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스바루 - 뉴욕 촌놈의 좌충우돌 에코 농장 프로젝트
덕 파인 지음, 김선형 옮김 / 사계절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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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바루'가 뭔지 모른 채, '뉴욕 촌놈의 좌충우돌 에코 농장 프로젝트'라는 부제에 끌렸다. 친환경적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끌린다. 한편으론 존경스러운 마음까지 더해져, 그들의 삶을 엿보고 싶은 강한 욕구를 느낀다.

 

범상치 않은 저자 '덕 파인'은 그간의 방랑생활(?)을 접고, 뉴멕시코의 어느 시골 마을(펑키 뷰트 목장이라 직접 명명한 목장에 입주)에 정착하기로 한다. 단순히 '귀농'에 국한하지 않고, 친환경적 삶, 자급자족의 삶, 로컬 라이프, 녹색 삶을 지향(기름을 훤씬 더 적게 쓸 것,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생활의 동력을 공급할 것과 최대한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먹거리로 먹고 살 것 그의 4대 목표중 3가지)하면서, 그가 겪는 고초들을 한 권에 책에 담겨있다. 즉 자신의 목표에 맞춰 삶을 일구는 모습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었다.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 염소(나탈리와 멜리사)를 키우기로 했다면서, 너무도 소박한 목표에 기뻐하고, 기다림의 여유를 즐기는 모습이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생활의 안락함을 벗어 던지고 스스로 택한 친환경적 삶을 즐기고 있다는 것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환경에 대한 정보(미국에서 우박과 강풍이 보고된 사례는 지난 50년간 열 배로 증가했다. 2050년경에는 세계 에너지 수요의 절반에 가까운 양을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태양열, 풍력, 지열-으로 충당하게 될 것이다. 새로 태어나는 30억 인구를 먹이려면 지난 1만 년 동안 생산된 식량보다 더 많은 음식을 생산해야 한다.)가 이야기 중간중간에 끼어있어, 단지 재미있는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환경을 좀더 깊이있게 생각할 수 있는 잠깐의 시간을 제공한다. 또한 몇가지 친환경 레시피로 더해진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자신의 신념을 삶에 적용하고, 실천하는것이 <굿바이 스바루>의 매력이다. 그간의 몸에 벤 습관을 던져버리고, 작은 것 하나하나에도 정신을 집중하며, 자신을 개조하고 즐기는 모습에서 한없이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또한 헬렌과 스코트 니어링의 삶이 연상되면서, 좀더 가볍고 경쾌한 느낌이 더해진다. 다만, 그의 유머, 입담에 실실거릴 수 없었던 아쉬움, 한계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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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한민족 : 문화의 시원 - 사람들과 생명체들의 좋은 삶을 위하여
박해조 지음 / 모시는사람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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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생명에 관한 남다른 통찰력을 지닌 저자 '박해조'의 땀의 결실이라 할까? 유언장을 쓰듯이 자신이 삶에 대해 깨달은 바를 기록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에 대한 기본 지식은 없다. 다만 그가 오대산에서 20여년이 되도록 살며, 명상하고, 수련하고 있다는 것. '바보 한민족'이란 제목이 뭔가 시비를 거는 느낌이었다. 한민족의 문화의 시원을 이야기하겠다는 것은 알겠는데, 왜 구지 '바보'란 수식어를 붙인 것일까? 하는 의구심과 호기심이 들었다. 하지만 그 의미는 아직도 모르겠다.

 

 전통 문화 속에서 발견되는 '빨강, 파랑, 초록'의 색깔들과 그 속에 담긴 정신들을 확인하고, 그것은 우리의 '한 살이'와 연관되어 있었다. 태초에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스스로 「빛사람」이라 생각하고, 그 빛사람들이 모여 문화의 틀을 만들었다. 그리고 문화의 틀을 만드는 원료는 '사람의 혼'이라 정하였다. 그리고 그 혼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혼의 실체는 삼원빛(빨강, 파랑, 초록)이지만, 하양빛으로 존재한다. 또한 하양빛은 존재하지만 투명하고 맑은 상태이기에 보이지 않는다. 이는 또다시 생명의 원료인 빛(혼)이고 이를 「정신(精神)」이라 한다.

 

빛(혼)을 정신, 물질, 마음, 느낌, 균형 그리고 상징물(나무, 새끼줄 -> 서낭당의 모습)로 설명하고, 더 나아가 '조직(조직의 구조, 구성원)'을 설명하고, 그 구성원들의 유니폼(정승들의 옷색과 관복)을 삼원빛으로 풀이하는데, 이는 전통 복색과 연관되면서 흥미로웠다. 특히, 관직에서 퇴직시 '옷을 벗다'는 말의 '옷'이 삼원빛 옷을 벗고, 백성의 하양빛 옷으로 폴아왔다는 풀이가 인상적이었다.

 

생명체와 관련하여 「빛놀이」라 이름 짓고, 사람의 '한 살이'의 과정을 9단계로 풀고 있다. 생명체의 원료 '빛'에서 출발하여 수태 -> 탄생-> 아기-> 소년-> 청년-> 장년-> 노년-> 병듦-> 사망 그리고 다시 '빛'의 원순환으로 정리하고 있다. 이는 하나의 전통의식과 다시 하나로 연결된다. 서낭당(「빛나무」에 새끼줄로 꽃장식을 함) -> 금줄 ->백일 ->첫돌 -> 성인식 -> 혼인식 -> 환갑 -> 장례식 -> 제사 로 또다시 원순환을 돈다. 이는 삶의 또다른 궤도로서 각각의 의식마다 삼원색(빨강빛, 초록빛, 파랑빛)과 하양빛으로 표현되고 있었다. 즉 전통 의식 속에 숨겨진 의미를 색으로 풀이하고 있었다.

 

너무도 낯선 이야기이지만, 참으로 독특하고 신선했다. '문화'를 전통 의식 속에 남아있는 색으로 풀고 있다. 색이 담고 있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고 있어, 흥미로웠다. 다만 다른 이야기를 들은 것이 없기에 다른 책을 통해서도 보충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 의미있던 것은 책 속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절절하게 느꼈다는 것이다. '혼(빛)'을 통해 '문화의 기본틀(시원)'을 이야기하듯 하더니, '생명의 소중함'으로 금세 급반전한 느낌이다. 혼의 변신 과정(9단계의 한 살이 속 9 단계의 전통의식)은 바로 한 '생명'의 탄생과 삶 그리고 죽음으로 이어지고, 이는 '생명'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함축하고 있었다. 그래서 낯선 이야기지만 참으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긴 터널이 엄마의 자궁입니다. 열 달 동안 달려야 빠져 나올 수 있는 터널은 위험한 터널입니다.

(……)

이 세상 사람들은 모두 기적을 이루어 낸 사람입니다. 기적을 이루지 못하면 태어나지 못합니다."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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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즈음, 다시 태어나는 나 -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20가지 생존 법칙
김현태 지음 / 북포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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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서른'에 눈길이 머문다. 지금 이 시점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분명 나의 첫 번째 탄생은 누구나 그런 것처럼 바로 엄마 뱃속에서 나올 때였다. 그런데, 서른 즈음에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면서,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생각의 변화들을 글자로 확인하고 싶었다. 미묘한 '변화' 그 설명할 수 없는 세세함을 말이다. 그런데 책 표지의 부제를 면밀히 살피지 못하고, '20가지 생존 법칙'에서 자기계발류란 걸 예상하지 못하고 어떤 에세이류의 가벼운 이야기, 서른을 기점으로 소소한 일상의 변화를 기대했다. 유독 눈길을 끌던 표지와 제목 그리고 제목의 글씨체에 비한다면, 기대를 져버린 책이라 낙인찍고, 한 쪽 귀퉁이에 방치했을 것이다. 그런데 저자의 이력과 그 스스로 선택한 변화의 과감성 앞에 이 책을 손에 쥐었다. 또한 변화를 꾀하도록 차근히 조곤조곤 이야기하고 있어, 때론 흥미로웠다.

 

늘상 책을 통해 변화를 꿈꾸지만, 그 변화가 실상은 아주 미미하기에, 따로 시간을 내어, 자기계발류의 책을 읽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생존 법칙이라 소개되는 20가지 각각의 법칙들이 흥미로웠다. 총 4부로 나뉘며, 각 부마다 5가지의 법칙를 정리하고 있다. 제목만으로도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것도 있고,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지 궁금증이 생기는 것(빨간 하이일의 법칙, 즉 자신만의 참신한 개성을 이야기함)도 있었다. 처음엔 눈에 띄는 법칙(가장 먼저 읽은 것은 '책벌레의 법칙'이었다. 최한기, 김득신과 세종대왕의 일화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을 선택하여 읽다가, 나중엔, 처음부터 한 차례 정독하였다.

'열정'을 가장 중시하며 이야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열정의 법칙이 따로 소개되고 있지만, 목숨의 법칙이나 장인정신의 법칙 등에서 끊임없이 '열정'에 초점이 맞춘 듯하다. 그리고 '스피드의 법칙'에서는 시대보다 한걸음 더 앞서 나가라며, '스피드'를 강조하면서, 성실과 부지런함의 미덕이 밑바탕이 되어야함을 강조하고, 또한 '대충대충병'을 경계함을 잊지 않았다.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하다 하지 않던가! 딱 내 수준에 알맞게, 생존을 위한 필수 항목들을 흥미로운 이야기와 좋은 글귀들로 귀에 속속 들어오게 이야기하고 있어,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자기계발류의 책의 좋아하지 않는다하면서도, 또 손에 쥐고 보면, 어느 순간 몰입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다. 그리곤 '그래, 맞아, 맞아'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또 한 번 다짐하면서 으쌰으쌰 스스로 기운을 북돋게 된다. <서른 즈음, 다시 태어나는 나> 역시, 20가지의 법칙들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하나의 길잡이요, 꿈과 열정을 가지고, 힘차게 걸으라 말한다. 그리고 어깨를 토닥토닥 위로해주면서, 새로운 나, 변화된 나를 만날 수 있도록 작지만 큰 도움을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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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힘을 주는 사람을 가졌는가 - 톨스토이 잠언집 톨스토이의 마지막 3부작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경아 옮김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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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힘을 주는 사람을 가졌는가>란 제목만 읽고는 자기계발류의 책이라 단정하고 지나치려 하였다. 그런데 '톨스토이'란 네 글자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면서, 그 자체만으로도 평온함을 얻게 되는듯, 책을 펼쳤다.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Lev Nikolaevich Tolstoy)'는 자신에게 힘이 되었던 인생의 잠언들을 정리하고,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선물하였다고 한다. 그 잠언들이 이렇게 책으로 엮어 내 손에 쥐어졌다. 예전에 톨스토이의 <인생이란 무언인가>를 선물받아 조금씩 읽은 적이 있지만, 하루하루 끝까지 다 읽지는 못하고, 책장 한 구석에 꽂아있다. 1년 365일 날짜별로 구성된 톨스토이의 묵상록의 요약본같은 책이 바로 <마음에 힘을 주는 사람을 가졌는가>란 생각이 들어 밀린 숙제를 하듯, 찬찬히 읽어내렸다. 톨스토이가 죽음을 앞둔 시점에서 정리했다는 3부작 잠언 시리즈 중에서 하나의 일관된 주제만을 가려 뽑아 정리하고 있어, 조금씩 읽으면서도 하나의 맥을 짚을 수 있고, 일단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어 편안하게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사랑, 말, 노동, 영혼, 고통, 행복 등의 주제는 어찌보면 특별할 것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톨스토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에 압도되어, 왠지모를 숙연한 마음으로 한 글자 한 글자 힘을 주며 읽게 되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들었다 하더라도, 그가 정리한 내용들 각각은 마음을 한층 묵직하게 하였다. 욕망(탐욕)과 싸워야만 진정한 영혼의 행복, 평안을 얻을 수 있다는 말, 노동의 중요성과 함께 노동 후의 휴식까지 삶을 풍요롭게 하는 미덕이라는 것, 또한 말의 중요성과 더 나아가 침묵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 또한 톨스토이에게 아니, 인류에게 빠질 수 없는 '사랑', 그 절대적인 힘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었다. 동서양을 망라하는 성현과 위인들의 이야기, 톨스토이 자신이 소중하게 여겼단 글귀들은 어지러운 마음의 그늘을 하나하나 지워주었다. 잠시나마, 그와 함께하는 시간들은 그 어느때보다 차분하고 안정된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고마운 시간이었다. 마음에 힘을 주는 사람 그는 바로 '톨스토이'인 것이다.

 

 

자기 자신의 욕망을 이겨내지 못해 몇 차례 쓰러져야만 했었더라도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

노력할 때마다 욕망의 힘은 약해지고 극복하는 힘은 강해진다.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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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지도를 들고 서울을 걷다 역사지리학자와 함께 떠나는 걷기여행 특강 1
이현군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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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새롭게 보기 시작하였다. 쾌쾌한 매연이 가득 찬 곳, 답답하고 머리가 아파 빨리 벗어나고 싶던 곳, '서울'이 감탄이 절로 나오는 옛 역사의 흔적을 통해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으로 탈바꿈되었다고 할까? 서울은 나들이의 즐거움, 설렘이 가득한 곳으로 변하고 있다. 지하세계의 서울이 아닌, 햇살 가득한 땅 위의 서울을 보게 한 책은 <서울역사순례>였다. 그리고 이번에 읽은 <옛 지도를 들고 서울을 걷다>는 흐릿한 서울의 풍경을 생생하게 만들어 주었다. 켜켜이 쌓인 지난 역사의 흔적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땅'에 주목하고, '옛 지도'를 들고 '서울'을 걷는다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저자는 말한다. 역사를 알기 위해, 지리를 알기 위해 답사가 필요하고, 역사가 흔적을 남긴 곳이 바라 '땅'이라고, 그리고 장소에 남아 있는 시간의 흔적을 보기 위해 떠나는 것이 역사지리 답사라고. 죽은 역사가 아닌, 우리와 함께 살아 숨쉬는 역사를 만나는 여행, 그것은 바로 옛 지도를 들고 서울을 걷듯, 그렇게 땅 위에 두 발로 서서, 천천히 곳곳을 음미하며 걷는 것이었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 역사로 본 장소가 아닌, 장소를 통해 시간의 의미를 재해석하고 역사를 재구성하도록 유익한 시간을 배려하고 있는 책이었다.

 

'산'과 '강'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옛 도읍지의 가장 좋은 표본이 서울아닌가! 그런데 그런 서울의 모습을 지도를 통해 읽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단순한 글자에 그치지 않고, 생활에 적용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야말로, 옛 지도를 보는 어려움을 명쾌하게 날려버릴 수 있었다. 일단 '어렵다'는 높은 벽을 허물고, 가벼운 기분으로 옛 지도를 살피고, 호기심을 갖도록 응원하고 있었다. 옛 지도에 숨은 선조들의 시계 속으로 시간여행하듯 그렇게 지도가 친숙하게 다가온다. 저자의 안내대로 따라가다 보니, 지도에 담긴 옛사람들의 정신과 의식구조 등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을 구체화하면서, 예전의 서울, 한양, 한성, 한성부의 범위와 서울에 숨은 '의도'와 유래를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옛 지도를 들고 서울을 걷다>는 조선의 심정부, 궁궐과 종로를 답사하고, 서울을 가르는 물길, 청계천 답사와 한양 읽기의 하이라이트, 도성을 답사하고 마지막으로 성문 밖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역사를 통해 현재를 읽고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지금의 공간적 '서울'이 아닌,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며, '서울'의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도성'에 관한 것이었다. 도성 내 한양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종로, 궁궐 그리고 청계천에 관한 이야기는 다른 책을 통해서 이미 만난 적이 있어, 기억을 더듬으며, 더욱 머리 속에서 뚜렷해질 수 있었지만, '도성'은 새롭게 서울을 보게 하였다. 한양의 경계였던 도성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리고 끊어진 성곽에 남아있는 아픈 우리 역사와 무분별한 근대화 과정을 엿볼 수 있었다. 동대문운동장의 재개발(?) 과정 속 성곽(성벽)의 흔적을 발견하고, 설계가 변경되어,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건축으로 방향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얼마 전에 들었다. 그 이야기를 책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도심 속, 사라진 성곽을 복원하여, 관광상품화하자는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걷기'는 요즈음의 핫이슈이지 않은가! 또한 도성 안 서울이 재탄생되어, 역사와 문화의 도시로 변모한다면......

 

"도시는 시대를 담는 그릇이 되고, 유적지와 문화재와 경관은 그 시대의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거울이 됩니다. 그래서 도시사가 곧 문화사입니다." (11)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지난 '한양'의 모습이 생생하게 이미지화되었다는 것이다. <장길산>과 같은 책을 통해 만났던 옛 한양의 모습은 현재의 모습으로 그냥 문자에 그쳤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래서 작은 혼란이 있었던 것도. 그런데, 한양만의 문화, 조선 시대의 한양의 모습이 머릿 속에 그려져 예전에 읽었던 책 속의 그림들이 입체적으로 살아나면서 새록새록 기억이 떠올랐다. 또한 지리학의 중요성을 새롭게 깨달았다고 할까? 지리 속에 숨어있는 다양한 역사, 문화, 사회의 모습을 읽는 것이 또다른 즐거움이었다. 다양한 사진과 지도, 문화유적에 대한 조목조목 상세한 설명은 직접 강의를 듣는 듯한 현장감을 주었다. 다른 모습의 서울을 만나고, 서울 속 역사와 문화가 얼마나 다채롭게 살아 숨쉬고 있는지 확인 할 수 있는 책, <옛 지도를 들고 서울을 걷다>였다. 특별한 서울을 가뿐하게 여행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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