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셀러 - 소설 쓰는 여자와 소설 읽는 남자의 반짝이는 사랑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3
아리카와 히로 지음, 문승준 옮김 / 비채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눈물 한 방울, 어느새 사랑이....

그럴 때가 있다. 어쩌면 뻔한 스토리인줄 알면서도 흠뻑 빠져 눈물 한번 쏘옥 빼고 싶은 사랑이야기에 목마른... 그런 때가 있다. 그 이야기 속에는 남자든 여자든간에 죽음이 있고 애절한 사랑이 있다. 누구도 감히 끊어놓을수 없는 사랑의 줄로 연결된 그들. 결국 죽음으로 갈라진 그들의 마지막 눈물에 독자들도 두손 두발 다들게 된다. 눈물 한방울이 된 그들의 사랑 이야기! 요즘처럼 비가 내리는... 여름의 마지막 즈음 아마도 이런 사랑 이야기가 왠지 생각난다. 느껴보고 싶어진다.

 

'일을 그만두든지 이대로 죽음에 이르든지, 둘 중 하나입니다.'

사고(思考)하는 대신 수명을 잃어버리는 병에 걸린 아내.... 담담하게 의사의 사형선고를 듣는 남편! 알츠하이머 병과는 또 다른, 사고를 할 수록 '수명'이 줄어드는 치사성노열화증후군이라는 이상한 병에 걸린 아내와 그녀를 지켜보는 남편의 이야기가 눈물 한방울속에 녹아든다. '내 머리속의 지우개'라는 영화가 문득 떠오르기도 하는 <스토리셀러>는 집어들기 전, 곁에 손수건 혹은 휴지 몇장이라도 준비해두어야 할 그런 이야기이다.

 

쓰는 여자, 읽는 남자!

같은 디자인 사무실에 근무하던 그녀에게 조금씩 두근거리는 마음을 갖게 된 남자. 우연한 기회에 그녀가 쓴 짧은 글들을 발견하게 된 남자, 그리고 다시 그런 남자를 발견한 여자. 여자는 대학시절 트라우마로 인해 누군가에게 자신이 쓴 글을 보여주기 꺼려한다. 하지만 남자의 설득과 관심으로 인해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고 그녀의 첫 독자이자 유일한 독자로 남자를 선택한다. 그리고 결국 이년을 사귄뒤 결혼에 골인하는 그 남자, 그 여자.

 

'날든 날지 못하든 너는 잃어버릴 게 아무것도 없어. 나는 네 영원한 팬이니까.'

읽는 남자의 응원에 여자는 문학상에 도전하게 되고 대상을 수상하게 된다. 그리고 전업 작가가 된 여자. 즐거움이 있었다면 괴로움도 있는 법... 그녀에 대한 프리랜서 기자들의 잘못된 엉뚱한 기사로 인해 그녀는 대학시절의 트라우마가 되살아나고, 질나쁜 친척과 아버지, 치매에 걸린 할머니 문제들로 인해 상처받고 아파하다가 결국 치사성노열화증후군이라는 불치의 병에 걸리고 만다. 서서히 죽음의 그림자가 그녀를 감싸고 안타까운 그 여자와 그 남자의 사랑은 마지막 불씨를 내려놓는다.

 

 

<스토리셀러>는 SIDE A와 SIDE B 두가지 내용으로 구성된다. 소설을 쓰는 여자와 읽는 남자의 사랑, 그리고 남자의 죽음이 첫번째 이야기를 수놓는다면, 두번째 이야기는 등장인물을 같지만 죽음의 대상이 여자에서 남자로 뒤바뀐다. 첫번째 이야기를 썼다는 여자는 남편의 병이 자신의 탓이며, 자신 때문에 죽음을 앞두게 된 남편을 살리기 위해 역몽(逆夢)을 만들려고 한다. 쓸 수 있어서, 그 남자의 작가로 살아서 행복했던 여자, 그녀의 독자로 살았기에 행복했던 남자의 눈물겨운 이야기가 우리의 가슴을 짖누른다.

 

'이 이야기는 .... 어디까지 사실일까요?'

정말 궁금하다.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하지만 그보다는 오랫만에 만난 순수하고 감동적인 사랑이야기라는데 <스토리셀러>에 큰 별점을 선물하고 싶어진다. 기교스러움보다 자연스럽고 따스함이 뭍어나는 이야기에 자신도 모르게 귀를 눈을 쫑끗거리게 된다. '만약 내가 죽으면 내 노트북을 켜봐.' 마지막 남긴 그녀의 편지에 나도 모르게 눈물 한방울이 도르륵 떨어진다. '당신을 위한 단 한명의 작가가...' 마지막으로 남긴 '그럼'이란 단어가 가슴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로맨틱 소설의 여왕!!!

아리카와 히로를 사람들은 이렇게 부른다. 개인적으로 만나본 그녀의 작품이 그리 많지 않아 이런 평가를 내리가 쉽지는 않지만 이 한 작품 <스토리셀러> 만으로도 그려를 로맨틱 소설의 여왕이라 부를 수 있을것 같기도하다. 사실 그녀를 처음 만난건 벌써 2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백수 알바 내집 장만기'란 작품을 통해 가족의 따스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는데 그 작품의 작가가 바로 아리카와 히로 였다. 예전에 느꼈던 그런 따스함이 바로 이 작품속에서도 고스란히 뭍어있다. 그녀의 작품을 다시금 읽고 싶은 이유가 아마도 여기에 있을것이다.

 

연애소설하면 역시 눈물 한방울 정도는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자신도 모르게 굴러 떨어지는 눈물로 내 마음은 조금더 깨끗하고 순수해지지 않을까? 얽히고 설킨, 삼각 사각관계에 익숙한 그런 사랑이야기가 아닌, 신파에 목놓아 흐느끼는 그런 아쉬움도 아닌, 순수하고 따스한 그런 이야기를 만나고 싶은 독자들에게 로맨틱 소설의 여왕 아리카와 히로의 <스토리셀러>를 추천한다. 왠지 죽음까지도 경쾌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그녀의 이야기에 올 가을은 아마도 눈물가득한 비요일이 되지 않을까 ? 가을... 그녀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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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
시마다 소지 지음, 김소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 담배 파이프와 중절모만으로도 떠오르는 이름, '셜록 홈즈'! 그가 돌아왔다!!! 어린 시절 한번쯤은 분명히 읽었을 것이고 최근에는 영화로 새롭게 탄생해 단순한 추리를 넘어 그 이상의 액션과 재미까지 선보이는 셜록 홈즈. 셜록 홈즈의 추리 소설은 지금까지 60편 정도 발표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 우리에게 61번째 셜록 홈즈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조금 독특한 사실은 영국의 셜록 홈즈와 그 이야기가 바로 일본 열도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나쓰메 소세키와 셜록 홈즈, 아니 시마다 소지와 셜록 홈즈!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셜록 홈즈라는 이름의 익숙함에 비해 '나쓰메 소세키'라는 이름은 조금은 생소하기까지 하다. 혹자는 그를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하고, 다른 이는 그를 일본 현대 문학의 아버지라고 부른다. 그만큼 일본에서 나쓰메 소세키의 문학적 가치는 상당하다고 말 할 수 있는데... 그는 1907년 이후로 주로 작품 활동을 하였고 자연주의적인 작풍이 많았다고 한다. 1900년 정부의 지원으로 2년 동안 영국 유학을 떠나게 되는데 <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이 바로 그가 영국 런던 유학 생활을 하던 때를 시공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곳에서 세기의 명탐정 셜록 홈즈와 특별한 조우를 하게 된다. 셜록 홈즈는 소설속에 등장하는 가공의 인물이지만 1854년생이라고 전해진다. 나쓰메 소세키가 1867년생이라고 하면 1900년 영국 유학 생활중 그가 홈즈를 만났을 가능성이 꽤 높았을 것 같기도 하다. 홈즈가 실제 인물이었다면 말이다. 어찌 되었건 이 작품은 홈즈와 나쓰메 소세키와의 특별한 만남을 그린다. 일본 현대문학을 이끌어간 인물과 최고의 명탐정과의 만남! 색다른 문학적 즐거움이 될거라는 기대가 충만해진다.

 

시마다 소지! 일본 신본격 미스터리의 대부로 일컬어지는 그가 이번에 다시 색다른 일을 벌인다. 홈즈의 단짝이기도 한 왓슨 박사의 미발표 원고와 도쿄 국회도서관에 잠들어 있던 나쓰메 소세키의 '런던 비망록'이란 작품을 입수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존 인물과 가공의 인물이 새로운 시공간속에서 만남을 갖게 만든다. 지금까지 만났던 시마다 소지식 미스터리와는 새삼 차별화되는 독특한 상상과 무겁지만은 않은, 약간은 가벼우면서도 감각적인 미스터리가 바로 <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시마다 소지 그 역시 셜록키언으로 그를 잘 표현하고 재미있게 그려나간 작품이다.

 

 

 

 

나쓰메 소세키가 영국에서 유학하던 하숙집에 어느날인가부터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나가...... 이 집에서 나가.....' 하며 속삭이는 듯한 무거운 소리! 크레이그 선생의 제안으로 명탐정 셜록 홈즈를 찾아가게 되고 홈즈는 이 기묘한 소리를 해결하게 된다. 홈즈는 얼마후 멀쩡하던 사람이 하룻밤새에 미라가 되었다는 황당무게한 사건을 맡게 되는데... 나쓰메 소세키 역시 약간의 오해로 이 사건에 끼어들게 된다. 조금은 기발, 황당하면서도 추리 소설의 매력을 내려놓지 않고, 재치와 유머로 독특하게 나쓰메 소세키와 홈즈가 펼치는 전대미문의 미스터리가 펼쳐진다.

 

나쓰메 소세키와 홈즈의 짝꿍 왓슨의 시선이 번갈아 그려지는 이 작품은 두 시선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홈즈를 조금은 우스꽝스럽게 바라보는 나쓰메 소세키, 하지만 왓슨이 보는 홈즈는 그렇게 평범하게만 그려지지는 않는다. 신본격 미스터리의 거장이 창조해 낸, 거장과 거장의 만남, 그리고 미스터리한 사건! 하지만 그렇게 무겁지만은 않다는 것이 이 작품의 장점중 하나일 것이다. 일본 작가의 손끝으로 유럽의 명탐정 홈즈를 만날 수 있는 쉽지 않은 기회도 그렇지만, 셜록키언 답게 홈즈의 활약과 당시 영국의 모습을 코난 도일이 써내려간 것처럼 자연스럽게 담았다는 사실이 이 작품의 가장 특별한 매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현대 일본 문학의 아버지인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인 '크레이그 선생'을 시마다 소지는 작품 마지막에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의 등장인물이기도 한 크레이그 선생의 캐릭터와 책속에서 그려진 인물과 실존 인물이기도 한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 스타일을 매치시켜 비교해 볼 수 있어서 꽤나 유익하고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엉뚱하고 보잘것 없는 인물로 홈즈를 묘사하던 나쓰메 소세키! 하지만 새롭게 만난 그 들! 명탐정 홈즈와 그의 뒤를 지키는 나쓰메 소세키! 그리고 왓슨까지... 세기의 커플을 넘는 트리플이 뜬다!

 

'미타라이 기요시와 이시오카'! 셜록 키언 시마다 소지에게 그들은 홈즈와 왓슨의 다른 이름이다. 셜록 키언인 시마다 소지는 그들에 만족하지 못하고 드디어 홈즈를 자신의 작품속에서 재탄생 시키고야 만다. 역사적 인물과 시공간속에 팩션을 집어넣어 독특한 매력의 캐릭터와 인물들을 창조한 시마다 소지의 색다르고 기발한 상상, 이런 상상이 세상을 움직이는 것이리라. 그를 사랑하는 수많은 독자들을 위한 시마다 소지의 특별한 선물! <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은 홈즈를 사랑하는 셜록키언들에게, 나쓰메 소세키를 원하는 이들에게, 시마다 소지의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독자들 모두에게 사랑받을 그런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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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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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멸망의 가능성, 아프리카에 신종 생물 출현!

미국의 대통령 번즈가 자리한 아침 브리핑에 등장한 보고서의 제목이다. 무심코, 지나치듯 넘기기 쉽겠지만 사실 이 보고서가 바로 다카노 가즈아키의 <제노사이드>의 주요 소재이자 전부인지도 모른다. <제노사이드>란 제목이 조금은 생소하게 들린다. 제노사이드는 쉽게 말해 '대학살'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족간의 갈등, 그리고 그들이 자행하는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대량 학살과 참혹한 살생이 그 대표적인 것이다. 인간의 잔혹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 바로 제노사이드인 것이다.

 

제노사이드란 제목도 생소하지만 사실 개인적으로 '다카노 가즈아키'란 이름도 물론이다. '13계단'이 그의 작품이란 말을 들었을때 '아~' 하는 탄성이 잠시 흘렀을뿐.... 하지만 아직 그 유명한 그와 그의 작품들을 만날 기회는 없었다. 바로 이번 <제노사이드>와의 만남이 바로 그와의 첫만남인 것이다. 에도가와 란포상,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등 일본의 내노으라하는 미스터리 분야의 상을 휩쓴 다카노 가즈아키! 그리고 더불어 그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 또한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작가! 그런 그를 이제서야 만나보려 한다. 작은 두근거림을 갖고...

 

이라크에서 민간 군사 기업에 고용되어 주로 요인 경호 업무를 맡고 있는 용병 '조너선 예거'는 윌리엄 라이븐이란 인물에게 한 달 동안의 특수 임무를 제안 받는다. 불치병에 걸린 아들 저스틴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얼마남지 않은 아들과 함께 할 시간까지 내놓아가며 선택한 임무, 아프리카로 향한 예거는 또 다른 세명의 대원들과 조우하게 된다. 그리고 임무 완수를 위한 특별 훈련을 받게 된다. 어린이 마네킹에 총알을 퍼붇는... 드디어 치명적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피그미 족을 죽이는 가디언 작전의 막이 오르고 예거 일행은 수많은 의문을 간직한채 아프리카 콩고로 발길을 옮긴다.

 

불치병에 걸린 아들, 그런 아들의 병원비를 위해 목숨을 건 임무를 맡게된 아버지. 조금은 신파 냄새를 지울 수 없다. 그럼에도 시작부터 이야기는 흥미를 더해간다. 예거와 같이 조금은 궁금증을 갖고 그가 맡게 될 임무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인류를 멸망 시킬 수 있는 치명적 바이러스, 그것에 감염된 이들을 제거하고 미국인 과학자 나이젤 피어스를 제거하라. 그리고 그의 소형 노트북을 가져오고 혹시라도 낯선 미지의 생물과 조우하면 사살하라!' 여기서 두가지 의문점?? 왜 나이젤 피어스라는 과학자를 죽이라는 것이고, 낯선 미지의 생물이란 또 무엇인가? 음.... 이거 점점 흥미진진해 지는데...!!!

 

한편 여기 또 다른 한 사람이 있다.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게 된 약학 대학원생인 '고가 겐토'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큰일을 치르고 집으로 돌아온 겐토에게 죽은 아버지로부터 메일이 도착한다.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알듯 모를듯한 암호 같은 말들을 남긴 아버지. 다시 아버지의 집을 찾은 겐토는 아버지의 말을 따라 '아이스바로 더러워진 책'을 찾고 그 속에서 아버지가 남긴 메모와 거금이 든 현금 카드를 발견한다. 다시한번 비밀리에 진행하라는 말과 함께 도쿄의 한 아파트 주소로 안내하는 아버지의 메모. 기묘한 실험실에서 아버지가 진행하던 비밀 실험을 계속 하고 2월 28일까지 연구를 완성하라고 아버지는 지시한다. 그리고 하이즈먼 리포트!!!

 

 

686!!! 한손을 가득 채우는 두툼한 페이지의 <제노사이드>는 그 외형적인 무게 만큼이나 묵직한 줄거리를 가지고 쉴 새 없이 전개되는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와 과학과 철학을 넘나드는 디테일에 빠져들며 읽는 이를 책속으로 몰아세운다. 아들을 잃을 위기에 처한 한 남자와 죽은 아버지의 유언을 따르며 수수께끼를 풀어내듯 하나씩 실체에 다다르는 한 청년! 그리고 나이젤 피어스가 간직한 수수께끼는 무엇이고 '하이즈먼 리포트'에서 밝혀지는 인류 멸망과 겐토의 연구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언젠가 미국인 한 명이 너를 찾아 올 것이다.'라던 아버지의 유언... 그 주인공은?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랭킹 1위! 라는 측면에서 단순히 <제노사이드>를 미스터리라는 장르로 한정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단순한 상상 그 이상의 상상력을 보여준 SF 문제작이자 과학과 심리, 추리, 밀리터리까지 적절히 조합한 다카노 가즈아키의 필력에 처음이지만 감탄을 금치 못한다. 읽는 내내 이 작가 괴물이다! 라는 말이 입 끝에서 계속 맴돈다. 소설을 만나는 가장 즐거운 접근이 '재미'에 있음은 당연하다. 물론 나 조차도 너무 무겁거나 또 너무 가벼움을 경계하지만 어찌 되었건 소설에서는 재미라는 측면을 가장 먼저 꼽는다. 그런 의미에서 <제노사이드>는 정말 정말 강추라고 할 만하다.

 

재미를 가장 우선 꼽으면서도 이 작품이 더욱 인상적인 이유는 우리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성찰이 주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초인류를 대하는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한계! '어째서 우리는 인간끼리 서로 죽이고 두려워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하는 작가 자신의 자조 섞인 외침이 이 작품속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두려움을 극복하려 또 다른 인간을 서슴없이 죽이려는 미국의 대통령과 일본인들의 잔인함, 그리고 역사속 오류를 보여주는 듯한 용병 믹(미키히코)! 아프리카의 무장단체들이 보이는 인간으로써 감당하기 힘든 참혹한 현실! 작가는 이런 다양한 모습들을 통해 우리 사회를 비판한다. <제노사이드>라는 제목이 주는 섬뜩함으로...

 

그러면서도 아직 인간들의 가슴에 남아있는 휴머니즘을 끄집어 내는 수고도 잊지 않는다. 인간의 잔혹함에 혀를 내두르며 채찍을 가하다가도 공존과 인간적 삶의 희망을 여운처럼 꺼내어 놓는다. 처음 만나는 작가, 처음 접하는 그의 작품! <제노사이드>는 다카노 가즈아키라는 이름을 가슴속에 각인 시키는 정말 인상적인 작품이다. 미국, 일본, 그리고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하는 거대한 스케일, 과학과 심리를 디테일하게 그려내고 박진감 넘치게 풀어내는 구성, 예거와 겐토 그리고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의 활약상, 철학적 사고에 이르기까지 무엇하나 아쉬움이 없는 특별한 작품이다.

 

쓰네카와 고타로의 소설을 좋아한다. 그가 창조해낸 가상의 시공간, 색다른 세계관과 독특한 캐릭터, 무엇보다 그것이 그의 머릿속 상상력으로만 탄생한 것이라는데 감탄을 금치 못하기에 그의 작품이 좋다. 쓰네카와 고타로와는 다른 장르적 특성을 가지지면서도, 전혀 다른 세계와 상상의 세계를 그려내는 다카노 가즈아키, 다르지만 같은 느낌의 공존속에 그의 진정한 팬이 되어버린다. 이번 여름 굉장한 작품과 만났다. 지금까지 만나지 못했던 다카노 가즈아키의 특별한 이야기가 이 여름을 녹인다. 작은 두근거림으로 시작했지만 내 가슴은 지금 더 크게, 거대하게 요동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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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관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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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출장에서 돌아오는 금요일!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딸... 가족 상봉의 들뜬 기분에 차 안에서도 발걸음이 분주하다. 하지만 이내 맘도 모르는지 어김없이 퇴근길 차량들이 내 발목을 부여 잡는다. 요즘같은 휴가시즌에는 이 작은 나라에 옹기종기 드리워진 도로들이 차로 가득 찬다. 오늘도 그랬다. 어제도 그랬고, 내일도 그럴것 같다. 갑작스레 일이 밀린 관계로 휴가를 뒤로 미뤄버린 나로서는 부러움반, 짜증반... 뭐 그렇다. 시원한 돗자리에 누워 잘익은 수박 한 통 뜯으며 책 한권에 미소짓는 여유! 아마도 나에게 휴가란 이런 작은 휴식을 주는 시간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으악~~ 요즘 너무 바쁘다.

 

 

 

서설이 너무 길었나? ^^ 이번에 만날 작가는 미치오 슈스케다! 뭐 두말할 나위가 있겠나? 미치오 슈스케 바로 그다. 참 '슈스케 4' 가 다시 시작됐다고 하던데... 처음 슈스케 어쩌구 저쩌구 하는 소리를 TV에서 들었을때 그의 이름이 떠올랐다. 아마도 일본 미스터리를 즐기는 이들이라면 같은 경험을 했을것이다. 아마도... 이 여름 무더운 더위를 달래?줄 미치오 슈스케의 <물의 관>과 만난다. 언제나 이름만으로도 설레게 만드는 작가, 미치오 슈스케.  미치오 매직으로 찌는듯한 한밤의 열대야까지 날려가 줄 수 있을지 손끝이 조심스레 떨려온다.

 

 

 

한 소녀가 울고 있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새 장, 새가 날아가 버렸는지 문은 활짝 열려 있고, 소녀의 발 아래는 물길에 휩싸인듯한 마을이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한 소녀가 울고 있다. 표지만으로도 일본 작품이구나 하는 느낌을 갖게 만든다. <물의 관>이라는 제목 또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독특한 소재들로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과 이야기를 만들어냈던 스토리셀러 미치오 슈스케가 이번엔 또 어떤 색다름을 선물해줄지 잔뜩 기대가 된다. 그리고 이번에도 주인공은 아이들이다. ^^

 

 

 

'20년 후의 나에게' 라는 짧은 편지글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요시카와 이쓰오라는 소년의 편지는 12살 또래 아이들의 감성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지만, 그 아래에 쓰여진 기우치 아쓰코라는 소녀의 편지 내용은 약간은 살벌하기까지 하다.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에게 복수하기위해 적은 편지, 그것이 비로 아쓰코가 20년후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에 담긴 내용이다. 써프라이즈!! 일본이나 우리나 학교 폭력과 왕따 문제와 같은 사회성 짙은 소재들에 대한 작품들은 꽤 찾아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미치오 슈스케가 이런 사회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은 무엇일까? 이제 그 단단하고 견고한 이야기들을 풀어내어보자.

 

 

 

 

 

 

'작년 가을, 비가 내리던 그날, 자신의 생명을 끊으려고 댐으로 향한 아스코를 쫓기 위해 이쓰오는 이 버스를 탔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

미래 편지의 두 주인공인 이쓰오와 아쓰코는 그 편지 내용에서도 비춰지듯이 서로 전혀 다른 삶의 모습속에 살아간다. 모든게 '평범'이란 두 글자와 어울리는 이쓰오, 소년과는 다르게 가정의 불화와 학교 생활의 부적응으로 평범한 삶을 가장 손꼽는 소녀 아쓰코! 이 전혀 다른 두 소년 소녀가 마주한다. 우연하게 아쓰코의 잘못된 행동을 보게 되고 급관심을 갖게 된 이쓰오. 아쓰코는 초등학교 졸업행사에 묻은 타임캡슐 안의 편지를 바꿔치기 하는 걸 도와달라고 이쓰오에게 말한다. 바로 앞에서 말했던 20년 후의 나에게 쓴 편지 말이다. 그렇게 선택되듯, 끌리듯 아쓰코와 이쓰오는 소용돌이 속에서 평범함으로, 평범에서 일탈로 발걸음을 내딛는다.

 

 

 

미치오 슈스케가 미스터리속에 주인공을 아이들로 자주 이용하는 이유는 바로 청춘의 시간이 바로 미스터리한 시간, 상상과 환상의 방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시선에 비친 세상, 그것이 가장 선명한 우리들의 자화상일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 담겨진 이 사회의 거짓과 위선을 고스란히 내려놓는다. '미안해 스이카'처럼 극단적인 선택과 고백도 있을 수 있지만 미치오 슈스케는 그보다 삶을 이해하고 해결하는 방법에 조금더 신경을 쓰는듯하다. 웅크리고 성장통에 시달리는 청춘들, 조금씩 세상을 깨고 질주하려는 젊음의 이야기들이 미치오 슈스케식 푸르름으로 물든다.

 

 

 

걱정인형이 세상 모든 이들에게 하나씩 있었으면 좋겠다. 아이건 어른이건 삶을 살아가면서 적어도 하나의 걱정거리가 없을 수가 있을까? 아쓰코가 던져버린 작은 인형이 아마도 소녀의 모든 근심과 걱정을 짊어진 걱정인형이 아니었을까? 얼마전 직장내에서 왕따가 있다고 답을 한 사람이 45%가 넘는다는 뉴스를 접한적이 있다. 단지 학교내에서만 문제가 아니다. 학교 폭력과 왕따문제는 교문을 넘어 사회로 파급되고, 아니 오히려 어른들의 모습속에서 아이들은 학교내에서 폭력을 완성해가고 있는지도 모를일이다. 이런 사회 문제에 대한 미치오 슈스케식 접근은 따스함과 여운이라 말할 수 있겠다. 긴박하고 미스터리함 속에서 그려지는 따스함과 마지막을 내려놓는 여운이 바로 독자들 자신이 많은 생각을 갖게끔 만든다.

 

 

 

미치오 슈스케의 광팬임을 자처하면서도 아직 만나보지 못한 작품이 몇 권정도 된다.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과 읽고 싶어 곧바로 구매를 하고도 책장 한구석에서 나의 따스한 손길을 기다리는 '달과 게', '외눈박이 원숭이'도 이번 휴가 기간동안 만나볼 계획이다. 꼬옥! 하지만 이 정도를 제외한다면 그의 다른 작품들 모두를 소장하고 함께하고 있다. 일본 미스터리에 눈을 뜨게 만들어준 작가, 일본 미스터리의 다양성을 손수 느끼게 해준 작가, 그래서 언제나 이름만으로도 설레이는 작가, 미치오 슈스케의 <물의 관>을 내려놓는다. 걱정인형에게 고민과 아픔을 내던지듯, 고통과 상처는 더이상 곁에 두지 않고 저 깊은 물속에 내려놓을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미치오 매직이 앞으로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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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의 눈 3
미치오 슈스케 글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드디어 <드의 눈> 마지막이야기가 펼쳐진다. 여관(민박?)집 주인 우타가와가 그 세번째 이야기의 문을 연다. 2편에서는 료헤이가, 그렇다면 우타가와가 3편의 주인공?!!! ㅋㅋ 어찌 되었건 그 마지막 페이지를 열었으니 지금까지 궁금하던 모든 사건의 진실과 혼란하기만 했던 심령, 영혼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어떤 식으로든 마무리가 맺어질 것이라 기대하며 하나하나 놓칠 수 없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마키비는 이번 실종사건에 대해 단서를 찾게 되고 범인에 대해 심증을 굳혀가게 된다. 그 범인은 바로...

 

치매에 걸려 자살한 노인 로사카 스즈의 죽음에 대한 비밀이 풀리지만, 죽은 소년 고우이치의 할아버지 누카자와씨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만다. 도대체 범인은 누구이고 왜 이런 일들이 계속 벌어지는 것일까? 마키비 일행은 서서히 그 진실에 다가간다. 한편, 마키비가 영현상 탐구소를 하게된 이유가 밝혀진다. 그것은 바로 키타미의 죽은 언니때문이었다. 키타미의 언니와 결혼한 마키비는 5년전 그녀를 교통사고로 잃고 만다. 그리고는 죽은 아내를 만날 방법을 찾아 헤멘다. 마키비가 이 사건에 집착하는 이유도 아내의 혼령을 만나기 위한...

 

 

 


 

이제 모든 비밀은 풀렸다. 아동 실종사건의 범인도, 스즈 할머니의 자살과 그녀의 유서도, 미치오가 오솔길에서 마주쳤던 소복입은 여인의 정체도, 하지만 등에 눈이 비친 심령 사진의 정체는 추측만 할 뿐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한 마키비의 퇴마 의식?은 알고보면 꽤 특별한 느낌을 전해준다. 한동안 긴장한 탓인지 이야기가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는데 조금은 허탈하기도 하고 꽤나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매력적인 캐릭터 마키비 쇼스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이 더 있는지 궁금해진다. <등의 눈>을 제외하면 아직 만나본 기억이 없는것 같은데... 마키비는 키타미의 언니를 만났는지, 료헤이는 마키비와 함께 또 다른 모험을 떠나고 있는지, 미치오와 그의 짝사랑 키타미는 어떤 관계가 되었을지... 첫번째 그들이 맡았던 사건은 끝이 났지만 그 뒤에 벌어질 일들 하나하나가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어디 있는거야? 마키비, 키타미, 그리고 료헤이...?

 


 

 

<등의 눈>은 일본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져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사실 만화라는 장르도 좋지만 소설로서 이 작품을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것은 나뿐만이 아닐것이다. 호러 미스터리라는 장르가 가진 특수성중 하나가 바로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어떤 이미지로 형상화되어 드러나는 만화보다는 더 많이 상상하고 더 크게 공포를 확산시키는 소설로 만나는 재미가 더 크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미치오 슈스케의 원작을 만나고 싶다.

 

생동감 넘치는 그림들도 멋졌고, '빙의'라는 소재가 가져다주는 공포 미스터리도 좋았다. 하지만 캐릭터들이 보여준 색다른 매력이 아마도 가장 큰 즐거움이 아닐까 싶다. 조금은 소심한 소설가 미치오와 영적 능력을 가진 키타미와 료헤이, 특별하고 애절한 사연의 주인공 마키비! 미치오와 키타미의 보이지 않는 사랑! 장르적인 색다름과 더불어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활약을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국내 작품중 이종호 작가의 '귀신전'이 문득 문들 떠오르기도 한다. 음...) 이 멋진 캐릭터들의 활약을 앞으로 기대하는 건 무리일까? 조심스럽게 미치오 슈스케에게 부탁해봐야 할 것 같다. 미치오 동생!!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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