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겨울에 대한 감각 ㅣ 트리플 12
민병훈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4월
평점 :

▣겨울에 대한 감각
◑ p.32
너는 강의실로 곧바로 가지 않고 건물 뒤로 간다. 가방에서 묘목을 꺼낸다. 땅을 파내는 동안 손톱에 흙이 잔뜩 낀다. 수시로 주위를 둘러본다. 나무를 심고 무릎에 묻은 흙을 턴다. 강의실 복도에서 마주친 교수에게 꾸지람을 듣는다.
.
.
헉...난해하다...내가 이 문장들에 다가갈 수 있을까? '우리가 살고 있는 익숙한 세계의 문장이 아니다. 또다른 세계에서 작가 민병훈은 온전하게 '작가'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책의 뒷면 박혜진 문학평론가가 작품에 대해 풀어 놓은 문장들은 이 작품에 대한 찰떡인 묘사들이다. 다른 세계에서 작가로 살고 있는 사람이 쓴 글로 인지하며 다가가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백조'라고 이름 붙인 소나무를 겨울에 심었나 보다. 왜 백조라고 이름 붙였으며, 왜 소나무일지, 왜 겨울에 심었는지 궁금하다. 소나무의 이름이 백조가 아닐 수도 있다. '백조'와 '소나무'는 아마도 겨울에 태어나 여름에 돌아가신 그의 아버지와 관련 있는 단어들인 것 같다. 그 겨울 그가 소나무를 심기 까지의 시간 동안 그를 관통하는 감각들이 나열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