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이...
자기는 자식이 죽으면 따라 죽을거라고 쓴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 때, 그 글을 읽으면서, 마음이 아팠다.
나는 엄마 영정사진이 놓여있는 그 방에서 잘먹고 잘자고 뒹굴뒹굴거리며
티비보고 웃고 떠들면서 아주아주 잘 살고 있기 때문에.
6월 6일은 엄마의 기일이었지만,
...아빠나, 나나 정말 둘다 그 날, 아무것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집안이 독실한 개신교라 제사는 원래 안지내지만,
그래도 뭐 산소에 다녀온다거나 추도예배를 드린다거나,
...그런 거, 9년 내내 단 한번도 한 적이 없었다.
그냥 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티비 보고 웃고 떠들고 과자도 먹고,
뒹굴뒹굴 거리면서, 그냥 보통 일요일같이, 지냈다.
그러다 문득 엄마 사진 한번씩 보고, 웃었다.
사진 안보면 기억도 안나는 엄마 얼굴이지만, 그래도.
이래도 되나, 싶은 마음도 잠깐은 있었지만,
근데, 아마 엄마도 내가 이렇게 웃고 떠들고 잘 먹고 잘 자고 사는 거,
보고 좋아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