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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랏차차 뚱보 클럽 - 2013년 제19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일공일삼 83
전현정 지음, 박정섭 그림 / 비룡소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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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한 아이를 소재로 한 동화들은 꽤 많이 출간되어 있다.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의 <뚱뚱해도 넌 내 친구야> 에서는 뚱뚱한 아이들을 반 친구들이 얼마나 심하게 골려 먹는지가 아주 리얼하게 묘사되어 있다. 남들과 다른, 튀는 외모를 가졌다는 건 우리나라에서든 유럽에서든 참 지내기 힘든 일인 것이다. 

프랑스 작가 모카가 쓴 <어디, 뚱보 맛 좀 볼래?> 의 주인공 앙리는 <으랏차차 뚱보 클럽>의 주인공 은찬이가 역도 선수가 되듯, 삼촌의 손에 이끌려 스모 경기를 구경한 뒤 스모 선수를 동경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놀리는 아이들에 맞서 스모 자세를 취하며 맞선다.

우리나라 동화 <뚱보면 어때? 난 나야>(이미애 지음) , 프랑스 청소년소설 <뚱보, 내 인생> 같은 경우는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사랑하자'는 메시지와 함께, 먹고 싶은 대로, 하고 싶은 대로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았을 때 얼마나 힘들 수 있는지를 이야기해 주기도 한다.


몸집이 뚱뚱하면 언제든 한 번은 커다란 고민에 부딪히게 된다. 쉽게 살이 찌는 체질인 데다 먹는 것을 좋아하기까지 한다면, '정상' 범위의 몸이 되기 위해 자기 자신의 욕망과 엄청 힘들게 싸워야 한다. 어린 아이에게는 특히나 괴롭고 어려운 일이다. 

<으랏차차 뚱보 클럽>의 고은찬이라는 주인공은 여태껏 나왔던 뚱보 이야기들의 주인공에 비해 딱히 특이한 점은 없었는데, 나에게 이 작품에서 가장 아프게 마음에 오래 남은 인물은 은찬이의 엄마였다. 은찬이 아빠를 사고로 잃고 나서,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기 위해 홈쇼핑의 뚱보 모델로 일하는 엄마는 반드시 덩치를 커다랗게 유지해야만 한다. 엄마도 원래부터 뚱뚱했고, 자기도 그런 엄마를 닮아 뚱뚱한 줄로만 알았던 은찬이는 매일 밤 엄마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음식들을 먹고 토해내면서 몸매를 유지한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는다. 

다행히 엄마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찾아온다. 빅 사이즈 의류 모델 일을 하게 된 것. 

음... 그런데 이 과정이 너무 '우연'에 기대는 설정이라 매우 아쉬웠다. 방송국 앞 식당도 아니고, 동네 식당에서 짜장면을 먹다가 의류 회사 대표님을 만나는 설정이라니... 차라리 오디션 같은 데 지원해서 당당하게 그 일을 따내는 거였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으랏차차 뚱보 클럽>은 해피 엔딩이다. 은찬이는 엄마의 반대를 무릅쓰고 나간 역도 경기 대회에서 나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엄마는 새로운 일을 시작했으며, 편찮으셨던 할머니도 건강을 되찾는다. 동화를 평가하는 데서는 유독 까칠한 또치씨이지만, 그래도 이 작품이 해피 엔딩인 것은 참 좋았다. 아빠의 어두운 그림자를 떨쳐내고 정말로 튼튼하고 씩씩한 아이가 된 은찬이도 보기 좋았고, 자신의 꿈을 새로 찾고 아들의 꿈을 진심으로 응원해주게 된 엄마에게도 마음이 놓였다. 

그간 동화에서 많이 다뤄왔던 소재이고, 다리를 다친 육상 선수 예슬이와 친해지는 과정이라든가 아까 언급했던 엄마의 새로운 일자리 찾기 과정이라든가 하는 몇 가지 우연들이 매끄럽지는 않게 느껴졌지만, 오랜만에 마음 편하게 행복하게 읽은 작품이다. 문장이 짤막짤막하면서 속도감 있게 잘 흘러갔고, 등장 인물들 모두 생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뿜어내는 것도 좋았다. 

(최근 몇 년간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가운데 가장 나은 것 같다. -_- )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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