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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I
아트 슈피겔만 지음, 권희종 외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199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너무도 잘 알려져 있는 책인니까. 내가 이 책을 주목하는 이유는 작가가 자신의 부모를 다루는 방식이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작가의 아버지를 미워할 수도, 좋아할 수도 없다는 이중적인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왜 세상은 저런 사람을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하지만 그것 또한 세상이 아닌가? 살아 남는 것은 위대하거나 훌륭하거나 착하거나 하는 것과는 아무 관계도 없다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의 작가를 또 다른 절망에 빠뜨리는 문제인 것이다.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나온 자신의 아버지, 그 아버지를 존경하고, 항상 부채의 감정을 느끼지만 막상 그 아버지 앞에 서면 너무나 큰 혐오만을 느끼는 작가, 그 심정 이해할 듯 싶다. 그것은 바로 왜 독일인들은 유태인들을 죽였을까 하는 질문과 함께 우리가 이 세상에 대해 반드시 던져야할 질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