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가격
가쿠타 미쓰요 지음, 박성민 옮김 / 시와서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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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소소한 물건이라도 우리가 사는 것들

하나하나에는 스토리가 있다.

추억이 있다.

가쿠타 미쓰요의 <종이달>을 재미있게 읽었고, 최근 김신회 작가의 책을 연달아 읽다보니 작가님이 애정하는 가쿠타 미쓰요의 에세이가 궁금해졌다. 소비에 관한 에세이 같은데, 제목도 책표지도 너무나 취향이었단 말이지. 하나의 물건을 구입하는데 드는 마음과 생각은 '매진임박'이란 글자에 덜컥 결제부터 해버리고 마는, 쓰임을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쟁여두고 보는 나의 주변을 돌아보게 된다. 카드결제 예정 금액을 보고 눈이 휘둥그래졌다.(자잘한 돈이 모여 눈덩이가 되는구나, 아주 큰 대형 눈이..)

스토리가 있는 가계부를 들여다 보는것처럼 유쾌했던 글은, 물건 구입할때마다 짧은 에세이를 써볼까? (그럼 규모있는 지출을 좀 하려나?) 저자의 이야기처럼 사랑하는 사람과는 헤어지기도 하지만, 돈은 죽을때까지 헤어질 수 없으니 돈이 나에게 해주고 있는 것들에 대해 기록해가며 알아보는 것도 좋을것 같는 생각이 들었던 글이다.

삼십 대 때 쓴 돈 역시 분명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 내게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아직은 그것을 느끼지 못하지만, 마흔도 중반을 훌쩍 넘긴 어느 날 문득 알아차리겠지.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그때 아무 데도 돈을 쓰지 않아 통장에 잔고만 이상하게 쌓여 있는 것이다. ...(중략)... 진정으로 풍요롭다는 건 통장에 돈이 얼마 얼마 있다는 게 결코 아니라는 걸, 그 사람을 보며 알았다. 그렇게 내면이 가난한 채로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 나는 정말 두렵다. _195p.

돈을 쓰는 그 순간에는 마음의 균형을 되찾은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해방 되는 것도 아닐뿐더러, 돈의 효력을 (머리가 아니라)감각으로 알아버리면 끝이 없게 된다. _200p.

좋든 싫든 우리는 평생 돈과 사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사실을 새삼 깨닫고 나는 잠깐 멍해졌다. 죽도록 사랑했던 사람과도 헤어지는 일이 있지만, 별로 좋아하지 않는 돈과는 끝까지 사귀어야 한다. ...(중략)... 우리가 돈을 쓸 때는 물건과 함께 다른 무언가도 분명 손에 넣는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물건이 아니라 그 다른 무언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_ #작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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