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0 열하 1
임종욱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1780년, 지금으로부터 228년전 북경. 대체 그곳에서는 어떤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그리고 2008년 베이징. 역사의 강물은 아직도 물 웅덩이를 채우며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라고 말한다. 역사는 그렇게 순환하고 반복된다.

2008년 그 어느때 보다도 뜨거운 여름을 맞고 있는 대한민국. 반토막난 한반도, 아침

시간 울리는 알람처럼 반복되는 일본 극우세력들의 도발, 베이징 올림픽을 필두로 세계

중심에 우뚝 서려는 중국의 중화주의와 반한감정, 언제나 세계의 중심에선 경찰국가

미국, 지하자원을 기반으로 다시 세계무대로 나서려하는 러시아, 그리고 EU... 한반도

를 둘러싼 이런 거센 격랑의 파도속에서 대한민국호는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 새로운

변화의 시기  1780년, 개혁군주 정조의 조선을 위한 지혜와 결단은 현대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 것인가? <1780 열하>를 통해 그렇게 과거와의 대화를 시작하려

한다.

 

건륭제, 중국 청나라의 6대 황제로 '강희, 건륭' 시대 최고의 문화적 전성기를 이끈

중국의 황제이다. 정조, 힘겹게 왕의 자리에 오른 후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끈 조선

최고의 개혁군주로 우리에게 기억된다. 대륙의 지배자였던 건륭제와 조선의 새시대를

연 정조대왕, 그들이 꿈꾸던 19세기 동북아의 밑그림은 그리 화려한 색상으로 채워질

수 없었다. 1780년 건륭제의 고희연을 축하하러간 연암을 위시한 사절단이 휘말리게

되는 의문의 살인 사건, 2008년 열하일기와 관련된 송지명 교수의 살해사건. 시공을

넘나드는 이 두가지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조선 정조와 청나라 건륭제의 역사속

숨겨진 비밀을 풀어놓게 된다. 정조와 동북아 주변정세, 그리고 국제 관계속에서

펼쳐지는 역사 팩션 소설들이 자주 등장하는 요즘이다. 정조의 밀명을 받은 조선통신사

의 이야기를 다룬 [왕의 밀사]나 정조의 명으로 일본에서 첩보활동을 벌이는 신윤복

의 활약을 담은 [색, 샤라쿠]와 같은 작품이 역사 팩션소설의 인기를 등에 업고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있다. <1780 열하>에서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려하는 동북아

정세를 타계하려는 새로운 파트너로 청나라와 건륭제가 등장하게 된다. 바로 그런

조선과 청의 비밀스런 파트너쉽이라는 주요 테마를 담고있다.



 

열하일기로 유명한 박지원,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그가 아니다. 누구나 알고있는

유명한 그가 아니라 드러나지 않은 정진사란 인물을 전방에 내세우고 있다.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이중구조, 작가가 이런 구성을 택한 이유는 바로 앞서 언급했듯이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의미와 관련이 깊어 보인다. 과거는 현재를 바라

보는 거울이다. 그렇게 역사는 순환하고 반복된다. 우리가 처해있는 2008년의

대한민국, 1780년 조선의 르네상스를 구가했지만 정조와 건륭제 이후 쇠퇴의 일로를

걷는 조선과 청나라의 모습이 그렇게 투영된다. 시공을 넘나드는 이중구조를 통해

서로 간에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예측과 단서들이 조금씩 비춰짐으로써 이야기

속으로 깊숙히 빠져들게 만드는 재미를 담아낸다. 또한 이중구조를 통해 이야기의

빠른 전개가 돋보인다. 사건이 벌어지고 시공을 넘나들면서 놓여진 퍼즐조각들이

아주 빠르게 하나씩 제 자리를 찾아간다.

 

정말 역사 팩션 장르의 붐(BOOM)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2007년에는

숨겨진 1인치, 조선 다시보기가 많은 사람들의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면 요즘은

백제, 고구려 등 다양한 시대와 더불어 기존의 인물을 새롭게 조명하고 숨겨진

인물을 우리 눈높이로 올려 세우는 한편, 더 넓은 대륙,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기에 이르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 역사를 보잘것없는, 나약한

것이라고 단정지었던 생각들이 대륙을 호령하고 만주와 저 아래 열도까지 경영

하던 찬란한 역사를 가진 민족이라는 변화된 새로운 인식과 함께 역사팩션소설의

인기가 더 커져만 가는것같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별볼일 없다고

믿었던 우리 역사와 문화의 자긍심을 되돌아보게 만든 계기가 된 것 같이 이런

문학적으로 가치있는 작품들의 등장이 우리의 비스듬했던? 역사의식과 열등적

사고를 바로잡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기대된다. 또한 많은 외세 침략과정에서

잊혀지고 유출된 역사관련 문화재와 역사서의 새로운 발굴과 올바른 역사정립을

위한 수많은 노력으로도 번져나가길 희망한다. 단순히 과격하고 편협한 민족주의

를 부추기고 옹호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잊혀진 과거를 되찾고 바로세우며 과거

역사와의 수많은 대화를 통해서, 반복되는 愚가 아닌 新과 이 가득한 오늘과

내일을 만들어가자는 의미인것이다.

<1780 열하>를 통해 그런 새로움과 희망이 가득한 대한민국을 꿈꾸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쉐도우 - 스타테이라의 검
이은숙 지음 / 높은오름 / 200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재 국내 문학에서 가장 인기있는 장르는 아마 역사 팩션소설일 것이다. 몇년전부터

불어오기 시작한 사극 열풍과 조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담은 작품들이 많은 이들로

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그 다음으로 여성들을 대상으로한 칙릿 소설, 연애 소설들이

주를 이루는 현실이다. 액션이라고 하면 조직폭력배의 삶을 다루고 있고 어두운

뒷골목과 의사나 변호사와 같은 전문직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들이 대세를 이룬다.

이런 문학 작품의 장르적 한계를 개인적으로는 교육을 획일성과 사회 풍토라고 지적

한 바있었다. 입시위주의 교육과 일정한 틀을 중시하는 사회풍토는 다양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는 문학과 예술 분야 전반에 걸친 제약과 열악한 환경을 불러오게 된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가까운 일본 문학의 경우 다양한 작가들 다양한 상상과 장르의

한계를 파괴한 작품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에니메이션을 중심으로 해서 소설,

영화. 다양한 부문에서 그들의 상상과 모험은 세계를 감동시키고 있다. 물론 우리에게도

그리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끊임없이 노력하는 작가와 작품들이 있을 줄로 믿는다.

하지만 아직은 그 기반이 미약하고 더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할 것이다.

 

<쉐도우 - 스타테이라의 검>은 그런 우리 문학의 풍토에서 신선한 바람이라 불린만한

작품이다.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과 개척, 그것이 그 신선한 바람의 시작인 것이다.

페르시아의 공주였던 스타테이라는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대왕과 정략결혼을 하게되고

그를 무척이나 사랑했던 그녀. 알렉산더의 죽음속에서 스타테이라는 그가 무척이나

아끼던 황금의 검을 손에 넣게된다. 이후 그 검은 칭기즈칸과 흑장군이 벌인 투르판 분지

근처의 카라호토 전투에서 흑장군의 죽음과 함께 전설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폭풍을

데려오는 검이라는 알렉산더 대왕의 그 전설속 검에 얽힌 비밀과 그 검을 찾아 떠나는

모험은 그렇게 시작된다.

 

1930년대 상하이, 종합시사 전문지 [신청년]의 기자인 신유미의 삼촌이 살해되고 

그가 가지고 있던 담배의 필터 사이에 끼워진 고고학자 오종록 교수의 명함을 찾아낸

그녀는 삼촌의 죽음뒤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 나서고 스타테이라의 검에 얽힌 이 험난한

모험과 마주하게된다. 





한편 알렉산더 대왕의 '황금의 검'을 찾아나선 또 다른 이들이 있다. 대한민국 임시

정부 연통국의 자금책을 맡고 있는 보물사냥꾼 해성과 그의 친구 전문 파이터 김산이

바로 그들이다. 보물을 찾는 또다른 한 무리는 일본군 첩보국의 야마시타 이또 대령과

손을 맞잡은 상하이 마피아 보스인 두웬성이다. 황금의 검의 위치를 푸는 보물일지와

지도를 가진 오교수는 일본군에게 납치 당하지만 해성과 산, 그리고 유미에 의해 구출

된다. 오교수로부터 전설속의 검을 소유한 자가 천하를 지배한다는 이야기를 듣게되는

일행. 전설의 검을 찾아 떠나는 해성 일행과 일본군, 그리고 그들의 여정에 합류하는

건과 타치바나, 황금신발... 등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상하이와 베이징, 항저우,

카슈카르와 타클라마칸 사막, 그리고 투르판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험난한 모험이 

그렇게 시작된다.

 

황금의 검과 보물을 찾아 떠나는 스토리 구성은 얼마 전의 [놈놈놈]이란 영화와 많이

닮아 있다. 일본군과의 대결, 그리고 그 속에서 보여지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활약

또한 그러하다. 이 작품은 또한 고고학과 관련하여 인디아나 존스와도 연결지어지는

부분들이 있어 보인다. 숨겨진 역사속 비밀을 풀고 전설속 보물을 찾아 가는 모험

이 흥미롭다. 이 작품이 이전 영화에서 모티브를 차용했다는 말이 아니라 전작들이

너무 유명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비슷한 장르라는 이유때문에 그 작품들이 연상되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 작품은 신선한 바람을 선물한다. 역사 팩션에 목메여 있는 

독자들에게 다양한 장르적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폭넓은 선택을 던져주고 있다.

판타지적 요소는 조금 약하지만 액션 모험 소설의 새로운 장을 개척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하고 싶다. 시대가 담고 있는 아픔을 간직하고 그 속에서 젊음의 열정과

사랑을 조심스레 담아낸다. 모험 액션이라는 장르의 개척과 해성이라는 멋지고 열정

적인 캐릭터를 탄생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존스 교수와 같은 우리곁을 지키는 친숙한

영웅의 탄생 말이다.





"여름의 숨결 사이로 피어나는 한줄기 바람처럼 님의 마음으로 촉촉히 스며드는

글이었으면 합니다."

저자의 친필 사이본. 이 작품은 저자의 말처럼 촉촉히 마음을 사로잡는 그런 작품이었다.

영화 놈놈놈이 사랑 받은 이유는 우리에게 익숙치 않은 만주 웨스턴이란 장르는 전혀

어색함 없이 담아낸 연출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 <쉐도우>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해본다. 쉽게 만나보기 힘든 장르적 특성을 캐릭터들의 매력과 웅대한 스케일

속에서 펼쳐지는 모험을 낯설지 않게 묘사하고 있다. 신인 작가의 작품이라는 사실이

믿기 힘들 정도다.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다는 일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이렇게 사랑스러운 작품이 탄생한다는 것도 그렇다. 가을의 문턱에 선 시간, 긴 벤치와

따스한 한잔의 커피가 너무나 잘 어울릴 만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귀신전 2
이종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반가운 손님이 있다. 바로 공포를 매개로한 영화, 소설,

그리고 드라마가 그것이다. 드라마 '전설의 고향'은 "아~여름이 왔구나" 하는 실감을

느끼게 할 정도로 이제는 너무나 여름이라는 계절과 친숙한 드라마가 되었다. '여고

괴담'과 '고사' 등 학교를 소재로한 공포영화도 이 여름과 빼놓을 수 없는 단골 메뉴다.

이번 전설의 고향이 가진 특징이라면 단순한 무서움의 추구만이 아닌 코믹과 재미가

가미된 작품이 눈에 띄었다는 사실이다. '사신이야기'라는 작품은 오싹한 공포, 한이

서린 귀신 이야기가 아닌 코믹한 설정이 돋보였던 작품이었다. 무조건 무서움만을

원하는 것이 아닌 기존과는 다른 차별화된 공포를 원하는 시청자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한다. 또한 구미호편과 같이 캐릭터가 가진 매력을 돋보이게 만드는 작품도

눈에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바로 <귀신전>에서 추구하는 공포가 단순히

무서움만을 위한 공포가 아니라 휴머니즘적인 요소와 오락적인 요소를 동시에 가진

작품이라는 것, 그리고 귀신전의 캐릭터들이 두번째 이야기속에서는 더욱 더 멋진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는 것과 연관이 있기때문이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 중음계와 같았던 귀사리가 주된 배경으로 액막이, 뺑소니 사건이

중심이 되었던 <귀신전> 1권을 뒤로 하고 2권은 액귀(縊鬼)와 사령자(死靈者)를 중심

으로 주요 등장 인물들의 새로운 면모와 과거, 그리고 악귀들과의 대결을 중점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두번째 이야기에서 주로 부각되는 인물은 수정의 친구이자 영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숙희이다. 고아로 살면서 분노와 증오를 가슴속에 담고 사는 숙희, 그녀의

주변을 맴도는, 이모라고 부르는 사악해보이는 지박령. 찬수에 대한 짝사랑 그리고 함께

살게 된 친구 수정에 대해 느껴지는 질투와 증오가 서서히 그 실체를 드러낸다. <귀신전2>

에서도 두 세가지 이야기들이 새롭게 진행되지만 아쉽게도 해결이 아닌 계속... 을 전제로

하고 있다. 회색 이층 단독주택에서 벌어지는 액귀와의 싸움, 귀사리와 가까운 무풍면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죽은 영이 산사람의 몸을 빼앗아 지배하는 사령자와의 대결, 마지막

플레이보이 기수와 미영의 이야기까지.. 첫번째 이야기를 빼면 영락없이 <귀신전>의

마지막 이야기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주술을 부리는듯도 하다.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눈에 띈다. K일보 사회부 기자, 찬수의 전 애인이었던

서지원, 장법사가 천도시켜주려고 향수병에 가둔 죽은지 48일된 중2학년의 앳된 수영의

영혼, 찬수와 공표를 도와주고 무풍면 사령자와의 대결에서 커다란 활약을 펼칠것으로

기대되는 남승수 스테파노 신부, 그리고 마지막에 잠시 보여지는 기수와 미영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이야기들과 캐릭터들이 책을 내려놓을 수 없는 긴장감과 흥분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현실에서 있음직한 실감나는 공포, 캐릭터들이 가진 매력이 압도적인 책이다. 이렇게

쉽게 읽으면서도 흥분과 재미에 휩싸여 본 작품이 있었던가 생각하게 된다. 귀신과

퇴마사의 이야기라면 역시나 과거와 연관짓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현실속에서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퇴마사들의 활약을 그렸다고 한다면 약간은 허황되고 비현실

적이라는 장벽과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버리기가 일쑤다. 하지만 <귀신전>은 그런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말끔히 불식시킨다. 읽을 수록 빠져드는 재미는 이 책을 접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결코 느낄 수 없을 것이다. 2권에서 조금은 아쉬움이 있다면

기대했던 공표의 활약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1권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

였던 공표와 묘화가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잠깐 모습을 보일뿐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다음 이야기에서는 그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지만 갑자기 존재감이 상실된듯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현실적이면서도 전혀 허황되지 않은 스토리, 각자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는 캐릭터,

휴머니즘을 가득 담고 있는 영과 액귀들의 숨겨진 이야기들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귀신전> 두번째 이야기는 캐릭터들이 가진 개인적인 이야기들, 그리고 마지막권

에서 펼쳐질 새로운 이야기 보따리를 열어놓는 과정에 중점을 두고있다. 마지막 3권,

사령자들과의 험난해 보이는 대결, 마지막에 죽음을 맞이한 미영의 저주, 그리고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는 숙희와 지박령의 어두운 그림자와의 대결이 더욱큰 기대감을

갖게 한다. 공표와 묘화,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들의 활약도 기대해본다.

오싹한 공포속에서도 재미와 오락적 요소까지 함께 할 수 있는 공포테인먼트 소설

이라는 이름이 무척이나 어울리는 작품이다. 한번 잡으면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단점을 가진 <귀신전> 그 마지막 이야기를 기대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쉼표, 중년에게 말을 걸다
서정희 지음 / 마음터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   고 은 <그 꽃>

숨가쁘게 달려가는 인생이란 수레바퀴, 쉴새 없이 돌아가는 시간의 엄청난 속도에

휩쓸려 가끔 푸른 하늘을 바라볼 촌각의 시간도 우리에게는 이미 없어진지 오래다.

인생의 성공과 가정의 안정을 위해, 쉼 없이 달려온 누군가에게 중년이란 이름은

또 다른 낯선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아내와 아이들, 주변의 많은 지인들, 그리고

그속에서 홀로 외로운 자신을 발견하는 일. 중년(中年)! 마흔 살 안팎의 나이.

청년과 노년의 중간을 이르는 말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는 말.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었거나 얼마후 중년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받게 될 당신에게 이 책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결혼, 직장생활, 자녀교육, 명예퇴직, 그리고 이혼... 이런 일련의 사건 아닌 사건

들이 인생의 시간속에서 우리를 맞이한다. 성공을 위해 쉼없이 달려왔던 청년기의

자신과 성공을 위해 꿈꾸고 열정을 불태웠던 시간이 지나고 한적한 공원 외로운

공간속 빈의자와 너무나 어울릴듯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시간. 중년이란 이름

이 어울리는 그 시간을 작가는 이야기한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 끊임없이 반복

되는 이런 질문속에서 다시한번 시간을 두고 그 행복의 의미를 되집어 보는 중년

의 시간. 저자는 금강산 관광길에서 본 '섰'이라는 경고로부터 그 이후의 쉼표의

의미와 진정한 느낌표를 찾아가는 여정을 책속에 담아낸다. 중년이 꿈꾸는 자유,

열정, 꿈, 그리고 행복을 이야기한다. 마음의 씨앗인 첫마음을 잃지 말고, 나부터

다시 변해야 한다는 자기각성,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다스리고 대화를 통해 마음을

열어가는 방법, 10가지 행복에너지, 부모와자식 그리고 감사의 마음을 통해 중년

이 겪는 어려움을 잠깐의 쉼표를 통해 새로운 행복이라는 느낌표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담아내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리라' 는 모두의 다짐. 하지만 인생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만은 않다. 그런 삶을 위해서는 쉼없이 달리는 수레바퀴를 튕기는 돌부리처럼 수많은

역경을 경험하고 끊임없는 자기각성이 필요하다. 된장이 가진 단심(丹心), 항심(恒心),

불심(佛心), 선심(善心), 그리고 화심(和心)처럼 숙성되고 단련되어야만 진정한 맛을

갖게되는 것이다. 책속에는 다양한 인물들 그리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중년의

작은 쉼표들은 행복의 진실을 찾아떠나는, 느낌표를 향해 조금씩 발을 내딛고 있다.

알랜 로이 맥기니스의 [사랑과 우정의 비결]에서 화를 내는 5가지 기술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비난이 아닌 감정을 말하고, 한가지 문제만, 상대방에게 반응할 기회를 주고,

감정해소를 목적으로, 비판할때는 똑같은 양의 애정을 쏟으라는 말을 기억하게 만든다.

중년이 가진 비애중 가장 커다란것의 하나가 바로 대화할 상대가 없다는 사실일것이다.

돈벌어오는 기계로 전락한 자신, 기러기 아빠, 아이들은 이미 다 성장했고, 고개숙인

지친 어깨의 중년.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대화일 것이다. 그리고 또하나 스트레스

를 어떻게 해결하는가이다. 화를 무조건 참는 것이 아니라 화를 잘내는 것이 무척이나

필요해 보인다.

 

중년의 작은 쉼표, 행복이라는 새로운 꿈과 열정으로 재무장하는 그들에게 잠시 쉬어

가고 뒤돌아볼 여유를 갖는것은 무척이나 필요해보인다. 일하다의 반대말이 논다가

아닌 쉰다인 것처럼 쉼없이 달려온 중년에게 잠시 쉬어갈 소중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산을 오를때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그 꽃을 찾는 기쁨, 아름다운 추억을 통해서 혹은

내가 가진 모든것을 잠시 내려 놓을 수 있는 여유를 통해서 행복에 다름 아닌 새로운

'그 꽃'을 발견하게 될것이다. '나의 고백은 잠시 쉬면서 거울 앞에 앉아보라는

달빛 유혹이고 싶었다'는 저자의 바램처럼 저자가 던져준 이 작은 쉼표 속에서

우리는 한송이 꽃을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또다른 10년, 더 오랜 시간을 준비하고

행복과 가까이할 열정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물음표로 시작해서 작은 쉼표로, 그리고

새롭게 찾은 느낌표로 중년이란 이름을 담아낸다. 당신의 아름다운 중년을 위하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끝 그리고 시작
김명조 지음 / 문학수첩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모랫바람에 뿌옇게 변색이 된 태양도 방향 감각을 잃은 듯했다.' (P. 9)

얼마전 여간첩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예전과 같이 커다란 이슈는 아니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았던 사건이 있었다. 이중간첩활동을 했던 것으로 밝혀진 이

사건을 통해서 오랫만에 '우리가 분단된 나라에서 살고 있었지?'하는 생각을 새롭게

깨닫게 된것 같다. 예전에는 참 이런 간첩 사건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선이다

총선이다 해서 커다란 사건들이 있을때면 어김없이... 요즘은 음모론에 휩싸여 정부

에서 발표하는 이런류의 사건들을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데올로기가 사라지고, 레드 컴플렉스도 잠잠해진 한반도. 2002년 월드컵이 한창

이던 그때 서해교전이 발생했고 그 속에서 많은 군인이 다쳤다. 햇볕정책의 기치아래

포용정책을 펼치던 정부의 정책은 정권이 바뀌면서 극단적으로 상반된 입장으로 치닫

고 있는데 향후 이런 정국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또 정치 경제 적으로 어떤 영향이

이어질지 자못 궁금하게 다가온다. 이런 분단 상황과 정책변화의 한가운데 놓인 한반도!

그 안에서 펼쳐 졌던 대북 특수조직에 관한 이야기의 끝과 시작이 책속에 담겨진다.

 

'극동 국장 살인 사건'의 공판으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정보부 극동 국장인 허준기

의 살인사건에서 그의 아내 심은희가 자신이 범인임을 자백함으로써 쉽게 해결되는듯

했지만 심은희의 내연남이었던 한민족일보 이재훈 기자의 자살과 그녀의 자백이 경찰

의 성폭행으로 인한 허위자백이었다는 재판정에서의 진술로 인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인 '나'는 심은희의 허위자백이었다는 진술로 인해 사건을

하나하나 새롭게 진행하게 된다. 그러던 중 허준기의 집에서 발견된 신원미상의 지문

을 찾아내게 되고 지문의 주인공이 밝혀지면서 사건은 전혀 새로운 양상으로 변해가게

된다. 과거에 있었던 여객기 납북사건, TRAP라는 특수한 프로젝트, 납북되었다가

혀가 잘린채 탈북한 예비역 육군 대령... 살인사건으로 진행되던 법정 드라마가 갑자기

TRAP라는 특수조직, 납북, 그리고 생사를 넘나드는 탈출... 등 전혀 새로운 첩보물과

같은 이야기구조를 띄게 된다. 전혀 관련 없을것 같았던 두 사건 속에서 하나의 연결

고리가 발견되고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사건의 실마리가 풀어지는데...



 

'과연 공의란 무엇인가.

영구 불변한 것이 아니라 각 시대에 특유한 산물일 것이다.'  (P. 387)

<끝 그리고 시작>은 우리가 잠시 잊고 있던 분단이라는 현실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

를 마련해준다. 또한 북한에 대한 현실 인식(주적 문제), 분단과 평화정착문제, 정부의

탈북자 정책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주고있다. 평화정착을 위해, 남북

통일을 위한 우리의 노력, 하지만 핵과 미사일이라는 우리를 위협하는 것들이 아직

상존하고있다. 이런 현실속의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들을 현명하게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앞으로 우리 모두의 지혜와 혜안이 필요할 것이다.

 

이 소설의 매력은 법정 소설이 가지는, 증거와 알리바이를 찾고 범인과 벌이는 치열한

두뇌싸움과 검사의 활약상, 그리고 첩보 소설 속 주인공이 펼치는 액션과 긴박하고

스릴 넘치는 전개가 고루 갖춰진 작품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북한과 중국 그리고

국내를 넘나드는 스케일이 영화로 만들어도 참 어울리는 작품이라 기대하게 만든다.

깔끔한 결말도 돋보인다. 단순한 살인사건을 통해서 절묘하게 연결지어지는 사건의

고리들, 그리고 현실이 가진 고통과 아픔까지도 아울러 깔끔하게 마무리 하고 있다.

 

실제 있었음직한 특수 조직과 납치, 그리고 고통스런 고문과 살아서 돌아가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탈북에 이르는 한 남자의 여정을 현실감있게 그려냈다. 또한 중국에서

탈북자에 대한 송환과 신병처리 등 불합리한 문제점들에 대한 표현도 사실적이다.

사건의 알리바이와 증거, 증인을 찾아내는 과학적 수사와 법정의 진술, 심리묘사

도 압권이다. 법정, 첩보, 추리, 액션, 스릴러 장르가 다양하게 믹스 되어 있는...

오랫만에 만난 쉽게 읽히면서도 맛있는 그런 작품이었다. 끝났지만 묘한 여운이 남는

제목과 잘 어울리는 그런 작품이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