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창해ABC북 1
장 루이 스파르몽 외 지음, 김주경 옮김 / 창해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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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이런 책을 아름다운 책이라고 부르고 싶다. 책을 읽는(읽는다는 말이 적합하기나 한걸까?) 내내 목마름을 느꼈으나 집에는 단 하나의 맥주도 없었다. 결국 맥주를 사 올 수 밖에. 생각해보면 그렇게 죽도록 맥주를 많이 마시는 나라에서 제대로 된 맥주책 하나 없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하긴, 늘 같은 맥주, 그것도 맛없고 싼 맥주만 좋다고 마셔대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국민성을 생각해보면 굳이 책이 나올 필요까지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이제 우리도 무엇인가를 음미하며 먹을 때가 된 것 같다. 왜 우리는 유럽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맥주는 없는 걸까? 민속주가 있지 않느냐고 하실 분이 있겠지만 모르는 소리. 맥주가 우리나라에 들어온지도 어언 백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이래도 맥주가 남의 것이기만 한 것일까?

좋은 맥주 집에서 이 책을 읽고 싶은 소망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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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I
아트 슈피겔만 지음, 권희종 외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199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너무도 잘 알려져 있는 책인니까. 내가 이 책을 주목하는 이유는 작가가 자신의 부모를 다루는 방식이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작가의 아버지를 미워할 수도, 좋아할 수도 없다는 이중적인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왜 세상은 저런 사람을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하지만 그것 또한 세상이 아닌가? 살아 남는 것은 위대하거나 훌륭하거나 착하거나 하는 것과는 아무 관계도 없다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의 작가를 또 다른 절망에 빠뜨리는 문제인 것이다.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나온 자신의 아버지, 그 아버지를 존경하고, 항상 부채의 감정을 느끼지만 막상 그 아버지 앞에 서면 너무나 큰 혐오만을 느끼는 작가, 그 심정 이해할 듯 싶다. 그것은 바로 왜 독일인들은 유태인들을 죽였을까 하는 질문과 함께 우리가 이 세상에 대해 반드시 던져야할 질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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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말할 것도 없고
코니 윌리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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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재미있는 책을 읽고 싶을 때가 있다. 영화로 치자면 인디아나 존스같이 한 번 보기 시작하면 결코 놓을 수 없는 그런 책 말이다. 개는 말할 것도 없이를 읽은 사람들의 서평은 나로 하여금 그러한 기대를 가지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다 읽은 지금 별로 그런 의견에 동조하고 싶은 마음은 아니라는 것을 밝혀두고 싶다. 다행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는데 그렇게 느끼는 것이 이 책의 번역 때문은 아니라는 사실은 그나마 위안이 된다. 번역 때문에 이상한 책으로 변해버린 sf물이 얼마나 많았던가. 하지만 이 책의 원작은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수다이다. 혹자는 수다가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하지만 내게는 장점보다는 단점처럼 보인다. 수다는 끊임없이 이야기에 몰두하는 것을 방해한다. 몇몇 수다는 웃음을 터뜨릴만큼 재미있기도 했지만 대개의 경우는 빠르게 책장을 넘기는 구실만을 했다.

또한 결말이 어찌될지가 중반부터 보이는 바람에 맥이 빠졌다는 사실이다. 독자는 그리 멍청하지가 않다. 작가가 끊임없이 암시를 주지 않더라도 글을 읽는 능력을 가진 이상 누구나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다. 내가 남보다 예민하다고 생각해 본적은 한 번도 없기에 분명 다른 사람들도 그러했으리라 믿는다. 내가 영국인이었다면 분명 지금보다는 재미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나는 한국인이다. 빅토리아 시대니, 성당이니, 심지어는 그루터기니 하는 것에 대해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완벽한 엔터테이닝, 제발 그것을 이 책에서 기대하지는 말기 바란다. 그것을 생각하며 끝까지 읽기에는 이 책은 너무도 두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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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책
사이토 시게타 지음, 김숙이 옮김 / 해바라기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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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목이 좀 오버라는 생각은 든다. 읽기만 해도 행복해지다니. 거짓말이지,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손이 끌린다.내가 참 기분 나쁜 일을 많이 겪기는 겪었나 보다. 책은 예상대로 였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하지만 기분이 좀 좋아지기는 했다. 지은이의 활력 넘치는 삶이 나를 전염시킨 탓이다. 그래, 한번쯤 이런 책들도 읽어주면 어떠랴. 서로 좋은거지, 뭐 하는 생각이 든다. 심심할 때, 괴로울 때 읽을만하다. 책값은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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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수 사색사화집
김춘수 지음 / 현대문학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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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시인의 육성을 느낄 수 있는 시선집이다. 사색사화집이건 뭐건 상관없이 이 책에 수록된 시를 읽는 일만으로도 즐겁다. 김소월의 왕십리를 다시 읽었을 때 시인이 서정시에 대해 몇 마디 말을 덧붙인 것보다 더한 감동을 받았다. 그것이 서정시인 것이다. 김수영의 고궁을 나오면서에 대한 시인의 비판을 실랄하다. 한마디로 시가 아니라는 것이다. 김수영의 시에 대해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속이 시원했다. 그것은 내가 김수영을 싫어해서가 아니다. 좋아한다. 다만 이렇게 누군가가 그동안 말하지 않는 것이 답답했기 때문이다. 시인의 시라는 것은 주관적이다. 그러기에 여러 평이 가능해야 맞는데 어쩜 그렇게들 시인과 똑같게들 생각하고 있는지 나쁜 평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김춘수 시인의 해설에는 유독 영어가 많이 나온다. 일어 문장도 나오고. 이 책은 친절하게도 번역이 되어 있지 않은 일어도 등장한다. 김춘수 시인의 의도일까? 하지만 그건 좀 걸린다. 모르면 읽지도 말라는 것일까? 이런 책에 공정하다, 아니다라는 의견을 달기는 그렇지만 시인으로서의 고집 하나는 제대로 엿볼 수 있다.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제발 본문 중의 일어 문장이 무슨 뜻인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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