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루종일 직업상 어쩔 수 없이 하기 싫은 공부를 했다. 소리를 꽥 지르며 강의실을 뛰쳐나가고싶은 걸 꾹꾹참으며 (열심히 준비했을 강사님들의 강의 내용은 문제가 없었다. 순전히 나의 문제일 뿐)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죄수처럼 붙잡혀있다가 집에 돌아오니 녹초가 되었다.
의지력의 밑바닥까지 박박 긁어모아 사용한 탓인지 배도고프지 않은데 밥과 과자를 잔뜩 먹고도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머리를 좀 쉬게 하려고 집어든 ‘나이 들어 외국어라니‘는 조금도 재미있지 않은데다가 번역 문제와 출판사의 무성의함 덕분에 짜증만 잔뜩 돋구었다.
에라 모르겠다며 집어든 ‘세렝게티 법칙‘의 들어가는 말을 읽다보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내가 알고싶은 것을 알기 위해 시간을 쓰는 것. 하고 싶은 공부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 아, 이제야 살아있는 기분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