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을 위한 우산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55
빌헬름 게나치노 지음, 박교진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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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지속되는 모든 것은 기이해질 수밖에 없다.


84. 내 교육 수준으로 보자면 나는 중요한 사람일 수 있고 내 지위를 보자면 그렇지 않은 것이다. 진짜로 중요한 사람들이란 오직 자신들의 학식과 지위를 삶 속에서 서로 융화시켜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다. 단지 교육만 많이 받은 나같은 아웃사이더들은 어디에 몸을 숨겨야 할 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현대판 거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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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주 - 전9권
김주영 지음 / 문이당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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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름다운 책을 쓰다니. 예전에 객주를 접할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읽다가 말았다. 무슨 말인지 도통 알 수 없었고, 똑같은 얘기를 왜 이리 반복하나 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것인 10몇 년 전의 일이었다. 다시 읽은 객주, 그 때와는 너무도 달랐다. 첫 페이지부터 나를 압도하는 우리나라말의 아름다움에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엮어내는 그 기막한 일들, 나는 읽다가 여러 번 한숨을 쉬어야 했다. 이문구 선생이 세상을 떠난 지금 김주영 선생 같은 분들이 더욱 귀하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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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어디인가 1
루이나이웨이 지음, 전수정 옮김 / 마음산책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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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루이나이웨이의 바둑 스타일을 좋아한다. 힘이 대단하다. 그 날쌘 조훈현이 펀치 한 방을 맞고는 그대로 쓰러지는 바둑도 보았다. 조훈현에게는 드문 일이었다. 그런 루이나이웨이였던만큼, 그리고 그녀가 바둑을 두기 위해 겪어왔던 고초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이 갔던 만큼 이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은 나를 제법 기쁘게 만들었다. 루이나이웨이의 이야기도 책이 될 수 있구나, 바둑 이야기도 책이 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우리나라에서의 바둑은 좀 묘한 위치에 있다. 남편이 바둑 두는 것을 좋아하는 마누라는 그 어디에도 없고, 바둑 티비 보는 것을 좋아하는 여자 또한 없다. 요컨대 바둑은 남자의 전유물쯤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마당에 바둑 책을 전문으로 발간하는 곳이 아닌 마음산책, 꽤 지명도를 갖고 있다는 마음산책에서 책이 발간된다는 사실은 상큼한 뉴스였다.

그런데 이 책은 좀 문제가 있었다. 루이나이웨이의 인생이나 장주주의 인생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훌륭했다.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았다. 내가 문제 삼는 것은 이 책이 주를 다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보자. '조훈현(9단-국내외 대회에서 많은 승리를 거둠으로써 일본에 뒤지던 한국 바둑의 위상을 높여주었다-편주)' 좀 우습기는 하지만 이것은 그런대로 무시하고 넘길 수 있다. 하지만 다음을 보자. '패착(패배의 결정적인 요인이 된 한 수-편주)', '사활(돌 모양의 죽음과 삶...)' 이것은 바둑 이전에 일상 용어가 아닌가? 여기에 이런 식으로 주를 다는 것은 마치 새로운 유형의 컬트 드라마를 보낸 것과 같은 느낌을 주었다. 나는 최초한 루이나이웨이에 어느 정도라도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야 이 책을 사 보리라 생각한다. 그 말은 기본적인 바둑의 룰을 이해하는 사람일 것이라는 얘기다. 그런 독자들에게 이러한 주들은 바보같은 느낌만 줄 뿐이다. 자기가 기획을 잘했다고 장황하게 자랑을 늘어놓은 편집자는 이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한다. 그리고 오자도 꽤 많은 편이다. 훌륭한 인물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 편집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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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
돈 리 지음, 임주현 옮김 / 문학사상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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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게 그렇다. 있는 것 같지만 만져보면 이내 푸석푸석해지고, 그러고는 곧 사라져가는 먼지와 같다. 이 책은 그런 먼지와도 같은 책이다. 그들이 품고 있던 열망들은 어느새 차가운 얼음이 되어 있다. 그들이 내밀었던 펀치는 어느새 다시 그들의 얼굴을 때리고 있다. 이런 책은 결코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다만 삶이란 이런 것이라고 씁쓸하게 읖조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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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핍한 날의 벗 태학산문선 101
박제가 지음, 안대회 옮김 / 태학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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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름다운 삶이 있었을까.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우리는 놓치고 사는 것이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박제가, 이덕무, 박지원, 백동수 등 일세를 풍미했던 아름다운 사람들에 대해 우리는 너무도 모르고 있다. 백동수를 기린협으로 보내면서 박제가가 읊었던 글들, 그리고 이덕무와의 우정어린 글들, 너무도 아름다워 차라리 눈물이 날 지경이다. 그것은 그들의 삶이 진정 너무도 치열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을 돌아보니 한심스럽다. 그들보다 나은 처지에 있으면서도 아무 것도 하지 않는.짧지만 그 어떤 두툼한 책보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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