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건 많을수록 좋아
김옥선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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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설레는건많을수록좋아


아빠는 행복하게 살다 갔을까? 후회하진 않을까?

살아생전 아빠는 늘 나중에 즐기면 된다고 말했다. 오빠 군대 제대하고, 내가 대학에 가고, 너희들이 결혼하면, 나중에 정년 퇴임하면, 손주들 안으면, 나중에 준비가 다 되면, 나중에. 나중은 없고 완벽한 준비란 없다. 그저 미완성된 오늘이 반복될 뿐이다. 식탁에 놓인 아빠의 안경을 보면서 내 삶의 방향을 정했다. 후회 없는 삶을 살겠다고. _ #prologue


제약이 많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막연했던 이십 대 초반, 우연한 계기로 만나게 된 더티와 그래쓰는 훌쩍 떠났던 여행으로 자신들이 정말 즐기며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고 했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 열심히 일했지만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했고, 훌쩍 떠났던 여행지에서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며 할 수 있는 일을...


다음에, 나중에 하며 미루기만 하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삶을 보며 '지금의 삶'을 행복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자고 생각한 그녀들의 여행은 매 순간이 소중하고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들의 친절, 아름답게만 보였던 사진 속 여행지의 현실은 너무도 달랐다. 그렇게 몇 년을 신나게 유튜버 여행자들로 활동하다 번아웃이 왔다. "내가 왜 여행을 가야 하지?" 엎어진 김에 쉬어가라 했던가? 그즈음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며 해외여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유튜버 '여락이들'로 활동 중이기도 한 이들의 영상을 책을 다 읽고서야 찾아보게 되었는데, 어쩜! 책을 읽을 때의 느낌과 다르지 않아서 활자들이 영상으로 살아움직이는 느낌였달까? 올여름 유독 뜨거웠던 그들의 여행이야기 <설레는 건 많을수록 좋아>를 읽으며 여권을 준비 중인 그들의 최신 영상을 보며 '곧 새로운 여행이야기를 영상으로 볼 수 있겠는걸?'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요즘, 이렇게 책으로나마 읽을 수 있는 여행 에세이가 있어 고맙고 감사한 계절, 여행에 목마른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통통 튀는 여행 에세이다.


여전히 부족한 우리는 여행을 통해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_100p.


"기사님은 돈을 버는 이유가 뭐예요?"

갠지스강 근교에 도착해서 땀을 비 오듯 흘리는 기사님을 보니 나도 모르게 이런 질문이 튀어나왔다. 실례가 되는 질문인 것 같아 노심초사하고 있을 때 생각하지도 못한 대답을 들었다.

"나의 좋은 죽음을 위해서." _139p.


누구나 완벽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런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건 편하다. 지금도 해결되지 않는 어떤 상황에 불만이 생기면 '저 사람은 저렇게 하는 게 더 좋은가 보다'라고 생각하며 넘기려고 한다. 그러면 마음이 자유로워진다. 자유로움은 파리가 가진 가장 큰 예술성이자 에펠탑의 상징이다. _170p.


여행을 떠나야 하는 이유를 잃어버렸다. 나도 내가 왜 여행을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매번 이유를 그럴싸하게 만들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전혀 모르겠다. 현실이 너무 싫어서 벗어나고만 싶었다. (···) 22살의 나로 돌아가 그토록 힘들어하던 주방 한가운데에 서 있는 것만 같았다. _284p.


"나는 불편한 게 좋아."

"불편한 게 왜 좋아요?"

"안 불편하려면 무조건 해내야 하잖아. 그것도 빨리."

(···) 그래. 나는 그래서 여행이 좋았다. 여행지가 좋은 게 아니라, 여행지에서 겪는 모든 과정이 좋았다. _294~295p.


#여락이들 #김옥선 #여행에세이 #상상출판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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