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눈상태가좋지않아 글자가 많은 책은 못읽겠어서 주말동안 몇권의 여행만화들을 읽었다. 작년 이맘때 다녀온 바르셀로나는 날씨. 음식. 가우디. 바다. 모두 너무나 완벽해서 여행자에게는 정말 천국같은 곳이었다. 바르셀로나에는 게이랑 레즈비언들이 참 많았는데 바르셀로나는 공기마저 너무 자유롭기 때문이 아닐까싶었다. 왕궁 근처 공원에서 거리낌없이 애정표현중이던 레즈비언 커플 옆에 3-4살 정도의 딸과 함께온 이성애자 커플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있는것을 보자니 그 사회가 얼마나 성숙했는지는 성소수자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는 말이 생각났었다. 문득 이 컷을 보니 그때의 그 기억이 떠올랐다. 암튼 그때 보케리아시장의 피노쵸할아버지집에서 먹었던 해물구이의 맛은 영원히 잊지못할듯.
소문이 무성하던 위플래쉬를 극장에서 놓치고 VOD로 보았다. 생각보다 음악이 풍성하지 않아 조금 실망하고 오랜만에 Art Blakey의 시원스런 드럼연주를 들었다. A night in tunisia는 역시 명불허전이고 so tired는 재발견한 명곡이다. 버디리치 음반도 들었으면 좋았겠는데 아무리 뒤져봐도 없는것이 아무래도 중고점에 판 모양이다.
봄철 안구건조증이 심해진건지 조기 노안인지 책읽기가 힘들다. 여전히 자의식 강한 작가의 글은 읽는둥 마는둥하면서 책장을 넘길때마다 펼쳐지는 환상적인 풍경에 넋을 놓는다. 이런 풍경을 기여코 보고야만 작가에게 경의를.
사랑이 그렇듯이 책읽기도 타이밍이다. 따뜻한 봄에 읽기에는 너무 차갑고 어둡다. 사랑도 약물로 조절되는 거미머리 탈출기까지 읽고 덮어두었다. 언제고 삭막한 삶을 더 퍽퍽한 이야기로 위로받고 싶을 때 다시 꺼내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