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인 조선 - 상 - 타임 리프 편 타임 인 조선 시리즈
이윤창 지음 / 세미콜론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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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책을 술술 넘기며 단숨에 읽었다.

 

조선이라고 제목에 콕 박혀 있어서 역사물로서 교양을 좀 쌓을까도 싶었으나, 이건 조선왕조실톡과 같은 역사 이해를 돕는 만화가 아니었다. 그냥 '재미있다.'

 

최근에는 '공부를 재미있게!'라는 목적으로 많은 교양지식들이 만화의 형태로 나오고 있지만, 사실 만화란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던가? 기발한 상상력.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비현실적 장면들. 어린시절 내가 만화에서 기대하던 것들이었다. 이 책은 그런 만화 본래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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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를 만나는 혼란상자 - 아리송한 나의 정체성 찾기 마리i 마음상자 1
따돌림사회연구모임 교실심리팀 지음, JUNO 그림 / 마리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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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또래만 알아들을 수 있는 노래일텐데, 한 때 유행했던 노래 가사중에 이런 게 있었다.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치앞도 모두몰라 다안다면 재미없지~'

그 때에는 이 노래를 쪼그만 꼬마들까지도 따라불렀는데, 늙은이의 입에서 나올 법한 소리가 아이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니 우습기도 하고, 니가 뭘 안다고 이런 노래를 부르냐 핀잔을 받기도 했던 걸로 기억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노래가 떠올랐다. 그런데 가사가 살짝 다르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넌들 너를 알겠느냐~'라고.

현대인의 기대수명을 생각했을 때 이미 반절 조금 못 되게 살아왔으면서도 아직도 나는 나를 잘 모른다. 어지간한 선택을 다 거쳐서 여기까지 왔지만 여전히 그 때 내가 왜 그랬는지, 지금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를 때가 많다. 그 뿐이랴. 나를 포함해서 모든 인간은 내일 죽일 지도 모르는 삶을 산다.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모르는데, 이게 재미있는 걸로 그칠 일이 아니다.

 

한 치 앞을 모르는데, 내일 죽을 지도 모르는데, 미래를 계획해야 하는 것. 그게 모든 인간이 가진 아이러니다.

 

그러니 얼마나 황당할까. 아직 중1. 아직 고1. 아직 십대. 인데, 너의 미래를 계획하고 결정하고 그리고 나아가기 위해 매일매일을 의미있게 알차게 보람있게 보내라니. 이 시대는 십대에게 가혹하다. 정체성을 찾을 기회 전에 학업을 강요하다가, 갑자기 이제는 니가 하고 싶은 일을 빨리 찾아서 매진하란다. 기계도 이렇게 만들면 엉망진창 결과물이 나오게 마련이다.

 

이 책이 반가운 이유는 인정해주기 때문이다. 나밖에는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은 나를 받아들여주고,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해주고. 정신없고 혼란스럽고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는 나에게 너만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도저히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아니라면 일단 해 보자. 일단 하고 나면 그 결과를 알 수 있다. 하지 않고 머릿속에서 뱅뱅 도는 일이라면 저지르자. 십대에는 그래도 된다. 인생은 길고. 결론은 쉽게 나지 않는다. 머뭇거려진다면 충분히 머뭇거려도 좋다. 멈춰봐야 나아갈 힘도 생긴다. 다만. 생각해야 한다. 나는 왜 머뭇거리는가. 나는 왜 혼란스러운가. 나에게 나의 이유를 묻지 않으면 대답해 줄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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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뚝딱! 탈것 : 긴급출동편 쉬운 만들기 시리즈
새샘 편집부 지음 / 새샘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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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 좋아하는 아들이 혼자 만들수 있을까 싶어서 사 보았다 진짜로 접어서 끼우기만 하면 뚝딱 만들어지기는 한다. 그런데 문제는 끼우는 게 빠지지 말라고 도드라지게 만든 것 때문에 잘 안 들어간다는 점이다. 결국 또 엄마 만들기 시간이 되었다 ˝안 해줄거죠...?˝라고 물어보면 어떻게 안해주냐 아들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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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로마사 1 - 1000년 제국 로마의 탄생 만화 로마사 1
이익선 지음, 임웅 감수 / 알프레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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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500년. 한 왕조가 500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을 견딘 것은 놀라운 일이다. 왕정이 가지는 무수한 문제점을 지니고도, 한 성씨를 왕으로 모시는 세습의 폐단을 가지고도 그 긴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로 사람들은 권력의 분리를 이야기한다. 때로 잘 작동하기도 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았지만, 원칙적으로 서로를 견제하는 기능을 가진 기관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로마는 이 권력의 분립을 아주 오래 전에 이뤄낸 국가로서 제국을 꿈꾸는 이들의 롤모델이 된 것은 아닐까. (물론 제국을 이루고자하는 이의 목표는 분립에 있지 않겠지만)

 

추천이 어마어마해서 냅다 찜해놓고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오랜만에 글에서 벗어나 그림을 좀 감상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그럼에도 걱정했던 것은 이런 만화류의 인문이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복잡해지면서 읽기는 읽되 무엇을 읽었는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리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 걱정이 무색하게도 이해하기 편하다는 만화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게 해 준 훌륭한 책이었다.

 

로마의 인물들이나, 전쟁의 추이를 중심으로 한 책들이 복잡해서 읽다가 지쳤다면, 로마의 권력 체계와 구조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책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기본 교양서로서 로마인들의 복잡한 이야기를 읽기 전에 읽는다면 좋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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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란 무엇인가 1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인터뷰 1
파리 리뷰 지음, 권승혁.김진아 옮김 / 다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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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창작자에 대한 일화가 있다. 뛰어난 소설가였던 그는 자신은 단 한 번 글을 써서 그대로 묶어 소설로 낸다고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가 천재 작가라고 생각했다. 글이란 뛰어난 영감에 타고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 쓰는 것이라는 생각의 실체가 바로 그였다. 그런데, 그의 사후 사람들은 그가 글을 쓰던 방에서 수천장의 원고지뭉치를 발견한다. 거기에는 쓰고 지운 흔적이 빽빽하게 남아있었다.

 

'퇴고'가 없는 글은 없다. 어떤 천재도 자신의 글에 처음부터 만족하지는 않는다. 때로 한 단어를 위해서 며칠밤을 고민하고 한 장을 쓰기 위해서 서른번이고 마흔번이고 같은 장을 다시 쓰는 수고를 계속하는 것. 그것이 작가들이 밥먹고 주구장창 하는 일이다. 그러면 소설이 된다. 그러니 독자들은 단숨에 읽어내려가는 그 글자 하나하나를 씹어 삼키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고, 또는 꼼꼼하게 한 자씩 씹어 삼켜야 되기도 한다. 그 두 경우 모두 각각 맛이 다름은 물론이거니와 그것이 바로 작가가 바라는 바이기도 할 것이다.

 

필립 로스는 작가들이 서로에게 얼마나 작업하는지 묻는 것은 '그도 나만큼 미쳤는지'를 확인하고 싶은 것일 뿐이라며 이 질문에 대답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인터뷰에서 본 작가들은 모두 조금씩은 미쳐있었다. 때로는 하나의 주제에, 구조에, 아름다움에. 그리고 그것들이 모두 자신의 언어로 표현되도록 하기 위해 애썼다. 하루에 몇 시간이든 더 긴 시간이든 오로지 자기 방에서든 여행을 하면서든 서서든 앉아서든. 이런 구체적인 방법이 무슨 상관이랴.

 

움베르토 에코, 오르한 파묵, 무라카미 하루키, 폴 오스터, 필립 로스, 밀란 쿤데라, 이안 매큐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어니스트 헤밍웨이, 레이먼드 카버, 윌리엄 포크너, E.M. 포스터까지. 과거로부터 지금의 시대에도 여전히 유용한 이름들을 만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래서 특히 이 책은 천천히 조금씩 읽었다. 각 소설가의 인터뷰는 그들의 개성이 담겨 있어서 그의 작품을 많이 읽었으면 읽었을수록 더 재미있게 읽혔기 때문이었다. 반대로 인터뷰를 읽고 다시 소설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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