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라, 내 동생
빌리 슈에즈만 지음, 김서정 옮김, 민은경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 많은 곳에서 이 책을 읽을라니... 당췌 눈치가 보여서...
눈물이 나는 것을 참으려다 보니 골치가 다 아팠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심장마비로 열살나이에 세상을 떠난 벤야민이 들려주는 이야기이지요.
남아있는 사람들이 떠나보냄의 고통을 이겨야 죽은 사람도 마음이 편하다고 하네요.

어린 아들의 죽음앞에서도 담담하게 보낼 수 있는 그들의 문화가 놀랍고,
자신의 죽음도 신기하게 받아들이는, 아픈 몸에서 벗어나 오히려 즐거워하기까지하는
벤야민의 천진함이 놀라웠습니다.

아들의 죽음후에 떠난 여름휴가지에서 먼저 떠난 아들에게 편지를 쓰는 엄마의 마음이
가슴에 와닿더군요. 눈물과 함께...

벤야민의 열할살 생일에 촛불을 키고, 다함께 촛불을 끕니다. 벤야민이 끌 수 있었던 열개만...
나머지는 손으로... 아이의 부재를 그냥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 아이가 이 책을 읽으면 어떤 생각을 할까요?
결국 남아있는 사람도 떠난 사람을 제대로 보낼 줄 알아야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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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4-06-24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 크레용하우스의 책들이 잔잔하면서도 참 감성을 자극한다 싶습니다.
슬픔을 이겨낸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것인지....

글고..울지마소서...

이등 2004-06-24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디님..
전 첨에 무슨 환따스틱 공포물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눔의 책이 두번째 페이지부터 울리지 뭡니까?
죽음이란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글고.... 나는야 캰듸! 에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 ㅋㅋㅋ

반딧불,, 2004-06-24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캬캬...캰듸!!!

안됐네요.
안소니도 업고.테리우스도 업고.(최병서 버전으로^^)
 
까불지 마 소년한길 유년동화 4
한수임 그림, 강무홍 글 / 한길사 / 2002년 3월
평점 :
절판


학교에 가면서, 유치원에 가면서 많은 엄마들이
"맞고 다니지는 않을까? 놀림감이 되면 어쩌나"하고 걱정하지요.

그러다가 한번 놀림을 당하거나, 맞고 들어오면
"사이좋게 놀아야지... 그래도 누가 때리면 가만히 있지 마라..."류의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특히 전 그렇습니다.^^;;)

이 책도 그런 이야기입니다.
다만 저희 집과 다르다면 때려주라!와 소리지르라!의 차이겠지요.
그런데 어디에서든지 통하던 이 방어법이 엄마에게는 먹히질 않네요. ^^

오늘 도서관에서 큰 애가 읽어보라고 주더군요. 마지막이 재미있다고.
지 딴에도 우리 집이랑 상황이 비슷하다고 느꼈나봅니다. ㅋㅋㅋ
(난 패주라고 했는데... 그것도 아프게)

우리네 집들이랑 별반 다르지 않은 이야기가 평범해서 더욱 유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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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물만두 > 김선일씨를 애도하며...

먼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고인의 명복을 빌 자격도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고인이 고통없이 가셨기를 바랍니다. 또한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대통령께 한 말씀 드립니다.

당신이 대통령이 아닌 외아들을 가진 이 땅의 아버지이기를 바랍니다.

또한 당신이 대통령이 되기 전에 인권 변호사였음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자국민 한 명의 생명도 구하지 못하는 당신이, 그리고 우리 나라 모든 사람들이 무슨 자격으로 남의 나라 국민을 위한다고 총을 앞세워 그 땅을 밟으려는 것인지요.

그들이 싫다고 합니다.

가지 말아야 합니다.

안중근 의사가 테러리스트였습니까?

국제 사회의 약속이 중요하다고요?

그 국제 사회의 약속 때문에 우리가 분단된 국가에서 살고 있는 거라는 걸 아십니까?

우리는 누군가 우리를 돕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점령을 당했고 식민 지배를 당했던 사람들입니다.

우리의 역사는 약자의 역사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지 말아야 합니다.

당한 자만이 당하는 사람의 심정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돈이 그렇게 중요합니까?

국민의 생명과 다른 나라 사람의 생명보다 국가의 이익이 중요합니까?

그렇다면 당신은 왜 인권 변호사였습니까?

그때와 지금의 자리에서 바라 본 세상은 다른가요?

당신이 진정 그때의 인권 변호사 노무현이라면 그 자리로 돌아오십시오.

적어도 지금의 당신 모습보다 그때의 모습이 더 당당했음을 기억하십시오.

그리고 부끄러워 하십시오.

당신이 지금 하는 일이 예전 당신이 그렇게 싫어하던 사람들 모습 그대로라는 것, 그렇게 비춰진다는 것, 그렇게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십시오.

당신은 김선일씨의 희생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당신이 그가 대한민국의 국민이기 때문에 희생당한 그 나라의 대통령이기 때문입니다.

제발 파병을 철회하십시오. 지금 있는 군대도 철수하십시오.

그것만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길임을 빨리 깨달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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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4-06-23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넘..이쁘십니다..그랴^^*
언냐한테..이럼 안되는데ㅜ.ㅜ
 

국익이란 미명하에 나라의 젊은이들을 명목없는 전쟁터에 내보내는 일은
베트남 한번이면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라크에서 이라크인 아닌 다른 나라 사람들이
더 이상 설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인이던, 영국인이던, 특히 한국인은 더군다나 더더욱,
그리고 알 뭐라하는 요르단 사람까지

제발 모두 자기나라에 돌아가서 "제 스스로나 제대로 살피길" 바랍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평화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모든 살육행위에 반대합니다.

종교를 명목으로 하는 살인을 용납하는 종교는
더 이상 종교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고인의 피가 소중한 바탕이 되어서 더 이상 가지 말아야 할 길에
헛발질을 하지 않게 되길 바랍니다.

김선일씨의 명복을 빕니다.


오늘 아침에 애들과 아침을 먹으면서 "우리나라가 빨리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통일이 되어야 더 이상 미국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큰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으로 대견하다 느꼈습니다.

여덟살 어린 눈에도 비치는 세상이
위정자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한심할 뿐이지요...

진정한 광복을 기대합니다. 그날이 빨리 올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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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4-06-23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요..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한 번만...한 번만...
휴...아직도 가슴이 ..............
 
 전출처 : 밀키웨이 > 세계 아동문학의 거장 버닝햄과 뇌스틀링거


"아이가 말로 못하는 것 표현하게 돕고 싶어"

[조선일보 김윤덕 기자] 설령 당신이 아이를 키우지 않는다 해도 존 버닝햄과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의 작품을 단 한편이라도 읽게 된다면 아이들의 세계가 얼마나 진지하고 외로운지, 이를 탐구하는 동화가 문학의 얼마나 중요한 장르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두사람의 그림책들을 읽으며 전세계 아이들은 열광한다.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의 버닝햄 매니아들은 그가 발표한 50여권의 그림책을 책장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끌어안고 살고, 뇌스틀링거의 ‘프란츠 시리즈’는 유럽 아이들에게 ‘해리 포터’ 이상의 사랑을 받는다.

1936년생 동갑내기이기도 한 이들은 단순한 이야기꾼이 아니다. “어른과 동일한 권리를 지닌 어린이는 명령의 수용자가 아니라 대화의 파트너’라고 규정하는 뇌스틀링거,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덜 지적인 것은 아니다. 경험이 부족할 뿐”이라고 단언한 버닝햄은 동화에 대한 낭만적이고도 상투적인 시각―어린이를 교훈과 계몽의 대상으로 삼는 태도―을 혁명적으로 뒤집어놓았다. 그들을 각각 유럽 현지에서 만났다.

# 나의 정신 연령은 다섯 살

런던 외곽 햄스테드 히스의 자택에서 만난 버닝햄은 오래돼 삐걱거리는 마루를 꾸부정한 걸음으로 오가며 직접 홍차를 끓여왔다. “걸음걸이가 존 패트릭 맥헤너시(그의 대표작 ‘지각대장 존’의 주인공)를 닮았다”고 농을 걸자, 그는 “나는 시간을 잘 지키는 아이였다”고 답했다. 열 군데 이상 학교를 옮겨다니다 결국은 썸머힐 스쿨(영국의 대표적인 대안학교)에 안착했던 괴짜소년. 공부보다는 숲과 동물에 미쳐 있던 버닝햄은 “2차 대전으로 1년간 학교에 안다녔을 때가 내겐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다”고 회고했다.

―존, 셜리 등 당신의 어린 주인공들이 소심하고 다분히 냉소적인 것은 당신의 특별한 유년기와 관련 있는 듯하다.

“썸머힐 시절은 축복이었다. 수업을 억지로 들을 필요가 없었으므로 대부분의 시간을 미술실에서 빈둥거리며 보냈다. 자유로운 어린시절을 보냈다는 것은 그림책을 만들 수 있는 최고의 바탕이다.”

―교통 포스터 디자인 등 갖은 일들을 전전하다 1963년 데뷔작 ‘깃털없는 새 보르카’로 영국의 권위 있는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수상했다. 그림책 작가가 되려던 동기는 무엇이었나.

“그건 나의 정신연령(mental age)과 관계 있다. 사람들이 내게 몇살이냐고 물으면 나는 다섯 살이라고 답한다. 당신도 동화작가로 성공하려면 그 또래 아이들의 언어, 특히 농담을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웃음)”

―거칠게 그어댄 펜 선, 크레용부터 사진 콜라주에 이르기까지 활용한 풍부한 표현은 아이들을 매혹시킨다.

“어느 한가지 재료에 구속받으면 상상력도 무너지고 그림도 망가진다. 머리속에 완벽한 이야기가 구성되지 않으면 1년이 걸리더라도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당신의 삶과 작품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 사람이 있는가.

“10대 후반,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프렌즈 앰뷸런스 유니트’라는 단체에 들어가 2년6개월간 숲과 슬럼가, 이태리 남부와 이스라엘을 떠돌며 막노동했던 적이 있다. 그때 만난 사람들, 들었던 이야기들은 나의 작업에 가장 큰 밑천이다.”

―그림책 ‘곰사냥을 떠나자’를 그린 헬렌 옥슨버리가 당신의 아내다. 유명한 부부 그림책 작가는 자녀들을 어떻게 키우는지 궁금하다.

“평범하게, 아니 무심하게 키웠다. 어느날 정신차려보니 죄다 그림을 그려대고 있었다.”(버닝햄의 세 남매 루시, 빌, 에밀리는 모두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적어도 휴일과 사치품은 아니다.”

# 너의 어린시절을 미화하지 말라

오스트리아 작가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를 만난 곳은 독일 프랑크프루트 시내의 한 성당이었다. 돋보기 안경에 보풀이 살짝 인 주황색 가디건을 걸친 채 그는 성당 복도에 모여든 70여 명의 아이들에게 자신의 동화를 읽어주고 있었다. 낭독이 끝난 뒤 질문을 받았다. “당신의 가장 유명한 책은 뭔가요?” 한 사내아이의 이 대책없는 물음에 뇌스틀링거가 심각한 표정으로 응대했다. “아주 철학적인 질문이군!”

―아동문학가에게 주는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안데르센상에 이어 최근 6억원의 상금이 걸린 린드그렌 문학상을 첫수상했다.

“상이 좋은 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와 내 작품에 대한 비평은 대부분 과장된 것이다.”

―사람들은 당신을 ‘제2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말괄량이 삐삐의 저자)’이라고 부른다.

“둘다 언어를 중시한다는 점은 같다. 그러나 나는 린드그렌처럼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묘사하거나 아이들을 위로하려고 동화를 쓰진 않는다. 동화를 통해 세상에 대한 환상을 깨고 싶다.”

―시계공 아버지와 빈의 변두리에서 보낸 유년기는 작품에 어떤 영향을 줬는가.

“어린 시절의 추억은 대부분 잘못된 것들이다. 나는 과거의 기억을 소재삼아 글 쓰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유년기 영향이라면 나치와 2차 세계대전을 겪었다는 사실뿐이고, 그것으로써 세상 보는


눈을 갖게 됐다.”

―‘불처럼 빨간 머리 프리데리케’를 비롯한 초창기 작품들이 사회비판적·반교육적 관점을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면, 프란츠 시리즈 이후의 것들은 아이들의 사소한 일상을 파고든다.

“70년대만 해도 나는 문학이 세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문학은 독자들을 웃고 울릴 뿐, 세상을 바꿔놓지는 못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아이들의 현실에 대한 통찰력을 높여주고 그들이 느끼는 불안감, 경험했지만 말로써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뿐이다.”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모들에게 조언해달라.

“나는 기본적으로 교육이란 이름으로 행해지는 모든 것에 반대한다. 어른들의 꾸중과 칭찬을 통해 아이들은 깨닫지 않는다. 경험과 고통을 통해 스스로 배우고 자란다.”

 

 

- 조선일보 2003년 1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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