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밀사 - 일본 막부 잠입 사건
허수정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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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는 우리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

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나의 소원 中  내가원하는 나라... 백범 김구]

역사는 쉼 없이 순환한다고 한다. 2008년 우리의 모습은 어떨까? 구한말 외세의

거침없는 개방의 물결속에 풍전등화와 같았던 대한제국의 모습과 흡사하다고 생각

되지 않는가? 일본의 야욕이 꿈틀대고, 미국의 방조속에 침략이 시작되던 그 시간의

흐름속에 다시 놓여진 대한민국의 역사. 독도에 대한 도발, 세계경제를 움직이기

시작하는 중국의 동북공정, 세계 경찰 미국의 독도 방관과 개방압력, 자원강국 러시아

의 새로운 도약과 우리의 우주사업 지연... 그 거센 파랑의 한가운데 우리가 서있다.

외교력의 부재 또한 마찬가지이다. 국제 교류속에서 반복되는 외교능력의 한계점을

드러내는 정부. 과거 어두운 역사의 그림자를 되밟고 서지 않으려면 이제 새로운 맘

으로 모든것을 바꾸고 혁신해야할 시점이 아닐까? 이런 역사의 반복, 순환이란 명제를

앞에 두고 이 책 <왕의 밀사>를 만난다.

 

어느 나라건 자국의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대외적으로 시선을 돌리고 대내적

으로 결집과 단합을 강조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일본이 자행한 임진왜란도 그렇고, 선거

때마다 반복되어왔던 우리의 대북, 대일 강경 노선도 마찬가지이다. 17세기 일본과 조선

간 통상과 교섭의 창구였던 조선통신사는 조일간 외교채널로서 선린과 우호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효종은 북벌을 앞두고 통신사로 임명된 남용익 종사관에게 극비리에

밀명을 전달한다. 하지만 밀명을 수행하기도 전에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그를 수행

했던 역관 박명준은 그의 결백과 연쇄살인사건의 전모를 파헤치게 된다. 일본의 막부와

황실, 쇼군이라는 권력구조속에서 대립과 갈등구조 속에서 조선의 운명을 걸고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는 역관 박명준. 17세기 일본과 조선, 그리고 명왕조의 부활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인물들과 살인 사건을 풀어가는 역관의 활약상이 긴박감과 흥미진진한

재미를 선물한다.





독도문제, 정신대할머니들 문제, 문화재 반환문제, 동해지명과 독도, 한일어업협정

등 일본과 산적한 역사적 문제들은 아직도 수를 헤아릴 수가 없다. 독도 도발을 주기

적으로 자행하는 일본 극우파 정치세력들, 그들이 언제 어느때 어떤일을 빌미로 과거

역사에서 자행했던 도발을 일으킬지 모른다. 조선통신사의 죽음에 힌트를 얻어 쓰여진

<왕의 밀사>는 효종의 북벌, 조선통신사 그리고 일본의 내부권력다툼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대내적 시대상황과 작가적 상상이 적절히 어우러져 역사팩션소설의 새로운

재미를 선사해준다. <색, 샤라쿠>, <쿠텐베르크의 조선>, <외규장각도서의 비밀> 등

요즘들어 단순히 조선의 왕과 왕실을 배경으로한 팩션소설의 공간적 배경을 뛰어넘어

일본과 프랑스, 북경과 독일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배경을 확장시키고 있다. 그만큼

독자들로서는 새로운 문화와 그 시기 세계적인 시각을 통해 시대를 읽어갈 수 있는

재미를 얻을 수 있게 되는것이다. <왕의 밀사>는 이런 시대적 동북아 정세를 바탕

으로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추리소설의 재미와 스펙터클, 그리고 사랑을 적절히 조화시켜

놓는다. 역사소설을 만날때 조금 힘겨운 점이 등장인물들과 그들간의 관계, 배경이 된

장소나 도시, 이야기속에 담겨진 역사적 사건과 설화 등 다양한 내용들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하지만 저자는 책의 초반 등장인물들에 대한 간략한 설명으로 스토리

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마지막 도시와 역사속 실제인물들, 설화등을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이 조금 더 쉽게 이야기속으로 빠져들도록 만들어준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는 김구 선생님의 말씀이

가슴에 잔잔한 물결을 일게한다. 남을 침략하는것도 아니고 남을 해하지도 않으면서

남이 나를 업수이 여기지 않을 만큼이면 족하다는 그 말씀이 지금 이 시간 우리에게

절실하게 다가온다. 역사는 순환한다. 이 명제는 단순하면서도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

을 던져주는듯 하다. <왕의 밀사>를 단순히 역사속 상상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랬었다면? 하는 상상을 우리는 가끔 하게된다. 하지만 앞으로

이렇게 된다면? 하는 일도 있을 수 있다. 역사는 순환하기 때문이다. 독도와 맞물려

아직도 칼날위에선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어떤 빌미로, 어떤 작고 사소한 문제로

그들이 우리의 목을 옭죄어올지 모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위해서

그들이 감히 허황된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의 강력(强力)을 키워야한다. 그

강력의 바탕은 바로 문화이다. 반만년 유구한 역사, 그 역사를 지금이라도 바로세우고

더 찬란한 문화를 창출해야한다. 그 중심에 백년대계인 교육도 있고, <왕의 밀사>처럼

소중한 문학작품도 있다. 예술적 상상이 우리를 강건하게 만드는 힘이다. 역사적 사실과

상상을 통해서 재미와 함께 우리시대 진정 필요한 것들을 생각하고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조금씩 세계에서 제일 아름다운 우리나라를 꿈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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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조선왕조실록 - 조선왕조실록으로 오늘을 읽는다
이남희 지음 / 다할미디어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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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요즘들어 조선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 다채롭다. 정조와 세종에 대한 재인식, 조선

시대 경제학자, 잡인들, 기녀...들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 그리고 조선시대를 뒤

흔들었던 여러가지 사건사고들에 대한 새로운 접근까지.. 그야말로 조선 다시보기

열풍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것 같다. 이는 어쩌면 실록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전해지는 각종 자료들이 있는 덕분인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역사의 서술을 거슬러

올라가자면 삼국시대부터 이루어진다. 고구려시대에는 건국이래 역사를 기록한

[유기]가, 백제는 [서기], 신라는 [국사]가 편찬되었다는 기록이 있지만 그 어느

것도 현재에 남아있는 것은 없다. 고려시대 [고려사]와 [고려사절요] 정도가 현재

전해지며 조선시대에는 [조선왕조실록]이 전해지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은 500년

에 걸친 역사를 기록한 단일왕조사로는 세계 최장기간 역사를 다루고 있어 정말

이지 자랑스럽고 위대한 우리의 문화유산이 아닐 수 없다. [조선왕조실록]은

정확한 사실 기록에 그 목적이 있었지만 조선후기에 들어오면서 공정성을 잃기도

했다. 집권세력이 바뀌면서 수정되고 개수 편찬되기도 했지만 그렇더라도 원본과

수정, 개수 실록을 함께 보관함으로써 후세인들의 보다 객관적 관점에서 역사를

이해할 수 있게 했다는데 그 의의를 가진다.

 

<클릭! 조선왕조실록>은 현재에 그 뿌리를 둔다. 21세기 우리가 뿌리내리고 사는

이 한반도의 역사적 현실에 기반을 두고 역사의 반복성이라는 명제하에 조선 왕조

실록의 내용들을 돌아보는 형식을 취한다. 조선시대 열풍속에 조금은 단편적이었던

조선 다시보기가 사회, 경제, 문화, 정치, 종교.. 등 각 분야에 걸친 다양한 시각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법과 정치에서는 17대 대통령선거와 BBK 사건을 성종9년

에 일어난 살인사건과 비교하기도 하고, 이제 조금은 익숙한 단어 탄핵과 관련해

중종, 숙종, 명종실록속에 나타난 반정과 매치시켜 이야기한다. 숭례문 화재, 각종

자연재해와 정치적 잘못의 연계성을 역사적 사실속에서 찾아내기도 한다. 무역과

경제에서는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는 FTA, 고소영 강부자 내각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고위직 임명과 조세, 재산축적등에 대해서 꼬집는다. 조선의 사회와 유교

에서는 성과 스캔들, 이혼, 역사문제의 인식에 대해 살펴본다. 현대에도 지속되고

있는 역사전쟁, 일본의 독도도발과 중국의 동북공정! 태종과 세조실록, 삼국사기

세종실록등 사서속에 명백히 드러나는 우리의 역사인식을 이야기한다. 울릉도의

아들 독도! 라는 말이 참 인상적이다. 일본과 중국에 조선왕조실록 DVD세트라고

하나 선물해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문화와 생활에서 교육과 지역균형발전, 웰빙

등 현대 우리생활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주제를 통해 조선과 21세기

대한민국을 내다본다. 이처럼 현재 우리가 가진 문제점, 이슈들을 실록과 사서들을

통해 조선시대 왕실과 민간을 아우르며 다채로운 시각으로 인식하고 우리 문제의

해결책까지 제시하기도 한다.





역사는 끝없이 반복되고 순환한다. 아무리 좋은 명언과 교훈적 이야기라 하더라도

정치적인 목적이나 자신이 의도한 바에의해 굴곡되어 해석되고 받아들여 지기도

한다. 하지만 역사의 시선은 한곳에 머무르지만은 않기에 언젠가 그 그릇되고 옳지

않음이 명백히 보여지기 마련이다. <조선왕조실록>은 단순히 왕실의 이야기만을

담아내고 있지는 않다. 그 시대 주류속에서 백성의 모습도 그려지고 권력의 그릇된

모습도 있다. 조선과 대한민국 그 뜨거운 피로 이어진 시간의 간격 속에서도 여전히

어두운 역사적 그림자가 반복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한 나라는 소수의

정치권력과 경제적 부를 손에 쥔 자들의 것이 결코 아니다. 황금뱃지를 단 순간

두손을 모아 국민의 손을 부여잡던 정치인들은 온데 간데 없다. 당신들이 해야 할

일은 국민들의 녹을 받으면서 국민들의 종 노릇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잊고 만다.

실록을 통해 그 역사의 반복을 바라보지만, 사실 그리 오래 돌아 볼것도 없다. 4년

마다 반복되는 정치판이 바로 그렇기 때문이다. 17대 대선이 끝나고 온 나라를

불 밝혔던 촛불도 조금 빛을 잃어가고 있는듯 하다. 쇠고기, FTA, 조중동, 민영화..

이런 산적한 문제를 풀 힘을 촛불에서 얻으려는 것이 아니다. 촛불의 진정한 의미는

국민의 마음을 읽어가는, 국민의 뜻을 외면하는 정치권력에 대한 경고의 메세지이다.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오늘을 읽는다. 아니 오늘을 바라보면 조선이 보인다.

조선을 바라보는 시선은 왠지 서글프고 안타까움이다. 어두운 대내 현실 만큼이나

얼마간의 앞일 또한 내다볼 수 없다는데 그 안타까움이 더크다. 좋은 일이 그렇게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반복된다면 박수 칠만 할텐데...

장마철이 지났는데도 더 많은 비가 쏟아 내린다. 자연재해는 잘못된 정치 때문일까?

한번이라도 이런 생각을 갖는 정치인들이 있을까? 흐린 하늘은 좀처럼 밝은 태양을

내보이려 하지 않고 있다. 한 여름밤 시청앞을 밝히던 그 환한 촛불처럼 우리를 보며

환하게 웃어줄 태양이 저 두터운 구름 뒤에 있을 것을 믿는다.

조선왕조실록, 그 거대한 보고(寶庫)속에서 우리가 찾고자 하는것은 바로 희망이라는

촛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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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위대한 패배자들
임채영 지음 / KD Books(케이디북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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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는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반만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 문화,

하지만 수많은 외세의 침략과 약탈속에서 왜곡과 한반도라는 좁은 틀에 갖혀

우물안 개구리처럼 반복되고 편협한 시각에 살고있지는 않은가? 일본의 침략에 의한

역사 날조와 왜곡이 아직까지도 바로잡히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 이런 모습이

21세기를 걷고있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고조선, 고구려, 삼국시대를 아우르는 고

문헌의 부재속에 상상의 나래조차 제대로 펼수없는 현실. 국립중앙박물관은 아직도

고조선이 우리의 역사인지조차 제대로 밝히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고조선은 누구의,

중국의 역사인가? 광복이후 전쟁, 그리고 경제발전에 목메어 지내 온 시간이 벌써

50여년이 넘는다. 그 동안 우리는 무엇을 해온것일까? 먹고 사는 일에만 집착하고

역사를 등안시해온 결과가 이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일제의 독도 야욕이 그렇고

중국의 동북공정이, 프랑스에 있는 의궤가, 왕오천축국전이 그렇다. 무엇하나 힘있게

추진하고 바로잡지 못하는 현실. 역사는 승자(勝者)의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언제 승자의 길을 걸어본적이 있는가? 승자는 아니더라도 자긍심을 느껴본적이 있었

는가? 애국심 고취!! 강요된 애국심이 아니라 진정으로 우러나는 애국심을 국가는

당당하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이국땅에서 비참하게 죽어간 아들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던 하얀 백발의 아버지의 모습에 대사관은 도움은 커녕

예산과 인력 타령만 한다. 그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는 언제까지 역사속에서

패배자의 쓴 잔을 부여잡고 있을 것인가?

 

이런 수많은 상념들속에 <조선의 위대한 패배자들>을 만난다. 언제고 역사속에서

웃고있는 승자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우리의 현실, 위대하지만 역사속 왜곡과

그 진정한 마음을 인정받지 못한 패배자로 기록된 인물들, 어딘지 많이 닮아보인다.

더이상 패자로만 살수는 없지 않은가? 역사속 패자들의 모습을 통해 위대한 오늘을,

미래를 만드는 교훈을 함께한다. 새로운 세상의 기치를 들고 반정을 주도했던 혁명

가들, 수양대군의 야심에 희생당한 김종서, 사육신과 생육신, 문란한 정부와 관리

들의 사욕에 대항하고 민심을 대변한 의적3인방, 몰락하던 조선을 거부한 인물들,

그리고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했던, 시대가 버린 인물들.... 그 패배자들의 삶속에서

그들이 품었던 확고한 신념과 의지를 새롭게 조명해본다. 패배자들이기에 승자들에

의해 조금은 왜곡되고 올바르게 인식되지 못했던 사실을 되짚어 본다.





역사는 반복된다. 2008년, 그 역사의 반복속에서 우리는 어떤 길을 걷고 있는가?

세계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대원군. 이미 이데올로기의 시대는 끝이 나버린

오늘, 대립과 반목의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조장하고 새로운 공안정국을 이끄는 현

정부의 여러가지 정책들. 역사의 패배자로 기억되는 대원군의 전철을 밟고 있는것은

아닌지 실로 걱정되는 부분이다. 전봉준이 외쳤던 반봉건 반외세의 기치를 우리시대

촛불이 대변한다. 친일에 대해서는 그리도 진저리를 치면서도 친미에 대해서는 박수

와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는 현실이 안타깝다. 50년전의 전쟁은 민족적 비극이었

지만 우리의 의지는 아니었다. 우리는 단지 강자들의 먹잇감이었고 한반도는 그들의

놀이터에 불과했을 지도 모른다. 어두워 보이는 대외 여건보다 무시무시한 어둠이

내리고있는 국내 정국이 더 불안하다. 역사속 어두운 그림자로 발길을 옮기는 대한민국

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런 시기, 조선에서도 의적 3인방이 활약했었다.

우리가 원하는 건 파워 히어로가 아니라, 올바른 의견과 더 올바른 길을 이야기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지도자 일것이다. 수양의 야심에 희생된 사람들이 현실에서 역사적

반복으로 재현 되지 않기를 바란다.

 

책 속 남이장군의 묘가 있는 곳이 내가 사는곳 지척이다. 지나다니면서 남이장군묘라는

이정표를 자주 보기는 했지만 고향의 역사에 대해서도 무심했던것 같아 부끄럽다.

북벌을 달리는 자신의 모습을 꿈꾸었을 장군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주말에

라도 한번 찾아봐야 할 듯하다. 이렇듯 패배자란 이름으로 묻혀있던 역사의 위대한

인물들을 새롭게 만나고 그들이 가진 역사적 가치와 신념을 다시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된다. 역사의 반복이라는 대명제속에 더이상 허울뿐인, 명목만 내세우는

대한민국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역사바로세우기와 더큰 세상바라보기라는 두가지

새로운 명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역사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교육, 그리고 현실 정치의 참여가 바로 잘못된 역사의 반복을 없앨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새로운 역사의 창조를 위해 위대한 패배자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커다란 교훈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다가올 역사의 주인이 바로 우리임을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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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에이지 미스터리 중편선
윌리엄 월키 콜린스 지음, 한동훈 옮김 / 하늘연못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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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미스터리 추리소설, 요즘들어 너무 익숙한 장르가 되어버렸다.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범인을 찾기위해 관련된 전문가에게 의뢰가 들어오고, 수많은 위협속에서 결국 살인

동기와 범인을 찾게되지만 그 속에는 언제나 거대한 반전이 숨어있다.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나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 속에 이런 미로를 찾아가는 듯한 재미와

두뇌를 즐겁게 만드는 추리가 가득하다. 현대의 이런 미스터리 추리소설들 이전의,

고전이라 불리는 시대, 유행하고 사랑받았던 중단편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한데

모아 놓은, 문학적 향기와 사색이 가득한 황금기의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만나보자.

 

사실 추리소설을 즐겨 익은 이들이라면 익숙 할만한 작가들의 이름조차 나에게는

낯설기 그지없다. 따라서 작가에 대한 감상보다는 작품의 재미와 그 작품들이 현대와

다른 색다른 매력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다섯편의 중단편이 담겨있는 이 책속

유일하게 이름이 낯익은 작가는 윌리엄 윌키 콜린스 정도다. 그렇다고 그의 작품들을

이전에 만나본 기억은 없다. 미스터리소설의 황금기를 품에 안았던 작가들의 작품

이지만 나에게는 어쩌면 새내기작가들을 만나 듯 쉽고 편안한 맘으로 만날 수 있는

이유가 그들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다섯편 모두 독특한 매력이 있다. 첫번째

작품인 [3층 살인사건]]은 한정된 공간, 하숙집속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과 그

사건을 풀어가는 방식인데, 연극 한편을 보는듯한 재미가 있다. 극도로 자제된 공간

의 이동과 대화 형식으로 풀어가는 형태로 단편선 가운데 가장 긴 분량이지만 쉽게

읽어 나갈 수 있다. 사실 처음 시작부터 약간의 단조롭고 단순한 구성이 신경이 쓰였

지만 어쩌면 그것이 나름의 매력이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데드 얼라이브] 는

미스터리를 담은 작품이라기 보다, 단순한 사랑이야기 정도로 말할 수 있을 것도

같다. [안개속으로]는 액자 소설의 형태와 유사하다. 클럽에 모인 네 남자가 살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 이야기에 정신없이 빠져있다가 뒤통수라도 한대

맞은 것같은 반전이 재미있다. 정치적인 색채가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이외에 [버클

핸드백]과 [세미라미스 호텔사건] 은 의학과 관련한 탐정소설과 철학적 사색이 가미

된 독특한 형식을 갖춘 미스터리물이다.



 

현대 미스터리 추리 소설들이 복잡한 구조와 극과극을 달리는 스토리, 마지막 반전

에 힘을 쏟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라면 이 책과 같은 고전 미스터리물들의 특징은

문화적 향기속에서 인간의 내면탐구, 그리고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속에서 두드러지는

재치와 유머가 생명이라 말할 수 있을것 같다. 목을 조여오는듯한 긴박함과 눈을 제대로

뜨지못할 만큼의 처참한 살인은 아니지만 우리 일상의 공간에서 얼마든지 가능한 공간과

사람들을 통해서 논리적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형식을 띈다.

피비린내나는 살인 현장과 인물들의 심리묘사가 뚜렷하고 사건을 풀어가는 주인공의

죽음을 넘나들며 펼치는 액션.. 이런 일련의 구조속에 우리들을 너무 가둬놓고 지내온

것 같다. 처음 이 책을 펼치면서 느꼈던 실망감이 그것을 대변한다. 이러이러할 것이고

이러이러해야한다는 기대감의 틀에 이야기를 끼어맞추려 했던것 같다. 긴장감 보다는

단순해 보이는 구조 속에서 느껴지는 인간적 냄새가 더 매력있는 작품들이다.

 

한편의 영상을 보는듯 숨막히고 액션과 스릴이 넘치는 그런 작품을 기대하는 사람들

이라면 책 조차 펼쳐보지 말기를 바란다. 사실 처음 책을 펼칠 때 나의 모습이 바로

그랬다. 여지없는 실망감! 하지만 현대 추리소설들의 구성이나 독자가 원하는 스펙

타클이 아닌 고전의 향기를 느껴 보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피비린내

도 없고 흥미진진한 액션, 어떤 선을 따라가는 미스터리적 요소도 조금은 약하지만,

논리적 구성과 격이 있는 재치와 유머, 편안함을 느끼게하는 재미를 간직하고 있다.

현대 일반화 되어있는 재미라는 틀을 깨고 고전의 향기를 편안함속에 만끽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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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딜런 평전 역사 인물 찾기 25
마이크 마퀴스 지음, 김백리 옮김 / 실천문학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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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인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시인이라 부르지 않는다.

나는 그네 타는 곡예사다.      -     밥 딜런 (P. 139)

통기타와 청바지!! 60, 70년대를 상징하는 문화 아이콘인 통기타를 들고 하모

니카의 선율에 맞추어 흥겹게 부르던 포크송은 당시 민주화를 외치던 젊은이들의

저항문화를 상징했다. 베트남 전쟁과 경제발전에 목메는 현실 속에서 인권은 무시

되고 억압받고 민주화가 거꾸로 가던 시절, 포크송은 흥겨운 리듬 속에 소리내어

외치고 싶은 그들만의 언어를 표현했다. 그런 저항 문화의 상징인 포크송! 그 음악

의 전설이자 포크록의 시초가 바로 밥 딜런이다.

 

'Blowin' in the wind'는 밥 딜런이라는 역사속에 묻혀진 가수의 이름을 영원히

기억하게 하는 노래다. 많은 이들에 의해서 리메이크 되기도 했고, 포크송을 잘 알지

못하는 내게도 익숙한 리듬으로 다가온다. 1941년 태어나 10살 때부터 시를 썼다는

밥 딜런은 10대시절을 지나면서 기타와 하모니카를 배우게된다. 미네소타 대학에

입학하면서 클럽에서 음악을 병행하던 그는 시인 딜런 토마스를 흠모하는 마음에

자신의 성을 딜런으로 바꾼다. 1960년대 미국은 베트남전에 반대하는 반전, 민주화

운동과 인권운동이 드높게 일어나던 시기였다. 그런 반체제 저항운동의 중심에 바로

밥 딜런이 서있었다. 그는 노래를 통해 자유와 해방, 그리고 인종차별 철폐와 백인

특권에 기반을 둔 미국경제를 풍자했다. 하지만 1965년 그는 포크를 거부하고

일레트릭 기타를 손에 잡는다. 포크를 숭배하던 많은 이들에게 그는 변절자요

배신자로 질타 받게 된다.

 

"나는 그와 같은 집단적 인물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의 자서전인 [연대기]에서 그는 1960년대 후반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투쟁

전선의 주요한 위치에 서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렇게 말하고 있다. 집단이 아닌

개인의 모습을 찾고 싶었던 밥 딜런. 그리고 로큰롤... 이후 그의 행보는 또 다시

컨트리 음악으로 이동하기를 거듭한다. 1979년 밥 딜런은 기독교 근본주의에 빠져

든다. 팬들의 입장에서 그것은 밥 딜런의 마지막 추락이었다. 하지만 얼마후 그의

종교적 몸짓은 시들해졌고 1980년대 들어 사회적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이스라엘의

이라크 공습과 관련한 곡들로 되돌아간다.





"딜런에 대해 유일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 뿐이다."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렬한 아이콘 밥 딜런, 이 책은 1960년대 저항의 시대 그 중심에

있었던 밥 딜런의 삶과 그의 예측 하기 힘든 삶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의 예측하기

힘든 삶과 '쓸데 없는 말도 없고, 쓸데없는 호흡도 없다. 모든 이미지는 장식이 아니라

기능성을 의도했다.'는 그의 음악에 대한 평가 만큼이나 복잡한 삶을 살아온 그지만

아직도 그는 많은 이들의 가슴에 남아있다. 혼란과 변화의 시대속에서 영웅에서 변절자

로, 그의 그런 행보는 많은 이들에게 충격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그를 

'인간의 자유의지를 상품으로 대체시키고 노예와 하는 미국 자본주의를 비판'을 서슴지

않았던 1960년대 초 본연의 모습으로 기억한다.

 

록의 역사는 위와 아래, 진보와 보수, 주류와 비주류, 기존과 대안이 끊임없이 부침을

되풀이 해왔고, 밥 딜런이 밟아온 길은 그것의 축소판이었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격동의 시기, 반전과 자유, 인권과 평화를 외쳤던 밥 딜런. 대중적이라는 말, 상업적

이라는 말과는 조금도 어울리지 않는 삶을 살아온 그를 이 책에서는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변절! 세상이 소란할때 조용한 사색을, 집단이 아닌 개인적 사색을 선택한 그를

변절로 몰아 갈 수 있을까? '음악의 주체'이며 '아티스트'란 소리가 어색하지 않은

가수! 격동의 시기를 살아 온 음율 시인 밥 딜런! 가슴속에 오래도록 남는 그의 노래

와 저항의 이미지는 우리의 현실에서도 유효해 보인다. 시인이 아닌 그네타는 곡예사

밥 딜런의 평가와 만남을 책은 그려내고 있다.

오늘자 외국가수 검색순위 139위! 밥딜런의 이름은 아직도 우리 가까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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