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칼지의 새로운 소설. 또 한명의 멋진 해리, 윌슨 중위가 등장해주셨다.
시니컬하고 투털이지만 언제나 해결사로 나선다. 하트슈미트와의 티격태격도 재미난다. 해리의 로맨스는 다음 편에 나오기를 기대해도 좋겠다.
블랙에코보다 진일보한 해리. 스토리도 좀 더 치밀해졌다. 시인의 계곡에서 처음 만난 해리는 영 밥맛이었는데 해리가 이렇게 멋진 사람이었구나.
쿨한 형사 해리홀래의 시작을 알리는 이야기.
이 즈음해서 로렌스블록의 죽음의 한가운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범인을 잡던 중 무고한 시민을 죽게 하고만 매튜스커터의 원죄는 자신의 실수로 동료를 죽음에 이르게 한 박쥐의 해리홀레에게 넘어간다.
그리고 의뢰인(피의자라고 할 수 있는)의 부인에게 이끌리는 부분은 블랙아이스의 해리에게도 일어난다.
비슷한 시기에 이 세권을 읽었더니 스토리가 뒤죽박죽이 되서 어디가 어디고 어디가 어딘지 모르게 되어버렸다는...
단순한 학원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깊이가 있는 전개였다. 중간중간 기분 전환용으로 좋은 시리즈다.
우연한 행운이 가져온 연속적인 불행과 살인. 마치 우연처럼 벌어지지지만 그건 아마도 그랜드캐년에 팔이 끼어버런 그 누군가 처럼 그리 살아온 결과물들이 아니었을까. 결국 우연인 듯 보이지만 사실은 그리 되었을 것들. 그래서 그들의 형벌이 그리스 비극처럼 결국 일어나 버리고 말지. 뭔소린지..
전형적으로 일본 스러운 소설. 우연의 남발들이 그리 유기적으로 엮여지지 않은 듯. 다만 비틀즈 에피소드는 나름 좋았고. 덕분에 오랜만에 비틀즈의 전집을 듣게 되서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봄에 나는 없었다'
이 봄에 이처럼 어울리는 책이 있을까.
"몇날 며칠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밖에 할 일이 없을 때 자신에 대해 뭘 알게 될까."
때론 사람들과의 관계 맺는 것에 지쳐서 혼자 여행을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며칠 동안 아무와도 아무런 대화도 없이 침잠해 있는 시간들을 견디고 나면 다시 가족이. 친구가 그리워지곤 했다. 내가 어딘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싶었었는데.. 이제는 그런 시간도 필요 없게 된 듯 싶다. 이제 오롯이 혼자인 때가 많으니까.. 이 이야기는 자신을 허위로 무장하던 한 여인이 혼자가 되었을 때 마주치는 본래의 자신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야기다. 중국발 황사로 뿌연 요즘에는 힘든 일이기는 하지만 이런 책은 공원에서 읽어주어야만 할 것 같다.. 나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읽었지만.. 그래도 또 다른 세상으로 가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대의 영원한 여름은 퇴색하지 않을테니."
""나태한 사고는 금물이야, 조앤!
사물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그게 가장 쉬운 길이라고 해도, 또 그게 고통을 면하는 길이라 해도 그래선 안 돼.
인생은 얼렁뚱땅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야 하는 것이란다. 그리고 너 자신에게 너무 만족하지 말도록 해라!"
길비 선생님은 나에게도 호통을 치시는 거 같다. ㅋㅋ
하지만 그래.. 여기까지만 하자.. 내가 도망친 것에 대해서는 이제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저 부박하고 쓸쓸한 삶을 버텨나가야 한다. 도망친 댓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