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전 2
이종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반가운 손님이 있다. 바로 공포를 매개로한 영화, 소설,

그리고 드라마가 그것이다. 드라마 '전설의 고향'은 "아~여름이 왔구나" 하는 실감을

느끼게 할 정도로 이제는 너무나 여름이라는 계절과 친숙한 드라마가 되었다. '여고

괴담'과 '고사' 등 학교를 소재로한 공포영화도 이 여름과 빼놓을 수 없는 단골 메뉴다.

이번 전설의 고향이 가진 특징이라면 단순한 무서움의 추구만이 아닌 코믹과 재미가

가미된 작품이 눈에 띄었다는 사실이다. '사신이야기'라는 작품은 오싹한 공포, 한이

서린 귀신 이야기가 아닌 코믹한 설정이 돋보였던 작품이었다. 무조건 무서움만을

원하는 것이 아닌 기존과는 다른 차별화된 공포를 원하는 시청자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한다. 또한 구미호편과 같이 캐릭터가 가진 매력을 돋보이게 만드는 작품도

눈에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바로 <귀신전>에서 추구하는 공포가 단순히

무서움만을 위한 공포가 아니라 휴머니즘적인 요소와 오락적인 요소를 동시에 가진

작품이라는 것, 그리고 귀신전의 캐릭터들이 두번째 이야기속에서는 더욱 더 멋진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는 것과 연관이 있기때문이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 중음계와 같았던 귀사리가 주된 배경으로 액막이, 뺑소니 사건이

중심이 되었던 <귀신전> 1권을 뒤로 하고 2권은 액귀(縊鬼)와 사령자(死靈者)를 중심

으로 주요 등장 인물들의 새로운 면모와 과거, 그리고 악귀들과의 대결을 중점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두번째 이야기에서 주로 부각되는 인물은 수정의 친구이자 영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숙희이다. 고아로 살면서 분노와 증오를 가슴속에 담고 사는 숙희, 그녀의

주변을 맴도는, 이모라고 부르는 사악해보이는 지박령. 찬수에 대한 짝사랑 그리고 함께

살게 된 친구 수정에 대해 느껴지는 질투와 증오가 서서히 그 실체를 드러낸다. <귀신전2>

에서도 두 세가지 이야기들이 새롭게 진행되지만 아쉽게도 해결이 아닌 계속... 을 전제로

하고 있다. 회색 이층 단독주택에서 벌어지는 액귀와의 싸움, 귀사리와 가까운 무풍면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죽은 영이 산사람의 몸을 빼앗아 지배하는 사령자와의 대결, 마지막

플레이보이 기수와 미영의 이야기까지.. 첫번째 이야기를 빼면 영락없이 <귀신전>의

마지막 이야기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주술을 부리는듯도 하다.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눈에 띈다. K일보 사회부 기자, 찬수의 전 애인이었던

서지원, 장법사가 천도시켜주려고 향수병에 가둔 죽은지 48일된 중2학년의 앳된 수영의

영혼, 찬수와 공표를 도와주고 무풍면 사령자와의 대결에서 커다란 활약을 펼칠것으로

기대되는 남승수 스테파노 신부, 그리고 마지막에 잠시 보여지는 기수와 미영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이야기들과 캐릭터들이 책을 내려놓을 수 없는 긴장감과 흥분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현실에서 있음직한 실감나는 공포, 캐릭터들이 가진 매력이 압도적인 책이다. 이렇게

쉽게 읽으면서도 흥분과 재미에 휩싸여 본 작품이 있었던가 생각하게 된다. 귀신과

퇴마사의 이야기라면 역시나 과거와 연관짓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현실속에서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퇴마사들의 활약을 그렸다고 한다면 약간은 허황되고 비현실

적이라는 장벽과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버리기가 일쑤다. 하지만 <귀신전>은 그런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말끔히 불식시킨다. 읽을 수록 빠져드는 재미는 이 책을 접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결코 느낄 수 없을 것이다. 2권에서 조금은 아쉬움이 있다면

기대했던 공표의 활약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1권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

였던 공표와 묘화가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잠깐 모습을 보일뿐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다음 이야기에서는 그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지만 갑자기 존재감이 상실된듯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현실적이면서도 전혀 허황되지 않은 스토리, 각자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는 캐릭터,

휴머니즘을 가득 담고 있는 영과 액귀들의 숨겨진 이야기들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귀신전> 두번째 이야기는 캐릭터들이 가진 개인적인 이야기들, 그리고 마지막권

에서 펼쳐질 새로운 이야기 보따리를 열어놓는 과정에 중점을 두고있다. 마지막 3권,

사령자들과의 험난해 보이는 대결, 마지막에 죽음을 맞이한 미영의 저주, 그리고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는 숙희와 지박령의 어두운 그림자와의 대결이 더욱큰 기대감을

갖게 한다. 공표와 묘화,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들의 활약도 기대해본다.

오싹한 공포속에서도 재미와 오락적 요소까지 함께 할 수 있는 공포테인먼트 소설

이라는 이름이 무척이나 어울리는 작품이다. 한번 잡으면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단점을 가진 <귀신전> 그 마지막 이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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