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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철새처럼 만났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147
황인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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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눈 온다

나무가 눈을 뜨면
저 눈은 자취도 없을 것이다.
나무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눈
자기를 깨운 것이
봄바람이거다 봄비거나 봄볕인 줄 알겠지.

나를 깨운 것은
내가 막 눈을 뜬 순간
내 앞에 있는 바로 그가
아닐지도 몰라.

오, 내가 눈을 뜨기도 전에
나를 바라보다 사라진 이여
이중으로 물거품이 된
알지 못할 것들이여.-1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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