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드롭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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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나리오를 원작으로 하고 있어서일까 데니스 루헤인의 소설치고는 등장인물들의 내면묘사가 좀 부족했다. 어쩐지 책의 볼륨이 좀 얇다싶었다. 영화로 더 보고싶은 작품이다

이젠 괜찮아 익숙해졌으니까
괜찮아
저항하지 않으면 불행도 친구가 될 수 있다

혼자서는 못해요
너무 힘들어요. 알다시피...
예? 하지만 용서받을 생각은 없습니다. 용서받을 수도 없고. 하지만, 하지만 말이에요 그것에서도 혼자였는데 여기에서도 그래야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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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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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단편 예스터데이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와 노르웨이숲의 해피앤딩 버전같았다.
우리의 삶이 이 소설처럼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제는 내일의 그저께고
그저께의 내일이라네

덴버에서 혹은 어딘가 또다른 먼도시에서 기타루가 행복하게 살고 있기를 나는 기도한다. 행복하다고는 못 하더라도 적어도 오늘 하루를 부족함없이 건강하게 보내기를. 내일 우리가 어떤 꿈을 꿀지, 그건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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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빛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서커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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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먹먹하고 아름다운 묘사가 가득한 소설이라니...
유미코의 어린시절을 읽다보니 어느새 나의 어린시절로 되돌아가 있었고 가슴 한켠이 서서히 무너져내렸다

"배가 아파"
저는 왜 그런지 견딜수 없을 만큼 슬퍼졌습니다. 초경이 무서웠던게 아닙니다. 저는 그때 가난이라는 것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원망했던 것입니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 있는 국도로 사라진 할머니의 조그마한 뒷모습이나 막벌이꾼에게 엉덩이를 걷어차이던 어머니의 모습이, 한낮인데도 전구를 켜지 않으면 안되는 축축한 방 가득히 되살아났습니다. 저는 장지문을 쾅 닫고 피가 굳어서 딱딱해진 팬티를, 스커트 위로 언제까지고 꼬옥 누르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달거리가 시작될 때는 어김없이 썰렁해지고 쓸쓸한 기분에 사로잡히는 것도, 아마 초경이 있었던 순간 파친코점의 냉방으로 얼음처럼 차가워진 땀에 절어있었던 탓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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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읽었던 스티븐 킹의 소설 중 가장 내 마음에 들어온 소설이다.

소설이 가지고 있는 힘이 상처받은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것이라면 이 소설은 최고 중 하나일듯 싶다. 물론 내 개인적 경험 때문이겠지만..

 

"나는 그녀가 실망했길 바랬다. 이렇게 여러 해가 지나고 보니 그 옛날의 열병과 망상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져 버렸지만 나는 아직도 그녀가 실망하기를 바라고 있다.

사랑은 상처를 남긴다"

 

시간이 오래 지나도 상처가 아물고 이젠 상처 자국이 희미해져도 사랑은 상처를 남긴다는 것을 이렇게 백퍼센트 동감이 가게 써주어서 스티븐 킹이 고마웠다.

그 시간을 견뎌내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여전히 상처는 상처인 것이다.

 

 

조이랜드의 1973년과 하루키의 1973년의 핀볼.

서로 다른 스타일의 글을 쓰는 두 작가에게 1973년은 비슷한 감정을 일으키나 보다. 아련하고 쓰라린 노스텔지어..

 

 

 

 

 

조이랜드의 그 소란과 미스테리 그리고 지나간 시절에 대한 향수를 영상으로 표현하다면 며칠 전 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아닐까.

 

 

 

그리고 하나 더.

놀이동산이 나왔으니 서커스를 빼놓을 수는 없다. 오랫동안 책꽂이에만 있었던 이 책을 꺼내들었다. 소설은 영화의 장면들을 보는 것처럼 생동감있었고, 코끼리 로지가 바로 내 눈앞에 있는 듯했다.

내가 조금더 집중되었던 부분은 늙는다는 것에 대한 통찰력이었다. 이제는 나도 노인이 된다는 것을 준비해야하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리라.

 

90세인지 93세인지 모를 제이콥은 이야기한다. "내가 겪은 이야기는 모두 다 유행이 지나갔다. 나는 스페인독감, 자동차의 첫등장, 일이차 세계대전, 냉전, 게릴라전, 스푸트닉을 직접 경험했고, 그에 대한 경험담을 들려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래봤자 이 모든 것은 이제 오래전 이야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나한테는 오래전 이야기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나는 이제 더이상 새로운 경험을 할 가능성이 없다. 그게 바로 늙는다는 것의 실상이다. "

내가 있길 기대하며 거울을 볼 때마다 웬 낯모를 노인이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을 보고 화들짝 놀라는 나이, 야단맞는 것에 익숙해지고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데 익숙해지고 남즐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나이, 온전한 정신을 지키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 되는 나이. 그것이 노인이 된다는 것의 슬픔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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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칼지의 새로운 소설. 또 한명의 멋진 해리, 윌슨 중위가 등장해주셨다.

시니컬하고 투털이지만 언제나 해결사로 나선다. 하트슈미트와의 티격태격도 재미난다. 해리의 로맨스는 다음 편에 나오기를 기대해도 좋겠다.

 

 

 

 

 

블랙에코보다 진일보한 해리. 스토리도 좀 더 치밀해졌다. 시인의 계곡에서 처음 만난 해리는 영 밥맛이었는데 해리가 이렇게 멋진 사람이었구나.

 

 

 

 

 

쿨한 형사 해리홀래의 시작을 알리는 이야기.

 

 

 

 

 

 

 

 이 즈음해서 로렌스블록의 죽음의 한가운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범인을 잡던 중 무고한 시민을 죽게 하고만 매튜스커터의 원죄는 자신의 실수로 동료를 죽음에 이르게 한  박쥐의 해리홀레에게 넘어간다.

그리고 의뢰인(피의자라고 할 수 있는)의 부인에게 이끌리는 부분은 블랙아이스의 해리에게도 일어난다.

비슷한 시기에 이 세권을 읽었더니 스토리가 뒤죽박죽이 되서 어디가 어디고 어디가 어딘지 모르게 되어버렸다는...

 

 

 단순한 학원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깊이가 있는 전개였다. 중간중간 기분 전환용으로 좋은 시리즈다.

 

 

 

 

 

 

  우연한 행운이 가져온 연속적인 불행과 살인. 마치 우연처럼 벌어지지지만 그건 아마도 그랜드캐년에 팔이 끼어버런 그 누군가 처럼 그리 살아온 결과물들이 아니었을까. 결국 우연인 듯 보이지만 사실은 그리 되었을 것들. 그래서 그들의 형벌이 그리스 비극처럼 결국 일어나 버리고 말지. 뭔소린지..

 

 

 

 

전형적으로 일본 스러운 소설. 우연의 남발들이 그리 유기적으로 엮여지지 않은 듯. 다만 비틀즈 에피소드는 나름 좋았고. 덕분에 오랜만에 비틀즈의 전집을 듣게 되서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봄에 나는 없었다'

이 봄에 이처럼 어울리는 책이 있을까.

"몇날 며칠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밖에 할 일이 없을 때 자신에 대해 뭘 알게 될까."

때론 사람들과의 관계 맺는 것에 지쳐서 혼자 여행을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며칠 동안 아무와도 아무런 대화도 없이 침잠해 있는 시간들을 견디고 나면 다시 가족이. 친구가 그리워지곤 했다. 내가 어딘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싶었었는데.. 이제는 그런 시간도 필요 없게 된 듯 싶다. 이제 오롯이 혼자인 때가 많으니까.. 이 이야기는 자신을 허위로 무장하던 한 여인이 혼자가 되었을 때 마주치는 본래의 자신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야기다. 중국발 황사로 뿌연 요즘에는 힘든 일이기는 하지만 이런 책은 공원에서 읽어주어야만 할 것 같다.. 나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읽었지만.. 그래도 또 다른 세상으로 가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대의 영원한 여름은 퇴색하지 않을테니."

""나태한 사고는 금물이야, 조앤!

사물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그게 가장 쉬운 길이라고 해도, 또 그게 고통을 면하는 길이라 해도 그래선 안 돼.

인생은 얼렁뚱땅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야 하는 것이란다. 그리고 너 자신에게 너무 만족하지 말도록 해라!"

길비 선생님은 나에게도 호통을 치시는 거 같다. ㅋㅋ

하지만 그래.. 여기까지만 하자.. 내가 도망친 것에 대해서는 이제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저 부박하고 쓸쓸한 삶을 버텨나가야 한다. 도망친 댓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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