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속기사는 핑크 슈즈를 신는다
벡 도리-스타인 지음, 이수경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백악관 속기사는 핑크 슈즈를 신는다>는 2012년 우연히 백악관 속기사가 되어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2017년 1월까지 써 내려간 글이다.

5개의 아르바이트를 뛰며 근근이 삶을 살아가던 여성이 우연히 발견한 구인공고를 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했는데 백악관 속기사로 근무하게 되었다!? 백악관이라니!! 정치에 관심이 없던 나도 조금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오바마 대통령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지극히 인간적이면서도 유쾌하고 따뜻한 대통령에 대한 묘사는 언론에 보이는 모습 그대로, 아니 그보다 더 정이 가고 멋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악관에서 역사를 만들어가는 이들과 함께한 벡의 일상은 때론 시트콤 같지만 자신의 일에 있어서 만큼은 ‘프로’인 사람들이 모인 곳. 백악관에서 대통령을 보좌하고 그와 함께 정치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는 가장 비밀스러운 장소에서 벌어지는 리얼한 이야기는 그 어떤 정치 이야기보다 매력적이었다. 일에 관한 이야기만 이었다면 지루했겠지만, 이십 대인 저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정치의 한 복 벡 사진의 로맨스는 너무 솔직한 거 아닌가? 소설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매력적인 남자들과의 ‘썸’. 그중 괜찮은 사람도 있었단 말이다! (뭐, 연애란 게 그렇지. 쩝! 내 눈에 씐 콩깍지는 나만 모르는 법이니까..). 하지만.... 몇 년이나 계속되었던 제이슨과의 관계는 마지막까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당최 제이슨이란 인물이 궁금하다!!!)

놀랍게도 벡은 한국에서의 두 해의 여름을 보냈다. 두산 베어스를 응원하고, 사찰들을 구경하고, 코엑스 몰에서 길을 잃어보기도 했으며 한강변을 달리는 사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지냈던 시간들을 추억하고 있었으며 이 책에는 수록되지 않았지만 2014년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방문 때 에어포스 원을 도착해 그랜드 하얏트 호텔 객실에서 서울의 풍경을 감상하며 지난 서울 생활을 추억하기도 했다고 한다.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라고 자조한다 해도 이 얘기는 요란스러운 정치 한복판 사이, 성장에 관한 얘기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백악관 판이라고 해야 하나. - 백영옥

이십 대에 백악관 속기사로 세계를 누비며 주요 자리에 함께 했으며, 오바마 대통령과 러닝머신 옆자리에서 뛰었던 백 도리-스타인의 에세이 무겁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 생각은 접어두시길,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담은 이야기는 통통 튀면서도 오바마 정부에 대한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풀어가고 에피소드가 다양한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생동감있게 재미있는 글이다. 대중교통 이동중엔 자제를...정신없이 빠져들지도 모른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123p.

‘꿈꾸던 삶을 산다’는 말은 백악관 세계의 생활을 표현하는 우리만의 은어 같은 것이다. 놀랍고, 스트레스 넘치고, 피곤하고, 낙담할 때도 많지만 내가 누구 밑에서 일하는지, 무엇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떠올리는 순간 그 모든 게 감내할 만한 것이 되는 그런 생활. 그리고 ‘꿈꾸던 삶을 살고 있어’라는 말은 친구나 가족에게 보내는 이메일에‘지금 당장 누군가 날 도와주지 않으면, 5분이라도 쉬지 못하면, 지금 당장 커피를 마시지 못하면, 일주일 동안 휴가를 떠나지 못하면 조만간 누구 한 명 죽일지도 몰라’라고 쓰고 싶을 때 대신 쓰는 말이기도 하다.

146p.

얼마 후 포터스와 정예 군단이 캘리포니아로 날아간다. 동행한 나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한 호텔 헬스장의 러닝머신 위에 있다. 내 왼쪽 옆에는 포터스가 뛰고 있다. 나는 속도를 좀 더 내다가, 이 나라 대통령이 2미터도 채 안 되는 거리에 있는데도 처음으로 긴장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는다.

203p.

“벡, 잊지 마. 인생에서 변하지 않는 유일한 건 모든 게 변한다는 사실뿐이란걸.”

226p.

“우리는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단락을 올바로 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인생은 짧고 이 세상은 넓다. 그의 말대로 우리는 ‘지금 쓰고 있는 단락을 올바로 써야’한다.

424p.

인생에서 보석 같은 일들은 기대를 안 하고 있을 때 느닷없이 찾아오는 것 같다.

439p.

“엉뚱한 일로 상처받으며 살기에 인생은 너무 짧아. 너를 올리는 사람들에게 네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마. 그들에게선 네가 바라는 걸 얻을 수 없어. 그러는 사이에 즐겁고 소중한 시간만 놓치게 돼. 내가 하고 싶은 얘긴 그거야.”

포터스(POTUS,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의 약자)로 백악관에서 일하는 이들이 대통령을 칭하는 약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