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의 그림자 매그레 시리즈 12
조르주 심농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불행한 여인이 등장한다. 첫 남편은 가난했고, 돈 벌 의지보다는 허황된 꿈을 좇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혼하고 그녀에게 연금을 안겨줄 수 있는 공무원과 결혼했다. 그런데 첫 남편이 부자가 되어 돌아왔다. 양육비조차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던 첫 남편이 말이다. 그저 받아오는 월급밖에 없는. 지금의 남편과 겨우겨우 살아가는 여자. 그녀의 아파트 바로 맞은편에 첫 남편의 사무실이 차려진다. 귀족출신의 부인까지 생긴 전남편. 창가에 서서 그녀는 그가 매일매일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더 자세히는 입모양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이렇게 불행한데. 저는 저기서 저렇게 호화롭다니. 그리고 그녀의 아파트를 배회하는 늙은 노파는 마치 그녀가 전남편을 창가에서 바라보듯, 이웃들의 문앞을 서성이며 대화를 엿듣는다. 그녀가 엿들은 사건 밤의 대화는 어떤 것이었을까.

 

불행한 가정이다. 누구의 탓인지 알 수 없는 미로같은 인생이다. 누군가 더 참아야 했을까. 이 작품을 읽고난 후 그의 연보를 유심히 쳐다보면 심농의 연애와 결혼, 게다가 자녀까지가 소설 속 주인공과 매우 유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인간의 추악함을 알았던 남자. 그럼에도 그가 만난 세 여자에게 유산을 나눠주려고 생각했던 어처구니 없을정도로 공평한 이 남자가 죽은 상태로 등장한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와 메그레의 대화를 들어복 싶은데 말이다.  

메그레경감, 조르주심농, 복잡한가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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