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되면 떠나고 또 돌아오는 철새의 마음이 이럴까?
돌아오면 포근하고, 그러다 어느 순간 떠나게 된다.
알라딘 서재는.
서재가 생기기 훨씬 전부터 외부에 블로그를 차려놓았었고,
그 블로그도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디지털유목민이지만,
그래도 없애지 않고 종종 발자국 남기는 곳은 이곳, 서재.
12월이 되니 지난 시간동안 어질러놓은 공간들을 돌아보게 된다.
서재도 그 중 한 곳.
작년에 새롭게 일하기 시작한 곳은 이제야 적응이 될 만하고,
지난 1년동안 책을 사기는 커녕 읽을 시간도 없었는데,
12월이 되니 슬슬 책들이 눈에 들어온다.
나의 책읽기 가장 좋은 계절은 여름이건만,
올 여름은 그러지 못했다는 게 아쉽다.
아무튼 최근 보고 싶은 책들을 마구 사들이는 통에
하루가 멀다하고 택배가 오니 엄마가 매우 싫어하신다.
"너 또 병 도졌니?"
이사오고 나서는 딱히 얼굴 알고 지내는 택배 아저씨가 없었는데,
2주동안 책 주문을 5번 정도 하니까
이젠 아저씨가 전화도 없이 내가 있는 시간에 맞춰 배달을 해주신다.
활자중독이라기보다 그저 책소유욕이 큰 인간이라,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책도 기어코 구매하는 나란 인간.
그래놓고 급전이 필요하면 홀랑 되판다. 풉!
아무튼 최근 이것저것 책을 왕창 사들이면서
다시금 알라딘에 발을 붙이고 있는데,
마음에 드는 글을 쓰는 서재인들이 눈에 띈다.
얼른 즐겨찾기해두고 수줍게 엿보는 중.
원래 예쁜 글을 쓰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L님은
바쁘신지 잘 안 보여서 슬픔슬픔.
둘러보다보니 알라딘에서 리뷰대회를 한다.
처음 리뷰대회한 게 언제더라?
2007년이던가? 기억이 안나네.
아무튼 그 즈음에는 백수여서 리뷰대회 할 때마다
나름 의욕적으로 참가를 했었는데,
그 이후로는 다른 좋은 리뷰 읽기도 바빴던 것 같다.
(올해가 9회째인걸 보니 2005년에 시작했던 것 같다.
관련 링크 :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book.aspx?pn=201312_review&start=main)
오늘 보다 보니 이번 리뷰대회는
지정 서적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변화인 것 같다.
작년까지 후원하는 출판사의 책만 해당되었던 것 같은데,
올해는 알라딘에 등록된 책의 리뷰라면 다 된다고 하니
왠지 의욕이 충만해진다.
오호라, 그렇다면 나도 한번?
이래봤자 시간 지나면 흐지부지해지겠지만.
아무튼 모처럼 책읽고 글쓰고 싶어지는 때이다.
이러다 어느순간 또 휙 날아갈테지.
못된 철새의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