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 1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95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지음, 곽광수 옮김 / 민음사 / 2008년 12월
평점 :
여러모로 읽기에 껄끄러운 책이었다. 인물들도 낯설고, 시대도 낯설고, 번역문은 더욱 낯설었다. 그래도 계속 읽어갔다. 어느 순간 번역문의 문투가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황제의 모습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 뒤로는 책을 손에서 놓기가 힘들었다. 읽는 중은 물론 읽고 난 후에도 황제의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소설이 거의 끝나갈 무렵 결국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등장하는 로마인 이야기를 구입했다.
이런 소설은 결국 하나의 우주를 그려낸 것이다. 하드리아누스도 이 책을 읽었다면 아마도 자신의 삶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을까. 두려운 소설이기도 하다. 무슨 마음으로 이런 소설을 썼는지......
소설의 감흥에 서울 거리를 걸으면서도 머릿속은 로마로 향하고 있다.
끝으로, 번역에 대한 것은 역자가 밝혔으니 논하지 않기로 하고, 민음사 책 특유의 오타들은 이 책에서도 여지없이 발견된다. 이쯤되면 시리즈의 특징으로 광고에 소개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