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딸콤플렉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착한 딸 콤플렉스 - 착해서 고달픈 딸들을 위한 위로의 심리학
하인즈 피터 로어 지음, 장혜경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언젠가 <대한민국에서 장남으로 살아가기>란 책이 세간의 화제였던 적이 있다. 오랜 질서 속에서 '장남'의 고충을 이야기한 책이려니, 그냥 그렇게 제목만 기억한다. 그리고 살짝 반감도 느끼기도 하였다. 맏딸이 지닌 책임의 무게 역시 만만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아니 성별을 떠나서 맏이가 겪는 아픔과 고뇌를 모두 통들어야 할 것 같다. 사촌 동생이 초등학교 시절 무속인 광고를 보면서 가슴이 답답한 자기가 가야 할 곳이란 말을 서슴없이 한 데 놀란 감정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일까? 허약햔 동생에게 자기가 감당하기엔 버거운 희생의 강요가 적잖이 마음의 상처였고, 그것에 크게 공감했기 때문에 선명한 기억일 것이다. 그런데 이젠 '착한' 딸의 이야기다. 이 책의 딸은 거위 치는 '공주'를 비유한 것이지만, 모든 자식 즉, 착한 아들과 착한 딸들의 이야기일 것이다. 그것도 마마보이나 파파걸로 대변되는 의존성 인격 장애의 사례를 집중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 형제의 동화 <거위 치는 공주> 속 비유와 상징을 흥미롭게 해석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부족함 없이 자란 공주가 홇로 남은 여왕을 남겨들고, 이웃 나라로 시집을 가다, 시녀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고, 거위 치기로 살아가게 되는 운명 속, 혼수품 ,팔라다라는 말, 시녀, 왕비, 왕, 쇠난로, 함께 거위 치던 퀴르트헨과 모자 등이 담고 있는 상징성을 '착한 딸 콤플렉스'로 풀어내고 있다. 하나의 짧은 동화 속에 내포된 무시무시한 음모를 파헤치는 과정은 정말 흥미로웠다. <어른이 되어 다시 읽는 전래 동화>를 읽는 묘한 기분이랄까? 거기에 실제 환자들의 사례와 해법까지 적절하게 담고 있어, 개인의 독립과 자유를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  

 

<착한 딸 콤플렉스>는 아주 극단적인 사례를 담고 있다고 생각에 살짝 거북한 점도 있었다. 의존성 인격 장애와 자기애성 인격 장애라는 큰 틀에서 비교 분석하면서, 다양한 장애들까지 아우르고 있지만, 기존의 기대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랄까? 과연 '나는 착한 딸인가?'라는 자문을 하면서, 이야기를 듣다보면, 건강한 의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느낌, 한 쪽으로 치우쳐 균형이 깨진 느낌이었다. 또한 '딸'들만의 심리 치유를 표방하는 듯한 뉘앙스 역시 거북하다.

 

동화 속 비유와 상징을 풀어내면서, 많은 임상 사례와 치유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점은 매우 흥미로웠다. 옮긴이의 표현 그대로 동화를 분석하는 스릴이 넘쳤다. 또한 각각의 상징들은 삶의 지혜(원인의 분석과 치유법)를 가득 담고 있었다. 또한 '착한'이란 말 속 숨은 의미를 파헤치면서, 독립된 진정한 자아, 자유인을 꿈꾸고 격려하고 위로받을 수 있다는 유익성 만큼은 높이 사고 싶다. 스스로의 위치를 다시금 돌아보고게 만드는 책 <착한 딸 콤플렉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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