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시일反 - 만화가들이 꿈꾸는 차별 없는 세상 창비 인권만화 시리즈 1
손문상 외 지음, 국가인권위원회 기획 / 창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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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시일반 #도서협찬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각고의 노력 끝에 국가인권위원회가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에게 인권이란 문서상의 글귀로나 존재하는 서먹한 개념으로 여겨졌기에, 만화라는 친근한 매체로 풀어보자는 게 '창비 인권 만화'시리즈의 출발이었습니다. 각자의 영역에서 바쁘게 활동하던 만화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가장 절실하다고 느끼는 차별들을 꺼내놓습니다. 노동·장애·여성·이주민 등 저마다 포착한 차별을 주제로 삼고, 여러 명의 작가가 상처받는 사람들에게 밥 한술씩 보태자는 의미에서 '십시일반'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_개정판 여는 글

인권. 이 단어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 낯설다. 자신이 귀한 존재인 만큼 타인도 귀하다는 생각을 사회적으로 가르치거나 배울 기회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_초판 여는 글

인권 ; 사람이 개인 또는 나라의 구성원으로서 마땅히 누리고 행사하는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

당연한 권리임에도 제대로 행사하며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고, 20년 전에 출간된 책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지금도 만연하는 현상들을 찾아볼 수 있다. '강산이 두 번 바뀔 정도의 세월이 흘렀는데, 우리는 왜 고여있는 물인 것일까? 그대로 썩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창비 인권 만화 시리즈는 <십시일반>을 시작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사이시옷> , 인권은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인권 여행 <어깨동무>루 이어지고 있다. 만화로 그려져 있어 직관적으로 바로 보이는 그림도 있지만 대부분이 긴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들이라 추천하고 싶다. 지금 우리 모두가 읽고 이야기해야 할 '인권'에 대해 이해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개들은 안 그러는데 너흰 왜 그러냐?

봐라. 개들끼리는 서로 친하잖아. 그걸 사람들이 돈으로 구별지었어.

이젠 같은 종자가 아니면 도저히 같이 어울릴 수 없는 게냐?

강아지들한테도 배울 건 배우렴.

1단지 60평 이상

2단지 40평 이상

3단지 20평 이상

우리 아파트에서는 다른 종자가 섞이는 걸 원하지 않는다. _ 96~98p.

이 만화책은 이상한 동물들의 사회를 그리고 있다. 여러 화백이 각기 독특한 화법으로 남과 경쟁하고 내가 속하지 않은 집단을 차별하는 사회의 모습을 다양하게 그린 것이다. 실상 이러한 문제의식은 제도 교육 과정에서 충분히 제기되었어야 마땅하다. 사회구성원들 사이에 경쟁의식을 이미 충분히 부추기는 자본주의사회에서 교육과정은 사회구성원들에게 연대의식과 인권의식을 형성하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하건만, 이 사회의 교육과정은 경쟁의식을 더욱 치열하게 부추기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암기 위주의 교육, 주입식 교육으로 토론은 철저히 배제되었다. 일상에 바쁜 어른일지라도 잠시 짬을 내어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하고 창비가 편집. 출간한 이 책을 읽고, 자라나는 세대와 토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_204p.

#창비인권만화 #창비 #손문상 #홍승우 #이희재 #조남준 #이우일 #유승하 #장경섭 #최호철 #국가인권위원회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독서기록 #밑줄

창비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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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심리 법칙 - 효율적으로 일하고 유연하게 관계 맺고 싶은 당신을 위한 45가지 이야기
강호걸 지음 / 오아시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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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보는심리법칙 #도서협찬

하루의 대부분을 일터에서 보내는 우리, 그만큼 다양한 고민의 주제는 '일터'에서 발생하게 된다. 동료들과는 잘 지내고 있는 건지, 직장 상사는 어떤 의도로 저런 말을 하는 것인지, 같은 실수를 자주 반복하는 것 같고, 나를 제외한 다른 이들은 큰 불편함 없는 사회생활을 하는 것만 같다. 이렇듯 다양한 문제와 관계에 놓이게 되면 가끔 모든 걸 놓고 싶어지는 망연한 순간을 맞이하게 되기도 한다. 좀 더 효율적으로, 재미있고 유연한 회사 생활은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작가가 직접 그린 유쾌한 만화를 통해 취준생 '최도진'이 직장에 입사해서 다양한 직급을 거쳐가는 과정을 45가지 심리 법칙을 통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효율적으로 일하고 유연하고 관계 맺기'는 모든 직장인들의 희망 사항이 아닐까? 심리학이란 나의 마음을 돌보고 타인의 세상을 보여주며 냉혹한 회사에서 살아남게 해주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직장인들이라면 모두 함께 읽고 이야기해 보아도 좋을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실패 자체를 두려워하는 마음, 다른 사람이 실패를 한 나를 부정적으로 생각할까 봐 두려운 마음이 자기 불구화를 촉진한다. 이때 실패가 내 능력 탓이 아니라는 변명을 만듦으로써 자존감을 지키고, 다른 사람들에게 비추어지는 나의 이미지도 지킬 수 있다. _53p.

내가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았을 때 확실하게 미소와 감사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자. (중략) 내가 칭찬을 즐겁게 받아 줘야 상대방도 더 칭찬을 많이 하게 되고 서로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커질 테니, 고운 말에는 더 곱게 반응하자. _77p.

사후 확신 편향은 자신이 사건의 결과를 잘 예측할 수 있고, 앞으로 일어날 사건들도 잘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다는 점에서 삶에 이로운 점이 있다. (중략) 마지막으로 다 떠나서 사후 확신 편향적 사고를 입 밖으로 꺼내지 말자. 뭔가 그럴 것 같았더라도 사람들에게 말하지 말고 혼자 생각만 하자. 일이 잘 되든 안 되든 '내가 그럴 줄 알았다'라는 말은 득보다 실이 많다. _246~247p.

직장을 다니며 스트레스를 줄이고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이 보장되는 직장에 다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상적인 직장을 찾기란 매우 어렵다. (중략) 이처럼 기본적 심리 욕구 세 가지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조건을 이미 갖추고 있는 회사를 찾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어진 조건 속에서 스스로 기본적인 심리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_335p.

#강호걸 #푸른숲 #직장생활 #회사 #직장인 #관계 #심리법칙 #심리학 #도서제공 #서평단 #오아시스 #카시오페아출판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도서추천 #book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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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섬에 가 보자!
김민우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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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섬에가보자 #도서협찬

#김민우

귤과 가지는 오늘도 나란히 앉아 창밖을 봅니다.

이제는 생각을 아무리 많이 해도

아플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귤색 털을 가진 개 '귤', 가지색 털을 가진 고양이 '가지'는 아파트에서 한 가족들과 살아간다. 산책하는 걸 좋아하는 귤은 가끔 문밖을 나서지만, 집이 좋은 가지는 집안이 자기만의 세상인데.... 온 가족이 집을 나서면 나란히 창가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귤과 가지. 창밖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며 궁금한 건 귤에게 묻는 가지는 우연히 본 사진 속 풍경에 온통 마음을 빼앗긴다. 귤이 '섬'이라고 알려주었지만 이내, 온통 그 '섬'으로 작은 머리가 가득 차버린 가지. 그런 가지를 보며 귤은 "가지야, 우리도 가볼까?" 하며 둘이서 현관문 밖으로 나서게 된다.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않기 위해 최대한 태연한 표정으로 전철과 여객선을 갈아타고 도착한 섬. 짭짤한 공기와 까슬까슬한 모래의 감촉으로 철썩이는 파도 소리, 시원한 바람, 처음 보는 신기한 생물 등 온통 신기한 풍경이다. 고단함에 잠시의 쪽잠과 밀려오는 파도에 홀딱 젓기도 하지만 이내 까르르 웃음을 터드린 둘은 왔던 길을 되돌아 가족들이 집에 도착하기 전 무사히 집에 들어오게 된다.

짧았지만 모든 여행을 마친 귤과 가지. 가족들이 잠들고 어두운 밤, 거실 창을 바라보며 나란히 앉은 이 둘의 뒷모습에 괜히 울컥! 일렁이는 마음이 드는 건 너무도 사랑스럽기도 가지의 처음을 위해 동행과 안내를 함께한 귤의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몽글하면서도 포슬포슬한 그림책은 아이와 함께 읽어도 좋지만, 어른이 읽어도 좋을 그림책으로 추천!

#뭉끄3기 #문학동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그림책 #문학동네그림책 #book #그림책추천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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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셀프트래블 - 기타큐슈·벳푸·유후인, 2024-2025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김수정 지음 / 상상출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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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트래블후쿠오카 #도서협찬

#김수정 #고고씽

이 책은 저처럼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도 아무런 불편함 없이 후쿠오카를 여행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후쿠오카는 물론 우미노나카미치, 다자이후, 고쿠라, 모지코, 벳푸, 유후인, 하우스텐보스까지 구석구석을 직접 돌아보며 위치를 체크했고 찾아가는 길도 꼼꼼하게 기록했습니다. (중략) 후쿠오카는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남짓, 공항에서 시내까지의 거리도 정말 가깝습니다. (중략) 부디, 『후쿠오카 셀프트래블』로 인해 이제 더 이상 일본어가 두려워 후쿠오카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분들이 없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_prologue

후쿠오카의 전체 면적은 서울특별시의 반 정도밖에 안되는 작은 도시지만, 곳곳에 개성 강한 숍, 다채로운 먹거리가 가득해 어디로 발걸음을 옮겨도 즐거움이 끊이지 않는 여행지라고 한다. 작은 도시 않아 많은 스폿들을 봐도 알 수 있을 것 같... 무엇보다 후쿠오카 한눈에 보기에 볼거리, 식도락, 쇼핑을 별점으로 표기하고 한 줄 평을 해주고 있어 어느 곳을 중점으로 여행해야 할지 막막한 이들에게 여행지 선택의 폭을 좁혀주는 페이지가 될 듯. 여행지에 대한 세부정보나 무엇보다 여행하며 중요한 날씨 정보, 월평균 기온과 옷차림 추천 등 자주 여행해 본 사람만 알 수 있는 세세한 꿀팁, 막상 여행지를 후쿠오카로 정했지만 막막하다면 '후쿠오카 대표 명소 베스트 8' 여기만 찍어도 웬만한 여행은 했다고 볼 수 있을 듯. 후쿠오카는 도쿄 여행 때 유후인만 하루 찍고 나왔는데 왜 그랬는지 아쉬울 정도로 후쿠오카! 만 찍어서 3박 4일 정도 머물러도 좋을 것 같다.

Mission in Fukuoka 후쿠오카에서 꼭 해봐야 할 모든 것

Enjoy Fukuoka 후쿠오카를 즐기는 가장 완벽한 방법

Around Fukuoka 후쿠오카 근교를 즐기는 가장 완벽한 방법

Step to Fukuoka 쉽고 빠르게 끝내는 여행 준비

10년도 훨~씬전 블로그 시절부터 나 혼자 알고 있던 고고씽님의 가이드북을 읽게 되다니. ^0^ 그 오래전에도 고고씽님 블로그 뒤적이며 여행정보를 많이 참고했던 터라 더 반가운 마음. 여행하며 제일 중요한 먹거리, 카페 투어, 편의점 음식들, 드러그 스토어 쇼핑 리스트 등등 알찬 정보도 가득하다. 가깝고도 먼 나라처럼 느껴지지만 쉽게 여행할 수 있는 일본, 일본어를 몰라도 영어를 잘 하지 못해도 신기하게도 여행지에 도착하면 어떻게든 무사히 여행을 마치게 된다. 책의 맨 뒤편엔 가볍게 휴대하고 다니며 참고할 휴대용 미니 맵 북도 있으니 든든한 여행 동반자가 되어 줄 것이다. 정말~ 많은 가이드북들이 있지만 오오랜 시간 나의 원탑은 셀프 트래블 시리즈로 꼽는다. 보기 편한 구성, 테마별 일정과 베스트 장소 등 여행하면서 필수고 꼽는 곳들이 가득해 알차고, 정확하고 꼼꼼한 전문가의 친절한 꿀 팁까지! 여행을 준비하면서 제일 먼저 떠오르게 되는 가이드북, 셀프 트래블 시리즈 여행 준비, 출입국 정보, 공항에서 여행지까지의 여정, 추천 일정, 맛집, 쇼핑정보 그리고 알지 못했던 숨겨진 여행지들까지 놓치지 않고 싶다면 책을 펼쳐보자.

#상상출판 #상상팸 #후쿠오카 #후쿠오가가이드북 #텐진 #하카다역 #야쿠인 #시사이드모모치 #우미노나카미치 #다자이후 #고쿠라 #모지코 #벳푸 #유후인 #셀프트래블 #후쿠오카가이드북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여행서추천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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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살해자 마르틴 베크 시리즈 9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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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살해자 #도서협찬

#마이셰발 #페르발뢰

여자는 버스가 오기 한참 전에 정류장에 도착했다. 버스는 삼십 분은 더 기다려야 올 터였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삼십분은 그다지 긴 시간이 아니다. 게다가 여자는 기다리는 데 익숙했고, 늘 일찍일찍 다녔다. 여자는 저녁으로 뭘 먹을지 생각했고, 지금 자신의 모습이 어떨지도 생각했다. 항상 하는 생각이었다. _15p.

스웨덴 최남단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한 여성이 실종되고, 사건은 국가범죄수사국 살인 수사과 베크에게 맡겨진다. 그가 이렇게 먼 시골마을까지 파견을? 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이 마을에 수년 전 '로재나' 사건 범인이 실종 여성의 이웃에 사는 사람이라는 것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드러내놓고 범죄를 저지른다고? 하지만 진술이 두루뭉술 의뭉스럽기만 한 벵트손의 진술이 더욱 의심을 살 뿐이다. 함께 사건 현장에 파견된 콜베리는 사건을 수사하면서 자신의 직업과 경찰 사회에 대한 딜레마에 빠지고, 이 사건이 해결되기도 전에 '경찰 살해자'라는 사건으로 파견된다. 빈집털이범이 경찰을 총으로 쏘고 2명중 한 명은 즉사, 한 명은 도주한 사건이 이슈화되며 <경찰 살해자>의 두 사건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았던 사건은 범인 검거를 위한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의 실마리 획득!!무심한듯한 콜베리의 활약 멋졌어!) 특이 이번 시리즈에선 스웨덴 사회의 타락과 경찰 조직의 실태를 날카롭게 공격하며 베크와 콜베리가 서로 다른 길을 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제 베크 시리즈는 단 한 권만을 남겨 놓고 있는데, 콜베리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인가? 이전작에 비해 살짝 힘이 빠진 듯한 모습이었던 베크의 활약은 다음 권에서 대 서사의 막을 내릴 것인가...!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활약으로 페이지가 넘어가는 건 정말 휘릭휘릭. 어떻게 추리해도 참 독창적인 추리과정과 결말을 보여주는 마르틴 베크 시리즈. 9번째 이야기로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로재나>, <연기처럼 사라진 남자> <발코니에 선 남자> <웃는 경관> <사라진 소방차> <폴리스, 폴리스, 포타티스모스!> <어느 끔찍한 남자> <잠긴 방>에 이어 아홉 번째 시리즈인 <경찰 살해자>.

'북유럽 미스터리의 원점', '경찰 소설의 모범'이라 불려온 마르틴 베크 시리즈는 최근 추리, 범죄소설들이 잔인하고 잔혹한 묘사들에 피로함과 불편함을 느꼈던 이들에게 아날로그 한, 지적 유희를 느껴볼 수 있는 시리즈가 될 것이다.

법치라는 단어는 이미 썩을 대로 썩은 단어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입에 올리기를 꺼리거니와 누군가 진지하게 저 말을 하는 걸 들으면 놀라서 입을 헤벌렸다. 스웨덴에 법이 있는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정부와 체제가 법을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늘 그렇듯이 시민들만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_158p.

사법제도 내부의 소통은 보통 지루하고, 장애가 많고, 각종 서류 작업과 관료주의적 요식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가끔은 그 과정이 아예 없는 듯했다. 누군가 전화를 들고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하면 그만이었다. _208p.

콜베리는 가끔 자기 삶에서 아내와 아이들만이 유일하게 정상인 것처럼 느껴졌다. 그밖에는 세상이 경찰관과 범죄자로 가득한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이만큼 겪어온 지금, 두 부류에 대한 그의 감정은 도토리 키 재기 수준으로 똑같이 나빴다. _215p.

카스페르는 자기 삶이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스웨덴의 다른 많은 젊은이들이 그렇듯, 그는 사회적 지위와 물질적 부만이 개인의 가치를 재는 잣대인데다가 젊은이들에게 정직하고 비교적 보람찬 일자리를 제공하지도 못하는 사회질서에 아무런 충성심을 느낄 수 없었다. 죄의식의 문제는 이렇게 해소되었고, 이제 그는 다른 많은 또래들과 같은 의견을 품고 있었다. 자신은 시민들에게 거짓과 기만을 주면서 그들에게 연대감을 요구하는 이 염세적 정치체제에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게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그는 또 부끄럽게 여겨야 할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 나라의 운영자들이라고 생각했다. _331p.

그는 확인이 들지 않았다. 스웨덴은 법치국가라고 하지만. 그가 보기에 법정은 죄 없는 사람들에게는 가혹한 벌을 내리면서 시민들의 돈과 노동과 생명을 빨아먹는 진짜 범죄자들은 처벌하지 않았다. 그들의 수법이 합법적이라는 이유로. _382p.

#엘릭시르 #마르틴베크시리즈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소설추천 #추천소설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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