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강박 - 행복 과잉 시대에서 잃어버린 진짜 삶을 찾는 법
올리버 버크먼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플레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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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강박 #도서협찬

#올리버버크먼

우리는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미래가 현재보다 본질적으로 더 가치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러나 미래는 절대로 도착하지 않는 시간 일지도 모른다. 미래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는 대신 지금 자신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자문해 본다면 사태를 더욱 분명히 알아차릴 수 있다. 당장 육체적 고통을 느끼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 물음에 대한 답은 ‘없다’일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대부분 5분 후든 5년 후든 미래에 어떤 일이 나쁘게 풀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나, 과거에 일어난 일에 관한 생각과 관련돼 있다. 지금 이 순간에 자신을 괴롭히는 문제를 찾는 것은 이상할 정도로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는 항상 현재에 존재한다._177~17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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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스 워튼의 어느 단편소설 속 등장인물은 이렇게 말한다.

"불행해지는 방법은 아주 많지만 편안해지는 방법은 딱하나요. 행복을 좇는 짓을 그만두면 되지." _41p.

행복을 강요하는 사회! 우리는 그런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종종해보곤 한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체들에서 보이는 사람들의 일상은 온통 행복이 가득해 보인다. 물론, 이런 욕구는 가장 오래된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라 하지만 책이나 영상을 본 것만으로 우린 행복해졌을까? 지금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까?

1장 행복 강박에 시달리는 사람들

2장 비관적인 사람들이 행복을 찾는 방법

3장 절대 긍정은 절대 안 돼

4장 목표에 미칠 때 생기는 일

5장 행복이라는 감정에 앞서 '내'가 있었다

6장 안전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면 행복할까

7장 실패를 기억하고 인정할 것

8장 반드시 죽기에 반드시 죽음을 기억하라

저자 역시 이러한 질문에 역으로 '인간의 행복은 어떤 경로를 통해 얻을 수 있는지' 추적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이야기되는 행복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현실적인 시선은 불안정하게 살아가는 지금의 삶을 생각해 보게 된다. 끊임없이 나아가기를 종용하는 사회, 잠시 멈춰 행복 만능주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줄 것이다. 술술 재미있게 읽히기까지 하니 한 번쯤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은 책.

이 책은 살아 있는 사람과 세상을 떠난 사람을 통틀어 행복에 이르는 부정적 경로를 따라간 사람들의 세계, 즉 ‘역행 법칙’이 작용하는 세계를 살펴본 기록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매사추세츠 주의 외딴 숲속에서 일주일 동안 묵언 수행을 했고, 죽음을 회피가 아닌 기려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멕시코도 여행했다. 하루하루를 불안정 속에서 보내는 나이로비(케냐의 수도) 외곽의 절망적인 빈민가도 가보았다. 또한 오늘날의 스토아 철학자와, ‘실패라는 예술’의 전문가, 전문적인 염세주의자, 부정적 사고의 힘을 옹호하는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중 다수는 놀랍게도 무척 쾌활했다._26p.

삶의 고통은 집착으로부터 시작된다._85p.

심리학 분야에서 집착 내려놓기의 실질적인 이점을 무엇보다 잘 표현한 것은 20세기 초 일본의 심리학자 모리타 쇼마가 만든 ‘모리타 요법’이다. (중략) “사람들은…… 항상 자기가 하는 일을 좋아해야 한다고, 자기 인생에는 아무런 곤란도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불쾌함이나 따분함 같은 느낌을 피하려는 불가능한 노력에 에너지를 낭비한다.”_109p.

사실 완벽주의는 두려움에서 생겨난 것으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실패 경험을 피하고 보겠다는 안간힘이다. 극단적인 경우 이런 삶의 방식은 사람의 진을 빼고 늘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없게 한다(연구 결과에 따르면 절망감과 자살보다 완벽주의와 자살이 더 큰 연관관계가 있다고 한다). 실패 경험을 단순히 성공에 이르는 디딤돌로 견뎌내는 게 아니라 온전히 끌어안으려면, 절대로 실수하지 않겠다는 끊임없는 긴장감을 놓아버려야 한다. 한마디로 긴장을 풀어야 한다. 미국의 선불교 수행자 나탈리 골드버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몰락은 우리를 바닥으로 데려가 핵심에 맞닥뜨리게 하고 꾸밈없는 상태 그대로 세상과 마주하게 한다. 성공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 시간은 누구에게서나 달아나고 있다. 성취는 우리를 견고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우리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 믿고 점점 더 많이 원한다. 물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려면 추락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는 더욱더 진정한 자신을 향해 떨어질 수 있다. 선은 이 깊은 자리에서 그 유산을 전달해 준다. 그것은 다른 종류의 실패다. 위대한 실패, 한없는 항복. 붙잡을 그 무엇도 잃을 그 무엇도 없다.” _258~259p.

가능하면 죽음의 가능성을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임으로써 그 공포를 피하는 편이 확실히 더 낫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문제는 대부분 우리를 너무 무겁게 짓눌러 결국 우리가 거기서 벗어날 해결책을 찾아내지 않을 수 없게 하지만, 죽음의 부정이라는 문제는 그렇지 않다. 이것의 진짜 문제는 대체로 전혀 문제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이 불멸의 존재라는 무의식적 가정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면 그 편이 훨씬 살아가기 편한 방식이다. 이러한 본능을 거슬러 죽음을 하나의 일상적인 문제로 직시하는 쪽을 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_280p.

#정지인 옮김 #북플레저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진짜삶 #행복과잉 #도서추천 #책추천 #BOOK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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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수영의 평생 레시피 - 죽을 때까지 나를 먹여 살릴 ‘어남선생’의 쉽고 맛있는 집밥
류수영 지음 / 세미콜론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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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수영의평생레시피 #도서협찬

부엌이 좁은 자취생부터 은퇴하신 아버지까지, 대한민국 남녀노소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을 메뉴부터 중요한 날 한껏 분위기를 낼 수 있는 특식까지, 이 책에는 저만의 비법을 아낌없이 듬뿍 담았습니다. 모쪼록 요리를 겁내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여러분은 이제, 냉장고를 열기만 하면 됩니다. 그다음은 저만 믿고 차근차근 따라오세요! _류수영

맛있어 보이는 요리가 있으면 꼭 한 번은 만들어보는 편인데, 재료를 많이 준비해야 하거나 오븐, 에어프라이어 등 특별한 조리도구가 동원되는 요리들은 시간을 미루다 잊어먹기도 해서,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 위주로 쉽게 요리를 선보이는 <편스토랑>의 애청자. 특히 배우 류수영의 레시피가 어떤 요리를 만들어봐도 딱! 상상한 그 맛이 나와서 신기하기도 했고 제일 많이 만들었던 것 같다. 이 책에 사용된 모든 계량은 밥숟가락과 티스푼을 기준으로 계량하고 집에 있는 재료들만으로도 바로 조리에 도전해 볼 수 있는 레시피가 많아서 더욱이 집에 꼭 한 권 있으면 비상시 요긴할 요리책.

프로그램 시청하면서 '어남선생은 나중에 레시피북 하나 출간할 거 같지 않아?'라고 종종 이야기하곤 했는데.. 세상에 마상에 정말 출간됐잖아!!

PART 1 평생특식

PART 2 평생밥

PART 3 평생면

PART 4 평생국탕찌개

PART 5 평생간식

<편스토랑>에 그동안 선보인 요리들 중 추리고 추린 79가지의 요리들, 목차를 보고 그날 그날의 메뉴, 있는 재료들 위주로 아무거나 선택해도 우리 집 요리사! 가 될 수 있다. 조리과정이 사진과 설명으로 자세하게 나와있어 재료 준비해두고 조리하기 전 정독 한 번 해주고, 차근차근 조리시작하면 요리 하나 뚝딱 완성!

이번 주만 해도 김치찌개, 골뱅이 소면, 분식집 라볶이, 스팸 순두부찌개까지 만들었는데, 먹을 때마다 가족들의 극찬에 어깨가 으쓱 한 건 안 비밀, 정말 딱! 레시피대로 조리과정만 그대로 따라만들면 나도 요리에 서툰 사람도 그럴듯한 요리를 뚝딱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주 또 어떤 요리들을 만들어 볼까 뒤적이며 행복해지는 요리책! 말 그대로 #평생레시피 인정!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요리를 대접받을 기회가 생긴다면 너무 평가하려 하지 말고 꼭 맛있다고 해주세요. 칭찬은 고래도 요리하게 합니다. 요리는 기대보다 쉽고, 생각보다 즐겁답니다._22p.

혀에 착착 감기는 단짠단짠 돼지고기 갈비찜. 소갈비보다 조리도 쉽고 조리 시간도 짧답니다. 게다가 이렇게 푸짐한데 단돈 만 원? 가족들 모두 모이는 명절이나 손님을 집으로 초대한 날, 만만하게 만들어 특별하게 즐기세요. _ #만원갈비찜

기름에, 튀김옷에, 닭 염지까지…. 어쩌면 치킨은 사 먹는 것이 정답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요리에 진심이라면 치킨은 꼭 한번 도전해 보세요.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반드시요. 집에서 갓 튀긴 치킨의 맛은 먹어본 사람만 아니까요. 아이들에게 최고의 아빠가 되는 보람은 덤입니다. _ #만원반반치킨

역대급 가성비! 시장이나 정육점에서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돼지등뼈로 푹 끓인 감자탕입니다. 가정에서 감자탕을 끓이는 건 조금 어려워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얼갈이배추, 감자, 콩나물 등 재료를 듬뿍듬뿍 넣을 수 있어서 가족과 배부르게 먹기 좋답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한데 깊은 맛이 있어요. 속이 저절로 풀리는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입니다._ #어남선생감자탕완결판

#세미콜론 #류수영 #어남선생 #편스토랑 #쉽고맛있는집밥 #레시피북 #도서추천 #요리책추천 #book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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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구멍 웅진 세계그림책 276
존 도허티 지음, 토마스 도커티 그림, 김여진 옮김 / 웅진주니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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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의구멍 #도서협찬

#존도허티#토마스도커티 그림

거북이 버틀, 토끼 허틀은 늘 붙어 다니고 서로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세상에 둘도 없는 단짝 친구. 버틀은 느리고, 허틀은 빨랐고 허틀은 물이 무서웠지만 버틀이 아무리 헤엄치는 법을 알려줘도 소용없었다. 하지만 헤엄치지 못해도, 빠르지 않아도 이 둘은 언제나 서로의 곁을 지켜주는 단짝 친구. 영원히 함께 단짝 친구 하자던 약속을 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기기 전까지는...

허틀이 있던 자리에 토끼 모양을 한 구멍만 덩그러니 남아있고, 허틀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어떤 말도, 조짐도 없었는데... 친구를 찾아 온 사방을 찾아 헤메는 버틀, 하지만 허틀은 어디에도 없고 차갑고 텅 빈 토끼 모양의 구멍만 버틀 곁을 계속 맴돈다. 허틀은 아무리 찾아도 없고 까만 구멍에게 고함도 지르고 애원도 해봤지만 새카맣게 텅 빈 채로 꿈쩍도 하지 않는 구멍... 결국 온통 슬픔에 휩싸여 그저 목 놓아 울기만 하는 버틀.

그런 버틀에게 친절한 곰 게르다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토닥이며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간이 지나면 너도 알게 될 테지만,

삶이 항상 행복한 건 아니야.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할 때도 있어.

먼 곳으로 떠나기도 하고, 영영 사라져 버리기도 해.

가끔은 작별 인사 없이 가기도 하지."

"버틀, 누군가와 헤어진 자리엔 구멍이 생긴단다.

네 옆에 있는 구멍은 절대 사라지지 않아.

우리는 구멍을 모른 척할 수도, 버릴 수도, 숨길 수도 없어.

하지만 채울 수는 있어. 구멍 안에 무언가 넣는 거야."

버틀에게 갑자기 찾아온 이별처럼, 우리에게도 이런 순간은 언제, 갑자기 닥쳐오기도 한다. 누군가와의 이별, 다시 보지 못한다는 상실 이런 텅 빈 마음을 그 구멍을 어떻게 채워가야 하는지 회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보듬어주는 글이다. 책의 디자인이 독특하기도 하고, 책을 다 읽고 나면 책표지를 한동안 더 보게 될 지도... 아이들과 읽어도 좋지만 상실의 시간을 보내는 어른들에게 더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 이별을 겪은 모두의 감정을 세심하게 보듬는 그림책, 때론 그림과 짧은 글이 무엇보다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

"이제 슬프고 외로울 때,

추억들이 너를 어루만져 줄 거야.

새해 첫날부터 한 해의 마지막 날까지,

매일매일의 추억을 네 곁에 간직해 둬,

그리고 기억해 줘. 언제까지나....."

#웅진주니어 #김여진 옮김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그림책추천 #아이그림책 #부모와함께읽기 #책추천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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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석산의 서양 철학사 - 더 크고 온전한 지혜를 향한 철학의 모든 길
탁석산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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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석산의서양철학사 #도서협찬

#열린책들

철학은 어렵습니다. 쉬운 철학, 누구나 할 수 있는 철학이란 없습니다. 왜냐하면, 철학은 이론이기에, 체계가 있어야 하고, 주장에 대한 정당화가 필요하며, 글쓰기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중략) 일단 소설 읽듯이 한 번 편하게 읽고, 다음에 정독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지도의 좌표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 줍니다. 철학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 생각이 어디쯤 있는지를 알려 줍니다. _10p.

우리는 왜 철학사를 공부해야 할까?

이 책을 읽기 전에 이 질문부터 생각해 봐야 했다. 640페이지에 달하는 그야말로 벽돌책, 늘 철학에 관심이 있었고 얕게나마 다양한 책들을 읽어왔는데 '서양철학사'를 읽는 날이 오게 될 줄이야! 저자는 '철학사 없이, 철학은 존재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이성과 논증의 학문, 하지만 서양에서 철학은 신비주의, 연금술, 마술 등과 오랜 세월을 함께 해왔다고 한다. 계몽주의 이후 오컬트 영역까지도 두루 다루었다고 하니 고대, 중세, 르네상스를 지나 근대와 현대에 이르는 서양 철학의 2500년사를 한 번에 읽기엔 버겁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독자들은 전문 철학을 훈련하기 위해 읽는 책이 아닌 만큼 책의 흐름대로 관심을 가지고 흐르듯 한 번 읽어내고 나면 조금 더 관심이 가는 분야가 생길 것이다. 첫 일회독에서 유독 넘어가지 않는 페이지들은 눈으로 읽고 손으로 페이지를 넘기듯 읽고 다시 한번 읽어보니 '오!' 하고 보이는 부분들이 생기기도 했다. 사실 이 한 권의 책이 철학에 대한 세세한 분야를 다루기엔 워낙 방대한 시대를 다루고 있다 보니 철학사에 오른 이름난 철학자들의 다양한 세계와 인간의 본질, 존재, 지식, 가치 등을 질문하고 고민하며 쫓아가다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조금은 더 선명하고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서양철학사> 에 관심이 있었던 분이라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옥스퍼드 영어 사전』을 보면 철학자란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뜻과 함께 신비 전문가, 연금술사, 마술사, 꿈 해석가라는 뜻도 있습니다. 즉 흔히 생각하는 철학자의 의미도 있지만,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마술사라는 뜻도 갖고 있습니다. 철학자와 마술사라니, 이상한 조합으로 보이지만, 서양 철학의 역사로 보면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19세기까지도 신비를 다루는 책 이름에 〈철학〉이 종종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서양에서 철학은 거의 언제나 오컬트와 함께했습니다. 그러다가 18세기 계몽주의가 오컬트를 미신으로 낙인찍어 학문에서 추방되었습니다. 하지만 일상에서는 살아남아 지금에 이르게 됩니다. 따라서 서양 철학의 역사를 살피려면, 철학과 오컬트를 함께 다루어야 합니다._17p.

사람이 도덕법칙에 따라 행위를 할 때만, 자연은 외부에서 오는 목적인 인간 문화에 이바지합니다. 인간이 도덕법칙에 따라 행위를 한다면, 자연은 도덕 완성의 부분이 되겠지요. 칸트는 인간이 없다면, 자연은 한갓 야생일 터이고, 쓸모없는 사물이며, 최종 목적이 없다고 합니다. 즉, 인간만이 도덕법칙을 적용할 수 있기에, 목적과 관련해, 스스로 도덕법칙을 제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제정으로, 인간은 자연의 마지막 목적이 되며, 그 마지막 목적은, 인간의 도덕성 완성입니다. _412p

과학이 철학을 대체하는 시대에 철학은 돌파구를 모색합니다. 실체가 아니어서 전에는 홀대하던 현상을 새롭게 조명합니다. 이는 본질을 부인하는 결과를 낳고, 20세기 철학은 본질 부인이 대세가 됩니다. 이분법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정신과 몸, 본질과 속성, 주관과 객관, 개인과 사회, 관념과 대상, 이성과 감정 등 모든 분야에서 전복이 일어납니다. 미국에서는 삶을 도외시하고 언어 분석에 집중합니다. 철학은 삶에 대해 말하지 않고, 언어에 대해 말합니다. 신비주의는 에소테리시즘이란 이름을 얻는데, 과학을 적극 활용합니다. 과학을 바탕으로 지구, 환경, 생명 등의 논제를 통해 세력을 확장합니다. 과학과의 결합으로 시대에 맞게 변신에 성공합니다._464p.

마르크스주의는 계급을 시점으로 보지만, 페미니스트는 젠더를 시점으로 봅니다. 즉, 같은 이론을 바탕으로 하지만, 문제로 삼는 시점은 다릅니다. 페미니즘이 시점 이론을 택하는 이유는, 남성의 편파와 왜곡된 시각에 새로운 빛을 쪼여 바로잡기 위해서입니다. (중략) 페미니즘은 여성에게 상처를 주는 바는, 지식이 아니라, 지식으로 포장한 무시이며, 또한 객관성이 아니라, 객관성이 주장하는 바라고 말합니다. _628p.

#탁석산 #서양철학사 #철학 #철학입문서 #서양철학가이드북 #책추천 #철학입문서추천 #도서추천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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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유튜브에서 아들을 구출해 왔다 교양 100그램 8
권정민 지음 / 창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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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유튜브에서아들을구출해왔다

#도서협찬 #권정민

2025년 1월 19일, 서울 서부지방법원에서 폭동이 발생했다. 폭도들은 법원을 습격한 뒤 점거해 청사 건물과 시설을 파괴했고 경찰과 민간인, 기자를 상대로 폭력을 휘둘렀다. 이번 폭동과 같은 일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나는 그런 세상을 내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 이미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우리는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을 극단주의와 파시즘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그러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 되지 않게 지금 당장 우리의 아이들을 점검해 보고, 아이들이 유튜브에서 무엇을 보는지 이야기하자. 아이들을 건전하고 상식적이고 민주적인 시민이 되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

이것이 지금 우리의 책임이다. _책머리에

휴대폰을 사용하며 다양한 매체를 통해 다양한 이슈를 접하며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아이들, 어른인 나도 영상을 통해 정보를 접하게 되면 '이게 맞는 건가?' 싶은 의문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이거!!!' 하며 새로운 발견을 한 듯 바로 믿고 정보라고 공유한다거나 확신을 갖고 말로 옮기게 된다. 하지만 '극단주의'와 '혐오'를 말랑한 아이들의 뇌가 먼저 알아버린다니... 그렇게 성장한 어른을 상상하면 막막한 마음이 먼저 앞서게 된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혐오와 폭력이 '힙하고 쿨한 문화'로 소비되는 지금의 시대를 걷어내는 다양한 솔루션을 이야기한다. 제일 중요한 건 '건강한 대화법' 점점 아이들과 대화가 더 어려워지는 요즘, 어른이 먼저 읽고 아이들과 함께 읽고 토론하며 대화의 폭을 넓혀가도 좋을 책이다. 지금 우리 사회 모두가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우리는 왜 이런 고민을 해야 할까요? 흑과 백, 회색 지대, 교육의 목표, 나의 가치관, 아이들과의 소통, 극단주의에 빠지지 않는 아이로 기르기. 그 목적은 오직 하나, 부모로서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중략) 타인을 향한 폭력과 혐오에 빠져 불행한 삶을 살지 않도록, 세상에 대한 어긋난 불만과 그로 인한 고통을 굳이 직접 겪어보지 않아도 깨달을 수 있도록, 행복한 결과를 가져오는 현명한 선택과 판단을 스스로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부모가 진정 바라는 모습입니다. _24~25p.

편견과 혐오를 체득한 아이들이 졸업할 때까지 이러한 가치관을 유지한 채로 성인기에 접어들면 어떻게 될까요? 일단 성인이 되고 나면, 그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일은 차원이 다르게 어려워집니다. 성인이 되기 전에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해두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_33p.

여자는 왜 군대 안 가? 여가부가 왜 필요해? (중략) 우리는 아이들에게 계속 물어야 합니다. "너의 생각은 무엇이니?"라고요.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AI와 로봇이 확산에 따라 세상은 더 혼란스럽고 더 빠르게 변할 것입니다. 그와 함께 윤리의 기준 또한 계속해서 바뀔 것입니다. 극단주의 리더를 숭배하는 이들이 다시 등장할 수도 있고, AI를 절대적 진리이자 빚으로 여기는 이들도 나타날 것입니다. 이런 시대에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이 콘텐츠가 맞다'라고 정해주는 정답도, '이 답은 틀렸다'라고 평가하는 단죄도 아닙니다. 자신이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에 대해 스스로 비판적으로 생각해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아는 '생각하는 힘'입니다. 무언가를 무분별하게 수용하기에 앞서 옳은지 그른지, 좋은지 나쁜지 직접 고민하고 분별해 보며 그에 관해 대화하는 시간을 제공해 주어야 하는 것이지요._34~40p.

극단주의적 생각을 갖게 되면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를 자주 드러냅니다. 그런데 정작 부모님들은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 문제로 아이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불편해하거나 기피합니다. 부모님들이 망설이는 것과는 달리, 실제로는 아이들과 혐오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누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혐오는 옳지 않은 것이라는 확실한 가치관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우리 삶에서 회색 지대는 굉장히 넓다고 생각합니다. 사안에 따라 때로는 선이 악이 될 수도, 악이 선이 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상황마다 다르게 판단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 있습니다. 바로 ‘혐오’와 ‘배제’입니다._58p.

민주주의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민주주의를 우리 삶 속에 내재화하려면 지속적인 연습이 필요합니다. 가장 좋은 연습 방법이 바로 대화와 토론입니다. 토론이라는 행위 자체가 민주주의적 태도를 훈련하는 과정이지요. 남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며, 의견이 달라도 배척하지 않고 차이를 인정하면서 공동의 이해를 찾는 것. 나아가 정답이 없는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공존과 합의를 이루어나가는 과정.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 라이프스타일입니다._66p.

변화는 거대한 사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나누는 아주 작은 대화와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사회의 문제를 비판하고 질문하고 고민하는 방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집에서 아이와 나누는 작은 대화들이 멀리 보면 아이를 더 크게 성장시키고, 마침내 우리 사회 전체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너의 생각은 무엇이니?” “세상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면 좋겠니?”와 같이 열린 질문을 자꾸자꾸 던져보세요. 아이의 대답을 일방적으로 ‘맞았다/틀렸다’ 혹은 ‘잘했다/못했다’로 평가하지 말고, 서로 문답을 주고받으며 대화를 이어가세요. 우리의 작은 토론들이 모일 때, 이 사회도 변할 것입니다._68~69p.

아이가 극단주의에 빠졌다고 해서 그것이 부모님 탓은 아닙니다.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다만 우리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처음 몇 번의 대화 시도가 잘되지 않더라도 포기하거나 절망하지 말고 한결같은 따뜻함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중략) 아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부모님에게 영향을 받고 있고, 어른들의 이야기를 안 듣는 척 다 듣고 있거든요. 아이들과 싸우지 마시고, 하지만 포기하지도 마시고 끝까지 훌륭한 시민으로 길러내었으면 좋겠습니다. _8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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