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토리셀러 - 소설 쓰는 여자와 소설 읽는 남자의 반짝이는 사랑고백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3
아리카와 히로 지음, 문승준 옮김 / 비채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눈물 한 방울, 어느새 사랑이....
그럴 때가 있다. 어쩌면 뻔한 스토리인줄 알면서도 흠뻑 빠져 눈물 한번 쏘옥 빼고 싶은 사랑이야기에 목마른... 그런 때가 있다. 그 이야기 속에는 남자든 여자든간에 죽음이 있고 애절한 사랑이 있다. 누구도 감히 끊어놓을수 없는 사랑의 줄로 연결된 그들. 결국 죽음으로 갈라진 그들의 마지막 눈물에 독자들도 두손 두발 다들게 된다. 눈물 한방울이 된 그들의 사랑 이야기! 요즘처럼 비가 내리는... 여름의 마지막 즈음 아마도 이런 사랑 이야기가 왠지 생각난다. 느껴보고 싶어진다.
'일을 그만두든지 이대로 죽음에 이르든지, 둘 중 하나입니다.'
사고(思考)하는 대신 수명을 잃어버리는 병에 걸린 아내.... 담담하게 의사의 사형선고를 듣는 남편! 알츠하이머 병과는 또 다른, 사고를 할 수록 '수명'이 줄어드는 치사성노열화증후군이라는 이상한 병에 걸린 아내와 그녀를 지켜보는 남편의 이야기가 눈물 한방울속에 녹아든다. '내 머리속의 지우개'라는 영화가 문득 떠오르기도 하는 <스토리셀러>는 집어들기 전, 곁에 손수건 혹은 휴지 몇장이라도 준비해두어야 할 그런 이야기이다.
쓰는 여자, 읽는 남자!
같은 디자인 사무실에 근무하던 그녀에게 조금씩 두근거리는 마음을 갖게 된 남자. 우연한 기회에 그녀가 쓴 짧은 글들을 발견하게 된 남자, 그리고 다시 그런 남자를 발견한 여자. 여자는 대학시절 트라우마로 인해 누군가에게 자신이 쓴 글을 보여주기 꺼려한다. 하지만 남자의 설득과 관심으로 인해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고 그녀의 첫 독자이자 유일한 독자로 남자를 선택한다. 그리고 결국 이년을 사귄뒤 결혼에 골인하는 그 남자, 그 여자.
'날든 날지 못하든 너는 잃어버릴 게 아무것도 없어. 나는 네 영원한 팬이니까.'
읽는 남자의 응원에 여자는 문학상에 도전하게 되고 대상을 수상하게 된다. 그리고 전업 작가가 된 여자. 즐거움이 있었다면 괴로움도 있는 법... 그녀에 대한 프리랜서 기자들의 잘못된 엉뚱한 기사로 인해 그녀는 대학시절의 트라우마가 되살아나고, 질나쁜 친척과 아버지, 치매에 걸린 할머니 문제들로 인해 상처받고 아파하다가 결국 치사성노열화증후군이라는 불치의 병에 걸리고 만다. 서서히 죽음의 그림자가 그녀를 감싸고 안타까운 그 여자와 그 남자의 사랑은 마지막 불씨를 내려놓는다.

<스토리셀러>는 SIDE A와 SIDE B 두가지 내용으로 구성된다. 소설을 쓰는 여자와 읽는 남자의 사랑, 그리고 남자의 죽음이 첫번째 이야기를 수놓는다면, 두번째 이야기는 등장인물을 같지만 죽음의 대상이 여자에서 남자로 뒤바뀐다. 첫번째 이야기를 썼다는 여자는 남편의 병이 자신의 탓이며, 자신 때문에 죽음을 앞두게 된 남편을 살리기 위해 역몽(逆夢)을 만들려고 한다. 쓸 수 있어서, 그 남자의 작가로 살아서 행복했던 여자, 그녀의 독자로 살았기에 행복했던 남자의 눈물겨운 이야기가 우리의 가슴을 짖누른다.
'이 이야기는 .... 어디까지 사실일까요?'
정말 궁금하다.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하지만 그보다는 오랫만에 만난 순수하고 감동적인 사랑이야기라는데 <스토리셀러>에 큰 별점을 선물하고 싶어진다. 기교스러움보다 자연스럽고 따스함이 뭍어나는 이야기에 자신도 모르게 귀를 눈을 쫑끗거리게 된다. '만약 내가 죽으면 내 노트북을 켜봐.' 마지막 남긴 그녀의 편지에 나도 모르게 눈물 한방울이 도르륵 떨어진다. '당신을 위한 단 한명의 작가가...' 마지막으로 남긴 '그럼'이란 단어가 가슴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로맨틱 소설의 여왕!!!
아리카와 히로를 사람들은 이렇게 부른다. 개인적으로 만나본 그녀의 작품이 그리 많지 않아 이런 평가를 내리가 쉽지는 않지만 이 한 작품 <스토리셀러> 만으로도 그려를 로맨틱 소설의 여왕이라 부를 수 있을것 같기도하다. 사실 그녀를 처음 만난건 벌써 2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백수 알바 내집 장만기'란 작품을 통해 가족의 따스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는데 그 작품의 작가가 바로 아리카와 히로 였다. 예전에 느꼈던 그런 따스함이 바로 이 작품속에서도 고스란히 뭍어있다. 그녀의 작품을 다시금 읽고 싶은 이유가 아마도 여기에 있을것이다.
연애소설하면 역시 눈물 한방울 정도는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자신도 모르게 굴러 떨어지는 눈물로 내 마음은 조금더 깨끗하고 순수해지지 않을까? 얽히고 설킨, 삼각 사각관계에 익숙한 그런 사랑이야기가 아닌, 신파에 목놓아 흐느끼는 그런 아쉬움도 아닌, 순수하고 따스한 그런 이야기를 만나고 싶은 독자들에게 로맨틱 소설의 여왕 아리카와 히로의 <스토리셀러>를 추천한다. 왠지 죽음까지도 경쾌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그녀의 이야기에 올 가을은 아마도 눈물가득한 비요일이 되지 않을까 ? 가을... 그녀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