 선별에서 떨어뜨린 할머니의 죽음, 또 다른 꿈의 도시로 진학을 꿈꾼 소녀는 괴한에게 납치되고, 이혼한 전처가 생활보호 대상자에서 누락되면서 아이를 떠맡게 되는 남자가 있다. 사이비 종교와 야쿠자들의 틈바구니에서 예기치 못한 일들과 맞부딪치며 자꾸 꼬이고 점점 뒤엉켜가는 꿈의 도시 사람들의 모습이 숨가쁘게 그려진다.

 

지극히 현실적인 우리 사회의 단면들이 책속에서 쉴 새 없이 독자들을 공격한다. 납치와 감금, 탁상행정이 빚은 참혹한 현실, 원조교제와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사기, 정경유착의 고리와 야쿠자의 폭력, 사이비 종교에 휘둘린 삶... 오쿠다 히데오의 날카로운 시선은 책속에 이 많은 사회 문제들을 하나하나 고스란히 담아낸다. 물론 오쿠다 히데오 특유의 유머를 섞어 짧지 않은 분량이지만 결코 지루할 틈도 없이 이야기속으로 독자들을 밀어 넣는다. 평범한 인물들의 소소한 삶에서 시작해, 색다른 색깔과 시선을 통해 이야기를 이끌고, 캐릭터 각자의 매력을 뽑아내는 오쿠다 히데오의 펜끝에 독자들은 다시금 주목하게 된다.

 

'꿈'이란 말은 크게 두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든다. 하나는 '희망'의 다른 이름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일장춘몽의 그 '꿈(夢)'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허울뿐인 꿈의 도시에서 진정한 꿈을 향해 달리는 이들이지만 그들이 꿈꾸던 꿈, 꿈의 도시에서의 탈출은 단지 꿈에 지나지 않는다. 막혀버린 탈출의 통로, 그 곳에 우두커니 서있는 당신의 모습이 보이는가?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꿈을 향해 서있는 것도 당신의 모습이다. 꿈의 도시, 꿈을 만드는 사람들, 그리고 꿈(夢)!!

 

진지함보다 진한 날카로운 웃음을 통해 이 시대의 부조리를 들추어내고, 퍼즐을 맞추듯 긴장감 있게 이야기를 전개해가는 오쿠다 히데오의 매력을 이 작품을 통해서도 유감없이 느낄 수 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의 묘미 또한 작가는 빼놓지 않는다. 2011년 만난 첫 작품, <꿈의 도시>! 냉혹하고 차갑기만한 현실 속에서 희망을, 미래를, 그리고 행복한 현실을 꿈꾸는 가치와 즐거움을 함께 하게 된다. 오쿠다 월드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오늘도 그는 그렇게 우리에게 반가운 손길을 내민다. 그리고 우리는 기꺼이 그 손은 잡으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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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조절구역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장점숙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2008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던 코헨 형제 영화의 원작 소설이기도 한 이 작품의 제목이 왠지 지금 읽고 있는 <인구조절구역>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든다. 물론 영화와 이 작품속 내용이 전혀 다를 지라도, 이 제목이 주는 어감은 저자 츠츠이 야스타카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에 잘 녹아 있는것 같다. '늙는다'는 의미에 대해 어쩌면 조금은 가볍고 조금은 더 충격적인 접근이 츠츠이 야스타카라는 작가가 아니면 이렇듯 과감하게 표현하지 못했을 것이다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늙음'은 죄악이다! 지하철을 타도, 공원을 한가롭게 거닐다가도, 거리를 걷다가도 어느곳에서나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의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의 시선속에 비친 그들의 모습은 노년의 여유와 한가로움이 아니라 노인의 무료함, 갈곳 없이 초라하며, 어느곳에 속하지 못하고 겉도는 듯한 왠지 서글픔으로 가득하다는 느낌을 들게 만든다. '늙는다'는 말이 언제 부터인가 '초라하고 폐를 끼치는 것'처럼 인식되는 현대 사회. 그 죄악으로 치부되는 늙음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인구조절구역>은, 츠츠이 야스타카는 거침없는 이야기를 꺼낸다.

 

'여러분! 지금부터 서로 죽여주십시오.'

어느 가까운 미래? 일본의 한적한 작은 마을에 불어닥친 죽음의 회오리. 미야와키초 5초메 지구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노인상호 처형제도'가 바로 이 작품의 주요 소재이다. 폭발적인 노인 인구 조절이라는 목적하에 벌어지는 70세 이상 노인들간에 벌이는 '실버 배틀'. 이 살육게임은 천덕꾸러기로 전락해버린 노인 인구의 조절을 통해 사회 문제의 해결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젊은층의 부양 부담을 줄이고, 파산직전의 국민연금제도를 유지시키며, 저출산 추세의 해소 등 고령화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 추진하는 제도인것이다.

 

도대체 이런 소재를 어떻게 생각해냈을까? 역시 츠츠이 야스타카구나!하는 감탄이 먼저 터져나온다. 게임은 단순하다. 전국을 대상으로 실버 배틀을 벌일 지구를 선정하고 한달이란 시간동안 서로 죽이면 되는 것이다. 70세 이상의 노인들이 그 대상이고 이 배틀에는 몇가지 주의점이 있다. 피난행위는 금지되고, 국내 및 국외 여행은 제한된다. 그리고 만약 한지구에서 두사람 이상이 살아남았을 경우 그 사람들 전원이 CJCK(중앙인구조절기구) 처형 담당관에 의해 처형되게 된다. 한달이란 시간동안 서로 죽이며 한 지구내 단 한사람만 생존해야 끝나는 게임이 바로 이 노인 상호 처형제도, 실버 배틀인 것이다.

  

<인구조절구역>은 시작에서 부터 충격적이다. 많은 등장인물들이 있지만 담쟁이덩굴 집 영감님으로 불리는 일흔일곱 살의 '우타니 구이치로'가 이 작품의 주인공이다. 자신의 바둑친구인 마사무네 주조를 처리?하러가는 구이치로 영감, 주조의 며느리는 구이치로를 보고 '수고했다'는 말을 남긴다.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와중이지만 웃음과 익살이 묻어난다. 남자 22명, 여자 37명이 이번 배틀의 대상이고 구이치로는 이들에 대해 리스트를 만들고 무력, 지력, 재력 등에 대해 꼼꼼하게 준비한다. 그를 찾아온 가나시키초 2초메 지구의 생존자 사루타니와 구이치로 영감. 그들이 바라보는 실버 배틀이 그렇게 막을 연다. 



 

'말하자면 이 제도의 근본 사상은 노인이 노인인 것 그 자체가 죄라는 겁니다.' 라는 CJCK 처형 담당관의 말이 참 충격적이다. 나이가 든다는것 자체가 죄악시 된 어느 가까운 미래, 정말 이런 일들이 벌어질 수 있을까?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지만 우리 현실에서도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이런 문제들이 벌어지는 상황이기에 결코 단순히 웃어 넘길 문제가 아님을 명확해 보인다.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이상이면 이를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8년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중 10%를 넘어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상황이며 더욱이 급격한 고령화가 불러오는 다양한 문제점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본의 경우 우리보다 앞서 이미 1970년도에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지금은 총인구중 20%를 훌쩍 넘는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었다. 이런 고령화 사회에 대한 문제와 위기의식들이 이 작품으로 표현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보면서, 결코 이 문제가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사실에 공감하게 된다. 쉽게 소재로 삼기 힘든, 고령화 사회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극단적 방법! 츠츠이 야스타카는 이 금기시되는 소재에 대해 작가 특유의 재치와 유머를 뒤섞어 역시 츠츠이 야스타카구나 라는 감탄과 웃음을 선사한다. 단순한 블랙 유머속에 담긴 웃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작가가 제시한 소재와 주제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건네 주기도 한다는 점이 바로 이 작품의 특별함이라고 말할 수 있다.

 

TV에서는 노인들의 이 살육 게임을 중계하고, 정부산하의 기구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배틀을 유도한다. 이 죽음의 배틀을 이벤트화 하는 이에 대해 쓴 웃음이 지어지는 반면, 노인들간에 마지막 생존을 위한 발버둥은 우리 현실을 바라보는 듯해 마음 한켠이 무거워지기도 한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파프리카'를 통해 만화적 상상의 무한을 보여주었던 츠츠이 야스타카. 그가 오랫만에 들고온 충격적이고 익살스런 이야기는 그 자체로 색다르면서 많은 여운을 남긴다.

 

얼마전 영국 BBC의 한 기자는 일본의 고령화 문제에 대해 이런 기사를 썼다고 한다. '일본은 65세이상의 인구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크고, 아직 15살 이상의 인구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적다. ... 이대로의 속도로 간다면, 21세기말의 일본 인구는 현재의 반이 되어 버린다. ... 일본의 장래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라고 말이다.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는 단순히 인구 구성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 경제, 사회, 복지, 문화 등 한 나라의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한 사회 문제와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굉장히 큰 문제인 것이다.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이 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보인다. 문제다 문제다라고 하지만 그 심각성에 비해 대처하는 자세는 그리 적극적이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늙음은 더이상 죄악이 아니다.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있고 지금의 우리 경제가 미래가 있는 것임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까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었을지 모르지만, 이제라도 노인을 위한, 노인과 함께하는, 소외되고 외면받는 모습의 노인이 사라지는 그런 나라를 위해 우리가 더욱 고민하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누구나 언젠간 노인이란 이름을 얻게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구조절구역>은 츠츠이 야스타카 특유의 블랙유머로 고령화 사회의 문제점을 그린다. 혹시 정말 그렇게 될까? 아마 아닐 확률이 크겠지만 그의 상상을 단순히 웃어 넘길 수많은 없다. 영국의 기자가 말했듯 경제 대국 일본의 보이지 않는 몰락은 그들이 해결하지 못한 이 고령화 문제에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츠츠이 야스타카가 던지는 스릴넘치는 블랙유머속에서 우리 사회의 미래를 그려본다. 일흔일곱살의 주인공 '우타니 구이치로', 그리고 그와 같은 나이의 츠츠이 야스타카. 그의 기발하고 거침없는 상상력, 아직 죽지 않은 노작가의 열정을 이 작품을 통해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인상적인 등장인물들과 색다른 소재, 특유의 블랙유머가 어울린 츠츠이 야스타카의 매력속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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