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95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지음, 곽광수 옮김 / 민음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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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읽기에 껄끄러운 책이었다. 인물들도 낯설고, 시대도 낯설고, 번역문은 더욱 낯설었다. 그래도 계속 읽어갔다. 어느 순간 번역문의 문투가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황제의 모습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 뒤로는 책을 손에서 놓기가 힘들었다. 읽는 중은 물론 읽고 난 후에도 황제의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소설이 거의 끝나갈 무렵 결국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등장하는 로마인 이야기를 구입했다. 

이런 소설은 결국 하나의 우주를 그려낸 것이다. 하드리아누스도 이 책을 읽었다면 아마도 자신의 삶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을까. 두려운 소설이기도 하다. 무슨 마음으로 이런 소설을 썼는지......  

소설의 감흥에 서울 거리를 걸으면서도 머릿속은 로마로 향하고 있다. 

끝으로, 번역에 대한 것은 역자가 밝혔으니 논하지 않기로 하고, 민음사 책 특유의 오타들은 이 책에서도 여지없이 발견된다. 이쯤되면 시리즈의 특징으로 광고에 소개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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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꾼 2010-03-08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놀랐습니다. 별 4개를 주시다니...너무 놀란 나머지 언제 써 봤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댓글 쓰기를 다 하고 있습니다. 곽광수 번역을 원래 좋아하지 않는데(전 이분이 글을 제대로 만질 줄 아는 분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냥 프랑스어 공부를 많이 하신 분일 뿐), '하드리아누스'가 곽광수 번역으로 다시 나온 걸 보고는 거의 절망했더랬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 결국 사 보기는 했는데, 역시 여전하시더군요. 민음세계문학 다른 책들보다 교정도 유난히 더 엉망이라 생각되는 건 이분의 글을 고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은 아닐는지. 온오프를 다 뒤져 예전 세계사판 책을 겨우 중고로 구입했는데, 그래도 이쪽이 조금은 낫답니다.

dlfl 2010-03-11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프랑스어를 읽을 수 없는 관계로 번역에 대해 뭐라 말하기는 힘듭니다. 초반부 상당히 읽느라 고생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시점이 지나자 번역투의 문장이 황제와 맞아 떨어지더군요. 이국적이고 어색한게 오히려 소설과 어울리는 느낌이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소설의 힘이겠지요.
민음사 책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여러 차례 항의도 해봤는데 묵묵부답, 무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