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충
슈카와 미나토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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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느샌가 여름의 시간이다. 공포물이나 기담같이 오싹한 이야기들이 서서히 고개들고 사랑받기 시작하는 계절. 우리가 즐겨 보는 영화속에 담긴 공포의 방식은 3가지 정도로 나뉘어진다. 종교와 관련한 공포를 다룬 오컬트, 피가 튀기고 잔인함이 돋보이는 하드고어, 마지막으로 잔인함보다는 살인자의 내면적 심리에 중점을 두는 스릴러 등이 있다. 물론 더 자세히 구분되고 세밀히 나누어지기도 하지만.... 최근 공포의 추세는 무조건 죽고 죽이는, 피가 낭자하는 공포물 보다 심리적인 부분에 치중하는 스릴러가 많은 사랑을 받는듯하다. 인간에 의해 저질러지고 그 범죄속에 숨겨진 비밀과 진실, 내면적 갈등을 알아가는 과정이 무엇보다 큰호응과 몰입을 선사하기 때문에 스릴러가 사랑 받고있다.

 

영화로 말하자면 이 작품 <수은충>은 심리 스릴러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것 같다. 물론 귀신이나 영혼과 같은 호러적인 성격을 띄기도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사건과 관련한 사람들의 내면에 감추어진 다양하고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가진 숨겨진 악의와 수은충이라는 가상의 벌레가 연결되어 끈적끈적하고 흐물흐물 기어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기괴한 형태의 이야기들을 만들어 지고 있다. 모두 7가지 단편들이 수은충이라는 벌레에게서 느껴지는 그런 유쾌하지 않는 느낌들과 연결된다.

 

'그것은 수은충이라는 곤충으로, 사람의 영혼을 파고들어 여기저기 기어 다니며 무수한 구멍을 뚫어놓는다고 합니다.... 영혼에 구멍을 뚫린 인간은 대체 어떻게 된다는 걸까요.'  [잔설의 날 中]

 

<수은충>에 담긴 소재들은 조금 충격적이다. 불륜, 살인, 자살, 근친상간, 인육, 학교폭력, 환각과 일탈... 저녁 시간대 뉴스를 장식할만한 토픽들을 모아놓은듯, 조금은 쇼킹한 소재들이 즐비하다. 불륜을 저지른 아내, 아내를 죽인 남편, 그가 깨닫는 죄의식을 담은 [고엽의 날], 부모의 이혼과 술에 빠진 엄마, 그런 소년을 따뜻하게 감싸주었던 부부의 실체, 근친상간 이야기를 다룬 [겨울비의 날], 누나와 엄마를 자살로 이끈 소녀, 그녀를 죽인 소년 [잔설의 날], 손자에 대한 지나친 사랑에 인육을 먹은 할머니 이야기 [대울타리의 날] 등 조금은 엽기적이기까지 한 독특한 소재와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대는 묻느냐, 이 사랑이 죽는 날은 언제냐고... 그것은 새로운 생각이 싹트는 날, 새로운 열기가 묵은 생각을 태워버린다.'   [병묘의 날 中]

 

[박빙의 날]에서는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한 소녀의 원한을 미스터리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청소년들의 일탈과 환각 살인을 소재로 한 [미열의 날], 사랑을 환상적인 느낌으로 표현한 [병묘의 날]까지 독특하고 색다른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수은충이라는 특별한 매개체로 연결된 7편의 단편들이 모두 너무나 매력적이다. 이 책 <수은충>에 대한 소개를 보면 '누구나 목덜미에서 수은충이 꿈틀거리면 언제든지 파멸로 치달을 수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수은충이 인간의 영혼에 무수한 구멍을 뚫어 인간을 파멸로 이끈다고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볼 때 수은충에 대한 느낌은 조금 다르다.

 

수은충이 흐물거리고 기어다니는, 몸서리쳐지는 느낌이 오면 파멸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파멸에 다다른 인간들의, 이중적이고 내면에 담긴 악의가 고스란히 드러난 인간들에게서 최후에 드러나는 최소한의 '양심'의 표현이 바로 수은충이 꿈틀대는 느낌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살인과 불륜, 근친상간, 인육 등 인간으로써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극단적 상황속에서 관조자가 느끼는 '소름끼치는 것'과 당사자가 갖는 '양심의 가책' 혹은 '죄책감' 이 아마도 이런 수은충과 같은 가상의 벌레의 느낌으로 표현되는 듯 보인다.

 

충격적인 소재들이 등장하지만 이런 것들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이 더욱 충격적인지도 모를일이다. 그런 일들이 자행되면서도 하물며 수은충이 기어다니는 듯한 느낌조차 받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이 오히려 더 충격적인지도 모르겠다. 어느날 문득 당신에게도 목덜미가 가렵다고 느껴질 그런 때가 다가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자신의 삶을 더욱 사랑하고, 인내하고, 평범함에 감사하고 실천하는.. 행복을 발견하기를 바란다. <수은충>은 인간의 이중적 심리를 날카롭고 섬세하게 그려낸 작가의 상상이 압권인 작품이다. 슈카와 미나토라는 이름 뒤에 함께하는 [올빼미 사내]와 [꽃밥]이라는 작품과도 만날 기회를 만들어야겠다. 호시 신이치와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에 반하고 영향을 받았다는 슈카와 미나토, 그의 매력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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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칭찬하는 법 꾸짖는 법 - 긍정적 사고를 키우는
하마오 미노루 지음, 이민영 옮김 / 비즈니스세상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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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가정의 달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많은 행사와 이야기가 많은 달이다. 노동절을 시작으로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하지만 기념일이 가진 본래의 의미는 퇴색되고 어린이날은 아이들 선물 사주는 날, 어버이날은 단순히 카네이션 달아드리는 날, 스승의 날은 쉬는날...이 되어버린지 이미 오래다.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났을까?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원인은 무엇이고 제대로 원래대로 되돌려 놓기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교육이 죽었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교육은 없다. 교육 [, education] 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의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행위 또는 과정'이라고 되어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교육현실은 어떨까? 한곳에 모아놓은 먹이만을 보고 쉼없이 달려가는 야생마들의 집합소가 바로 우리 교육의 현주소가 아닌가 생각된다. 예절도 없고, 도덕도 없고, 가정과 사회의 봉사와 협력도 없는 오로지 공부만을, 1등만을 향해 달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교육이라는 단어 속에서 떠오르는건 개인적인 생각일까?

 

<긍정적 사고를 키우는 아이를 칭찬하는 법, 꾸짖는 법>은 말그대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지도서이다. 마음이 건강하고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아이로 키우는 44가지의 건강 교육법을 제시한다. 아이가 부모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고 부모는 과연 아이에게 해줄수 있는것이 무엇인지를 책을 내려놓고 난 이후 가슴으로 깨닫게 될것이다. 일본 황실에서 황태자를 교육하기도 했던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어른들에게 진정 필요한 교육과 그 방식이 어떤 것인지 친절한 설명을 더해준다.





<아이를 칭찬하는 법, 꾸짖는 법>은 총6장으로 구성된다. 1, 2장에서는 아이의 교육에 앞서 어른들이 잊고 있던 것은 무엇인지 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동심을 되찾기를 제안하고 아이와의 많은 대화를 이끌어내라고 한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많이 적고 쓰며, 많이 읽으라고 충고한다. 남이 아닌 자기 자신에 강인하고 냉정한 사람이 되기를 조언한다. 3장에서는 꾸짖기와 칭찬하기를 말한다.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하고 자신만의 신념과 가치관으로 아이에게 잘못한 점을 꾸짖고 잘한것에 대해 칭찬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사람에게 귀가 두개, 입이 하나인 이유는 말하는 것보다 듣기를 두배 더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4장에서는 어떻게 예의바르고 올바른 아이로 키울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실천방식을 말한다. 귀가 아닌 눈으로하는 실천의 중요성과 솔선수범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5장은 아이가 정말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들게 만드는 가정에서의 화목과 사랑을 얘기한다. 부부간의 진솔하고 많은 대화, 아이의 얘기를 많이 들어 주고 고민을 함께 나누는 방법을 일깨운다. 마지막장에서는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공부와 학업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단순히 순위가 아닌 아이의 적성을 찾아주기 위해 남의 평판 따위에는 신경쓰지 말라는 충고, 아이에게 꼭 필요한 것중 하나인 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으며, 집중과 이해의 중요성을 알려주라고 말한다.

 

기러기 아빠, 가정 해체, 주말 부부... 우리에겐 이런 말들이 어느샌가 너무 익숙해져 있다. 중학교에 입학하기 이전부터 교육을 위해 좋은 지역으로 이사가려는 이들이 눈에 띈다. 아니 벌써 그 이전부터일거다. 아이들을 데리고 해외로 나가버린 엄마, 홀로 집을 지키며 돈벌이 기계로 전락한 아빠, 부부는 없고, 가정은 없다. 조기 교육이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가끔 하게된다. 영어교육이 조기교육의 대명사처럼 불리고 있다. 왜 영어가 모든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필요할까? 정말 의문이다. 영어는 몇몇 이들에게만 필요하고 그들만 있어도 굳이 우리까지 영어가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조기 유학, 조기 교육이 바로 가정 해체를 가속화 시킨다. 가정 불화와 청소년 문제, 이혼, 불륜... 이런 사회적인 문제들이 바로 우리의 교육현실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다. 교육은 '인간의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행위 또는 과정'이다. 인간의 가치를 높이는 행위와 과정이 꼭 공부만은 아님을 명심하자. 긍정적인 삶을 사는 방법도, 일상속에서 행복을 이끌어내는 능력도, 자신의 적성을 찾고 일을 갖으며 그 삶에 충실한 것도 바로 인간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그것이 바로 교육의 본질인 것이다. 마음의 건강한 아이로 키우는 이 책이 교육의 부재, 가정의 해체로 고민하는 우리 사회에 큰 가르침을 주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교육 문제로 고민하는 많은 가정에 커다란 도움을 주고 잔잔한 파랑을 일으켰으면 하는 바램이다. 큰 변혁이 아니라 조금씩 조금씩 변해갈 이유를 만들어 주기를 조심스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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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길을 묻다 1 - 한국인의 잠재력과 미래 설계 대한민국 최고의 리더들에게 듣는다, KBS 1TV 시사교양
대한민국 길을 묻다 제작팀 지음 / KBS미디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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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을 떠도는 생각중 하나가 '지금 이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라는 의문일 것이다. 민심을 대변하는 촛불에 벌벌떨며 명박산성을 쌓아올린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다. 자라보고 놀란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대통령의 자의건 아랫사람들이 저지른 타의건 국민의 권리를 군홧발로 짓밟고 자유를 억압하는 현정부의 자유, 민주주의, 언론...으로 이어지는 탄압은 이제 그 도를 넘어서는 상황이다. 쇠고기 수입개방으로 촉발되었던 촛불 민심은 용산 강제철거의 숭고한 죽음으로 그리고 결국, 前 대통령의 서거로 이어져 더이상 한치 앞을 내다볼수 없는 지경에 까지 다다르고 말았다. 도대체 이 나라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대한민국 길을 묻다> 는 TV 프로그램에서 다루었던 불확실성의 시대에 듣는 석학들의 강의를 통해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올바르게 열어가고자 하는 바램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불확실성! 가장 현재를 잘 나타내주는 단어라는 생각이든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했던 경제한파, 몇년전만해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공안정국, 핵실험으로 냉각되어가고 있는 남북관계... 어느것 하나 현재와 미래를 내다보고 전망하기가 쉽지 않아보이는 우리의 현실은 말그대로 불확실성!이다. 경륜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의 현실진단과 정책 대안을 목적으로 한 이 작품은 이런 불확실성의 시대를 사는 길잃은 우리에게 작은 이정표와 같은 역할을 해줄것만 같아 반갑다.

 

<대한민국 길을 묻다> 그 첫번째 이야기에서는 세가지 논점에 집중하고 있다. 하나는 미래를 위한 우리의 전략 프로젝트이고, 둘째는 인재와 교육의 필요성과 당위성, 마지막으로 미래가치향상을 위한 제언들을 담아낸다.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 경기 침체를 극복하고 미래 전략을 위해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은 무엇인가? 그 첫번째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넘어서는 융합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변화와 적응력이 뛰어난 우리만의 장점을 살려 더이상 앞선기업의 뒤를 따르는 Catch up 전략이 아닌 독창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에 가져왔던 틀을 깨고 W이론 - 창의성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위기를 위기로만 받아들여왔던 우리가 아닌가? 6.25전쟁으로 꺼져가던 일본이란 나라의 불씨를 살려주고 IMF외환위기로 투기세력의 배만 불려주지 않았던가? 위기를 우리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위기가 아닌 기회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위기에 처했다면 그간의 경험을 살려 가장 먼저 극복하고 기업을, 인재를, 투자를 적절히 최고의 방법으로 이끌어 낼 절호의 기회를 만들라고 말한다. 지금은 쓰러져있는 자유민주주의 깃발을 다시금 높이 세워야 한다. 언론자유보장과 사법의 독립과 법치주의를 정착시키는 길이 아마도 가장 시급한 우리의 과제가 아닐까 한다. 배려와 정직이 정착된 사회적 선진화 또한 함께 이루어야할 과제라고 언급한다.



그 다음으로는 인재와 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한동대학교 총장인 김영길 박사의 교육 실험이 시선을 끈다. 세계를 정조준하고, 협동심을 키우며, 신뢰를 바탕으로 한, 벽을 허문 한동대의 교육 실험이 앞으로 어떤 성과와 결과물을 낼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김 총장의 제언 또한 마음을 사로잡는다. 입시열을 교육열로, 인력이 아닌 인성교육을, 창의력과 잠재력을 극대화하자는 교육적 제안이 이 시대 청춘들에게 꼭 필요한 덕목처럼 느껴진다. 'Why not change world! 세상을 바꾸자!'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한 그들의 꿈과 노력을 주의깊고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할 것 같다.

 

'1년을 내다보려면 밀을 심고, 10년을 내다보려면 나무를 심고, 100년 앞을 내다보려면 사람을 심어라.'

 

'미쳐야 산다'는 KAIST 서남표 총장의 말도 가슴에 와닿는다. 미래를 먹여 살릴 과학기술의 활성화를 위한 리딩(leading) 전략, 21세기형 문제 - 에너지, 환경, 물, 지속가능성 - 해결에 관심을 집중하게 된다. '기업은 뭐 하는 곳일까요?' 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LG인화원의 이병남 사장의 제언을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첫번째 길찾기는 그 막을 내린다. 기업이 걸어야 할 길, 기업이 잊지 말아야할 중요한 제언들이 마지막에 놓여져 있다.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고 인간존중의 경영을 펼치며 추격자가 아닌 마켓리더로의 길을 걷는 기업들의 발걸음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니 그것이 미래 생존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대한민국 길을 묻다> 그 첫번째 이야기에서는 이처럼 현재 우리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바라보고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이 어떤것인지 알려주고 있다. 기존의 틀을 깨고 우리만의 것을 찾고, 우리 현실에 맞는 전략을 세우고, 인재와 교육에 투자하고, 기업 나름의 문화를 정착하고 과학기술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길을 여는것이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해답이 될것이다. 하지만 말처럼 미래는 낙관적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10년이란 민주화의 발걸음이 뒷걸음질 치는 현실을 바라볼때면 그런 생각은 명확한듯도 보인다. 현재를 알고 미래에 대한 전략을 세우는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을 뒷받침할 장기적인 토대를 마련하고 지속적이고 관심이 이어지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서울대 교수 124명이 시국선언 성명서를 발표했다. 국민적 화합을 위해 민주주의의 큰 틀을 현정부와 대통령이 지켜나가야 한다는 말로 시작한 그들의 성명서 내용을 요약하면 크게 네가지로 말할 수 있다. 소통과 통합의 정치를 이끌고, 표현, 집회결사,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며,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반성 사죄하며, 소외 계층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것이다. 아직 이에 대한 정부나 대통령의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더이상 작은 촛불을 든 국민들을 좌파로 규정하고, 힘으로 권력으로 무력탄압하려는 정부의 행동은 없어지기를 기대해본다. 대한민국의 길은 정부의 작은 정책 하나로도 크게 변화할 수 있다. 석학들이 내려놓은 이런 제언들이 충실해 이행되고 올바른 미래를 위해 나아갈 수 있기를 깊은 가슴으로 소망해본다. '우리 대한민국은 과연 어디로 가고 있을까?' 하는 물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니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런 고민과 질문이 이어지고 귀를 기울일때 보다 올바르고 건강한 대한민국이 이어질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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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1 - MBC 특별기획 드라마 '선덕여왕' 원작 소설!
김영현.박상연 극본, 류은경 소설 / MBC C&I(MBC프로덕션)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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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여성들의 역할과 참여가 그 어느때 보다 활발하다. 국무총리는 물론이고 장관, 국회의원을 넘어 이제는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들이 가진 특별한 능력들을 꽃피우고 있다. 6월이면 드디어 말도 많았던 5만원권 신권이 발행 된다. 신사임당이 신권의 주인공이라는 말에 많은 반대와 문제점들이 여성계 내부에서도 물밀듯이 쏟아져 나온것도 사실이다. 만약, 5만원권 도안이 시작될 즈음이 요즘과 같은 분위기 였다면 아마도 그 주인공은 선덕여왕이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보게된다. 무엇이 그녀를 만들었고, 그녀는 무엇을 만들었는지 이제 그 슬프고 찬란했던 천년왕조의 발걸음속에 잠시 기대어본다.

 

우리 역사상 최초의 여왕이었으며 험난한 삶의 역경속에서도 최고의 자리에서, 최선의 리더십을 보였던 선덕여왕! 얼마전 드라마로 첫선을 보인 그 이름의 인기는 수많은 책들 속으로 고스란히 자리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활자와의 만남을 더 기대하기에 드라마는 잠시 건너편에 던져두고 있다. 2년전에도 이런 비슷한 일들이 있었다. 정조의 삶을 새롭게 엮어낸 [이산] 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정조에 대한 재평가와 다양한 시각을 쏟아낸 문학작품들이 봇물을 이루었다. 그리고 작년에는 드라마 [태왕사신기]를 필두로 해서 고구려에 대한 재조명과 현재 우리의 역사인식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잊혀졌던 천년왕국 신라의 화려함에 빠져든다.



 

선덕여왕이라는 이름보다 어쩌면 미실이라는 이름이 우리에게는 조금더 익숙한지도 모른다. 김별아 작가의 소설 [미실]속에서 우리는 색(色)을 통해 권력을 만들어가는 '팜므 파탈'의 면모를 가진 미실의 모습과 이미 만난 기억이 있다. 드라마 선덕여왕이 시작되면서 선덕여왕이 누가 될것인가에 대한 기대 못지않게 이야기의 또 다른 하나의 축을 형성할 미실의 주인공이 누구인가가 많은 이들이 관심을 받기도 했다. 좋은 드라마와 그 원작 소설을 함께 만나는 일은 일장 일단이 있겠지만 어느정도 장점이 많아 보인다.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조금은 쉽게 상상한다는 부분에서 그렇고,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번까지 만이다... 결코 다시는 사내로 인해 울지 않으리라...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고 오로지 권력을 위해서만 살 것이다...'

 

신라의 기틀을 마련한 진흥왕이 쇠하던 시기, 서라벌에 차가운 칼바람이 엄습한다. 자신의 세를 키우려는 미실, 진정 사랑했던 세자 동륜태자의 배신으로 그를 죽음으로 이끈 그녀는 동륜의 아들 백정을 임금으로 세우라던 진흥왕의 유훈를 깨고 힘없고 나약한 금륜을 왕으로 천거한다. 자신을 황후로 맞이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그후로 4년, 하지만 금륜-진지왕은 그녀와의 약속을 어기게 되고 미실은 화랑을 등에 업고 진지왕을 폐위시키고 백정-진평왕을 옹립시킨다. 백정은 이미 마야부인을 아내로 맞았지만 미실은 마야를 제거하고 자신을 황후로 삼으라 강요한다.

 

'미실을 대적할 자. 북두의 일곱별이 여덟이 되는 날에 오리라. '

 

하늘의 계시를 받아 미실을 돕기도 했던 제8세 풍월주 문노는 위험에 빠진 마야부인을 구하게 된다. 마야부인은 이미 아이를 잉태한 후였다. 얼마후 마야부인은 공주는 낳게 되지만 왕과 왕후 그리고 신라를 위험에 빠뜨릴 쌍둥이가 태어나게 된다. 문노는 하늘의 계시로 북두의 한별, 개양좌가 쪼개져 둘이 되는 것을 보게 되고 미실에 대적할 운명임을 직감하고 공주를 보호하기에 이른다. 그녀의 이름은 덕만! 그리고 미실을 피해 덕만은 멀리 떠나가게 된다. 왕이 덕만에게 마지막으로 쥐어준 곡옥과 함께... 한편 문노는 자신의 사욕을 위해 우물에 던져버린 미실궁주의 아들 비담을 구해 키우게 되고....



그렇게 15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대륙 신장지구의 남쪽에서 사막의 아이로 성장한 덕만에게 어느날 미실을 따르며 덕만의 존재를 쫓던 칠숙이 나타나고... 덕만이 어미로 알고있던 마야부인의 몸종 소화는 죽음을 당하게 된다. 한편 황실에서는 천명공주는 진지왕의 아들인 김용수와 혼인하게 되고 미실의 세력을 점점 커져만 간다. 결국 진평왕이 김용수를 태자로 책봉하려 하자 미실궁주 일당은 반대를 하게되고 전장으로 떠난 김용수는 죽음을 당하게 된다. 이후 궁을 떠나 스님이 된 천명공주는 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해 태종 무열왕에 오른 김춘추를 낳게 되고, 신라로 넘어와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아내려는 덕만과 천명공주의 극적인 만남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녀들 사이에 사랑으로 우뚝선 한남자 화랑 김유신!

 

'미실궁주가 이런 말을 한적이 있습니다. 가장 강한 것은 세월이다.'

 

미실의 계략속에 죽음을 모면하고 궁으로 돌아와 미실에 대적하려는 천명공주, 그런 공주를 돕는 덕만과 남장을 한 덕만에 왠지 모를 끌림을 느끼는 김유신, 김유신에 대한 사랑은 천명공주 또한 다르지 않았다. 미실 궁주의 계속되는 위협과 그에 맞서는 천명공주와 덕만, 그리고 김유신... 천명공주는 덕만, 김유신과 함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함께 하겠다는 의미의 맹세인 '삼생의 맹세'를 하게 되고, 덕만은 자신이 아버지라고 생각했던 문노와의 극적인 만남을 이루게 된다. 하지만...

 

악녀 미실, 천녀 덕만, 그리고 천명공주, 화랑 김유신, 태종 무열왕 김춘추 ... 화려한 이름들이 찬란했던 신라의 향기속에 새롭게 태어난다. '어출쌍음이면 성골남지 하리라.' 라는 것이나 '북두칠성이 여덟이 된다'든지 하는 예언의 등장은 역사팩션소설이 갖는 재미와 특징을 배가시켜준다. 선덕여왕이 쌍둥이었다는 설정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역시 출생의 비밀을 주로 다뤘던 비운의 왕가를 다룬 다른 소설과 사뭇 다르지는 않지만 최초의 여성황제의 삶을 조명한다는 의미에서 재미를 더해준다. 더불어 김유신을 둘러싼 천명과 덕만의 엇갈리고 운명적인 사랑이 화려한 스케일과 긴박한 스토리 구성과 함께 즐거움을 선사해주고 있다.

 

김유신을 위험에서 구하고, 알 수 없는 끌림으로 이끄는 남장을 한 덕만에 대한 김춘추의 애절한 마음은 예전에 보았던 [커피프린스 1호점]이라는 드라마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가야 난민이면서 덕만을 줄곧 애를 먹이기도 했던 죽방과 고도가 후일 그녀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이야기는 드라마 [주몽]의 오마협 의형제들을 떠올리게도 한다. 운명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천명과 김유신, 그리고 선덕여왕 덕만이 앞으로 그려갈 사랑과 권력의 사투가 너무나 기대된다.

 

책속에서 보여지는 신라시대의 권력구조와 혼인방식, 화랑이 가지는 권력의 곁가지들이 눈에 띈다. 태어나면서 부터 죽음의 위기를 겪었고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채 많은 힘겨운 삶의 여정을 거친 덕만이 가진 특별한 능력을 그의 친구 죽방은 이렇게 말한다. '덕만이가 본디 마음을 읽을 줄 아는게지.'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했던 역사 최초의 여왕, 선덕여왕의 비밀이 이제 그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 '출생의 비밀'과 '삼생의 맹세' 선덕여왕 1, 2권을 그렇게 말할 수 있을것 같다. 화려한 스케일과 탄탄한 스토리가 어우러진 찬란한 천년 역사와의 만남이 앞으로도 더욱 더 기대가 된다. 사랑과 삼국통일의 위업을 그린 대서사시가 드디어 우리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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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들의 성장 다이어리 : 소년 편 - 생기발랄 생활 지침서
에이미 미들먼.케이트 파이퍼 지음, 김붕년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야동'~ 이라는 말이 언제부터인가 아무렇지도 않게 불려지고 쉽게 노출되고 있다. 아이들은 이런 말을 어떻게 생각할까? 성장기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성'性'을 어떻게 이야기하고 가르쳐야할까?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너무도 쉽게 폭력적이고 외설적인 영상들이 난무하는 사회에서 우리의 아이들은 안전하고 건강하게 어른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까?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아이들이 어느 한 순간 코 밑이 거뭇거뭇해지고 가슴이 커지는, 자신의 몸과 마음이 변해가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아이와 함께 고민하고 대화하는 시간이 어른들에게는 필요해 보인다.

 

미국의학협회(AMA; American Medical Association)가 추천하는 청소년 필독서!
우리 어린 시절에 비해 요즘 아이들의 성장 속도는 몰라보게 빠르다. 시골에서 지냈던 어린시절, 초등학교때까지 벌거벗고 마을 개울에서 멱을 감고, 남녀를 가리지않고 함께 산으로 들로 뛰어놀던 그런 모습은 요즘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초경이 빨라졌고, 신체적인 변화가 예번보다 일찍 일어나는 아이들, 신체적인 변화에 대해 고민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 <십대들의 성장 다이어리 소년, 소녀편>은 작지만 소중한 답변을 해주고 있다.



사실 어른들의 입장에서 어리게만 생각했던 아이들이 어른으로 성장해 가면서 그들의 변화에 대해, 그들이 겪게 될 혼란스러운 것들에 대해 설명해주기란 말처럼 그리 쉽지만은 않은게 사실이다. 지금의 어른들 또한 아이들이 겪고, 겪게될 성장의 시기를 거쳤지만 그들의 고민을 어른들을 통해 쉽게 이야기듣고 해답을 찾아낸 것이 아닌 이유이다. 요즘에야 많은 관련 서적들과 상담사들이 있어 많은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가장 가까운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의 고민에 대해 설명과 이해를 시키는 일은 그리 쉽지만은 않을것이다.

 

<십대들의 성장 다이어리>는 인생에서 '변화'라는 것을 처음 겪게되는 십대 아이들의 고민에 대한 생활 지침서이다. 십대 아이들이 가진 수많은 성장과 관련한 수많은 물음표에 대한 느낌표를 이끌어내기위한 열정이 재밌는 여행처럼 그려지고 있다. 어른들이 아이들과 얼굴을 마주보고서는 설명하기 쉽지 않는 내용들에 이르기까지 자세하고 친절하게 이야기해준다.



소년과 소녀편으로 나뉘어진 <십대들의 성장 다이어리>는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에게 사춘기가 무엇인지, 사춘기엔 어떤 변화들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세세하고 정성스런 설명을 덧붙인다. 사춘기에는 왜 음식에 신경을 써야하고 운동과 적절한 체중이 중요한지를, 가장 고민하는 것중 하나인 키에 대한 궁금증을, 피부, 치아, 털에 대한 고민들을 해결해준다.

 

성적인 변화들과 성징의 변화들, 급격한 감정변화에 대처하는 방법들과, 이성관계를 비롯한 친구, 가정속 여러가지 관계들에 대한 고민과 해결을 담아낸다. 잘못된 성과 관련된 상식과 비뚤어진 교우관계속에서 올바른 길을 알려주는 지침을 선보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책속에 담긴 여러가지 정보들속 어려운 용어들의 친절한 정리가 뒤따른다.



내 몸과 마음이 하는 소리에 귀 기울여 보세요!

십들들의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가장 중요한 것중 하나는 바로 자신의 몸에 대해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일 것이다. 변화하는 몸에 대해 어찌할 줄 모르고 당황했던 그 시절의 기억을 갖고 있는 어른들이 많을 것이다. 아이들이 느끼는 그런 변화에 대한 당혹감과 놀라움을 편안하게 감싸줄수 있어야 한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이해하고 당황하지 않도록하는 대화와 따스함이 아이들에게 전달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아이는 자신의 몸을 더 사랑하는 계기를 갖게 될 것이다.

 

청소년들의 폭력성, 성적 일탈, 사회적 부적응... 들이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입시라는 굴레에 얽매이고, 조기교육이라는 철창안에 갇혀 아이나 부모나 가정 모두가 파괴되고 혼란에 빠져버린 우리 사회가 바로 아이들이 일탈을 만들어 낸것이다.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가정이 올바르게 성장하지 못하면 사회는 올바른 길을 걸을 수 없다. 성장기에 놓인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불을 보듯 뻔한 모습이 되어버릴 것이다.

 

수많은 동요와 변화에 당황할 아이들에게 이 책은 커다란 도움이 될것 같다. 또한 아이들의 변화를 제대로 알려주고 일깨워줘야할 어른들에게도 사전 지식이 될 줄 믿는다. 아이와 함께 읽고 그들의 변화에 대해 재밌게 대화하는 시간을 <십대들의 성장 다이어리>는 선물해주고 있다. <십대들의 성장 다이어리>!! 변화의 시간에 접어든 아이들과 그런 변화에 아이들과 함께 대처할 어른들을 위해 날아온 멋진 선물과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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