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1.2학년 공부법의 모든 것 - 현직 초등 교사들이 알려 주는 꿈결 초등 교육서 시리즈
이미경 외 지음 / 꿈결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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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의 마지막 달력 한 장만을 남겨놓은 초등학교 1학년 딸아이를 둔 아빠의 마음은, 어디로 향할지도 어떤 빠르기로 발을 저어야 할지도 모르면서 두둥실 떠있는 오리배와 같다. 정말 눈깜짝할 사이에 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버렸지만, 시간은 아직도 지난해 이맘때즈음 아이의 입학통지서를 받아들었을때 그 시간에 멈춰서 있는것 같다. 아직도 어리기만하고 어리광만부리는 아이가 자기 몸집만큼 커다란 책가방을 들고 학교로 등교하는 모습을 어느 아빠들이 쉽게 생각이나 했을까? 그런데 시간을 흘러 벌써 1년이 훌쩍 지나갔다.

유치원에 보낼 때는 일년 혹은 반기, 분기별로 행사 및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보고 혹은 소통을 많은 시간 나누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학교 라는 곳에 아이를 맡기고 보니 어쩌면 상황은 180도로 변해버린듯한 느낌을 받게된다. 부모들은 보통 이렇게 이야기한다. 유치원에서 학교라는 곳으로 아이를 보내면서 소위 갑과을의 관계가 정반대로 변해버린다고 말이다. 물론 그 정도는 아니겠지만, 어쨌든 이런 학부모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것도 같은 생각이 드는걸로 봐서 어렴풋이 맞는 말인것도 같다.

모든 것이 생소한 것은 부모들만이 아닐 것이다. 아이들도 전혀 낯선 공간, 친구들,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유아의 단계를 거쳐 어린이로서 일정부분 자신의 몫을 해나가야 하니 쉽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일것이다. 그런 면에서 조금은 아쉬움이 있기도 하다. <초등 1,2학년 공부법의 모든 것> 이 책을 일년만 일찍 만났어도 딸바보 아빠의 걱정과 안타까움은 조금 덜어졌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책을 통해 지난 일년, 우리 아이가 걸어온 시간을 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1년이란 시간을 가늠해보고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되어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진다.

<초등 1,2학년 공부법의 모든 것>은 현직에 있는 초등 교사들이 직접 써내려간 안내서이다. 그런 면에서 모든 것이 생소하고 궁금할 예비 초등학교 학부모과 한해를 마치고 2학년에 오를 학부모들의 고민과 걱정을 조금이나마 해소실켜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학부모들이 가진 고민과 더불어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들려주는 학교 교실속 아이들의 모습 역시 학부모들에게는 꽤나 커다란 도움과 해결책을 제시해 줄 것이라고 확신하게 만든다.

이 책은 초등 1학년, 우리 아이들의 수업시간과 똑~같이 진행된다. 학교에 등교하는 것을 시작으로 1교시에는 1,2학년 학생들의 특징과 그들의 교실을 살짝 들여다보는 것으로, 2교시에는 초등학생이 되면서 달라지는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3교시는 교과별 학습 전략에 대해서, 그리고 4교시는 1,2학년 평가에 대한 대비를 담고 있다. 더불어 수업이 끝난 교내외 방과후활동에 대한 공부방향에 대한 것도 잊지 않는다.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는 엄마가 모르는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대한 질문과 대답시간과 일기쓰기 지도 같은 꼭 필요한 내용들이 궁금증 가득한 학부모들의 물음표를 채워준다.




이제 1년을 지나온 학부모로서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들은 사실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이다. 우리 아이의 경우 컴퓨터, 중국어, 피아노 정도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데, 사실 걱정은 영어 같은 기초 외국어를 포함하지 않는데 있다. 내년에는 또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지만 지난해 어린이집에서 배운 영어마저 이제는 잊어버리고 있는듯 싶기도해서 걱정이 되는것도 사실이다. 이 책이 그런 방과후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 수강신청 등 다양한 내용들을 담고 있어 내년에는 조금더 관심을 갖아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또 책의 말미에는 현장체험 추천 장소들도 소개되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1학년이 딸아이에게 사실 아직까지는 공부를 강요하지는 않는다. 학교가 끝나고 학원 차들이 부리나케 달려드는 모습들을 내가 사는곳의 작은 학교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는데, 아직까지는 그렇게까지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맞는 것인지, 공교육에 오롯이 집중해야 하는 것인지, 이런 저런 고민들은 나뿐만이 아닌 모든 학부모들이 가진 고민이고 숙제일 것이다. 그런 고민의 시작점에 선 초등 1,2학년 부모들에게 <초등 1,2학년 공부법의 모든 것>은 어떤 의미에서건 도움을 줄수 있을거라는 확신을 갖게 만든다.

어떻게 지도하고 안내할 것인가? 이런 고민은 비단 학부모들의 몫만은 아닐 것이다. 그런 고민을 함께 하는 이는 바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 또한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직 교사들이 학부모들의 물음에 대한 대답을 내어놓고 학교에서는 이러이러하니 집에서는 이러이러 하시면 좋겠다는, 아니면 학교에서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집에서 지도에 참고하라는 그들의 친절하고 정성어린 교육현장을 그려낸 이 책의 가치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줄 믿는다. 예비 학부모, 그리고 예비 초등 교사들에게도 꼭 필요한 책이 바로 <초등 1,2학년 공부법의 모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이다.

딸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아이가 학교에 갔구나!' 실감했던 사례는 바로 처음으로 해봤던 '교외체험학습신청'이었다. 어린이집에 다닐때는 아빠가 시간이 날때마다 체험학습, 혹은 놀러 아무때고 아이를 데리고 갔었는데 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는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았다. 물론 데리고 가도 좋지만 체험학습신청서와 보고서제출이라는 것이 꽤나 어렵기 때문이다.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는 더더욱 그것을 쓰기가 쉽지 않고 고스란히 부모의 손을 거쳐야 하니, 개인적으로는 올해 단 2차례 정도 밖에는 안다녀왔던것 같다. 아쉬움이 조금은 드는 부분이다.

체험학습신청절차 같은 내용들도 학부모 Q&A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참고 하면 좋을듯하다. 어쨌든 앞서도 말했듯 이 책을 조금 일찍 만났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든다. 학부모로서 고민하고 걱정했던 것들에 적당한 답을 전해주기도 하고, 아이들의 학교 생활에 대한 스케줄이나 다양한 활동도 많은 부분 확인 할 수 있으며, 학교 교과와 공부지도 방법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기때문이다. 학부모로서 아이들 문제에 대해서 선생님과 질문하고 대화하는 특별한 시간이 바로 <초등 1,2학년 공부법의 모든 것>을 함께 하는 시간이었다. 지금보다 훨씬 큰 가방을 멜 아이들을 가진 부모들에게 기쁜 맘으로 이 책을 꼭 권해주고 싶다.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꿈꾸고 싶다. 아빠로서 엄마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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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 (무선)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시리즈 5
다카하시 겐이치로 지음, 박혜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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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일본 야구선수 오타니의 메이저리그 입성은 일본과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야구 팬들의 커다란 관심거리로 주목받았다. 일년에 두 자리 승수를 올린 투수, 더불어 20개 이상의 홈런을 치는 강타자로서, 만화속에서나 나올법한 캐릭터의 등장에 우리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었던 것이다. 이곳 저곳에서 러브콜을 받았지만 그가 결정한 곳은 LAA, LA에인절스 였다. 내년 시즌 LAA, 아니 더 나아가 MLB는 벌써부터 오타니 쇼헤이 덕분에 야구를 사랑하는 이들의 관심과 사랑이 이미 예약되어 있다고 해야할까?


국내에서도 야구는 축구와 더불어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즌이 끝나고 우승팀들의 행보와 누가 어느팀으로 얼마의 이적료를 받고 이적하고, 외국에서 뛰던 선수들이 어느 팀으로 국내에 복귀하게 되는지, 또 MLB에서 뛰던 선수들의 이적과 내년 시즌에 관한 사항.... 하나하나가 야구 팬들에게는 시즌 이후의 또 다른 즐거움이라 할 것이다. 스포츠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그 종목의 이름은 뭔가 설레이는, 눈을 크게 만들고, 귀를 쫑끗 세우는 무언가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인가? 책속에서도 '야구'라는 이름에 우리들은 종종 그렇게 설레이곤 한다.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 조금은 독특한 제목의 책 한 권과 마주한다. 눈부시도록 새파란, 우리 대표팀 유니폼을 닮은 파란색과 함께 하는 야구 이야기! 책을 펼치기전 누구나 이런 상상을 하면서 멋진 야구 이야기를 꿈꾼다. 이 작품은 야구가 사라진 세상에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들, 독특한 상상의 이야기들이 함께 한다. 하지만 이 작품은 좀처럼 그렇게 우리를 쉽게 놓아두지 않는다. 야구라는 소재를 채택했지만 전혀 야구스럽지도 야구를 꿈꾸지도 야구로 이야기를 풀어놓지도 않는다. 야구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지만 야구는 그저 저자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생각을 거들뿐, 이야기의 중심에 서지 못한다.



하지만 문제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그 어떤 생각을 이해하기가 전혀 쉽지 않다는데 있다. 타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투수에 대해 말한다. 전직 프로야구 감독도 등장하고 한신 타이거즈의 팬도 등장한다. 야구와 관련된 여러 괴짜들이 등장하지만 이건 절대 야구에 관한 소설이 아니다. 더욱 독자를 당황스럽게 만드는건 야구가 아니라면 도대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 혹은 작은 목소리를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있다. 문제는 그 마저도 결코 쉽지 않다는데 있다. 7장에 걸쳐 300여페이지에 육박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하고자하는, 말하고자하는 바를 쉽게 찾을 수가 없다.


이 작품을 옮긴이는 '언어 표현의 해체와 재구축'이라는 제목으로 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1988년 이 작품이 쓰여진 시기를 보니 포스트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20세기 후반의 일이다. 개성과 자율, 다양성을 중시하고 탈이념과 절대적인 이념을 거부했던 시기적인 특징과 닿아있는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는 출간후 오랜 시간동안, 물론 종종 독자들 사이에서 잊혀지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도 독특한 구성과 생각치못한 이야기들로 문학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가능케하는 작품으로 사랑받고 있는듯 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좀... 어렵다.


포스트 모더니즘 문학의 기수~!문학을 발가벗겨, 또 다른 문학의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고자 하는 작가 다카하시 겐이치로, 기존의 틀에 얽매인 형식과 관습을 탈피하려하는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과 독특한 구성과 형식은 여전히 신선한 도전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여전히 이 작품이 지금 이 시대에 어울리는가? 라는 질문을 내려놓을 수 없다. 문학이 주는 상상력과 도전은 역시 즐거움과 재미가 동반 되면 더욱 배가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는다.


책장속의 문학!은 그 누구에게도 반가운 말이 아닐것이다. 독자들의 손에 놓인, 독자들의 가슴속에 간직된 책 한 권이 그보다는 더욱 값지고 어울리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보며, 이 작품에 대한 아쉬움을 접어보려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의 끊없는 도전과 문학에 대한 사랑과 이해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문학이란 무엇인가? 이 작품을 통해 가끔은 재미를 넘어 이런 고민도 필요해보인다는 사실 역시 다시한번 인식하는 기회가 되었다. 다만 야구를 꿈꾸는, 상상하는, 연관된, ... 그런 것들은 원하고 바라는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도서가 아니라고 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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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의 소나타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권영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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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만지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시작부터 뭔가 심상찮은 인물이 질척질척한 분위기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변호사! 미코시바 레이지는 바로 변호사다. 그리고 지금 피부가 굳어가는 시체 하나를 차 트렁크에 싣고 어디론가 그걸 버리러 가는 중이다. '이거 나쁜 넘이잖아?' 생각이 들무렵, 문득 이 작품 <속죄의 소나타>는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가 사건의 중심이 되는 법정 미스터리 시리즈인데? 하는 생각이든다. 주인공이 그럼 나쁜넘? 뭔가 좀 이상한듯도 싶지만... 어쨌든 시체를 처리하는 것도, 자신의 경험담처럼 이전의 살인 사건들을 말하는것도 뭔가 심상찮기는 한게 사실이다. 도대체 정체가 뭐야? 미코시바 레이지!


나카야마 시치리와의 두 번째 만남이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통해 그를 처음 만났다. 우라와 의대 법의학 교실 시리즈. 마코토와 미쓰자키 교수, 그리고 고테가와 형사! 의학 미스터리라는 섬세함, 법의학이라는 독특한 분야의 미스터리로 재미를 선물했던 그가 이번에는 법정 미스터리로 다시금 독자들의 눈과 귀를 매혹시킨다. 그 시작은 바로 앞서 말한 독특한 이력의 주인공 변호사 미코시바 레이지라는 인물을 통해서 이다. 미코시바 레이지! 그는...


'무슨 죄목으로 기소되든 반드시 집행유예를 받아 내는 무적의 변호사'로 불리는 검찰의 원수! 미코시바를 사람들은 이렇게 부른다. 그의 과거 이력을 살짝 들여다본다면 더욱더 그를 이해하기 힘들 인물로 생각될 것이다. '시체 배달부'라는 별명으로 전 국민들을 경악시켰던 엽기 살인사건의 범인이라는 과거를 가진 인물, 거기다 <속죄의 소나타>의 시작에서부터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시체를 유기하는 장면으로 자신을 알리고 있는 그이기에 도대체 어떤 유형의 인간이고 과거는 어떠했는지, 그리고 지금 현재의 모습은 어디까지 진실인지... 물음표 가득한 캐릭터가 바로 미코시바 레이지라고 할 수 있겠다.


"속죄란 건 말이다. 저지른 죄를 보상한다는 의미야. 후회하는 게 아니고. 골백번 후회하고 사죄 편지를 몇백 통 쓴들 여자애가 살아 돌아오는 건 아니지. 나쁜 일이라고까지는 않겠다만 그런 건 형식적으로 얼버무리는 데 불과하거든." - P. 225 -


어쨌든 <속죄의 소나타>는 크게 두 가지 사건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미코시바가 유기했던 시체가 강가에서 발견되고 유력한 용의자로 그가 지목되면서 사이타마 현경 수사1과 와타세 반장이 미코시바를 쫓는 사건과,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보험금 살인사건의 국선변호를 맡게 되는 미코시바의 법정 다툼이 바로 그 두 가지이다. 강가에서 발견된 시체가 미코시바가 담당하는 보험금 살인사건을 취재하던 주간지 기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거 살인 경력이 있는 미코시바가 용의자로 의심을 받게된다. 더불어 돈을 쫓는 승률 높은 변호사라 불리던 그가 인기를 노리고 국민적 관심을 받는 보험금 살인사건을 맡았다는 풍문까지 도는 상황, 정말 이 엄청난 사건과 미코시바는 관련이 있는 것일까?





미코시바 레이지! 처음 시작하면서 이 캐릭터를 만났을때 딱 떠오르는 인물이 두 명 있었다. 하나는 '법의 파수꾼이 되고자 했던 게 결과적으로 법을 어기는 데 기여한다는 것도 얄궂은 일이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 라는 미코시바의 자조섞인 말처럼, 얼마전 종영한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에서 나온 '이유범'이란 변호사 캐릭터다. 잘나가던 전직 검사, 더 잘 나가는 현직 변호사! 인맥과 언변, 쇼맨쉽을 바탕으로 한 높은 승소율! 악마의 혓바닥이라는 별명의 변호사 이유범이란 캐릭터가 딱 초반 미코시바의 이미지와 닮아 있었다. 그리고 우리 현실에서 보이는 또 한 사람! 눈에서 레이져를 발사하던 법꾸라지 우병우가 바로 다른 하나다. 미코시바 레이지, 하지만 그는 정말 그들과 동일시되는 캐릭터일까?


두 가지 커다란 사건에 이야기의 큰 줄거리가 있다면 중간 중간 미코시바!라는 인물을 알리기 위한 과거의 시간, 사건들이 진실에 조금씩 다가가도록 도와준다. 미코시바, 그는 누구인가?에 초점이 맞추어 있으면서도 법정 미스터리니 만큼 살인 사건에 대한 변호인과 검찰, 그리고 현실 사건속 경찰의 대립과 갈등 또한 재미와 몰입감을 전해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이전에 만났던 작품 '히포크라테스 선서'에서 만나 조금은 익숙한 고테가와 형사와 와타세 반장의 등장도 색다른 재미를 전해준다. 사건의 진실은 무엇이고, 과연 미코시바의 실체는.... 가독성만큼은 정말 담보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에 이견은 없을 거라고 생각된다.


"후회 따위는 하지 마라. 후회해 봤자 과거는 수복되지 않아. 사죄도 하지 마라. 잘못을 아무리 빌어도 잃어버린 생명이 돌아오는 건 아니다. 대신 저지른 죄의 대가를 치러. ... 이유가 뭐든 사람 하나를 죽였으면 그 녀석은 이미 악마다. 법이 용서해도, 세상 사람들이 잊어도, 그 사실은 달라지지 않아. 악마가 도로 사람이 되려면 계속해서 속죄하는 수밖에 없는 거다. 죽은 사람 몫까지 열심히 살아라. 절대로 편한 길을 택하지 마라. 상처투성이가 돼서 진흙탕을 기어 다니면서 고민하고, 방황하고, 괴로워해라. 자기 안에 있는 짐승을 외면하지 말고 끊임없이 싸워라." ... "자기 외의 약한 이들을 위해 싸워라. 나락에서 손을 뻗는 이들을 끌어올려라. 그걸 되풀이하면 그제야 넌 죄를 갚은 게 되는 거다." - P. 282, 283 -  


<속죄의 소나타>라는 제목과 마주했을때 떠오르는 작품이 있었다. 시골마을 성폭행 당하고 살해당한 한 소녀 그리고 그녀의 엄마와 친구들, 미나토 가나에의 '속죄'가 바로 그랬다. 지은 죄에 대해 대가를 치르고 속량받는 일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뒤로하더라도 속죄가 단순히 후회와 사죄 정도로 치부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위의 글을 통해서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오래도록 이어지고 있는 일제 침략기의 만행과 위안부 문제만 보더라도 그들이 정말 속죄하기를 원하는가 쉽게 알 수가 있을 것도 같다. 속죄는 그만큼 쉽지 않고 짧지 않고 하지만 그렇다고 그리 멀지도 않다. '자신을 감시하는 건 가슴에 있다'는 책속 문장처럼, 그들에게 이 작품을 통해 속죄의 의미를 알려주고 싶다. 국정농단한 그들에게, 역사속 상처를 안져준 그들에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겼던 '안녕, 드뷔시'는 성장 미스터리로, 이전에 만났던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의학미스터리를, 이번 작품은 법정 미스터리로... 다양한 분야에서 독특한 세계관과 매력적인 캐릭터, 색다른 설정과 재미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선명히 각인시키는 '이야기 장인' 나카야마 시치리! 48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등단해서 지금까지 30편에 육박하는 작품을 쏟아내며 왕성하게 활동하는 가장 주목받는 작가이다. 몇몇 안되는 그의 작품들과 함께 했지만 그의 스타일과 카리스마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해보인다. <속죄의 소나타>를 통해서 미나토 가나에의 '속죄'라는 작품과 함께 또 하나의 작품 요시다 슈이치의 '악인'이 마지막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악인'은 존재하는가? 정말 '악인'은 누구일까? 라는 질문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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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을 합치면 사랑이 되었다
이정하 지음, 김진희 그림 / 생각의서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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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하! 그와의 만남이 어느새 20여년을 넘어서는 듯하다. 청춘의 사랑과 이별! 나에게도 그런 시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 아픈 사랑의 시간들을 되새김질하며 만난 이가 바로 이정하 시인이다. 그의 시속에는 사랑이 있다. 아니 그보다도 더 많은 이별이 있다. 그의 시는 이별을 이야기하면서도 영롱하고 찬란하다고 말해야할 뭐 그런 가슴 뜨거운 가슴 저림이 있다.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그 뒤에 숨겨진 이별, 상처가 그 사랑을 만드는 경험적 페이지랄까? 뭐 그런 찬란한 아픔 같은게 있다.


오늘 나는, 꿈꾸지 않고 잠들기를, 네가 없이도 깊이 잠들기를 바랐다.

이별을 베고 잠들면 사랑이 떠나갈까.

가끔 나는 소망한다. 너를 잊기를. 단1초라도 너에게 시간을 빼앗기지 않은 날이 있기를.

사랑, 그 마약 같은 중독에서 벗어나 내가 한없이 자유로워지기를.    - 네가 없이도 -  


<이 모든 것을 합치면 사랑이 되었다> 역시도 표지부터 사랑의 짙고 붉은 빛깔을 담고 있지만 그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랑보다 이별인 경우가 더 많아 보인다. '네가 없이도'라는 작품에서 '이별을 베고 잠들면 사랑이 떠나갈까'라는 표현이 너무 안타깝다. 청춘이 느끼는 사랑과 이별, 이별의 상처속에서 고스란히 담고 있는 바램, 이별후에 그, 그녀를 놓아주고 싶어하는... 아니 자신이 이제 편히 놓아버리고 싶어하는데 그것조차 쉽지 않은 그 모습이 청춘의 시간을 지내온 나에게 공감이란 단어로 다가온다. 그 쉽지 않음이 느껴진다.


이정하의 시들은 제목 자체가 아름다운 시어들이다. 가장 대표적인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는 말할 것도 없고, '사랑해서 외로웠다' , '당신이 그리운건 내게서 조금 떨어져있기 때문입니다' , '혼자 사랑한다는 것은' , '오늘 그를 위해 눈물을 흘려 보아라' ,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 '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 제목만 들어도 가슴속에서는 소용돌이가 치듯 사랑의 상처들이, 오랜 그 시절의 아픔들이 되살아난다. 나쁜 의미로의 추억 되새김이 아니라 '그땐 그랬지' 정도의 미소 띤 상처들이랄까? ^^


이 작품은 모두 다섯가지 사랑을, 아니 이별을 그리고 마지막을 이야기한다. 1장 '사랑이 시작되다'와 2장 '사랑한다는 것은' 에서는....버스에서 만난 꿈에 그리던 그녀, 그녀가 다가온다 그리고 말을 건다. 그리고는 그녀의 친구가 나를 좋아한다고 만나보라고... 이렇게 얄궂은 사랑을 말하기도 하고, 후회를 남기지 않게 사랑에 용기를 내어보라고 말하기도 한다. 사랑을 시작하던 우리들의 오래전 시간과 지금의 시간은 역시 별반 다르지 않을것 같다.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시작을 했으면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이야기는 조금씩 조금씩 깊어진다.



''' 그의 장점, 좋은 것들만 사랑한다면

그 사랑이 완전할 수 없다.

단점, 나쁜 것들까지 포용하고 사랑해야...


그의 좋은 면만 보는 것도

그의 단점을 감싸주는 좋은 방법이다.

시들고 있는 꽃에게

'너는 왜 시들고 있느냐'고 묻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시들고 있는 꽃을 사랑하는 방법은

그 꽃이 시들지 않게 물을 주는 일이다.  ...  - '사랑은, 그 어둠까지 감싸는 일이다' 중에서 ... -


3장 '길 위에서'는 사랑이라는 것과 함께 우리의 '삶'에까지 이야기를 넓혀간다. '사는 건 아마 이런 것일 거야. 외롭다는 걸 알아차리고, 그리고 그 외로움과 도란도란 사이좋게 지내는 일' 이라고 호박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꽃이 피고 나면 그 자리에 알찬 열매가 맺기 때문이라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 삶의 작은 단면들이 보여주는 가르침을 편하고 여유로운 문장들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솔직하고 그래서 솔깃하고... 그것이 사랑이건, 삶이건 말이다. 어쨋건 삶속에는 사람과 사랑이 모두 담겨 있으니까...


'이별을 베고 그리움을 덮고' 이제 그가 서서히 본색을 드러낸다. '그대는 사랑했다고 했고 나는 사랑한다고 했습니다' 라는 제목처럼 이정하의 주종목 '이별'이 고개를 서서히 들어올린다. 요즘은 어떨지 모르지만 예전의 경험으로 비춰볼때 사랑노래가 귀에 쏙쏙 잘 들려오고 가슴에 비수처럼 꽂힐때는 바로 '이별'을 한 직후였다. 이별은 어쩌면 사랑의 또 다른 시작이다. 하지만 그 사랑했던 시간들을 잊는 일이 맘처럼 쉽지만은 않기에 사랑은 사랑으로 잊혀진다고 했나?, 그런 유행가 가사가 마음에 와닿기도 했던것 같다. 어쨋든 이정하 시인의 특기인 이별, 그리고 그 마지막이 4장과 5장에서 그려진다.


그의 문장들은 참 유려하다. 설레기도 하다가 어느새 가슴속 아픈 추억들을 콕 찝어 내 건드린다. 어쩌면 달달한 사랑보다는 새살이 더 빨리 돋아나도록 아픈 상처를 건드려주는듯 싶게도 느껴진다. 그토록 뜨거웠던 사랑이 식어내리고 그리움과 기다림을 견디고 견뎌 그 사랑에 덤덤해지게 하는 무언가를 담아낸다. 책속에는 다양한 에피소들이 등장한다. 아름다운 시어들도 가득하지만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시계바늘이 우리를 그 시간속으로 안내한다.


이별은 사랑의 씨앗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죽을만큼 아프지만 시간은 언젠가 그 아픈 상처에 딱지를 올리고 새살을 돋게 만든다. 이정하 시인의 작품들이 어쩌면 딱지와 새살의 그 시간을 만들어주는듯도 하다. 그리고 또 다시 사랑은 시작된다. 물론 SNS로 사랑과 이별은 통하는 요즘의 사랑은 조금은 빠른듯도 하지만... 어쨋든 사랑은 이별이라는 상처와 아픔을 씨앗으로 더욱 굳건하게 열매를 맺어간다. 하지만 그것이 끝인지 마지막인지 우리는, 아니 그 누구도 알수는 없다. 삶의 마지막까지 그럴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것 한가지는 있다. 이별, 상처, 아픔, 삶, 사람, 설렘, 추억, 그리고 사랑.... 이 모든것을 합치면 사랑이 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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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왕 공룡 배틀 과학 학습 도감 최강왕 시리즈 3
츠치야 켄 감수 / 글송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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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장장 다섯시간에 걸쳐 운전을 거듭 거듭, 해남 땅끝에 도착했다. 언젠가부터 아들이 '공룡 박물관, 공룡 박물관'하고 노래를 부르는지라... 해남에 있는 공룡박물관에 가겠노라 벌써부터 약속을 잡아놓은 상태, 결국 이번 여름 휴가를 겸해서 전라도 해안 여행을 시작했다. 그리고 첫 방문지가 바로 공룡 박물관으로 결정되었다. 야외에도 박물관 안에도, 조류박물관과 공룡 놀이터, 마지막으로 발자국 화석이 있는 곳까지 쉬지 않고 엄마와 누나, 아빠를 이끌고 종횡무진 뛰어다녔다. 거의 3시간 가량의 투어?에 모두들 녹초가 되었지만, 아들은 너무 즐거운 표정으로 우리를 보고 웃는다.



아이들은 왜 공룡을 그토록 좋아라 할까? 거대하고 엄청 힘도 세고 멋지게 생겼기 때문에? 아들에게 질 문을 해봤다. "한아, 왜 공룡이 그렇게 좋아?" ... "멋있고 귀여워서..." 그리고 한마디 추가한다. "불쌍하니까!" 예상외의 대답이다. 그리고 한이가 말을 이어간다. "너무 슬퍼! 공룡이 지금은 아무도 없으니까." 그래, 그렇구나! 지금 그들의 존재가 없다는 사실이 신비롭기도 하지만 불쌍한 마음이 들기도 하구나! 그렇구나. 예상치 못한 대답에 잠시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최강왕 공룡 배틀>은 그런 아들을 위한 아빠의 작은 선물이다. 한이가 좋아하는 공룡들이 엄청나게 많이 등장하고, 단지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들이 대결을 펼친다. 토너먼트를 통해 가상의 공룡 배틀이 시작된다. 공룡들의 면면을 보여주는 도감으로 공룡 선수들의 파워와 공격력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공격, 방어, 스피드 등 다양한 요소들로 승자와 패자를 결정짓게 된다. 그렇게 토너먼트로 결정된 승자들이 최종 결승전을 치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리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룡은 바로~ '파키케팔로 사우르스'다. 파키케팔로 사우르스는 박치기 공룡으로 머리에 여러개의 뿔이 나와 있어 더욱 위협적이고 다른 여러 박치기 공룡들 중에서 가장 몸집이 커다랗다고 알려진다. 한이가 가장 좋아하는 이 파키케팔로 사우르스의 첫번째 상대는 두둥~~ 같은 박치기 공롱중 '스테고 케라스'라는 녀석이다. 스테고 케라스가 민첩하게 파키케팔로 사우르스의 다르를 공격하지만 파키케팔로 사우르스가 상대의 박치기를 되받아치며 첫번째 경기에서 승리하게 된다. 과연 한이가 가장 좋아하는 공룡은 최강 공룡이 될 수 있을까? ^^



카르카로돈토 사우루스같이 전혀 낯선 이름의 공룡들이 있는 반면, 티라노 사우르스나 트리케라톱스 처럼 그래도 조금은 익숙한 이름들도 엿보인다. 우리 아들은 낯선 공룡들의 이름을 부르며 그들의 대결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다. 긴장감 넘치는 배틀의 현장, 그리고 공격력과 방어기술, 스피드와 서로 다른 특징들이 공룡에 관심 많은 우리 아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듯 보인다. 그리고 그들의 치열한 배틀 사이에서 최강 공룡왕의 자리는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지... 역시나 흥미진진 ^^


<최강왕 공룡 배틀>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매력적인 동물, 공룡에 대한 책이면서도 단순히 도감식으로 나열된 공룡 관련 서적의 틀을 넘어,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빠져들게 만드는 공룡 토너먼트 배틀이라는 서바이벌 방식을 통해 더욱 흥미진진한 재미와 스릴을 전해준다. 공룡을 좋아하는 또래 아이들에게 정말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다시 되살아난 막강 공룡들, 한이에게도 그들은 불쌍한 존재를 넘어 친구같은 멋진 모습으로 다가서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과연 공룡 시대 최강왕은 누가 될것인가? 궁금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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