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
시마다 소지 지음, 김소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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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 담배 파이프와 중절모만으로도 떠오르는 이름, '셜록 홈즈'! 그가 돌아왔다!!! 어린 시절 한번쯤은 분명히 읽었을 것이고 최근에는 영화로 새롭게 탄생해 단순한 추리를 넘어 그 이상의 액션과 재미까지 선보이는 셜록 홈즈. 셜록 홈즈의 추리 소설은 지금까지 60편 정도 발표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 우리에게 61번째 셜록 홈즈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조금 독특한 사실은 영국의 셜록 홈즈와 그 이야기가 바로 일본 열도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나쓰메 소세키와 셜록 홈즈, 아니 시마다 소지와 셜록 홈즈!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셜록 홈즈라는 이름의 익숙함에 비해 '나쓰메 소세키'라는 이름은 조금은 생소하기까지 하다. 혹자는 그를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하고, 다른 이는 그를 일본 현대 문학의 아버지라고 부른다. 그만큼 일본에서 나쓰메 소세키의 문학적 가치는 상당하다고 말 할 수 있는데... 그는 1907년 이후로 주로 작품 활동을 하였고 자연주의적인 작풍이 많았다고 한다. 1900년 정부의 지원으로 2년 동안 영국 유학을 떠나게 되는데 <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이 바로 그가 영국 런던 유학 생활을 하던 때를 시공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곳에서 세기의 명탐정 셜록 홈즈와 특별한 조우를 하게 된다. 셜록 홈즈는 소설속에 등장하는 가공의 인물이지만 1854년생이라고 전해진다. 나쓰메 소세키가 1867년생이라고 하면 1900년 영국 유학 생활중 그가 홈즈를 만났을 가능성이 꽤 높았을 것 같기도 하다. 홈즈가 실제 인물이었다면 말이다. 어찌 되었건 이 작품은 홈즈와 나쓰메 소세키와의 특별한 만남을 그린다. 일본 현대문학을 이끌어간 인물과 최고의 명탐정과의 만남! 색다른 문학적 즐거움이 될거라는 기대가 충만해진다.

 

시마다 소지! 일본 신본격 미스터리의 대부로 일컬어지는 그가 이번에 다시 색다른 일을 벌인다. 홈즈의 단짝이기도 한 왓슨 박사의 미발표 원고와 도쿄 국회도서관에 잠들어 있던 나쓰메 소세키의 '런던 비망록'이란 작품을 입수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존 인물과 가공의 인물이 새로운 시공간속에서 만남을 갖게 만든다. 지금까지 만났던 시마다 소지식 미스터리와는 새삼 차별화되는 독특한 상상과 무겁지만은 않은, 약간은 가벼우면서도 감각적인 미스터리가 바로 <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시마다 소지 그 역시 셜록키언으로 그를 잘 표현하고 재미있게 그려나간 작품이다.

 

 

 

 

나쓰메 소세키가 영국에서 유학하던 하숙집에 어느날인가부터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나가...... 이 집에서 나가.....' 하며 속삭이는 듯한 무거운 소리! 크레이그 선생의 제안으로 명탐정 셜록 홈즈를 찾아가게 되고 홈즈는 이 기묘한 소리를 해결하게 된다. 홈즈는 얼마후 멀쩡하던 사람이 하룻밤새에 미라가 되었다는 황당무게한 사건을 맡게 되는데... 나쓰메 소세키 역시 약간의 오해로 이 사건에 끼어들게 된다. 조금은 기발, 황당하면서도 추리 소설의 매력을 내려놓지 않고, 재치와 유머로 독특하게 나쓰메 소세키와 홈즈가 펼치는 전대미문의 미스터리가 펼쳐진다.

 

나쓰메 소세키와 홈즈의 짝꿍 왓슨의 시선이 번갈아 그려지는 이 작품은 두 시선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홈즈를 조금은 우스꽝스럽게 바라보는 나쓰메 소세키, 하지만 왓슨이 보는 홈즈는 그렇게 평범하게만 그려지지는 않는다. 신본격 미스터리의 거장이 창조해 낸, 거장과 거장의 만남, 그리고 미스터리한 사건! 하지만 그렇게 무겁지만은 않다는 것이 이 작품의 장점중 하나일 것이다. 일본 작가의 손끝으로 유럽의 명탐정 홈즈를 만날 수 있는 쉽지 않은 기회도 그렇지만, 셜록키언 답게 홈즈의 활약과 당시 영국의 모습을 코난 도일이 써내려간 것처럼 자연스럽게 담았다는 사실이 이 작품의 가장 특별한 매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현대 일본 문학의 아버지인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인 '크레이그 선생'을 시마다 소지는 작품 마지막에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의 등장인물이기도 한 크레이그 선생의 캐릭터와 책속에서 그려진 인물과 실존 인물이기도 한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 스타일을 매치시켜 비교해 볼 수 있어서 꽤나 유익하고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엉뚱하고 보잘것 없는 인물로 홈즈를 묘사하던 나쓰메 소세키! 하지만 새롭게 만난 그 들! 명탐정 홈즈와 그의 뒤를 지키는 나쓰메 소세키! 그리고 왓슨까지... 세기의 커플을 넘는 트리플이 뜬다!

 

'미타라이 기요시와 이시오카'! 셜록 키언 시마다 소지에게 그들은 홈즈와 왓슨의 다른 이름이다. 셜록 키언인 시마다 소지는 그들에 만족하지 못하고 드디어 홈즈를 자신의 작품속에서 재탄생 시키고야 만다. 역사적 인물과 시공간속에 팩션을 집어넣어 독특한 매력의 캐릭터와 인물들을 창조한 시마다 소지의 색다르고 기발한 상상, 이런 상상이 세상을 움직이는 것이리라. 그를 사랑하는 수많은 독자들을 위한 시마다 소지의 특별한 선물! <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은 홈즈를 사랑하는 셜록키언들에게, 나쓰메 소세키를 원하는 이들에게, 시마다 소지의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독자들 모두에게 사랑받을 그런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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