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포토 - 상상을 담는 창의적 사진 강의 노트
크리스 오르위그 지음, 추미란 옮김 / 정보문화사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사진을 찍는 방법은 중요치 않다!

당신의 사진은 누구에게, 어디서 영감을 받는가?

 

 

어린시절 집에 있던 수동 필름 카메라는 귀한 재산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우리 형제를 데리고 외출하실때면 꼭 카메라를 챙기셨던 아빠는 어디에서든 우리 형제들을 사진으로 남기는걸 좋아하셨고 우리가 다 장성한 지금은 앨범속 우리의 사진들을 가끔 들춰보시며 그 시절 이야기를 해주시곤 한다.   이렇게 카메라를 통해 남은 사진들은  지나간 시간, 그 시절의 모습들을 추억하며 이야기 할 수 있게 해준다.  전문가스럽진 않지만 아빠가 찍어주신 우리의 사진들은 사랑이 담겨있어서 인지 여느 전문가가 찍은 사진보다 더 마음에 들고 작품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진이 내게 가르쳐준 교훈이 하나 있다면 바로 인생이 짧다는 것이다.  나는 카메라를 이용해 인생 시간이라는 프레임을 늘리고 천천히 가게 한다. /p128

  

 

책의 저자인 '크리스 오르위그'는 사진의 시작은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면서부터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둘이 만나 아이가 생기고 그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담기 위해 '사진'만한 것이 있을까?  모 카메라 광고에도 카메라의 무게에 비해 추억을 담는건 지극히 가벼운 일이라고 이야기 한다.  조카도 있지만 아이가 성장하는 속도는 정말 하루가 다르고 그 순간들을 담기에 카메라의 성능이 조금 아쉬울때도 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들을 이쁘게 담기엔 어느 정도의 기술이나 기능이 필요한 것 같다.)  휴대성이 용이한 포켓 카메라, 포켓 카메라와 DSLR의 기능을 모아 만든 미러리스, 그리고 DSLR 등 카메라의 종류도 다양해졌고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관심이 있는 이들은 한 두 종류 이상의 카메라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그만큼 사진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 많아졌고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는 '사진작가'가 아니라 하더라도 느낌이있는, 또는 감성적인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아지게 되었다.   나도 일상적인 사진이나, 조카님 사진, 음식, 카페사진등등 일상속의 사진찍기를 즐기고 있기에 사진에 관련된 책에 관심이 많았다.  국내에도 해외 유명 작가들의 사진전이 자주 열리기도 하고, 국내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의 전시회도 크고 작게 이루어 지고 있는건 사진이 '작품'이기보다 우리곁에 가장 가까이 보고 느낄 수 있는 일상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당신의 상상력을 넓히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열심히 찾아본 수 더 적은 것으로 더 많은 것을 말하는 사진을 찍어보자."  /p24

 

아름다운 빛, 색깔, 내용은 모든 곳에 존재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지는 못한다.  /p64

 

여행은 우리에게 떠나 보낼것을 가르친다.  사실 여행 하나하나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가르치는 훈련장이다.  /p233

 

 

 

단순히 사진에 대한 구도나, 테크닉을 설명하는 책일거라 생각했는데 사진에 대한 철학, 심상, 스토리, 삶 등을 이야기하듯 편하게 풀어가고 있다.  사진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편하게 사진찍는 이의 이야기를 읽어가는 듯한 이야기 그리고 이야기와 함께 실린 사진들은 한 권의 사진 에세이를 읽는듯한 느낌이었다.  캘리포니아의 산타바바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진학교인 Brooks Institute에서 학생들에게 강의 중이며 저명한 포토그래퍼이기도 한 저자는 사진작가라기보다 글을 쓰는 작가같다.  사진이 단순한 '기술'이 아니며 찍는 대상을 바라보는 창의적인 시선과 느낌을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동안 카메라에 대한 불편만 해왔는데 나도 이런 생각을 하며 찍었던가?  그냥 사물을 카메라에 담는데만 급급했던건 아닌가? 하고 생각해보기도 했다. 

 

 

사진을 찍기에 앞서 기본적인 장비의 준비와 사진을 찍고자하는 대상에 대한 준비,마음가짐도 필요하다는걸 배우게 됐다.  필름카메라가 아닌 디지털카메라가 대중화되면서 많은 영상을 순식간에 담을 수 있지만 그 많은 자료중에서 마음에 드는 한 컷을 고르기위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하는 것이다.  그보다 원하는 한 컷을 위해서 찍기전에 상상을 해보고 구도를 잡아보고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한건 비단 전문가뿐이 아니라 사진을 즐기는 이들에게도 필요한 자세일것 같다.   책은 세개의 큰 챕터로 구분되어 있고 하나의 단락이 끝날 때마다 워크숍 과제란을 만들어 두어 사진에 대해 더 연구해보고 싶은 이들을 위해 상세한 사이트와 자료, 방법들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복잡하고 다양한 테크닉보다 창의적인 시선이나 도구나 장비에 의존하지 않는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이의 시선에 따라 달라지는 사진이야기는 읽는동안 두근거리며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그동안 사진은 장비가 80%이상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생각해보면 여행지나 일상에서 찍은 사진들은 작은 똑딱이 카메라였고 그 역할을 충실히 왔는데 장비가 좋으면 물로 좋겠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카메라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동안 너무 내 개인적인 취향이나 관심사 위주로 사진을 찍었던건 아닐까?  어린시절 아빠가 우리 형제들을 기록으로 남겨주셨던 것처럼 나도 부모님 사진을 찍어드려야겠다.   사진을 찍으며 다양한 주변의 팁들을 이용해 촬영하는 가이드를 비롯 사진찍는걸 즐기는 이들, 또는 전문적인 사진찍기를 꿈꾸는 이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되어 줄 것 같은 책이었다.

 

 

우리는 뭔가를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그 아름다움을 포착하고 싶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사진에 찍히는 대상도 늘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쉽게 잊어버린다.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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