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떨어진 해와 달 이야기
발리스카 그레고리 지음, 스테파노 비탈레 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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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떨어진 해와 달 이야기>는 완전히 상반된 두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 하나는 해 이야기고, 또다른 하나는 달이야기다. 그리고 작가는 어느 이야기가 진짜냐고 물으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땅이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새까만 먹물 같은 하늘에서 해와 달이 떨어졌다. 칠흑같은 어둠이 지배하던 먼 옛날, 빛을 내는 해와 달은 하나의 축복이자, 행운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해와 달을 두고, 동물들 세계는 서로 다른 양상이 전개된다. 이는 "이 이야기는 이름을 바꾸면 여러분 이야기다"라는 호라티우스의 격언이 시사하듯, 축복과 같은 기회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 벌어지는 것이다. 해와 달 그리고 동물들의 판단과 행동들은 바로 우리들의 선택과 비교될 것이다.

 

해 이야기

구름에서 떨어진 해가 나뭇가지에 걸렸다. 그 해를 처음 발견한 여우는 커다란 보자기를 만들어 덮어버린다. 그리고 낮과 밤을 결정하게 된 여우에데 다른 동물들은 보물을 갖다주었다. 그런데 족제비가 오려 낸 조각에서 빛이 새어 나오며 그림자들이 동물들을 감시하게 되자, 족제비가 낮과 밤을 결정하게 이른다. 그러자 다시 까마귀가 천 조각을 훔쳐내자, 동물들 사이에서 전쟁이 발생하자 상처만 남긴 채, 모든 것이 무의미하듯, 해의 기억조차 모두에게 사라져버린다.

 

달 이야기

모두가 잠든 사이, 작은 구멍으로 달이 빠져나왔다. 그리고 이를 곰이 발견한다. 달의 둘러싸고 모든 동물들이 저마다의 의견을 내지만, 옛날 이야기를 잘 알고 있던 곰은 달이 우리 모두가 돌봐야 하는 것이라며, 거미가 은빛 그물을 짜서 매가 하늘에 달길로 결정을 내린다. 여러 날 동안 은빛 그물을 짜는 동안 거북, 너구리에 대한 옛날 이야기를 듣고, 매가 하늘 높이 달을 옮기는 동안 무지개, 뱀에 관한 옛날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마침내 돌아온 매는 동물들이 환영 파티를 하고, 매의 여행이야기를 듣고, 보석처럼 빛나느것 달빛 아래서 함께 귀 기울이며, 옛 이야기를 나눈다.

 

양분된 해와 달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탐욕과 전쟁' 그리고 '평화와 협력'이 가져온 결과는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선택은 우리의 몫, 여전히 탐욕과 전쟁으로 피폐해진 곳이 있는가 하면, 평화와 협력을 피어나는 곳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한 우리에게 '해'와 '달'이 비유하고 상징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어느 것이 참 이야기일까?

때로는 해와 달은 '자연'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요즘 논란의 중심에 있는 4대강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4대강은 우리에게 생명의 젖줄이요 희망이다. 이를 해석하고 다루는 방식에 잇어 상반된 견해, 누군가에게만 혜택이 집중되는 탐욕의 상징일지, 우리 모두의 아름다운 강으로 후세에게 전해질지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것 같다. 또한 권력에 편승하여 아부하는 동물들과, '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옛 속담을 절로 떠오르기도 하면서, 기회주의와 위선까지도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그와는 반대로 땅, 바다, 하늘 등의 다양한 동물들의 형상을 찾는 재미와 빛(해, 달)과 그림자, 무지개, 비, 구름, 강(뱀이 강한 바위를 뚫고 노래의 길을 만들었다는 이야기 속, 산과 계곡, 폭포 등의 자연물은 은유하고 있기도 하다) 등의 자연현상을 이야기에 함축하고 있어, 무시무시한 이야기  혹은 훈훈하고 정감있는 이야기 속 또다른 재미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하늘에서 떨어진 해와 달 이야기>를 통해 엿보는 이야기는 아주 단순 명료한 해와 달 이야기다. 그러나, 그 속에 숨은 상징과 비유는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림과 이야기가 주는 즐거움이 평화와 협력이 온 세상을 밝혀주는 지름길이길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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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 이철수의 나뭇잎 편지 5
이철수 지음 / 삼인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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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나뭇잎 편지를 우리에게 부쳐주었다. 우리를 찾아와준, 당신, '이철수'가 있어 참말로 고마웠다. 말 많고 탈 많았던 2009년 한 해를 뒤돌아보며, 곱씨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철수의 그림(판화)는 참으로 알 수 없는 매력을 지녔다. 미쳐 보지 못한 세상에 올바른 기준이 되어주고 우리들의 아픈 곳을 살살 어루만져 주고, 외면했던 현실은 온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마력에, 끊없이 중독성 바이러스를 살포하고 있다.

 

출판사 '삼인'에서 출간된 '이철수의 나뭇잎 편지'라는 부제가 붙은 책 네 권을 찾을 수 있었다. 내가 실제 만나본 책은 지난 해, <있는 그대로가 아름답습니다>라는 책이었다. 표지의 느낌이며, '이철수'란 이름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하더니, 올해, 책을 보자마자 들썩들썩, 손이 먼저 뻗었다. 그리고 단숨에 읽기가 조심스럽게, 차근히, 한 글자 한 글자 제 마음의 구석구석을 염탐하듯, 살뜰히 보살피는 손길을 뻗는 기분으로 책과 만낫다.

 

'악의 축'보다 '자본의 축'이 더욱 무섭다며, 자본의 축이 끊없이 흔들리던 한 해, 속도의 무게에 지친 우리들에게 다사로운 말을 건네주었다. 욕망하는 사회, 소비 미덕의 사회에서 숨 쉴 수 있는 작은 숨구멍을 찾아, 마음의 여유를 누릴 수 있었다. 별 것 아닌, 그의 안부를 묻는 다정한 말 한 마디에 싸늘하기만 하던 온몸에 온기가 감도는 것 같다. 미국 거대 자동차 기업들을 공룡에 비유하기도 하고, 시민 사회 단체의 횡령, 포적 수사, 사정, 운하, 미네르바 등 경제 사회에 날썬 칼날을 살짝 보이기만 했는데, 매섭다.  나라의 큰 어른들(김수환 추기경, 김대중 대통령)의 영결과, 스스로 부엉이 바위 아니, 대중의 마음에 몸을 던지 한 사내에게서 여지 없이 눈물 젖은 희망을 보았다며, 아픔을 토로하고 있었다. 별 하나를 두고도 용기 잃지 말라 당부하는 세심함, 시대의 아리고 시린 구석구석을 담담하지만 뜨거운 애정으로 이야기 들려주었다. 유모차 지팡이를 끄는 어느 이웃 할머니의 그려내다가, 유모차 촛불 수사로 글마무리를 하고, 노동절 우편 배달을 보고, 비정규직의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어, 권력의 몰인정, 현실의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자연을 벗삼아 농사 짓고, 판화를 새기면 어느 외진 곳에 살면서도, 세상을 두루 살피는 매서운 눈을 지닌 채, 철철 넘치는 다사로움을 옴팡지게 느낄 수 있었다. 철저한 약육강식의 경쟁 속에서도, 나름의 살아갈 방도를 넌지시 일러주며, 포근히 안아주었다. 이토록 시린 겨울, 훈훈함 속, 소소한 작은 것의 소중함에 철없던 나를 뒤돌아보고, 마음의 여유가 한 자락 자란 느낌, 정말 정말 예쁘고 고마운 책 <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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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쪽지 - 여섯 살 소녀 엘레나가 남기고 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
키스 & 브룩 데저리크 지음, 나선숙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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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책을 손에 쥐어야 했던가? 글쎄~ '불가항력이었다'라고 밖에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감동 실화! 그래 이야기는 뻔하지 않은가! 그런데도 나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엘레나를 만나고 말았다. 이 책 <남겨진 쪽지>는 너무도 어려 언니 엘레나를 기억하지 못할 동생 그레이시에게 언니의 기억을 남겨주기 위해 엄마 아빠가 쓴 일기 형식이다. 희귀 소아뇌종양 진단으로 단지 135일이란 시한부 선고를 받은 딸 엘레나와의 하루하루를 담담하게 기록하고 있었다.

 

분홍색을 너무도 사랑했던 아이, 부모에게 수백 통의 쪽지를 남긴 엘레나, 그림 그리기를 참으로 좋아했던 아이, 희망과 사랑의 소중한 가치를 남긴 아이 엘레나를 만나는 내내 한없이 부끄러운 자신과 마주해야 했다. 세상의 모든 시간을 가진 밖에 있는 이들과 며칠이 될지 몇 시간이 될지 알 수 없는 엘레나의 시간을 비교하면서도 자신의 고통을 토로하면서도, 생명 자체의 존엄과 소중함에 대한 성찰을 보여주고 있었다. 기회를 낭비하는 수두룩한 사람들 틈에 나를 발견한 듯, 움찔하기도 하였다.

 

아이는 그 자체로 행복이고 웃음이다. 돌 된 조카를 보면서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언젠가는 요 녀석의 미래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대감에 설렌다. 어떤 말썽을 부릴지 생각해도 한 가득 웃음꽃이 핀다. 하물며 딸아이 아닌가! 소중한 딸이 아프다. 그 아픈 딸과의 하루하루가 얼마나 고통의 연속일까? 하지만 그 고통은 희망의 불꽃이었다. 아이의 고통을 통해 얻은 교훈들이 부질없는 듯, 내 안의 비관, 회의, 우울이 고개를 두는 순간, 엘레나의 웃음에 머쓱해진다. <남겨진 쪽지>는 가족에 대한 무한한 사랑 고백이었다. 좌절 앞에서도 꿋꿋하게 행복을 나누는 엄마 아빠, 그리고 엘레나 그레이시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리고 그들의 곁을 응원하던 수많은 사람들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치료가 효과가 있어 집으로 돌아오고, 때로는 가족 여행을 떠나고, 그러다 병색이 짙어지는 순간에도 행복과 희망이 넘친다. 그리고 나는 또다시 고개를 떨군다. 하지만, 그들의 부모가 그랬든, 엘레나가 가르쳐준 교훈 '희망'과 '삶' 그 자체를 긍정의 에너리로 바라볼 것이다. 핑크빛 감도는 사랑과 뜨거운 열정이 한 가득 에워싸면서,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안아주면서 지금 오늘 하루 하루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는 열의를 붙잡아 본다. 생명을 붙잡기 위해 싸웠던 엘레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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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동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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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애 지음, 김진화 그림 / 웅진주니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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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신
김소연 지음, 김동성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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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요정 이야기
데니세 데스페이루 지음, 이주혜 옮김, 루아노 그림 / 글담어린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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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딸콤플렉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착한 딸 콤플렉스 - 착해서 고달픈 딸들을 위한 위로의 심리학
하인즈 피터 로어 지음, 장혜경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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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대한민국에서 장남으로 살아가기>란 책이 세간의 화제였던 적이 있다. 오랜 질서 속에서 '장남'의 고충을 이야기한 책이려니, 그냥 그렇게 제목만 기억한다. 그리고 살짝 반감도 느끼기도 하였다. 맏딸이 지닌 책임의 무게 역시 만만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아니 성별을 떠나서 맏이가 겪는 아픔과 고뇌를 모두 통들어야 할 것 같다. 사촌 동생이 초등학교 시절 무속인 광고를 보면서 가슴이 답답한 자기가 가야 할 곳이란 말을 서슴없이 한 데 놀란 감정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일까? 허약햔 동생에게 자기가 감당하기엔 버거운 희생의 강요가 적잖이 마음의 상처였고, 그것에 크게 공감했기 때문에 선명한 기억일 것이다. 그런데 이젠 '착한' 딸의 이야기다. 이 책의 딸은 거위 치는 '공주'를 비유한 것이지만, 모든 자식 즉, 착한 아들과 착한 딸들의 이야기일 것이다. 그것도 마마보이나 파파걸로 대변되는 의존성 인격 장애의 사례를 집중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 형제의 동화 <거위 치는 공주> 속 비유와 상징을 흥미롭게 해석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부족함 없이 자란 공주가 홇로 남은 여왕을 남겨들고, 이웃 나라로 시집을 가다, 시녀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고, 거위 치기로 살아가게 되는 운명 속, 혼수품 ,팔라다라는 말, 시녀, 왕비, 왕, 쇠난로, 함께 거위 치던 퀴르트헨과 모자 등이 담고 있는 상징성을 '착한 딸 콤플렉스'로 풀어내고 있다. 하나의 짧은 동화 속에 내포된 무시무시한 음모를 파헤치는 과정은 정말 흥미로웠다. <어른이 되어 다시 읽는 전래 동화>를 읽는 묘한 기분이랄까? 거기에 실제 환자들의 사례와 해법까지 적절하게 담고 있어, 개인의 독립과 자유를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  

 

<착한 딸 콤플렉스>는 아주 극단적인 사례를 담고 있다고 생각에 살짝 거북한 점도 있었다. 의존성 인격 장애와 자기애성 인격 장애라는 큰 틀에서 비교 분석하면서, 다양한 장애들까지 아우르고 있지만, 기존의 기대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랄까? 과연 '나는 착한 딸인가?'라는 자문을 하면서, 이야기를 듣다보면, 건강한 의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느낌, 한 쪽으로 치우쳐 균형이 깨진 느낌이었다. 또한 '딸'들만의 심리 치유를 표방하는 듯한 뉘앙스 역시 거북하다.

 

동화 속 비유와 상징을 풀어내면서, 많은 임상 사례와 치유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점은 매우 흥미로웠다. 옮긴이의 표현 그대로 동화를 분석하는 스릴이 넘쳤다. 또한 각각의 상징들은 삶의 지혜(원인의 분석과 치유법)를 가득 담고 있었다. 또한 '착한'이란 말 속 숨은 의미를 파헤치면서, 독립된 진정한 자아, 자유인을 꿈꾸고 격려하고 위로받을 수 있다는 유익성 만큼은 높이 사고 싶다. 스스로의 위치를 다시금 돌아보고게 만드는 책 <착한 딸 콤플렉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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