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컷 : 북디자이너의 세번째 서랍
김태형 외 지음 / 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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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은 심장에 남고,

좋은 '책 디자인'은 오래 책장에 남는다.



   언제부터인지 책의 내용보단 책표지를 보고 책을 선택하는 비중이 더 높아지고 있다.  책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책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건 책표지.  제목, 책표지, 그리고 책표지 겉에 있는 간략한 정보만으로 책을 선택하게 된다.  일단 책에 대한 인상을 좌우하는 게 책표지이기 때문에 책을 선택하는데 영향이 크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사실 책의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책표지가 비호감이라면 손이 잘 가지 않는 게 사실이다.  소장하고 싶은 글이지만 책표지가 정말 개인적인 취향이 아니라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표지를 씌워 새로 포장하기도 했다.



원고의 내용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독자의 취향이나 수준을 고려하는 것은 쉽게 공감을 얻고 객관적인 결과를 낼 거라는 확신을 준다.  하지만 디자인의 지향점이 늘 그것에만 머물러 있다면 다양성과 유니크한 효과를 포기해야 하는 위험도 있다.  출판디자인은 낯설고 독창적인 해석보다는 정보의 안정성에 의존하는 부분이 크지만, 디자인이 기여할 수 있는 효과는 그것을 포함해 보다 다양하고 규정할 수 없는 범위까지 확장이 가능하다.  독자들이 호기심을 갖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와 독창적인 해석을 향유할 기회를 주는 것도 때로는 필요하다. /p30~31 #김태형

우리는 책의 인상을 정하는 사람들이다.  단순한 텍스트의 반영이 아니라 자신만의 시각언어로 재해석해 얼마든지 작가적인 입장이 될 여지가 많은 직업이다.  이미 그 지점에 가 있는 몇몇 디자이너들은 시장을 따라가기보다 자신을 인정해주는 출판사들이 찾아오도록 만든다. /p093  #김형균


책을 읽으며 가끔 궁금했다.  우리 손에 들어오기까지 최종 책표지의 작업은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질까?   우리 손에 들어오기까지 책표지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디자이너들의 인터뷰 형식의 글과 정식 출간된 책표지 이전의 B 컷들도 볼 수 있는 B cut ; 북디자이너의 세번째 서랍 은 종이책이 우리 손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여행하듯 이야기하고 있다.   책의 스토리와 제목에 맞춰 디자인을 만드는 과정, 하지만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B컷 책표지들은 작가들에게 더 애틋하지 않을까? 북디자이너 7인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한 권 한 권의 책이 애틋하다.



헬무트 슈미트가 이런 말을 했다.  "타이포그래피는 들려야 한다.  느껴져야 한다.  체험되어야 한다."  이 말을 몇 년 동안 책상 앞에 붙여놓았던 시절이 있다.  타이포만으로 이런 결과를 얻는다면 책이 가진 메시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하는, 가장 매력적인 수단이 된다.  그러니 북디자이너로서 타이포그래피에 욕심을 내지 않을 수가 없었다.  /p197  #송윤형


개인적으로 종이책도, 전자책도 읽고 있지만 비중은 아직 종이책이 더 많은 편이다.  휴대성은 전자책이 압도적이지만, 아날로그적인 감성과 '읽는다'는 행위 자체는 활자를 읽고, 책장을 넘기고, 밑줄을 그으며 단어와 문장을 상상하며 읽는 건 종이책이어야 하는 이유가 되어준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종이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하는 매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2019년의 첫 책 읽기, 어떤 책을 읽을까 고심하다 읽었던 B cut 관심분야가 아니어도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꽤 흥미 있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라 생각된다.  2019년 다양하고 재미있는 책과 책표지들을 만나볼 수 있기를...



간혹 전자책이 출현했기 때문에 곧 종이책이 없어지고 말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하지만 나는 독자들이 느끼는 책이라는 물성을 하나의 기계가 대신할 수는 없을 거라고 믿는다.  인쇄물로서의 책을 '읽는다'는 행위에서 오는 공감각은 매력적이다.  손끝으로 책의 구석구석을 만지고, 종이의 냄새를 맡고, 눈으로 글자의 모양을 더듬고, 단어를 이해하고, 이야기를 직관적으로 상상하는 일, 문장 곳곳에서 자신이 직접 체험한 기억을 꺼내 감각을 되살려보는 일을 하게 만드는 것이 독서다.  뿐만 아니라 책 안에서 가슴을 울리는 문장을 만나 감동에 젖기도 한다.  이런 매력은 단말기와 전자책 콘텐츠라는 매체의 합으로 충족될 수 없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종이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p338  #이경란

여기 모인 7인의 아티스트가 뿜어내는 더운 열기가

우리 출판계에서 얼마나 샘물이며 절박한 희망의 역할을 하는지

책을 좋아하는 우리가 조금은 알아야 할 것 같아서,

미처 운을 만나지 못한 책의 표지들을 여기 한데 모아놓는다. /이병률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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