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스의 라이벌들
아서 코난 도일 외 지음, 정태원 옮김 / 비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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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탐정 김전일과 명탐정 코난! 요즘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에니메이션을 꼽으라면 이 이름들이 빠지지 않을 것이다. 일본식 이름 긴다이치 하지메와 에도가와 코난. 성인 독자들에도 익숙한 명탐정 긴다이치 고스케, 그의 손자가 바로 긴다이치 하지메, 김전일이라는 사실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을 터. 에도가와 코난이란 이름도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듯한 느낌이든다. 그 이름은 바로 일본 미스터리의 아버지 에도가와 란포와 아서 코난 도일의 이름을 조합한 것이다. 김전일과 미유키 콤비, 뛰어난 추리와 관찰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코난! 아이들에게도, 아니 어른들에게도 이들은 꽤 유명한 탐정이다.

 

'애드거 앨런 포'를 흔히 추리소설의 창시자라 부른다. 추리소설의 역사라고도 불리는 그는, 일본 미스터리의 아버지 에도가와 란포에 커다란 영향을 주게 된다. 에도가와 란포란 이름이 애드거 앨런 포의 일본식 이름이란 건 이미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어찌되었건 추리 탐정소설의 역사는 이처럼 오랜 과거에서 현재에 이어지기까지 하나의 연결고리로 이어지고, 또 다른 장르로 발전되고 계승된다. '불가능한 것을 제외하고 남는 것이 아무리 믿을 수 없는 것일 지라도 그것이 진실이다'라는 말을 가장 좋아한다는 꼬마 탐정 에도가와 코난, 이 말은 셜록 홈스에 나오는 명대사라고 한다. 가장 좋아하는 탐정으로 서슴없이 셜록 홈스를 꼽는 이들처럼 '셜록 홈스'라는 그 이름은 이미 전설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서설을 길게 시작한 이유는 아마도 '아서 코난 도일과 셜록 홈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이유 때문일 것이다. 애드거 앨런 포가 추리소설의 창시자라면, 코난 도일과 셜록 홈스는 아마도 탐정소설의 시작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1887년 '주홍색 연구'라는 작품을 통해 처음 그 모습을 드러낸 셜록 홈스! 하지만 초반 그의 등장은 그리 관심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보헤미아의 추문'이란 작품이 연재되면서 독자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 그 이름은 영원한 전설이 되어버렸다.

 

'셜록 홈스'라는 이름은 영원이란 단어와 함께 꾸준히 사랑 받고 있지만, 어쩌면 최근까지 조금은 잊혀져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영화라는 장르를 통해 보다 박진감 넘치는 캐릭터로 되살아나고, <셜록 홈스의 라이벌들>이란 작품으로 잠시 잊고 있었던 그 이름을 되돌아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셜록 홈스가 등장하고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부터 영국에서는 추리소설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까지 탐정 추리소설의 유행은 그렇게 셜록 홈스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셜록 홈스의 라이벌들>은 셜록 홈스가 이끈 추리소설의 전성기에 등장한 또 다른 탐정 소설들을 다루고 있다. 셜록 홈스 관련 작품에 익숙한 코난 도일이라는 이름속에 숨겨져 있던, 셜록 홈즈가 없는 또 다른 추리소설들이 등장하고, 셜록 홈스에 영향을 받은, 유행처럼 번진 추리소설의 다양한 작가와 작품들이 고전의 향기를 품고 이 한 권의 책을 가득 메운다. 아서 모리슨, 그랜트 앨런, 아널드 베넷 등 열명의 작가와 그들의 30편이나 되는 고전 추리소설들이 담겨져 있다. 코난 도일의 작품속에 셜록 홈스라는 유명 스타가 없는 것이 이 책의 특색이랄까?

 

탐정 셜록 홈스와 함께 그 시대를 풍미했던 소설속 인물이 바로 괴도 루팡이다. 영국에서 셜록 홈스가 유행했다면 프랑스에서는 모리스 르블랑의 아르센 루팡이 역시 인기였다고 한다. 모리스 르블랑의 작품속에는 셜록 홈스가 등장하지만 세간에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이것 모두 모리스 르블랑이 코난 도일의 허락도 없이 사용한 것이라고 전해지기도 한다. 어쨌든 셜록 홈스와 아르센 루팡, 그리고 홈스를 옆에서 보좌해주는 왓슨! 변장술에 능한 홈스와 루팡! 이들의 대결구도와 인물 구성 또한 유행처럼 다른 작가들의 작품속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신사 도둑 래플스, 괴도 롬니 프링글, 클레이 대령 등 괴도 루팡의 이미지를 닮은 등장인물들이 있는가 하면, 사립 탐정 마틴 휴이트는 가장 뛰어난 셜록 홈스의 후계자라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여성 탐정 러브데이 브룩은 또 다른 탐정의 이미지를 독자들에게 선물하기도 한다. 소년 조수 아서는 아마도 왓슨의 역할을 맡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셜록 홈스의 붐에 뒤따르는 단순한 아류작들이 아닌 그들 나름의 개성과 매력을 갖춘 주인공들이 각각의 작품마다 자신들이 셜록 홈즈의 라이벌임을 당당하게 이야기하는듯 하다.

 

지금은 일상화된 디지털 카메라가 우리에게 필수품이 된 것은 아마도 인터넷의 발달과 싸이 월드와 같은 미니 홈피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부터가 아닐까 생각된다. 스마트 폰이 사랑을 받는 이유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소통의 공간들과 수없이 많고 다양한 어플들로 가능한 것이 아닐까. 셜록 홈스와 그의 라이벌들이 사랑받았던 시대는 셜록 홈스의 등장이 시발점이 된것은 물론이지만, 더불어 수많은 잡지들이 대량으로 창간된 이유가 클 것이다. 그로인해 셜록 홈스와 라이벌들이 독자들을 만날 창구가 다변화 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적 미스터리 추리소설의 빈곤 시대! 언제나 이런 아쉬움이 묻어나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일본 미스터리가 장악한 우리의 미스터리 독자들은 누구나 우리의 정서에 맞는, 색다른 한국적 미스터리를 갈망하고 있을 것이다. 셜록 홈즈라는 이름을 통해, 그의 라이벌들을 통해 독특한 한 시대를 이끌어 갔던 것처럼, 우리에게 어울리고 사랑받는 미스터리, 탐정 추리 소설들이 가까이 다가오고 탄생하기 위해서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작품을 만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치듯 지나간다.

 

천재적인 두뇌를 소유하고 쉽게 풀 수 없는 기묘한 사건들을 간단 명료하게 풀어가는 매력적인 탐정과 괴도들의 맹활약은 한 세기가 훌쩍 지나간 지금 만나도 어색함 없이 너무나 즐거운 시간을 선물해준다. 책의 중간중간 자리하는 70여 편의 삽화는 당시의 모습과 추리소설의 묘미를 간직하고 있어, 깊고 진한 고전의 향기로 독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하지만 약간의 아쉬운 맘이 드는 독자들도 있으리라. 쵸코파이의 원조는 역시 오리*인 것처럼. 어찌 되었건 추리소설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인물, 셜록 홈즈는 등장하지 않지만... 그의 라이벌들이 충분히 그의 빈자리를 메워주고 있는 작품이다.

 

<셜록 홈스의 라이벌들>을 통해 또 한명 기억해야한 사람이 있다. 바로 이 작품의 역자인 故 정태원님이다. 대한민국의 대표 셜록키언 중 한 사람이었다는 정태원님은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고인이 되었다. 그의 열정으로 새롭게 선보인 30편의 추리소설이 그래서 더 소중하고 값지게 느껴진다. 작품을 만나면서 가끔은 역자에 대해서 살펴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꽤 많다. 그의 이름도 조금 낯설기도 한데... 그가 번역한 작품들을 보고서는 아~ 하는 탄성이 새어나온다. 아사다 지로의 '지하철',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 트리베니언의 '메인' 등 너무나 익숙한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마음속에 고인의 명복을 빌어본다.

 

아서 코난 도일과 셜록 홈스, 그리고 <셜록 홈스의 라이벌들>! 700페이지에 이르는 책의 무게 만큼이나 미스터리 추리 소설의 진정한 즐거움과 재미를 만끽 할 수 있는 가치를 간직한 작품이다. 셜록 홈스가 있어 그들이 있었고, 그들이 있었기에 요즘 한껏 재밌게 만나고 있는, 활짝 만개한 일본 미스터리 문학이 있는 것이리라. 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조금씩 기지개를 펴고 있는 한국 미스터리 소설계에도 <셜록 홈스의 라이벌들>은 또 다른 자극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느새 가을이 우는 소리가 들린다. 이 작품은 여름과도 어울리지만 깊어 가는 가을! 천재적인 그들의 즐거운 추리를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들에게 반갑게 손을 내밀어보자. 안녕! 셜록 홈스 그리고 그의 라이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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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항설백물어 - 항간에 떠도는 백 가지 기묘한 이야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32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금정 옮김 / 비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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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차를 운전하다가 갑자기 뛰쳐나온 노루를 친 사람이 있었대. 근데 그 사람은 그 노루를 가지고 집에 와서 가족들이랑 요리를 해먹었다지? 그리고 얼마후 차를 운전하고 가는데... 또 노루가 보이는거야. 그래서 그 노루를 잡아먹을 생각에 액셀을 밟고 노루를 받아버렸대. 차에서 내려 노루를 싫으려고 했는데... 그게 노루가 아니라 어떤 할머니였대. 그게 그 죽은 노루가 사람을 홀려서 한 짓이라나? 그러니까 너두 혹시라도 동물을 치었을때는 그냥 지나치는게 좋아... 쓩~~~'

 

얼마전 친구가 들려준 이야기다. 요즘 이상하게 새들이 차로 돌진하는 일(몇주새 세번씩이나... ㅠ.ㅠ)이 빈번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더니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해준다. 날아다니는 새를 달리는 차로 잡는 사나이. ㅠ.ㅠ 어쨌든 이런 얘기를 듣고 보니, 에구~~ 가슴이 섬뜩해진다. 우리 주변에서 이런 비슷한 이야기들을 종종 듣게 된다. 무심코 지나쳐버리기도 하지만 가끔 그와 비슷한 상황과 맞닥드릴때면 왠지 온몸에 털이란 털들이 곤두서고 소름이 끼쳐오기도 한다. 여름이면 찾아오는 이와 비슷한 괴담이나 무서운 이야기들이 무더위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시원하게 해주기도 한다.

 

어느새 2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항간에 떠도는 백가지 기묘한 이야기', '항설백물어' 라는 작품을 통해 일본색이 물씬 풍기는 독특한 괴담들로 그 해 여름 또한 행복했다. 그리고 다시금 그 즐거운 이야기들이 독자들을 찾아왔다. <속항설백물어>는 '항설백물어'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이다. 괴담 수집가이자 작가 지망생 야마오카 모모스케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기묘한 이야기속으로 발검음을 재촉한다. 모모스케와 더불어 다시 모인 삼총사! 잔머리 모사꾼 어행서 마타이치, 여자 인형사 오긴, 변장의 명수인 신탁자 지헤이가 기묘하고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풀어낸다.

 

요괴, 유령, 기묘한 죽음들... 이번 작품속에서도 모모스케는 기묘한 사건들을 불러 모은다. 아니 그의 발걸음 곁에는 사건들이 끊이지 않는 모양이다. 돌맹이가 이마에 박혀 죽은 사람처럼 황당하면서도 평범해 보이는 사건이 어느새 일본의 전설속 요괴를 끄집어 내고, 잇따른 화재와 유령선의 등장으로 모모스케와 그의 동료들의 발걸음은 또 다시 분주해진다. 목이 잘려 죽지만 되살아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신(死神)과 유령이 세상을 어지럽힌다. 모모스케의 시선과 발걸음으로 기묘한 사건들이 되살아나지만, 사실 이 사건을 해결하는 중추적 역할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마타이치와 소악당들이다.

 

<속항설백물어> 속에 담긴 일본이란 나라의 괴담들은 역시 '일본적 특색'이 짙게 배어있다. 표지에서 풍기는 일본이란 나라의 색채가 700여 페이지를 넘기는 내내 은은한 향기처럼 흘러나온다. 처음 '항설백물어' 시리즈를 만나는 독자들이라면 아마도 초반 조금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다. 지명에서 시작해 등장인물들의 이름, 그리고 오랜 시간 일본에서 전해져오는 괴담과 전설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아무래도 낯선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낯설기만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줄 믿는다. 그 이유는 모모스케와 소악당들이 풀어가는 사건들이 일정 패턴을 유지하면서 각 장마다 새로운 사건들을 풀어내기 때문이다.

 





 

'인간의 추악함, 기묘한 이야기로 되살아나다!' 라고 '항설백물어'를 표현했었다.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이다. 괴담이라는 소재를 차용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인간의 추악함이 만들어낸 비열하고 잔인한 그림자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인간'이란 이름을 가진 이들이 요괴나 전설속 기괴한 괴물보다도 더 잔혹하고 추악할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 <속항설백물어>를 통해 일본이란 향기에 취하고, 그들에게 전해져오는 우리와는 차별화되는 독특한 전설과 괴담에 심취하고, 모모스케를 비롯한 소악당들의 활약에 매혹된다.

 

또 하나 이번 두번째 '항설백물어' 시리즈의 특별한 점은, 역시 무심코 만나게 되었던 모모스케와 마타이치를 비롯한 주요 등장인물들의 숨겨진 과거가 밝혀진다는 사실일 것이다. 이야기속에 빠져들다보니 그들의 현재에만 집중하게 되었는데... 이제 그들의 과거속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현재, 멋진 활약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이 <속항설백물어>의 또 다른 재미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결말 또한... 화들짝!! 

'항설백물어'를 만나고 나서 '교고쿠 나쓰히코' 라는 작가의 또 다른 작품들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2년이란 시간이 흘렀어도 아쉽게도 아직... 아직이다. 이미 많은 독자들의 엄지 손가락이 세워져 있는 '우부메의 여름', '망량의 상자'를 비롯한 다양한 작품들과 만남을 다시한번 계획해야 할 것 같다. '항설백물어'의 세번째 이야기 '후항설백물어'가 내년 비채를 통해 출간된다는 기쁜 소식이 들려오는 듯?하다. 어김없이 내년 여름에도 우리집 평균기온이 조금은 내려갈 듯... ^^

 

책을 내려놓으며 문득, 이런 글이 떠오른다. 개인적으로 요즘 너무 힘든 시간들을 보내서인지, 조금씩 지쳐있는 나 자신이 엿보인다. 쳐진 어깨,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생각들, 점점 작게만 느껴지는 자신을 바라보는데 너무 익숙해져가는 듯하다. <속항설백물어>를 읽다 보니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려 있다.' 어디선가 이런 말이 들려오는듯 하다. 요괴도, 유령도 우리의 마음이 시키는대로 보이고 반응하는 것은 아닐까?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싶다. 할 수 있다. 내 마음은 이미 그렇게 말한다.

 


'스스로 졌다고 생각하면 진다. 스스로 용기가 없다고 생각하면 비겁해진다. 이기고 싶지만 이길수 없다고 생각하면 이기지 못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있다. 스스로 남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면 남을 앞설수 있다. 인생이란 전쟁은 언제나 더 빠르고 더 강한 사람이 이기는 것만은 아니다. 정말로 승리하는 사람은 스스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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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페어
하타 타케히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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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하라 나츠미? 얼마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어느새 일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나보다. '살인보고서'라는 작품을 통해 너무나 매력적인 그녀를 만나고, 짝사랑의 설레임처럼 두근대던 마음이 아직도 생생한데 말이다. 그녀의 이름을 듣는 순간! 아~~하는 반가움의 탄성이 절로 새어나온다. 그녀구나! 그녀가 돌아왔구나~!! 형사 유키하라 나츠미, 표지속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습이 그녀일까? 네모난 상장를 들여다보는 예쁜 눈이 그녀일까? 서둘러 페이지를 열어본다.

 

쓸데없는 미인, 유키하라 나츠미!

여전히 아름다운 그녀! 나츠미를 보고는 누구나 하는 말이다. '쓸데없는 미인!' 경찰 일을 하는데 정말 필요치 않는 그녀의 미모와 육감적인 몸매, 30대 후반의 나이임에도, 술에 골아떨어져 뒹굴어도, 집안도 엉망진창으로 지저분해도, 이 모든것을 커버할 수 있는 아름다움을 가진 그녀! 그녀의 파트너인 안도 가즈유키 역시 이 말에 공감! 어쨌든 술해 취해 사경을 헤매는 그녀를 깨우러 안도가 집으로 찾아온다. 신주쿠의 공원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제 그녀가 출동할 차례인가?

 

페이지를 열자마자 살인사건의 전주곡이 들려온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소녀의 하교길, 공원에서 마주친 낯선 남자, 노출광이라 생각했던 그녀의 생각은 빗나가고 이미 안구가 도려내어진 남자의 시체가 누워있다. '이것이, 리얼리티.... 그리고, 독창성'이라는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남자. 그렇게 소녀는 죽음을 당한다. '추리소설' 상권...에서 발췌 했다고 쓰여진 이 글은 단순히 소설의 한부분이 아닌 실제 살인 사건으로 되살아난다. 그리고 소설 뒤에는 범인의 이니셜인듯한 'T. H'라는 글자가 쓰여있다.

 

'불공정한 것은, 누구인가?'

안도와 유키하라가 사건현장에 도착했을때 안도가 작은 책갈피 같은 종잇조각을 발견한다. 거기에는 '불공정한 것은, 누구인가?'라는 검은 글씨가 쓰여있다. 이제 이 사건을 경시청 수사 1과 검거율 넘버원 유키하라 나츠미가 풀어나간다. 유키하라가 맡은 살인사건과 더불어 시점은 또 다른 등장인물들에게 이어진다. 출판사 편집자인 세자키 이치로, W대학 문학부 미스터리 연구회 소속의 다구치 가즈시와 가쓰야 리에코, 미스터리 작가인 구루메 류이치로, 그리고 범인 자신의 시선 등 다양한 인물들이 이 살인사건과 연결되어 치열하게 독자들과 두뇌싸움을 벌인다.

 





 

범인은 누구인가? 살인사건의 예고 격인 이 '추리소설' 이라는 작품의 원고를 범인은 경찰과 출판사에 보내고 다음 살인을 예고한다. 급기야 범인은 자신의 작품을 최고가로 낙찰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결국 어쩔 수 없이 범인이 예고한 살인사건이 발생하기에 이른다. 리에코에게 전해져오는 T. H. 란 이니셜이 붙은 문자메세지, 세자키를 찾아와 자신이 류이치로의 대필 작가라 말하고 자신의 작가 데뷔를 부탁하는 다구치, 미스터리 작가 류이치로.... 이들중에 범인이 있는 것일까? 아니면....

 

하타 타케히코의 '살인보고서'에서도 그랬던것처럼, 그의 작품 속에는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비춰진다. 출판계에 뿌리깊은 관행들에 대해서 꼬집는다. 유명 작가들의 이름만 빌린 작품의 대필, 대형 출판사들의 베스트셀러 조작을 위한 사재기와 잘못된 관행들... 더불어 원조교제와 같은 사회 문제들에 대해서도 가차없이 꼬집는다. <언페어>는 그 제목과 같이 수없이 '불공정한 것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살인사건 현장에서 유키하라가 주웠던 것과 닮은 '불공정한 것은 누구인가?'라는 문구가 담긴 책갈피가 책 속에서 조용히 우리를 노려보고 있다.

 

'전개가 불공정하다. 동기에 리얼리티가 없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명탐정의 규칙'은 미스터리 추리소설속 뻔한 장면들을 실랄하게 비판했던 작품이다. <언페어>에서도 사건의 범인은, 아니 작가는 추리소설의 '룰'이라는 말을 통해 히가시노 게이고가 그랬던것 처러머 뻔한 추리소설의 공식들을 비판하고 있다. 추리소설 속 추리소설이라는 독특한 형식을 통해 기존 추리소설의 틀을 깨어버리고,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적인 여형사를 등장시켜, 여성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남성 팬들을 그녀의 매력속에 사로잡는다. 하타 타케히코는 리얼리티와 페어게임이라는 독자와의 약속을 과감히 깨어버리는...추리소설의 공식을 떨쳐버린다.   

 

'피해자가 마지막으로 본 풍경을 보고 싶다.'

유키하라가 수사에 들어가기전 행하는 이런 의식 때문에 그녀가 검거율 넘버원을 차지하는 것은 아닐까? 이번에도 역시 그녀의 멋진 활약이 돋보인다. 형사로써 쓸데없을 만큼 아름다운 외모, 한 아이의 엄마, 세상 그 어떤 여자보다도 강한 엄마의 이름으로 유키하라는 또 하나의 사건을 해결한다. 불공정에 대해서 수없이 묻고 있지만 정작 소설 자체가 불공정?하기 만한 이 독특한 작품 <언페어>. 독특한 구성과 시점을 달리해 빠르게 전개되는 구성, 작가와의 치열한 두뇌싸움도 즐거운 작품이다. 무엇보다도 오랫만에 다시금 유키하라 나츠미를 만나서 행복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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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하이웨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31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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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찌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요즘은 매일 매일이 비요일이다. 거실에서 뒹굴뒹굴 할때면 어김없이 달려드는 우리 딸아이. 집에서 윗옷을 모두 벗고 지내는 나로서는 이녀석이 달려오는 것이 무섭?기만 하다. 달려들어서는 어김없이 내 젖꼭지를 꼬집는다. 한두번 관심을 갖는구나 했었는데... 요즘은 잡아 당기면서 아빠가 '아야아야~'하는 것이 꽤나 재밌는지 신난다고 자지러진다. 이런 나쁜 딸... ㅠ.ㅠ 어쨌든 이 하나만 보더라도 아이들의 집착은 굉장한듯하다. 어떤 장난감 하나에 빠져서 오로지 그것만 탐닉하다가도 금방 싫증을 내기도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집요하다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펭귄 하이웨이>의 주인공 아오야마도 우리 딸 아이와 비슷하다. 아니 그 또래의 여느 아이들이 그렇듯 집착과 집중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초등학교 4학년 야오야마는 공부도 열심히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꼬마 아이다. 매일 노트에 많은 것들을 기록하고 책도 많이 읽고, 무엇보다 알고 싶은 것이 참 많은 아이다. '다른 사람에게 지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만 어제의 나 자신에게 지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하루하루 세계에 대해 배워나가면 나는 어제보다 조금씩 훌륭해진다.'고 거창하게 말하는 녀석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내자신이 부끄러워질만큼 어른스럽기도한...

 

어쨌든 그런 아오야마에게 두가지 커다란 관심거리가 있다. 하나는 아오야마가 다니는 치과에 있는 예쁜 누나, 특히 누나의 가슴에 대한 관심이고 다른 하나는 누나가 부탁한 '펭귄 하이웨이'이다. 근처에 바다도 없는 아오야마의 마을에 펭귄들이 떼지어 나타나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그러다가도 갑자기 사라지기가 일쑤. 그리고 펭귄이 탄생하는 순간!을 목격하게된 아오야마. 우치다와 하마모토와 함께 이 기이한 현상을 풀어가기 위해 종횡무진 연구, 활약하는 아오야마. 미모의 치과누나와 가슴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펭귄 하이웨이... 어린아이의 시선이지만 생각만큼은 어른인 나를 넘어서는 이 기발한 꼬마의 이야기가 달콤하다.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작가 아서 클라크는 SF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다루는데 우리 대부분은 그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판타지란 일어날 수 없는 일을 다루지만 우리는 종종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바란다고 설명하며 SF와 판타지를 구분했다.' - 역자 후기 중에서 -

 

콜라캔이 펭귄으로 변하고, 체스판에서 박쥐가, 우산에서 망고가 열기도 하고, 치과 누나와 펭귄 사이의 기이한 관계 ...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가 서서히 무너지면서 모리미 토미히코 특유의 유쾌한 판타지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역자는 후기를 통해 SF와 판타지에 대한 구분을 말한다. 그러면서 이 작품 <펭귄 하이웨이>는 이 둘을 아우르는 그런 작품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중 하나는 주인공이 바로 어떤 편견도 갖지 않은 어린 아이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달고 있다. 모든것이 새롭게 느껴지고 신기하게 받아들여지는 순수한 소년의 성장 판타지가 바로 <펭귄 하이웨이>인 것이다.

 





 

소설이 아닌 만화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를 통해 '모리미 토미히코'를 처음 만났다. 청춘 판타지 로맨스라는 장르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은 이 작품은 캐릭터들이 가진 색다른 매력을 만화 주인공들의 표정과 행동을 통해 시각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 소설보다 더 좋았던 기억이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유정천 가족'을 통해 판타지라는 장르를 통해 이런 감동도 전해줄 수 있구나 하는 느낌을 간직하기도 했다. 그렇게 몇 안되는 작품들이지만 '모리미 토미히코'라는 이름을 특별한 작가로 기억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리고 <펭귄 하이웨이>를 통해 그만의 매력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된다.

 

순수함이 있어야 가능한 상상들, 과학적 지식이 뒷바침 되어야 가능한 전개들을 바라보면서 작가가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고 작품에 열정을 쏟아 부었는지 깨닫게 된다. 그렇게 억지로 만들어지지 않는 순수하고 풍부한 상상의 세계를 가진 특별한 그 만의 세계에 매혹되고 만다. 사내 아이들이라면 어린 시절 누구나 가졌을만한 가슴에 대한 집착과 상상, 외설?스럽지 않으면서 유쾌하고 순수하게 그려내는 그 이미지들이 왠지 어린 시절 나 자신의 모습으로 투영된다.

 

'아버지는 세상에는 해결하지 않는게 좋은 문제도 있다고 했어요. 내가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가 그런 거라면 나는 상처를 입게 될 거라고.'

 

치과 누나에 대한 짝사랑, 어른이 되어가면서 깨닫게 되는 진실들, 성장하면서 겪게되는 수많은 고통들... 이 작품은 조금은 조숙해보이지만 아직도 여전히 어리기만한 아오야마 모습을 통해 어린 청춘들의 성장을 그려내는 작품이다. 모리미 토미히코 특유의 발랄하고 유쾌한 유머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어 그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상상의 세계와 더불어 즐거운 상황과 대화들이 즐거움을 더해준다. 세상에서 해결하지 않는게 좋은 문제들... 아오야마는 그렇게 조금씩 성장해간다.

 

아빠라는 이름을 가진 이들이라면 누구나 하는 걱정이겠지만, 딸아이 '이슬'이가 조금씩 커갈때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아빠로서 어떤 모습들을 보여주어야 할까 고민이된다. 지금은 아빠의 젖꼭지?에 집착하지만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궁금하기도 하다. 아오야마처럼 세상 모든것이 궁금해질때 아빠로써 어떻게 말해주고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할까? 현실이 아닌 상상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이 세상에서 아빠는 어떤 이야기들을 들려주어야 할까? 유쾌하고 즐거운 청춘 판타지 소설을 통해 이런 작은 고민을 해보게된다. <펭귄 하이웨이>는 이전의 그의 작품들이 그랬듯 만화로 만나도 참 즐거운 작품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유머와 감동, 모리미 토미히코의 즐거운 상상이 있어 언제나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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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데드 Walking Dead 1~5 세트
로버트 커크먼 지음, 장성주 옮김, 찰리 아들라드 외 그림 / 황금가지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온몸을 축 늘어뜨린채 천천히 걷는다, 머리가 잘리거나 총을 맞으면 죽는다, 좀비에게 물린 사람은 다시 좀비가 된다, 자신이 좀비가 되었다는 사실을 모른다, 좀비가 왜 생겨났는지 그 누구도 모른다.' ... 좀비(Zombie)는 살아있는 시체들을 말한다. 주로 영화를 통해서 그들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고, 습성이 어떤지 모르는 이가 없을테지만 앞서 말한 몇 가지가 그들에 대한, 영화속에서 비춰지는 모습에 대해 잘 설명해주고 있다. 그들이 왜 나타났는지도, 갑자기 세상이 왜 그렇게 변해버렸는지도 모른채, 사람들은 그들을 피해 안전한 곳으로 계속 도망을 다닌다.

 

사실 우리에게 좀비는 그리 무서운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처녀귀신, '내다리 내놔!'를 외치던 그 귀신들이 더 오싹하고 무섭운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일본 영화 주온의 그 허옇고 마스카라 짙은 꼬마 귀신이나, TV를 뚫고 나오는 긴머리 귀신도.... 으~~~~ 하지만 외국의 경우는 우리와는 조금은 다르다는 생각이든다. 영화 '28일 후'를 비롯해 '새벽의 저주',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과 같은 좀비영화들을 보면 우리의 처녀귀신 만큼이나 그들에겐 무서운 존재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한다. 우리에겐 귀엽게 보이기까지한 강시가 중국인들에게 무서운 존재인것처럼...




좀비를 다룬 수많은 작품들중 이번에 만난 작품은 <워킹데드>라는 만화이다. 이미 이 작품은 미국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져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한다. 물론 국내에서도 소개되어 꽤나 많은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아직 만나보지 못한 작품이다. 좀비를 소재로 한 만화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했고, 뉴욕타임즈에서 16주간 베스트셀러에 오르면 커다란 인기를 모았다는 이 작품 <워킹데드>는 그래서인지 더 기대가 된다. 언제나 영상보다 종이 내음 가득한 책이 주는 매력이 좋다고 생각하기에 <워킹데드>를 책으로 먼저 만나보게 된것이 조금은 더 기쁨을 준다.

 




 

'내가 좀비 영화에서 가장 싫어하는 부분은 바로 결말이다. 영화가 끝난 후에 무슨일이 벌어지는지 늘 궁금하기 때문이다. 설령 모든 캐릭터가 죽는 결말이라고 할지라도.... 나는 영화가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 이따금씩 좀비 영화는 감독이 자기가 싫증 날 때까지만 보여주는 한 개인의 삶의 편린 같다는 생각이든다. 그러다 보니 캐릭터를 파악하고 흥미진진한 모험이 시작되자마자 쾅! 슬슬 재이있어진다 싶은 부분에서 짜증나는 종영 자막이 올라오기 일쑤이다.' - 여는 글 中에서 -

 

여는글을 통해 작가 로버트 커크먼은 이렇게 말을 꺼낸다. 좀비 영화 뿐만이 아니라 결말때문에 실망스러운 작품들을 상당히 많이 만나게 된다. 이야기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이런 말을 먼저 제기하는 작가의 당당함이 이 작품을 기대케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된다. 이 작품을 통해 좀비 영화에 대해 가졌던 선입견을, 가령 무섭다기 보다는 약간은 바보같은 좀비의 모습, 폭력성과 잔인함이 너무 심하다거나, 작가의 말처럼 황당한 결말 등... 과감하게 떨쳐버릴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도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교도소를 탈출한 탈주범들과의 대치상황에 놓인 경찰관 릭! 그가 바로 이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이다. 탈주범들의 총에 맞고 정신을 잃어버린 릭, 병원에서 캐어난 릭은 병원은 물론, 온 세상이 좀비로 뒤덮혀버린 사실을 깨닫게 된다. 어렵사리 집으로 돌아와 아내 로리와 아들 칼이 애틀랜타에 있는 처가에 갔을거라 생각한 릭은 이내 발길을 그곳으로 옮긴다. 커다란 도로 위를 말을 타고 달리는 도시의 보안관 릭! 하지만 그곳에서도 그를 기다리는 건 좀비들 뿐이다. 위험 상황에서 글렌의 도움으로 어렵게 목숨을 구한 릭은 글렌과 그의 일행들이 살고 있다는 캠프를 찾아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로리와 칼과 재회하게 된다.

 

자신의 동료였던 셰인의 도움으로 이곳까지 빠져나올 수 있었던 그의 가족들. 이들 캠프에는 데일 아저씨, 캐럴과 딸 소피, 에이미와 안드레아 자매, 앨런과 도나, 그녀의 쌍둥이들이 함께 한다. 이렇게 갑작스레 좀비들의 세상이 되어버린 세상에서 릭과 그의 가족, 그의 친구들이 기나긴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셰인과 아내 로리와의 부적절한 관계, 좀비들의 습격으로 에이미가 죽게 되고 이내 그들은 캠프를 떠나기로 결정한다. <워킹데드> 그 첫번째 이야기, 좀비 랜드?의 시작은 바로 이러했다.



 


 

두번째 이야기가 시작된다. 누군가의 죽음이 있다면 여행에서 또 다른 만남들이 있다. 릭 일행은 타이리스씨가족을 만나 모험을 계속하게 되고 로리는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릭에게 알린다. 사냥중 총에 맞은 릭의 아들 칼과 좀비의 습격에 죽음을 맞은 도나. 이야기는 점점더 재미를 더해간다. 계속된 모험속에서 그들의 쉼터로 적합한 교도소를 발견한 릭 일행,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그들이 쉼터로 삼은 교도소에는 살아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곳의 죄수들이었던 이들과 함께 지내게된 릭 일행. 하지만 예기치 않은 살인과 사건들이 계속적으로 일어나게 되고 마침내 그들 나름의 규칙을 세우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사람을 죽인 자는 사형!'이라는 강력한 공동체의 규칙이다. 3권 '철창속의 안전'이 이런 내부적 갈등이 서서히 표면화 되었다면 네번째 이야기에서는 이제 그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게 된다. 일행의 리더 역할을 하던 릭 마저 이성을 잃고 난폭해지기도 하고 일행들 사이에서 섹스와 폭력으로 얼룩진 광기가 점점더 어두운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추락하는 헬기를 찾아 떠난 글렌과 릭, 그리고 미숀! 하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건 또 다른 위험 뿐이었다. 정체모를 또 다른 집단에게 붙잡힌 릭, 그들앞에 놓인 거대한 시련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마지막 5권에서 잠시 페이지를 덮는다. 국내에서 출간된 작품은 현재 5권까지 이다. 미국에서는 현재 14권까지 출간되었고, 드라마로는 국내에서 시즌2가 10월 방영을 준비한다고 한다. 새로 이어질 다음 이야기, 영상으로 만나게될 시즌 2! 이 짧은 만남만으로도 너무나 그 시간들이 기다려진다.  

 

'사람들이 극단적인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또 그러한 상황이 사람들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탐구하려 한다. 그 탐구는 긴 시간동안 이어질 예정이다.'

 

<워킹데드>를 시작하면서 작가는 그의 작품속에 이런 메세지를 전한다. 단순히 좀비라는 존재의 두려움, 그들과의 대결과 모험속에서 보여지는 잔혹성과 폭력성의 문제들이 아닌 인간이 자신들에게 놓여진 상황속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어떤 행동들을 나타나는지를 말이다. 이 문제들은 단지 인간과 좀비라는 단순 대결구도가 아닌 인간이란 존재 자체에 대한 물음이 되지 않을가 싶다.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좀비들, 그들과 다를바 없는 인간들의 행동변화, 결국 인간들이 좀비보다 무서운 존재임을 이 작품속에서도 바라볼 수 있다.

 



 

피를 뿌리고 폭력이 난무한 세상, 그것은 더이상 좀비들과의 사투속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바로 우리 사회속에서 벌어지는 인간들간의 전쟁인 것이다. 좀비라는 존재들을 통해서 인간이 무엇인가를 다시한번 사색케하는 잘 만들어진 좀비 영화, 소설들 처럼 이 작품속에서도 깊이 있는 메세지를 전해주고 있다. 단순한 공포를 넘어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삶이라는 것이 무엇이고 인간이 살아가는 이 사회란 무엇인지를 사색케 하는 작품이 바로 <워킹데드>인 것이다.

 



주인공 릭을 비롯해서, 닌자의 모습을 방불케하는 미숀, 왠지 모르게 끌리는 매력을 지닌 글렌, 일행들의 기둥이 되어준 데일 아저씨, 그리고 안드레아... 좀비와의 대결에서도 그렇지만 이들 캐릭터 하나하나가 가진 매력들은 이 책을 만나는 또 다른 재미가 된다. 쉴 새 없이 벌어지는 사건과 사건들, 죽음을 당한 일행들을 대신해 등장하는 또 다른 인물들이 시리즈의 재미속에 독자들의 등을 떠민다.



 

<워킹데드>는 만화라는 장르가 가진 친근하고 가벼운 느낌을 넘어 작가가 담아내고자 하는 사회에 대한, 우리 인간에 대한 메세지들로 결코 가볍지 않은 무게감을 전해주는 작품이다.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의 활약과 쉴새없이 벌어지는 새로운 이야기들...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는 부연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이 작품에 대한 인기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 확신할 수 있을것 같다.

 

좀비라는 가상의 존재들이 활보하면서도 현실감 넘치는 이야기전개가 가능한 이유는 아마도 캐릭터들이 맞닥드린 상황과 감정이 적절히 잘 표현된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더불어 생동감 넘치는 그림 또한 한 몫을 하고 있다. 이현세 작가의 '남벌'과 허영만 작가의 '식객' 이후로 이렇게 집중해서 재미있게 만나본 만화가 없는듯 싶다. 아쉬움속에 책을 내려놓으면서 다음 이야기가, 다음 시즌의 드라마가 조금 더 빨리 독자와 시청자들을 찾아와주길 희망해본다. 그리고 아직 만나지 못한 미드 시즌 1을 챙겨보는 것도 서둘러야 할 것 같다. 좀비 소설의 바이블! <워킹데드>와의 행복한 만남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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