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 (양장)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 1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설희 옮김 / 앤의서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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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엘리자베스 시대에 시를 쓸 수 있는 여성은 없었다시간이 흐른 후 지위도 높은 귀부인이 자신의 이름으로 무언가를 출간하였더니 사람들에게 괴물 취급을 받았다고 한다그녀의 시에는 증오와 두려움이 표현되어 있다그녀는 높은 지위였으므로 주변으로 부터 제인 오스틴과 브론테 보다 격력와 지지를 받았을 터인데도 말이다그녀에게 증오와 두려움의 감정을 불러일으킨 대상들은 남성들이었다그들은 그녀가 글을 쓰는 것에 대해 비난하고 조롱할 힘이 있었다그녀레이디 윈칠시는 단지 글을 쓰는 것만 원했는데도 말이다.

 

18세기 끝 무렵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중산층 여성들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아부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인 귀족만이 아니라 일반 여성들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은 여성들에게 마음을 소리 내어 말할 권리를 가져도 된다는 것을 확인해 준 것이다또한 글을 쓰는 것이 생계를 위한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은 중요한 변화였다.

 

19세기 초에 이르러서는 여성들의 작품으로만 온전히 채워진 서가가 드디어 만들어진다그런데 그 책들은 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소설이다버지니아 울프는 궁금해진다왜 여성들은 시를 쓰지 않았던 것일까이는 19세기 중산층 가정의 여성들이 글을 쓰는 장소가 온 가족이 공유하는 거실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언제든 누구든 드나드는 공간에서는 희곡이나 함축적인 의미를 담은 시보다는 산문이나 픽션을 쓰기가 수월하다.

 

또한 그녀들의 소설 소재는 언제나 제한된 공간만 다루고 있다이는 글을 쓰는 당사자가 제한적인 외출만 가능하기 때문이었다그녀들에게 이동의 자유가 이루어졌다면 그녀들의 글은 어땠을까또한 그녀들의 소재가 되는 글이 왜 남성들의 소재보다 평가절하 되는 것을 우리는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일까버지니아는 분노하고 있다그녀의 분노는 어떤 방향으로 어떤 결말에 이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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