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뭐하자는 인간이지 싶었다
이랑 지음 / 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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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다! 제목이 눈길을 끌어 출간 때부터 눈여겨보던 책이었는데, 이상하게 손은 가지 않아서 미루고 미루다 올여름에야 읽게 된 <대체 뭐 하자는 인간이지 싶었다>. 아마 요즘 내 마음 같기 때문일까? (당최 읽는 책마다 내 마음 같은 거라...)

그녀의 이력을 보면 예술가가 아니었다면 뭘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17세에 가출 겸 출가해서 일러스트레이터, 만화가로 일을 시작. 대학에 진학해 영화 연출을 전공하고 재학 중 취미로 음악을 만들기 시작해서 영화, 음악, 그림 그리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는데 하나 더 추가해서 글도 출간한 이랑.

겪어도 겪어도 나란 사람은 뭔가 되게 크게 잘 못된 것 같아.

그녀의 글은 현재의 자신이 과거의 자신을 보며 이야기하는 고백 같기도 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어정쩡하게 눈치 보고 주변 상황에 맞춰 살다 보니 지금의 나이가 되어버린 사람이(나?!) 아닌, 자신이 욕망하는 대로 살아보고 후회도 해보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저자의 내면은 누구보다 단단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기도 했다.

이렇게 농밀하고 깊게 자신을 들여다본 이야기는 아마 최근 들어 유일한 글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다만 글의 취향이 나의 성향과 달라서 그녀의 이야기에 빠져들지 못하고 주변만 맴돌다 마음에 드는 몇 문장을 건져내기만 했다. 나를 들여다보며 글을 쓴다면... 어떤 글을 쓸 수 있을까? 어떤 이야기를 쓰게 될까?

72p.

평소에 내가 느끼는 나의 상태. ‘왜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인생을 흘려보내고 있지?’ 하며 스스로를 바보같이 여기는 상태. 만드는 과정에서도 힘든 부분이 많았을 텐데 그건 잘 기억이 안 난다.

201p.

내가 언젠가부터 하지 않게 된 것들을 떠올려보았다. 배를 잡고 크게 웃는 것, 뛰는 것, 그리고 춤을 추는 것이었다. 그것들만큼 아름다운 게 세상에 또 있던가 싶다. 그 아름다운 것들을 계속해나가는 사람들이 한없이 부러웠다.

210p.

내가 나를 너무 들여다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나만큼 자신에 대해 생각할까? 사람들은 자기에 대해 얼마나 생각하면서 살까. 나는 나를 위해 노래도 지어 부르고, 나를 그리고, 나에 대해 이렇게 글도 쓰고, 일기도 쓰고, 트위터도 하고, 인스타그램도 하는데 말이다. 때로는 나에 대해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기도 하고 말이다. 나는 나로 사는데 프로페셔널한가?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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