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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은 전부 암시이고 나쁜 글은 전부 진술이다

"10월에 나무가 누레졌다. 그때 시계를 한 시간 뒤로 돌렸고 11월의 바람이 길게 불어와 잎을 뜯어내 나무를 벌거벗겼다. 뉴로스 타운 굴뚝에서 흘러나온 연기는 가라앉아북슬한 끈처럼 길게 흘러가다가 부두를 따라 흩어졌고, 곧흑맥주처럼 검은 배로강이 빗물에 몸이 불었다." - P11

‘헐벗다‘, ‘벗기다‘, ‘가라앉다‘, ‘북슬북슬하다‘, ‘끈‘, ‘흑맥주‘, ‘불다‘ 등의 단어를 써서 임신하고 물에 뛰어들어 죽은 여자를 암시하고자 했고 가능하다면 그런 뉘앙스가 번역문에도 유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소설가 존 맥가헌은좋은 글은 전부 암시이고 나쁜 글은 전부 진술이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이 책을 처음 읽는 독자가 물에 빠져 죽은 시신의 암시를 의식하리라고 기대하지는 않지만, 저는 좋은이야기의 기준 가운데 하나는 독자가 이야기를 다 읽고 첫장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도입 부분이 전체 서사의 일부로 느껴지고 이 부분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그 뒤에 이어질내용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독자가 처음에는 뚜렷이 보이지 않는 것일지라도 도입 부분에서 어떤 것을 느끼기를 바랍니다. 전체 이야기를 알고 나면첫 문단이 적절하게 느껴지고 이어질 이야기를 암시한다고 생각될 것입니다. 저는 두 번 읽어서 결말 부분이 앞으로 밀려와 다시 서사가 한 바퀴 돌아가기 전에는 이야기를다 읽었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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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의 시대를 살아가는 인류의 문제들을 현실감 있게 다룬다. 스피디한 전개와 생각하지 못한 반전들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 산 사람은 3백 살 정도인데, 그건 우리가 아직 사망 시대와 멀리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1천년후, 평균 나이가 1천 살에 가까워지면 삶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우리 모두가 모든 예술과 과학에 능한 르네상스의 아이들이 될까? 숙달할 시간은 충분하니 말이다. 아니면 지루함과 독창성 없는 일과가 지금보다 더 우리를 좀먹어, 무한한 삶을 살아갈 이유가 줄어들고 말까? 나는 전자를 꿈꾸지만, 실제로는 후자가 되지 않을까 의심한다. - P170

오래 살면 살수록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 같다. 영원히 살 때는 그게 얼마나 곤란한지 1년은 몇 주처럼 지나간다. 수십 년이 이정표가될 만한 사건도 없이 스쳐 지나간다. 우리는 삶이라는 하찮고 고된 일에 정착했다가, 어느 날 문득 거울을 보고는 회춘하여 다시 젊어져달라고 청하는 듯한, 거의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늙어 버린 얼굴을 본다.
하지만 회춘을 하면 정말로 젊어지는 걸까?
우리는 똑같은 기억, 똑같은 습관, 똑같은 이루지 못한 꿈에 매달린다. 몸뚱이는 기운차고 유연해졌을지 모르지만, 어떤 목적을 위해서란 말인가? 목적이 없다. 끝도 없다.
나는 죽을 운명이었던 사람들이 목적을 위해 더 분투했다고 믿는다. 그들은 시간이 아주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우리는? 우리는 죽을 운명이었던 이들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모든 것을 미룰 수 있다. 죽음은 모두에게 적용되는 법칙이 아니라 예외가 되어 버렸기에.
내가 매일매일 열심히 거두고 다니는 침체는 유행병처럼 번지기만 한다. 가끔은 내가 살아 있는 시체들이라는 구식 종말에 맞서서 지는 싸움을 하고 있는 것만 같다. - P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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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 Modern Times - 한영수 Han Youngsoo
한영수 지음 / 한스그라픽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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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수의 사진집을 보며 전쟁후 폐허속에서도 멋짐을 잃지않았던 내 어머니 내 아버지를 보았다.
4/27일까지 한영수 개인전이 열린다. 서둘러 예매했다

https://www.instagram.com/p/C36npg3pa9z/?igsh=MWRldnE1Y2FkYnJ4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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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Pat Metheny & Brad Mehldau - Metheny Mehldau
브래드 멜다우 (Brad Mehldau) 외 연주 / Nonesuch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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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좋은 초겨울 아침에 최고의 선물 같은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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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해방일지 염씨네 집 에디션 1~4 세트 (양장 특별판) - 전4권 - 박해영 대본집 나의 해방일지
박해영 지음 / 오브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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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을 거라고 기대했지만 이렇게까지 훌륭할 줄은 몰랐습니다. 훌륭한 만듦새와 성의가 담뿍 담겨진 스페샬 에디션입니다. 작가님 감독님 배우님 모든 스탭분들 출판사 에디터님 인쇄소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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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1 17: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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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1 23: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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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1 00: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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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1 14: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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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1 15: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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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3 10: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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