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 차별, 처벌 - 혐오와 불평등에 맞서는 법
이민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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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차별처벌 #도서협찬


혼자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사람들 틈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노숙인이나 장애인, 이주 노동자, 성 전환자가 극단적인 고통을 받는 사회에서, 국민의 대다수가 피해 의식과 좌절감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어느 계층에서나 불평등이 만연한 환경에서 혼자만 초연하게,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리 없다. 온 세상이 울고 있는데 그 비극이 나만 피해 갈 리도 없다. _199p.


이 책을 읽기 전 '차별 금지법'에 대해 찾아보았다. 우리나라에선 2007년, 2010년, 2012년 3차례에 걸쳐 입법을 시도했으나 모두 무위에 그치고 말았지만, 2021년 국민청원 10만 명 동의를 얻으며 자동 회부되었다고 한다. '차별 금지 법안'을 반대하는 이들과, 이 법안이 통과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에서 유년 시절과 학창 시절을 보낸 저자 이민규는 소송 전문가로 주로 차별 금지법 관련 소송을 다루거나 다국적 기업의 법률 자문을 하며 미국과 한국에서 경험한 차이와 차별에 대한 질문과 생각을 세상에 내놓았다.


자신의 생각을 펼치기에 앞서 끊임없이 질문하며 자신의 생각과 실제 있었던 일들을 배경으로 풀어낸 이야기는 '차이, 차별'에 대해 쉽게 이해되면서도 한편 '차별'이라는 것이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님을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는 일상에서 성별, 나이, 지역, 학력, 성 정체성, 인종, 종교 등 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당했거나 행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으며 차별에 익숙해져서 인지하고 있지 못했거나, 나도 알게 모르게 능숙하게 차별을 행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기도 했다. '차별'이 사회의 결속을 방해하고 평등의 가치를 훼손하는 게 분명하다면? 무엇보다 개인의 존엄성을 해치게 된다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차별이 왜 발생하고, 어떤 사회 문제를 낳고 있으며, 어떤 대응이 필요한지까지, 다양한 사레를 들어 차별 문제에 관한 거의 모든 쟁점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 이 책의 안내에 따라차별의 개념을 하나하나 검토해 나가다보면, 차별에 관한 섬세한 판단 기준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_#홍성수 교수 추천사


차별금지법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성적 지향성, 출신 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언어 등을 이유로 고용, 교육기관의 교육 및 직업훈련 등에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법률.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2010년, 2012년 등 3차례에 걸쳐 차별 금지법 입법을 시도했으나 모두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하지만 2021년 6월 14일 차별 금지법 제정 청원이 국회 국민 동의 청원 10만 명의 동의를 얻으면서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에 자동 회부됐다. 2021년 6월 21일 국회에 따르면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평등에 관한 법률안’과 장혜영 정의당 의원의 ‘차별 금지 법안’에는 기업에서 채용이나 처우 등의 기준이 되는 학력, 고용 형태 등으로 인한 차별을 금지하는 규정이 포함됐다. [네이버 지식백과] 차별금지법 (한경 경제용어사전)


동시에 조금 섬뜩한 의심이 든다. 인간은 긴 역사 동안 수많은 분류 기준을 만들어왔고, 분류 기준을 근거로 한 차이를 이유로 폭력과 억압을 멈추지 않았다. 이 같은 흐름이 완전히 역전된다는 것이 과연 현실성이 있을까? 시대에 따라 폭력과 억압의 대상만 변화할 뿐, 내면 깊숙한 곳에 내재되어 있는 외집단을 범주화하고 일반화하고 더 나아가 비인간화하는 본성이 단기간에 교화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근본적으로 인간은 차이를 발견하고, 그 작은 차이로 차별하는 것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 없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극적인 변화는 이미 이루어졌기 때문에 정말 뿌리 뽑기 어려운 지질하고도 근본적인 문제만 남은 것은 아닐까? _47p.


세상에는 많은 차별이 존재한다. 사람이라면 언제 어디에서나 차별을 하고, 또 차별을 당한다. 그중에는 차별이라고 알아채기조차 어려운 선량한 차별도 있고, 즉각적으로 불쾌감이 드는 불량한 차별도 있으며, 차별인 듯 차별이 아닌 듯 애매한 느낌이 스치는 이상한 차별도 있다. 무엇이 차별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일까? _121p.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통치는 이 땅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는 흑인을 위해 왜 이토록 싸워야 하는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링컨이 한 말이다. 법치국가에서 법의 통치를 받는 우리에게도 링컨의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 책의 시작에서 말했듯이, 차별에 관한 논의는 '우리'에 대한 물음과 맞닿아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에는 다음 과같이 기재되어 있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헌법 제11조에는 다음과 같이 기재되어 있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이 약속을 실현시키는 차별금지법은 '우리의, 우리에 의한, 우리를 위한 법'이 될 수 있다. 바로, 지금, 여기에서 말이다. 그 주인공은 단연 우리이다. _19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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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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