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토리 시즈카
혼다 테쓰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경찰 미스터리 소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바로 사사키 조! 그리고 '경관의 피'라는 이름이다. 일본 미스터리를 즐겨하다 보니 다른 여러 작가들의 작품들도 많이 만나고 그들이 내세우는 탁월하고 멋진 주인공들도 많지만, 그 중에서도 경찰 소설의 백미라 일컬어지는 작품들에는 역시 사사키 조라는 이름이 가장 먼저 다가가게 된다. 역사의 시간을 관통하면서 치밀하고 섬세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탁월함, 그리고 이야기 속에 담겨진 가족애와 같은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기분좋은 느낌을 선물해주는 듯하다.

 

단연 사사키 조!! 라는 개인적인 확신에서 아마도 '단연!'이란 말은 살짝 빼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런 생각을 만들어준 이가 바로 혼다 데쓰야다. 아쉽게도 이 작가를 만난것이 이번 작품 <히토리 시즈카>가 처음이다. 일본 미스터리를 즐겨 만나는 독자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이름, 혼다 데쓰야. 그리고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 시리즈! 스트로베리 나이트를 시작으로해서 국내에서도 이미 4번째 이야기까지 출간되어 독자들의 사랑을 흠뻑 받았던 작품.... 그렇지만... 그렇지만... 아쉽게도 개인적으로 <히토리 시즈카>가 처음이다. ㅠ.ㅠ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 시리즈에 쏟아진 수많은 찬사, 그래서인지 혼다 데쓰야라는 이름이 너무나 궁금했다. 그리고 그 이름으로 만나는 첫 작품이 <히토리 시즈카>였다. 숨죽이지 않을 수 없는 긴장감!! '어둠 한 자락'으로 시작해서 '히토리 시즈카'라는 일본어가 뜻하듯 '혼자서 조용히'라는 제목으로 마무리된다. 총 6장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각 장마다 서로 다른 화자를 등장시킨다. 기자키 경사, 야마기시 경사, 탐정 아오키 등 각장에서 발생한 사건과 그 속에 숨어서, 아니 숨겨져 등장하는 한 소녀 이토 시즈카의 이야기들이 퍼즐을 맞추어가듯 이야기는 이어진다.

 

 

마약과 매춘, 누군가의 인생을 허불어버린 불량배, 스토커, 조직폭력, 유괴, 살인... 그 가운데 서있는 소녀 이토 시즈카! 열세살 소녀가 저지른 첫번째 살인, 계속되는 죽음과 그 사건들의 중심에 서있는 소녀 시즈카! 그리고 그렇게 어른이 되어버린 시즈카! 어떻게 그녀는 그 사건과 연결이 되는 것이고 또 그런 것들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어긋나 있던 퍼즐들은 하나하나 그 자리를 찾아간다. 어떻게, 왜? 라는 물음표들은 긴장감 가득한 느낌표로 그 의미를 새롭게 한다. 그렇게 혼다 데쓰야! 그의 진면목을 발견하게 된다.

 

'홀아비꽃대', <히토리 시즈카>라는 이름에 담겨진 의미가 바로 홀아비꽃대라고 한다. 일본어로 히토리는 '혼자서'라는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시즈카는 '조용히'라는 의미를 , 그래서 이 두 단어 히토리 시즈카를 합하면 '혼자서 조용히'라는 의미르 담고 있다. 시즈카라는 이토 시즈카의 이름을 꺼내자면 '시즈카 혼자서', '시즈카가 조용히'라는 의미를 담는다. 홀아비꽃대, 혼자서 조용히, 시즈카 혼자서... 이처럼 이 작품의 제목 하나 속에도 여러가지 의미가 숨겨져 있다. 이 것이 바로 작가가 의도한 특별함이 아닌가싶다.

 

이 작품을 비롯해 혼다 데쓰야의 경찰 미스터리는 일본에서 드라마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소울 케이지', '인비저블 레인' 등 히메카와 레이코 시리즈는 물론이고, 경찰 소설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되는 '지우' 역시 드라마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종이의 향기는 물론이고 드라마와 영화로 영상화되어 독자와 관객을 사로잡는 혼다 데쓰야의 힘을 <히토리 시즈카>에서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나는 폭력을 부정하지도 긍정하지도 않아요. 단지 이용할 뿐이죠. 내 나름의 방식대로 폭력을 다루는 거예요.'

 

다섯가지 살인사건, 그리고 그 속에서 풀어내는 시즈카라는 수수께끼! 어느샌가 어둠으로 가득한 그녀의 시선을 뒤따른다. 여성이라는 이름속에 담겨진 폭력과 상처라는 또 다른 이름들... 아직까지는 혼다 데쓰야라는 이름이 낯설다. 그래서인지 더 많이 그 이름과 함께 하고 싶어진다. <히토리 시즈카> 그 이름 다음에 만날 또 다른 이름은 바로 '스트로베리 나이트'이다. 그리고 그 다음은.... ^^ 한동안 혼다 데쓰야라는 이름과 함께 할 것 같다. 그 특별하고 설레이는 이름과 함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잡동사니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 이 노래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손끝으로 바람으로 벚꽃이 만져질듯 흩날리는 그 꽃들이 그려진다.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엔딩'이다. 이 계절이 되어서 다시금 사랑 받는 이 노래가 문득 떠오른다. 아~ 이 계절에 사랑이라도 하고 싶다. 한번쯤은 이런 말이 입 끝으로 새어나온다. 중년을 넘긴 아저씨의 푸념이랄까? ㅋㅋ 흩뿌리는 벚꽃들, 그 안에 마음속 어지러운 상념들 또한 되살아나다 살며시 사그러든다. 봄이란 계절은 그런가보다. 남자는 원래 가을인데... ^^

 

그래서인가? 이 봄에 어울리는 이름 하나를 찾았다. 에쿠니 가오리의 <잡동사니>. 누구보다 사랑을 잘 알것 같고, 다양한 이들이 사랑을 이야기 해줄 것만 같은 그녀의 작은 책을 이 봄날 손안에 담게 된다. 제목이 약간은 어수선하다. 잡동사니라... 지금까지 만났던 그녀의 이야기들이 그렇듯 이번에도 쉽지 만은 않은 사랑이 그려지겠구나 잠시 생각해보면서 손안에 들 정도로 자그마한 이 잡동사니를 펼쳐드다. 봄바람이 흩날리는~~~ 벚꽃은 아니어도 살구꽃이 흩날리는.... 작은 마당앞 벤치에 앉아....

 

아시아의 진주, 아름다운 섬 푸켓 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친정 엄마와 여행은 떠나온 마흔 다섯살의 슈코. 아름다운 해변보다 더 신비로운 한 소녀를 발견한 소녀는 알수 없는 이끌림으로 그녀에게 사로잡힌다. 사실 슈코는 오로지 남편 바라기 삶을 살아가는 여인이다. 그런 남편을 잠시 떠나 찾아온 휴양지에서 만난 한 소녀. 열 다섯살 미우미와의 만남은 그렇게 그녀들의 이상한 관계, 별난 사랑의 시작을 알린다. 아이도 어른도 아닌, 소녀에서 숙녀 사이에 놓인 미우미는 슈코의 남편 하라씨를 만나게 되면서 셋 사이에 미묘한 관계가 만들어지게 된다.

 

이 작품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아마도 '아슬아슬'이 아닐까. 사랑에 대한 독특한 관념을 가진 슈코도, 그런 슈쿄의 남편 하라씨의 이상한 부부관계도 조금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다른 이성을 애인으로 소개시켜 주는가 하면, 남편을 사랑하고 그런 남편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면서도 다른 낯선 남자와 관계를 같는 슈코, 남편의 수많은 또 다른 불륜들... 남편의 여자들에 대해 슈코가 느끼는 이상한 감정... 익숙한 우리의 사랑과는 동떨어진 느낌에 조금은 움추려들게 된다.

 

 

열 다섯 미우미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쇼코의 남편 하라씨를 만난 이후 그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자신의 첫 경험 대상자로 유부남을 선택할 정도로 대담하고 맹랑한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아마도 요즈 아이들도 그럴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갖게 되기도 한다. 아이들의 아빠로서 조금은 신경이 쓰이기도... ㅠ.ㅠ 어쨌든 어쩌면 정상적이지 않은 서른살의 나이 차가 있는 두 여자의 이야기가 에쿠니 가오리가 말했듯 '직설적' 으로 그려진다. 소쿄의 이야기에서 미우미의 이야기로 번갈아가며 진행되는 구성이 아슬아슬이란 단어와 함께 이어진다.

 

누군가의 시선 따위는 접어두고 나만의 사랑을 꿈꾸는 일도 필요하지 않을까? 아니 한번쯤은 그런 과감함, 결단력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가끔은 이런 생각들을 해보게 된다.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는 옛말이 있다. 아마도 이 말속에는 성장하면서 어느것 하나 부족한 것이 있다면 어느정도는 채우고 가는 편이 좋다는 말이 함축되어 있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요즘엔 개인적으로 귀걸이가 하고 싶어진다. 사실 주변의 시선에 조금 용기가 없어 그렇지 언젠가는 언젠가는... 하면서 한참 웅크리고 있는 중이다.

 

바로 이런것이 아닐까 싶다. 젊은 시절 한번쯤 해보았다면 지금 이 늦은 나이에 그런 것들이 하고 싶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니 하고 싶다면 과감하게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도 과거에 얽매여 다른 이들의 시선에 신경을 쓰느라 쉽지가 않다. 사랑도 마찬가지 아닐까? 소위 사랑을 열병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어떤 가이드 라인도, 어떤 모든 것들도 그 사이에선 거추장 스러울수도 있고 불필요한 것들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쇼코와 미우미의 이런 낯설고 직설적인 사랑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그 사랑을 긍정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얼마전 만났던 오쿠다 히데오의 '마돈나'는 꽤 많은걸 시사한다. 중년의 아저씨의 사랑과 고민이랄까? 불륜이란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유쾌하고 재밌게 써내려간 다양한 이야기들이 또 이 작품들과는 많은 차이를 나타내기에 또 다른 매력이 느껴진다. 여성들에게는 '걸'과 함께... 책을 통해 느껴보는 또 다른 사랑, 색다른 사랑이 삶의 작은 할력이 될 수도 있다. 조금은 너무 솔직해서 긴장되기도 했던 <잡동사니>속 어지러운 이야기들이 우리 삶의 어지러움을 가지런히 내려놓아 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녀의 솔직함이 좋다. 그래서 이 아름다운 봄날 우리는 그녀를 에쿠니 가오리라 부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돈나
오쿠다 히데오 지음, 정숙경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남자와 여자라는 존재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책, 아니 짧은 글이 바로 이 말이 아닐까 싶다. 아침에 우연히 듣게 된 어떤 강연에서 젊은 여자 강사의 말이 귀를 사로잡는다. 여자는 전화를 받으면서 메니큐어를 칠하면서 아이 질물에 답하면서 남편에게 질문을 한다. 하지만 남자는 다르다. 저녁으로 김치볶음밥을 하는 남편에게 아내가 냄새나니까 문 좀 열고 하라는 말에 남편은 '지금 나 이거 하는거 안보여?' 하며 너스레를 떤다고. 아니 단순히 너스레가 아니라 여자와는 다르게 남자는 한가지 밖에는 집중할 수 없다고. 너무나 공감가는 이 말에 한참을 웃었다.

 

어쩌면 어린 시절부터 남자들, 여자들이 원하는 것은 정말 단순한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남과 여, 세상을 이분법적으로만 생각한다면, 어떤 영화에서 그랬던 것처럼 'What Wemen Want!!' 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녀가 원하는 것,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만 알면 세상은 정말 편안하고 행복하고 놀라워지지 않을까? 적어도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아빠란 이름을 갖게 된 지금은 말이다. 아내가 원하는 것이, 지금은 무얼하면 좋고, 이 다음에 어떻게 하는게 가정의 평화를 가져오느냐? 마흔을 갓 넘긴 두 아이 아빠의 바램은 바로 그것이다.

 

<마돈나>는 어쩌면 그런 저런 삶의 고민을 갖고 있는 중년 남성들의 이야기를 오쿠다 히데오식 유머로 엮어놓은 다섯개의 단편이다. 그 제목에서 상상할 수 있듯 남성들의 로망을 그린다고나 할까?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로망에 그칠뿐이다. 그리고 그 웃음과 유머의 코드속에는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중년의 일탈, 혹은 불륜이란 이름은 상상할 수도 없다. 그래서 더욱 유쾌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다다갈 수 있으리라. 오쿠다 히데오가 전하는 중년의 반란! 그 즐거운 모험? 속으로 떠나보자!

 

마흔을 넘긴 영업과 과장 하루히코, 요시오, 시게노리, 총무과 과장 히로시, 그리고 영업추진부 과장 노부히사. 이들 중년의 다섯명이 각 단편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여직원을 짝사랑하게 된 하루히코, 아들의 진로와 자신이 잃어버린 열정사이에서 고민하는 요시오, 아내문제와 직장 비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히로시, 여자 상사와 마찰을 겪는 시게노리,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새롭게 깨닫는 노부히사... 가장으로서, 아이들의 아버지, 남편과 아들이라는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는 40대 중반을 넘긴 남자들의 이야기를 웃음과 유머로 이야기하면서도 그 속에 깊은 메세지를 전해준다.

 

 

<마돈나>는 이번에 새롭게 옷을 갈아입었다. 봄처럼 화사하면서도 매력적인 모습으로 말이다. 오쿠다 히데오의 또 다른 대표작 '걸'과 함께 새롭게 다시 태어난 것이다. '영원히 자유롭고 싶은 남자들의 Hot한 이야기' 라는 부제는 그들의 반란이 새롭게 막 올랐음을 알리는 듯하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하듯 오쿠다 히데오식 유머는 언제나 그렇듯 자극적이지도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그런 모습이 아니다. 유머가 있지만 그 속에 자리한 삶의 이야기들로 작은 감동도 준비하고 있다. 경쾌하고 유쾌하다. 그래서 그들의 반란이 더욱 즐겁다.

 

오쿠다 히데오를 오랫만에 만난다는 느낌이다. 최근에 그의 작품을 만난 기억이 없으니 그럴만도... 최근에 그의 작품 '남쪽으로 튀어'가 국내에서 영화로 만들어져 관객들을 찾았지만 그리 좋은 결과를 내지는 못한거 같고... '꿈의 도시'로 색다른 오쿠다 히데오를 만나기도 했다. 몇년전 만났던 '올림픽의 몸값'은 오쿠다 히데오를 새롭게 바라보게 해준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역시 오쿠다 히데오를 대표하는 이름은 역시 <마돈나>와 <걸>이 아닐까 싶다. 남자의 시선을, 여자의 마음을 알게 하는 오쿠다 히데오식 남과 여!

 

'모험하지 않는 인간은 모험하는 사람이 밉다. 자유를 선택하지 않은 인간은 자유가 밉다'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직장 상사로서 아들로서, 그리고 남자로서 40이라는 나이는 참 외롭기 그지없어 보인다. 아직 젊음을 간직한 나이의 나였다면 <마돈나>를 읽고 그저 웃어 넘기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새 그들의 나이가 되어버린 나 자신에게 그들이 전해주는 웃음은 그저 웃음 자체가 아닌 또 다른 이야기들을 건네준다. 그들의 반란에 작은 공감이란 마음이 얻혀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오쿠다 히데오의 웃음 뒤에서 이런 고민은 즐겁고 유쾌함으로 마무리 될 수 있어서 행복하다

 

'40대, 아저씨들의 즐거운 반란' 이 즐겁다. 젊은 시절엔 떨치고 일어날 수 있어서 행복하고 중년에 또 그 시간만의 매력을 찾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노년에는 또 다른 즐거움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겠지. 하지만 우리가 사는 이 사회는 그것을 억누르고 가두기에만 급급해보인다. 그래서 감춰두고 가둬둬야만 하는 현실 때문에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이 생겨나는 것은 아닐까. 오쿠다 히데오가 던져준 40대 아저씨들의 반란에 대한 작은 처방이 오늘을 즐겁게 한다. 새롭게 옷을 갈아입은 그녀들의 이야기 <걸>은 아내에게 선물해야 할 것같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 시오리코 씨와 기묘한 손님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1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쁜 일상을 벗어나 잠시 나만의 시간 여행을 하고 싶을때가 있다. 한창 꼬맹이 아들 녀석때문에 주말에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는건 엄두도 내지 못하지만, 아이들이 잠든 늦은 밤 나만의 공간인 작은 서재에 앉아 여유롭게 책 향기를 맡는 그 짧은 시간이 바로 나의 힐링 타임이다. 그리고 간혹 네 살 난 큰 딸아이를 데리고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고구마'라는 헌책방을 들러보는 일도 내겐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딸아이는 책들이 가득한 이 공간보다 아빠가 건네준 과자 한봉지가 더 좋을테지만... 덕분에 아빠는 책 향기에 흠뻑 빠진다.

 

요즘은 헌책방을 찾는 일도 쉽지가 않다. 온라인 서점때문에 오프라인 서점들도 문을 닫는 일이 허다하니, 작은 서점들과 헌책방이 설 자리는 그리 많지 않은것도 사실일것이다. 개인적으로 참 기분좋아하는 풍경이 있다. 대형 마트라서 좀 그렇기도 하지만(거기 아니고는 아이들이 그렇게 많을 수도 없을테지만) 한 구석에 자리잡은 서점에 아이들이 여기저기, 의자건 그냥 바닥이건 자리를 잡고 책에 빠져 있는 그런 모습들... 난 이 모습이 정말 즐겁다. 그런 아이들의 표정에서는 사뭇 진지함이 묻어난다. 책의 향기에 흠뻑 빠진 아이들! 책이 있어 행복하다.

 

너무 두서 없지만... 책에 대해서, 헌책방에 대한 이야기들로 이 책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을 이야기하려한다. 시노카와 시오리코! 가마쿠라에 자리한 오래된 서점, 그곳을 지키는 한 여인이 바로 시오리코다. 긴 생머리에 가냘픈 모습, 글래머러스한 그녀의 모습에 마음을 빼앗긴다. 물론 책 향기에 마음을 사로잡힌건 물론이고... 비블리아 고서점의 주인인 시오리코는 이런 가녀린 모습에 수줍음 많고 낯가림도 심하지만 책에 대해서 만큼은 열정적이다. 그리고 책에 대한 놀라운 추리력과 남다른 촉!을 가진 여인이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은 이렇듯 책에 있어서 만큼은 정열적인 시오리코와 비블리아 고서점을 찾은 다이스케를 비롯한 인물, 그리고 책속에 숨겨진? 사람들에 초점을 맞춘다. 그들이 가지고온 책들, '나쓰메 소세키 전집', '고야마 기요시의 이삭줍기', '논리학 입문'과 다자이 오사무의 '만년'... 이 네 권의 헌책속에 담긴 인물들과 숨겨진 이야기들을 매력적인 그녀, 시오리코의 추리로 풀어낸다. 미스터리라는 장르 때문인지 '사건수첩'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그보다는 '헌책의 비밀' 정도가 어울리지 않을까 싶기도... ^^

 

 

 

 

이 작품의 매력을 두가지로 꼽으라면 책의 향기와 매력적인 여주인공이라고 말하고 싶다. 고서점과 헌책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가는, 색다른 책향기를 풍기는 소재들이 책을 좋아하는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나쓰메 소세키와 다자이 오사무 등, 다소 익숙한 이름과 작품속에서 또 다른 즐거움을 찾게된다. 또한 매력적인 그녀 시오리코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남심(男心)을 뒤흔들기에 충분하다. 지금이라도 달려가서 시오리코! 휘파람은 이렇게 부는 것이라고 자상하게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이 들정도다.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낡은 책에는 내용뿐 아니라 책 자체에도 이야기가 존재한다.'

 

어린시절 공부하던 책들을 보면 연필 자국으로 책이 시커멓기 일쑤였다. 나 공부 해쓰~~ 하고 시위라도 하듯... 하지만 요즘 즐거움속에 만나는 책들에는 펜 자국조차 없다. 기억하고 싶은 구절에만 포스트 잇이나 형광펜으로 조그맣게 체크를 할뿐! 누군가가 읽고 난 책을 통해서 그 사람의 성격이나 습관, 책에 대한 중요성 등을 파악할 수가 있을 것이다. 시오리코가 그랬던 것처럼... 책은 바로 그 사람의 작은 역사다! 자신의 아이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예쁜 것처럼, 자신의 손을 거쳐간 책도 그와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바로 나만의 역사로 간직된 시간이기에 소중하다.

 

힐링 미스터리!!! 이 작품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표현이다. 요즘 가장 핫 한 아이콘인 힐링, 복잡하고 머리 아픈 미스터리가 아닌 왠지 즐겁고 따뜻해지고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미스터리!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이 바로 그런 특별한 이야기를 선물한다. 2012년 오리콘 랭킹에서 서적부문 종합 1위에 올랐다는 이 작품은 이미 드라마로도 방영되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책을 내려놓을때 너무나도 큰 아쉬움이 드는 작품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출간되었고 국내에서도 곧 다가올 두번째, 세번째 이야기에 더 큰 기대감이 커진다.

 

책의 향기가 있어 행복하고, 오래된 책들 속에 담긴 사람과 이야기에 가슴이 따뜻해지고, 매력적인 그녀 시오리코가 있어 미소가 흐른다. 헌책과 인연, 가슴 따뜻한 힐링 미스터리속으로 이 봄을 맞겨보는 것은 어떨까? 자극적인 미스터리를 원하는 독자들이라면 패스! 지금까지와는 다른 독특하고 색깔있는 미스터리를 원하는 독자들에게 시오리코, 그녀를 소개하고 싶다. 가슴 따뜻해지는 사람과 책, 그들의 인연을 그린 비블리아 고서점! 그곳이, 그녀가 더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개정판
이도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네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 사랑도 무사하니까. ... 세상의 모든 사랑이 무사하기를'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져버린 카피가 아닌가싶다. 이도우라는 작가,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이라는 그 이름! 그리고 그 이름 앞에 언제나 자리하는 저 글귀야말로 이 작품을 대표하는 감성이 고스란히 담긴 글이 아닐까. 오늘 내 사랑을 돌아보게 된다. 지금 잠시 떨어져 곁에 없지만 주말을 함께할 사랑하는 아내, 그리고 사랑하는 아들딸! 이제 그 사랑의 의미가 그때와는 조금 다른듯 하지만 6년여만에 다시금 그 사랑을 만나보려한다. 건과 진솔의 상큼한 사랑 이야기를...

 

사실은 잠시 잊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영화 러브액츄얼리가 로맨틱 영화를 대표하는 것처럼 로맨틱 소설?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어김없이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을 꼽는데는 서슴지 않지만, 사실 건과 진솔을 잠시 잊고 있었다. 벌써 그들과 만난지 6년이란 시간이 흘렀으니 그럴만도... ^^ 어쨌든 새옷을 갈아입고 독자들에게 새롭게 인사하는 이 작품이 그래서인지 더욱 반갑기만하다. 6년전 처음 이 작품과 만났던게 벌써 두번째 갈아입은 옷으로 였이니, 이번이 세번째 새옷을 입는 셈인가?

 

서른 한살의 라디오 작가 공진솔과 새롭게 개편을 맞아 만나게 된 PD 이건의 좌충우돌 사랑 이야기가 우리의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노래 싣은 꽃마차'라는 프로그램으로 만난 그와 그녀, 이 프로그램의 사서함 번호가 바로 책의 제목처럼 110호이다. 소심한 성격탓에 이건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있다가 조금씩 마음을 열고 일과 사랑의 에피소드들이 교차하며 시종일관 경쾌하고 상큼하게 그와 그녀의 이야기가 계속된다. 6년전 써내려간 책에 대한 느낌은 온통 유쾌, 상쾌, 시원하다는 말로 가득하다. 6년만에 한가지 느낌을 더 추가하자면... 두근두근 설레임!?

 

6년전과 지금의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사이에는 개인적으로 '결혼'이라는 또 다른 이름이 존재한다. 누군가의 연애담을 들을때의 즐거움이 그 시절의 추억속에 작은 미소로 남아 있다면, 지금 만나는 사랑이야기는 어쩌면 또 다른 의미의 설레임, 아니면 작은 두근거림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그때의 사랑이라고 하면 남녀, 연인간의 사랑이 주를 이루었지만, 지금은 아내, 그리고 두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완성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꽃을 피고 있는 사랑 앞에서 오래전의 가슴 떨린 설레임을 다시 만난다고나 할까?

 

 


 

 

"...제나이 서른이 넘으면 고쳐서 쓸 수가 없는 거이다. 고쳐지디 않아요.. 보태서 써야한다. 내래

저 사람을 보태서 쓴다.. 이렇게 생각하라우. 저 눔이 못 갖고 있는 부분을 내래 보태줘서리 쓴다..."

 

역시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가슴을 적시는 이런 섬세한 언어적 표현들이다. 건과 진솔의 삐걱거리는 사랑을 다시금 이어주는 건의 할아버지의 말은 오래도록 가슴속을 울린다. 보태서 쓴다.... 나이가 먹고보니 이 말이 어느정도는 이해가 가기도 한다. 누군가의 행동이나 생활 방식을 바꾸기에 나이는 정말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그렇기때문에 어느정도 나이가 먹으면 보이지 않게 트러블이 많이 발생하기도 한다. 건 할아버지의 말씀이 바로 이 부분을 지적하신 걸거다. 보태서 쓴다....

 

한여름 9월말에서 다음해 봄 꽃망울이 필무렵까지 이어지는 사랑이야기는 이렇게 그들만의 결실을 맺는다. 물론 책속에서는 여백으로 남지만... 지금 함께 생활하는 동생이 한창 사랑에 열병을 앓고 있다. 연애 경험도 별로 없고 노총각이라는 명찰을 달고 있지만 사랑이란 녀석이 나이가 많다고 쉽게 지나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니까. 만난지 두달도 채지나지 않아 벌써 결혼도 하고 애기도 낳은 것처럼 호들갑이다. 사랑이란 녀석이 그리 쉽지만은 않은 것일텐데... 사실 조금 걱정이 들기도 한다. 작든 크든 다툼으로 사랑에 틈이란 것이 생겨봐야 그 사랑의 강도가 어느정도 인지가 될텐데 말이다. 동생에게 이 책을 선물해야겠다. 이 특별한 사랑이야기로 그들이 사랑도 더 강해 지기를 바라면서...

 

새옷을 갈아입은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에는 또 다른 특별함이 있다. 바로 '비오는 날은 입구가 열린다'라는 단편이 책의 뒷부분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이름에서 아! 하겠지만 너무나 익숙한 이름이라 더 반갑고 색다른 느낌을 전해진다. 어쩌면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 선우와 애리의 시선이 또 다른 감성을 자극한다.

 

파꽃을 그려보지 그래요?

파꽃을? 배꽃이 아니라?

예쁘잖아요. 비 오는 날의 파꽃. 나는 파꽃이 좋던데.

 

'다시 한번 사랑해 보기로 하는 것', 작가 이도우가 이 작품을 통해 그리고 싶어한 사랑이 바로 이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서른을 넘은 이들의 서툰, 아니 사랑에 대한 두려움, 혹은 경계심을 걷고 새롭게 사랑을 만들어가는 작은 힘을 느끼게된다. 지난해에 태어난 이도우 작가의 '잠옷을 입으렴'도 놓쳐버렸다. 다시만난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을 계기로 오랫만에 그와의 또다른 이야기도 나누어보고 싶다. 봄이 다가온다. 우리의 사랑도 꽃이 핀다. 그리고 읽고 싶은 많은 책들이 있어 행복하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