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은 뒤 이런 내용을 어떻게 뮤지컬로 만들었을지 몹시 궁금했는데, 과연 뮤지컬에서는 상당한 각색이 이루어졌다.
등장 인물들 성격과 스토리가 많이 바뀌었고, 없던 인물도 생기고, 책에선 나름 중요한 인물인 자루 수녀는 등장하지 않는다. (아예 관련 스토리 자체를 삭제) 무엇보다도 귀여운 잘리가 등장하지 않는다.
`파리의 노트르담`의 유일한 사랑의 승리자라 할 수 있는 그랭구아르와 잘리의 러브 스토리를 빼다니 실망이다. 정말.
책에서 (유일한) 웃음 포인트를 책임지고 있는 그랭구아르가 뮤지컬 무대 위에 능청스런 표정과 멋진 옷을 입고 등장했을 때 나도 모르게 히죽히죽 웃고 말았다.
공연을 자주 접하기 힘든 지역에 살아서 세계적으로 널리 이름이 알려진 뮤지컬을 본 건 처음이었는데, 이제껏 내가 본 뮤지컬 중에선 무대 장치와 안무, 노래가 가장 훌륭한 작품이었다. 내 수입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싼 티켓값이 아깝지 않아 다행이다.
그나저나 오랜만에 사람 많은 곳에 갔더니 사람 멀미가 온 건지, 아님 큰 공연을 홀로 본다는 긴장감이 풀려서 그런지 머리가 아프고 속이 울렁거린다. 오늘은 일찍 자기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