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처럼 알라딘 신간 탐색중 흥미로운 책을 발견했다.
`에센스 부정선거 도감`
<건국 이후 대한민국에서 나타난 각종 부정선거 기법과 사건 등을 도감 형식으로 정리한 일종의 부정선거 해설서.>
라니, 이 출판사 오늘만 사는 출판사인가?

그나저나 정치적인 면을 떠나서 이 책, 내용 자체가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다. 미리보기를 통해 맛만 본 부정선거 기법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피아노표` -기표된 투표용지 다른 칸에 인주를 뭍혀 무효표를 만드는 기법.
`빈대잡기표`-상대편에게 기표된 투표지의 인주가 뭍은 부분을 엄지손가락으로 문질러서 인주가 옆 칸까지 번지도록 해 무효로 조작한 표.
등이 있다. 정말 이런 짓을 하는걸까? 믿고 싶지 않다.

출판사의 패기에 흥미를 느껴 `프로파간다`의 다른 출판 목록을 살펴보다 눈이 번쩍! 콧구멍이 벌렁벌렁! 취향저격의 제목을 발견!
`일본의 아름다운 계단 40`
계, 계단이라구욥? 오르락내리락하는 그 계단말이죠?!
이렇게 흥분한 것엔 이유가 있다. 나는 계단을 엄청나게 좋아한다. 그것도 건물 안에 있는 번듯한 계단이 아니라 야외에서 세월과 사람의 발길에 의해 닦여진, 시멘트가 삭아 반쯤 허물어지고 철골이 드러나 있으며 이끼가 잔뜩 낀 계단을 좋아한다. 낯선 골목 구석진 곳에서 나무 그늘로 반쯤 가려진 낡은 계단을 발견하면 홀린듯 다가가 한참을 바라보기도 하고, 목적없이 그저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즐거워 하기도 한다.
그런 나에게는 작은 소망이 하나 있는데, 내 취향에 맞는 전 세계의 계단이 잔뜩 실린 사진집을 서재에 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취향의 사람이 많이 없어서인지 내가 식견이 좁아서인지, 아직 그런 책을 찾지 못했다. 건축물 서적 중에서도 계단만 다루는 서적은 전문 이론서를 제외하면 드문 것 같고. (폐허가 된 계단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사람이 이렇게도 없단말인가!)
그런 내 눈앞에 나타난 `일본의 아름다운 계단 40`. 기대감에 부풀어 책의 제목을 클릭한 나는 상세 페이지를 보고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정말로 `아름답기만한` 일본의 계단을 소개하는 책이었다. 책에 실린 튼튼하고, 휘황찬란한 계단에서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휴, 언제쯤이면 나만의 환상의 계단 사진집을 찾을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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