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조차 없어져 버린 전혀 다른 별에서

잃어버린 를 찾아 긴 여행을 온 기분

반응한 건 머리 아닌 마음이야

내가 먼저 알아봐 다행이야

는 나여야 해

날 사랑하게 될 거야

나의 전부가 돼 버렸으니까

<사랑하게 될 거야 / 온앤오프 / 황현>


그리고 시간을 되돌려 너를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은 온앤오프의 <사랑하게 될 거야>로 만들어졌다.

<너를 빛나게 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어 / 황현>


그러니까 내가, 내가 아니었으면 나한테 이러지 않았을거면서! 내가, 나라서 다들 나한테 이런다고.

영화 <미스 홍당무>


볼드체 는 원래 노래 가사에서는 너인데 내가 나로 고친 것이다.

최근 황현의 책을 읽고 이 노래를 알게 되었다. 나는 kpop 마저도 책으로 먼저 읽은 후 듣는 사람...


이 노래를 가만히 집중해서 듣고 있으면 

내가 나를 찾기 위해서 태어난 건가?

하는 생각이 아주 아주 많이 든다.


매일매일 나 자신이 나 자신으로 강화되는 느낌이다.

나 자신으로 완성된다는 기분이랄까.


영화 <미스 홍당무>에서 미숙의 대사를 나는 이렇게 기억하고 있다.

"내가 내가 아니었으면 나를 사랑해줬을 거면서."

이 대사를 처음 들었을 때 기분이 묘했다. 

내가 내가 아닌데 그걸 나라고 할 수 있나?

내가 내가 아닌데 내가 아닌 내가 사랑을 받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나의 구남친 중 한 명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니가 사랑하는 건 너 자신 밖에 없어. 그다음이 영화랑 책이고,

너처럼 자기애가 강한 사람은 남이랑 잘 지낼 수가 없어."

라고 했지만 난 이 친구를 5년 넘게 만났다.

말은 안 통해도 몸이 좋았기 때문.


지금 만나고 있는 애인 역시도 나의 만랩급인 자기애 때문에 힘들다고 했다. 

내가 내 기분만 생각을 한다고.

근데 내가 봤을 땐 애인은 너무 부족하다.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

그나마 괜찮은 놈을 골라도 시시하긴 매한가지.

이것을 나는 이성애의 비극이라고 명명한다.

지금 애인도 점점 말은 통하지 않게 되는 중인데 일단 여전히 눈이 즐겁다.


어차피 내가 남자에게서 바라는 게 대화는 아니므로.


그리고 요즘 내가 죽기 전에 느끼고 싶은 감정은

운명적 사랑, 인류애, 존중, 공감 뭐 그런 게 아니라

극한의 고독감, 고립감, 쓸쓸함. 

온 우주에 공간과 나 자신만 존재한다는 고요하고 평온한 기분.

그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


내가 나를 만나기 위해 태어나 이 개고생이구나

그래도 나를 찾고 내가 나를 사랑하게 되어서 다행이야

하는 생각을 하고 싶다.


사람은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는 말이 있던데

그 사랑은 자기애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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