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스의 라이벌들
아서 코난 도일 외 지음, 정태원 옮김 / 비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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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탐정 김전일과 명탐정 코난! 요즘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에니메이션을 꼽으라면 이 이름들이 빠지지 않을 것이다. 일본식 이름 긴다이치 하지메와 에도가와 코난. 성인 독자들에도 익숙한 명탐정 긴다이치 고스케, 그의 손자가 바로 긴다이치 하지메, 김전일이라는 사실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을 터. 에도가와 코난이란 이름도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듯한 느낌이든다. 그 이름은 바로 일본 미스터리의 아버지 에도가와 란포와 아서 코난 도일의 이름을 조합한 것이다. 김전일과 미유키 콤비, 뛰어난 추리와 관찰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코난! 아이들에게도, 아니 어른들에게도 이들은 꽤 유명한 탐정이다.

 

'애드거 앨런 포'를 흔히 추리소설의 창시자라 부른다. 추리소설의 역사라고도 불리는 그는, 일본 미스터리의 아버지 에도가와 란포에 커다란 영향을 주게 된다. 에도가와 란포란 이름이 애드거 앨런 포의 일본식 이름이란 건 이미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어찌되었건 추리 탐정소설의 역사는 이처럼 오랜 과거에서 현재에 이어지기까지 하나의 연결고리로 이어지고, 또 다른 장르로 발전되고 계승된다. '불가능한 것을 제외하고 남는 것이 아무리 믿을 수 없는 것일 지라도 그것이 진실이다'라는 말을 가장 좋아한다는 꼬마 탐정 에도가와 코난, 이 말은 셜록 홈스에 나오는 명대사라고 한다. 가장 좋아하는 탐정으로 서슴없이 셜록 홈스를 꼽는 이들처럼 '셜록 홈스'라는 그 이름은 이미 전설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서설을 길게 시작한 이유는 아마도 '아서 코난 도일과 셜록 홈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이유 때문일 것이다. 애드거 앨런 포가 추리소설의 창시자라면, 코난 도일과 셜록 홈스는 아마도 탐정소설의 시작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1887년 '주홍색 연구'라는 작품을 통해 처음 그 모습을 드러낸 셜록 홈스! 하지만 초반 그의 등장은 그리 관심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보헤미아의 추문'이란 작품이 연재되면서 독자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 그 이름은 영원한 전설이 되어버렸다.

 

'셜록 홈스'라는 이름은 영원이란 단어와 함께 꾸준히 사랑 받고 있지만, 어쩌면 최근까지 조금은 잊혀져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영화라는 장르를 통해 보다 박진감 넘치는 캐릭터로 되살아나고, <셜록 홈스의 라이벌들>이란 작품으로 잠시 잊고 있었던 그 이름을 되돌아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셜록 홈스가 등장하고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부터 영국에서는 추리소설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까지 탐정 추리소설의 유행은 그렇게 셜록 홈스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셜록 홈스의 라이벌들>은 셜록 홈스가 이끈 추리소설의 전성기에 등장한 또 다른 탐정 소설들을 다루고 있다. 셜록 홈스 관련 작품에 익숙한 코난 도일이라는 이름속에 숨겨져 있던, 셜록 홈즈가 없는 또 다른 추리소설들이 등장하고, 셜록 홈스에 영향을 받은, 유행처럼 번진 추리소설의 다양한 작가와 작품들이 고전의 향기를 품고 이 한 권의 책을 가득 메운다. 아서 모리슨, 그랜트 앨런, 아널드 베넷 등 열명의 작가와 그들의 30편이나 되는 고전 추리소설들이 담겨져 있다. 코난 도일의 작품속에 셜록 홈스라는 유명 스타가 없는 것이 이 책의 특색이랄까?

 

탐정 셜록 홈스와 함께 그 시대를 풍미했던 소설속 인물이 바로 괴도 루팡이다. 영국에서 셜록 홈스가 유행했다면 프랑스에서는 모리스 르블랑의 아르센 루팡이 역시 인기였다고 한다. 모리스 르블랑의 작품속에는 셜록 홈스가 등장하지만 세간에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이것 모두 모리스 르블랑이 코난 도일의 허락도 없이 사용한 것이라고 전해지기도 한다. 어쨌든 셜록 홈스와 아르센 루팡, 그리고 홈스를 옆에서 보좌해주는 왓슨! 변장술에 능한 홈스와 루팡! 이들의 대결구도와 인물 구성 또한 유행처럼 다른 작가들의 작품속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신사 도둑 래플스, 괴도 롬니 프링글, 클레이 대령 등 괴도 루팡의 이미지를 닮은 등장인물들이 있는가 하면, 사립 탐정 마틴 휴이트는 가장 뛰어난 셜록 홈스의 후계자라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여성 탐정 러브데이 브룩은 또 다른 탐정의 이미지를 독자들에게 선물하기도 한다. 소년 조수 아서는 아마도 왓슨의 역할을 맡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셜록 홈스의 붐에 뒤따르는 단순한 아류작들이 아닌 그들 나름의 개성과 매력을 갖춘 주인공들이 각각의 작품마다 자신들이 셜록 홈즈의 라이벌임을 당당하게 이야기하는듯 하다.

 

지금은 일상화된 디지털 카메라가 우리에게 필수품이 된 것은 아마도 인터넷의 발달과 싸이 월드와 같은 미니 홈피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부터가 아닐까 생각된다. 스마트 폰이 사랑을 받는 이유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소통의 공간들과 수없이 많고 다양한 어플들로 가능한 것이 아닐까. 셜록 홈스와 그의 라이벌들이 사랑받았던 시대는 셜록 홈스의 등장이 시발점이 된것은 물론이지만, 더불어 수많은 잡지들이 대량으로 창간된 이유가 클 것이다. 그로인해 셜록 홈스와 라이벌들이 독자들을 만날 창구가 다변화 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적 미스터리 추리소설의 빈곤 시대! 언제나 이런 아쉬움이 묻어나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일본 미스터리가 장악한 우리의 미스터리 독자들은 누구나 우리의 정서에 맞는, 색다른 한국적 미스터리를 갈망하고 있을 것이다. 셜록 홈즈라는 이름을 통해, 그의 라이벌들을 통해 독특한 한 시대를 이끌어 갔던 것처럼, 우리에게 어울리고 사랑받는 미스터리, 탐정 추리 소설들이 가까이 다가오고 탄생하기 위해서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작품을 만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치듯 지나간다.

 

천재적인 두뇌를 소유하고 쉽게 풀 수 없는 기묘한 사건들을 간단 명료하게 풀어가는 매력적인 탐정과 괴도들의 맹활약은 한 세기가 훌쩍 지나간 지금 만나도 어색함 없이 너무나 즐거운 시간을 선물해준다. 책의 중간중간 자리하는 70여 편의 삽화는 당시의 모습과 추리소설의 묘미를 간직하고 있어, 깊고 진한 고전의 향기로 독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하지만 약간의 아쉬운 맘이 드는 독자들도 있으리라. 쵸코파이의 원조는 역시 오리*인 것처럼. 어찌 되었건 추리소설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인물, 셜록 홈즈는 등장하지 않지만... 그의 라이벌들이 충분히 그의 빈자리를 메워주고 있는 작품이다.

 

<셜록 홈스의 라이벌들>을 통해 또 한명 기억해야한 사람이 있다. 바로 이 작품의 역자인 故 정태원님이다. 대한민국의 대표 셜록키언 중 한 사람이었다는 정태원님은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고인이 되었다. 그의 열정으로 새롭게 선보인 30편의 추리소설이 그래서 더 소중하고 값지게 느껴진다. 작품을 만나면서 가끔은 역자에 대해서 살펴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꽤 많다. 그의 이름도 조금 낯설기도 한데... 그가 번역한 작품들을 보고서는 아~ 하는 탄성이 새어나온다. 아사다 지로의 '지하철',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 트리베니언의 '메인' 등 너무나 익숙한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마음속에 고인의 명복을 빌어본다.

 

아서 코난 도일과 셜록 홈스, 그리고 <셜록 홈스의 라이벌들>! 700페이지에 이르는 책의 무게 만큼이나 미스터리 추리 소설의 진정한 즐거움과 재미를 만끽 할 수 있는 가치를 간직한 작품이다. 셜록 홈스가 있어 그들이 있었고, 그들이 있었기에 요즘 한껏 재밌게 만나고 있는, 활짝 만개한 일본 미스터리 문학이 있는 것이리라. 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조금씩 기지개를 펴고 있는 한국 미스터리 소설계에도 <셜록 홈스의 라이벌들>은 또 다른 자극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느새 가을이 우는 소리가 들린다. 이 작품은 여름과도 어울리지만 깊어 가는 가을! 천재적인 그들의 즐거운 추리를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들에게 반갑게 손을 내밀어보자. 안녕! 셜록 홈스 그리고 그의 라이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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